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E건물 701호에 있는 F학원의 대표자로서 상시 근로자 15명을 고용하여 학원업을 영위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1999. 12. 1.부터 2008. 12. 1.까지 위 학원에서 강사로 근무한 근로자 G에 대한 퇴직금 14,344,829원 상당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주장
피고인과 변호인은, G는 개인사업자로서 피고인과 고용관계에 있지 아니하므로 근로자가 아니며, 피고인에게 퇴직금지급의무 위반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판단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는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의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이에 반하는 G, H의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의 진술, 사실확인서 및 녹취록 등은 그 진술 경위나 서류작성 경위, 진술 번복 과정 및 다른 참고인들의 진술에 비추어 믿기 어렵다), 즉 위 학원에서 강의를 담당하는 G를 비롯한 학원강사들(이하 '학원강사 등'이라 한다)은 근로시간 등의 근로조건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근로계약 등을 체결하지 아니한 채 강의에 따른 강사료는 수강생이 납입하는 수강료 수입의 40 내지 50%씩을 피고인과 배분하기로 하였고(다만, 고정급의 경우도 있었지만 이는 극히 일부 강사에 불과했을 뿐만 아니라, 그 경우도 위 학원에 강사가 처음으로 오는 경우 수강생이 적거나 없을 경우를 위하여 초기에 일정 기간 동안 수입을 보전해 주기 위한 차원에서였다), 이에 따라 학원강사 등이 피고인과 배분하는 수강료 수입이 담당과목마다 달라서 같은 달에 학원강사 등에게 배분되는 강사료가 강사들 사이에도 상당한 차이가 발생하고, 같은 강사의 경우에도 매월 그 강사료가 달랐는바,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라 볼 수 없는 점, 학원 내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도 없고, 피고인으로부터 강의내용 등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고 있지 아니한 채 단지 같은 시설 내에서 이루어지는 다른 강의와의 조정을 위하여 행하여지는 강의시간 및 장소에 관한 규제를 받고 있을 뿐이었으며, 이러한 경우도 피고인이나 다른 강사와의 협의 하에 강의시간 및 장소 변경이 가능하였던 점, 강의교재 선택도 전적으로 강사 자율에 맡겨져 있었던 점, 학원강사 등이 담당하는 과목의 강의시간 외에는 별도로 시간적 구속을 받는 출·퇴근 시간의 정함이 없었으며, 해당 수업이 없는 날은 출근하지도 않았던 점(G의 경우 근무시간 동안 주식회사 I와 관련된 일을 하거나 별도로 개인과외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책상, 의자, 칠판 등의 물품은 학원 측에서 마련하였으나, 이를 제외한 복사용지, 프린터토너 비용 등 소모품은 학원 측과 강사가 5:5의 비율로 비용을 분담하였으며, 학원강사 개인 광고비용이나 카드결재 수수료도 학원 측과 강사가 5:5 비율로 비용을 부담하였던 점, 강사의 개인 사정에 따라 강의가 불가능한 경우 강사가 자체적으로 외부강사를 초빙하는 등으로 대체가 가능하였던 점, 학원강사 등은 사업소득세만을 납부하여 왔고, 전혀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지 아니하였으며, 위 학원측도 학원강사 등의 강사료 수입에 대하여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아니하였던 점 등의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G는 피고인에 대하여 사용종속관계하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
한편, 피고인은 2008년 2월경 이 사건 학원의 전 사업자인 J로부터 학원을 인수하였는데, 피고인은 이전까지 학원운영 경험이 전혀 없었던 점, G가 이 사건 학원을 그만 둔 것은 2008년 12월경으로 피고인이 위 학원을 인수하여 운영한지 불과 10개월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던 점, 피고인은 학원을 인수하면서 학원강사 등을 개인사업자로 인식하고 학원을 인수하였던 것으로, 인수 당시 J로부터도 이에 관한 별다른 내용을 고지받지 않았던 점, J가 이 사건 학원을 운영한 때부터 피고인이 운영하고 있는 현재까지 G를 제외한 다른 강사들이 퇴직금을 청구한 경우가 없었던 점, G가 퇴직금 지급을 요청한 것도 학원을 그만둔 때로부터 약 3년 정도가 경과한 시점이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퇴직금지급의무 위반의 고의도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자료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송각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