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07. 10. 24.경부터 2009. 9. 24.경까지 피고 조합의 이사로 재직하고, 2009. 9. 25.경부터 2012. 3. 29.경까지 위 조합의 상무이사로 재직하면서, 위 조합의 업무 전반을 관리·감독하였다.
원고는 다음과 같은 범죄사실로 2013. 7. 24.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업무상횡령죄 등으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2013고단2249)받고, 이에 항소하였으나 2013. 10. 18. 같은 법원에서 항소기각을 선고(2013노2526)받았으며, 원고가 2014. 1. 10. 상고를 취하함으로써 그 판결(이하 '이 사건 형사판결'이라 한다)이 확정되었다.
피고 조합의 정관 및 임원퇴직금 규정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7,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26, 12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07. 10. 24.부터 피고 조합에 이사로 근무하다가 2012. 3. 29. 임기만료로 퇴직하였는바, 이는 임원퇴직금규정 제2조 제2호의 퇴직금지급사유인 '임기만료로 인한 퇴직'에 해당하므로 피고 조합은 원고에게 위 규정 제3조의 일반퇴직금 및 제5조의 가산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는 피고 조합의 근로자로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다. 따라서 피고 조합의 정관 제39조에서 정한 당연퇴직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므로, 가사 원고에게 당연퇴직사유가 있더라도 해고의 의사표시가 없었던 이상 피고 조합과 사이에 근로관계는 원고의 임기만료시까지 소멸하지 아니한다. 또한 피고 조합은 원고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 등의 채권으로써 원고의 퇴직금채권을 상계할 수 없다.
원고는 이 사건 형사판결에서 유죄로 인정된 업무상횡령 등의 피해액 합계 69,199,644원을 피고 조합을 위하여 모두 공탁하였으므로, 위 피해액은 위 퇴직금에서 공제되어서는 아니된다.
피고 조합의 주장
원고는 그 재직기간 동안 피고 조합의 전도금, 법인카드를 임의 사용하여 법인자금을 횡령하는 등 피고 조합에 현저한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고, 그 일부에 관하여 이 사건 형사판결로 집행유예의 형을 선고받아 피고 조합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따라서 원고는 그 임기만료 전에 이미 피고 조합의 정관 제39조 제1항 제2호, 제3호에 의하여 피고 조합에서 당연퇴직되었다고 할 것이어서, 임원퇴직금규정 제2조 각 호 소정의 퇴직금지급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임원퇴직금규정 제5조는 가산퇴직금으로서 이사회결의로 그 지급여부 및 지급액수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인데, 피고 조합의 이사회가 2012. 3. 22. 원고에 대하여 가산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기로 결의하였다.
가사 원고에게 퇴직금채권이 인정되더라도, 원고는 피고 조합으로부터 전도금 임의사용액 87,171,380원, 법인카드 임의사용액 139,151,104원, 시간외 근로수당 부당수령액 24,000,000원, F 급여 부당지급액 13,931,050원 및 연금보험 부당가입으로 인한 해약수수료 16,867,532원 등 합계 281,121,066원을 손해배상하거나 부당이익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으므로 이를 원고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한다.
판단
원고의 근로자성에 관하여
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 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지급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나,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 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갑 제1, 10호증, 을 제38, 39, 43, 47, 49, 8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2007. 10. 24.경부터 2009. 9. 24.경까지는 피고 조합의 이사로, 2009. 9. 25.경부터 2012. 3. 29.경까지 위 조합의 상무이사로 각 재직하였는바, 그 재직기간 동안 이사장이었던 O(2005. 4. 22.~2008. 4. 28.), P(2008. 4. 4.~2010. 4. 4.), Q(2010. 4. 8.~2011. 11. 14.), R(2012. 2. 15.~현재)을 제외하면 원고가 피고 조합의 유일한 등기이사였던 점, ② 피고 조합의 정관 제20조 제1항은 이사회의 권한으로 '조합의 사업계획 기타 업무운영 및 관리에 관한 기본 방침, 예산안에 관한 사항, 차입금에 관한 사항, 이사장, 감사, 상근이사 및 이사사의 추천에 관한 사항' 등을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이사회는 이사장의 권한에 속하는 중요사항을 의결한다'라고 규정하였는바, 원고는 상무이사로서 이사회에 출석하여 조합 업무 전반에 관한 사항에 관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었고, 이사장의 중요 직무에 관하여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었던 점, ③ 원고는 그 재직기간 동안 피고 조합의 업무 전반을 관리하면서 모든 업무를 관리, 감독하였고, 위 조합에서 입출금을 관리하는 총무재경팀의 업무에 전결권을 행사하는 등 조합의 자금을 관리하였으며, 특히 전도금에 관하여 이사장의 관여 없이 최종 결재권을 행사하였던 점[원고도 2012. 11. 27. 경찰 및 2013. 4. 15. 검찰에서 '자신이 조합의 모든 업무를 총괄하였으며 조합의 이사장님을 모시고 총무재경팀 관리까지 전부 하였다'는 취지로 각 진술(을 제112, 116호증)하였다], ④ 위 정관 제34조 제2항은 '이사장이 사고가 있을 때에는 상근이사 중 선임자가 그 직무를 대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에 따르면 원고는 이사장 궐위시 그 직무를 대행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고, 실제로 2011. 10. 19.부터 2012. 2. 17.까지 이사장의 직무를 대행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등기이사로서 피고 조합으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아 업무를 처리하여 왔다고 봄이 상당하고, 달리 원고가 피고 조합에 대하여 종속적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무한 근로자라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 조합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원고가 당연퇴직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원고가 그 재직기간 중인 2008. 2. 9.경부터 2011. 2. 중순경까지 업무상횡령 등으로 피고 조합에 합계 69,199,644원의 피해를 입힌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에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원고가 2008. 1.경부터 2011. 12. 30.경까지 피고 조합에 226,322,484원 상당의 추가 피해(단, 위 형사판결 범죄사실 1.의 가.항 26,268,594원 및 2.의 다.항 5,000,000원은 위 추가피해액과 중복됨)를 가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보태어 보면, 원고가 그 임기만료일인 2012. 3. 29. 이전에 이미 피고 조합에 현저한 재산상 손해를 가함으로써 피고 조합의 정관 제39조 제1항 제2호에 의하여 적어도 위 2011. 2. 중순경 또는 2011. 12. 30.경에는 피고 조합에서 당연퇴직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 조합은, '원고가 전도금에 관한 최종 결재권자로서 그 사용내역 및 증빙서류를 확인할 의무가 있음에도, 2008년경 지출된 46,300,000원 상당의 전도금에 관한 증빙서류를 폐기(위 형사판결 범죄사실 3. 항과 같다)하고, 나아가 2010. 7. 내지 2010. 12.경 및 2011. 3. 내지 2011. 8.경까지 지출한 40,871,380원 상당의 전도금에 관하여 그 정산서에 허위 영수증을 첨부하거나 아무런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아니함으로써, 피고 조합에 합계 87,171,380원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을 제11 내지 22, 31 내지 36호증의 각 기재 및 G, N, S의 각 경찰 및 검찰에서의 진술을 제38, 39, 40, 45, 46, 47, 49호증)이 이에 부합하며, 특히 원고는 2013. 3. 38. 경찰 조사에서 위 40,871,380원 상당의 전도금정산서에 허위 영수증이 첨부되거나 증빙서류가 없음을 확인하였는지 묻는 질문에 "예, 제가 열람하여 확인한 것이 맞습니다"라고 대답(을 제48호증)하였다.
또한 피고 조합은, '원고가 2008. 1.경부터 2011. 12. 30.경까지 조합의 업무추진용 법인카드로 업무와 관련 없이 139,151,104원을 사용하였다'고 주장하고, 을 제7, 66 내지 75호증의 각 기재, N, F, S의 각 경찰진술(을 제39, 40, 77, 78, 79호증)이 이에 부합하며, 특히 원고는 2013. 3. 38. 경찰 조사, 2013. 3. 15. 및 2013. 4. 23. 각 검찰 조사에서 '위 139,151,104원 상당은 자신이 사용한 내역이 맞다'고 진술하였고, 그 중 일부 지출액에 대하여는 피고 조합의 업무와 무관하게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음을 인정(을 제48, 85, 86호증)하기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 조합의 비공식 정보원을 위하여 위와 같이 전도금 및 법인카드를 사용하였고, 이미 2008. 9. 26. 및 2008. 11. 28. 이사회 회의에서 그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고 주장하고, 위 각 이사회 회의자료 및 회의록(을 제24호증의 1, 을 제25호증의 1, 을 제26호증의 1)의 각 기재가 이에 부합하는 듯하다. 그러나 한편, 을 제24호증의 2, 을 제25호증의 2, 을 제26호증의 각 기재, N, T, U, V의 각 경찰 및 검찰진술(을 제40, 41, 42, 44, 78, 82, 83, 84호증)에 비추어 보면, 위 각 이사회 회의자료 및 회의록은 U에 의하여 변조된 것으로 보이므로 이를 증거로 쓸 수 없고, 달리 원고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W의 경찰진술(을 제80호증)에 의하면 위 각 이사회 당시 정보원을 활용하거나 그 비용을 전도금 또는 법인카드로 충당한다는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정보원에 대한 비용은 업무추진비 항목에 속하는 법인카드를 이용하기 보다는, 용역비라는 별도의 항목으로 지출함이 타당해 보이는 점, 원고의 주장대로 단지 정보원을 위하여 전도금 및 법인카드가 사용되었고 이에 대하여 이사회의 논의를 거쳤다면 앞서 본 바와 같이 관련 서류를 폐기할 이유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 조합의 근로자인 원고에 대한 당연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므로 가사 원고에게 당연퇴직사유가 인정되더라도 해고의 의사표시가 없었던 이상 피고 조합과 사이에 근로관계는 소멸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를 피고 조합의 근로자로 보기 어려우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는 그 임기만료일 전에 이미 피고 조합에서 당연퇴직되었다고 할 것이어서, 임원퇴직금규정 제2조 제2호 소정의 퇴직금 지급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창근(재판장) 고종완 강산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