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5,681,6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1. 7.부터 2015. 6. 26.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2014. 1. 1.부터 원고의 복직시까지 월 1,306,80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각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주위적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3/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요양급여비용을 심사하고 요양급여의 적정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이다.
원고는 1998. 5. 18.부터 피고와 3개월 단위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다가 이후에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피고의 심사실 B에서 요양급여비용청구명세서 검산·교정·입력 업무 및 행정업무를 수행하는 행정임시직으로 근무하였다.
한편, 피고는 2008. 1.경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의 시행과 관련하여, 2006년경부터 피고의 건물관리 용역업무를 수행하고 있던 소취하 전 피고 유한회사 C(이하 'C'이라 한다)과 새로이 자료관리업무에 대한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원고는 2009. 2. 17. 피고를 퇴사하고 같은 해 3. 1. C과 1년 단위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뒤 피고의 심사실에서 기존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였다.
C은 2012. 12. 31. 원고에게 고용계약의 만료를 통보하였다.
청구취지
주위적 청구취지 : 주문 제1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 목록 표 제3열 기재 각 금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을 때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 및 2014. 1. 1.부터 원고를 고용할 때까지 매월 별지 목록 표 제4열 기재 금액의 비율에 따른 금원을 지급하라.
예비적 청구취지 : 피고는 별지 목록 표 제2열 기재 일시에 원고를 고용한다는 의사표시를 하라.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 목록 표 제5열 기재 각 금원 및 이에 대하여 별지 목록 표 제2열 기재 일시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지급할 때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 목록 표 제6열 기재 각 금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을 때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 및 2014. 1. 1.부터 원고를 고용할 때까지 매월 별지 목록 표 제4열 기재 금액의 비율에 따른 금원을 지급하라.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3가합513894
판결선고
2015. 6. 26.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6, 17, 18, 19, 27호증, 갑 제2호증의 1, 3호증의 1, 4호증의 1, 5호증의 1, 갑 제6호증, 을가 제2 내지 6호증, 을나 제1호증의 2의 각 기재, C 대표이사에 대한 신문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형식적으로 피고를 퇴사하고 C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지만, C은 자료관리업무에 관하여 피고의 노무대행기관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피고가 원고를 직접 사용·지휘하여 근로를 제공받았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직접적인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피고가 아닌 C이 원고에 대하여 한 고용관계 종료의 의사표시는 무효이고, 가사 위 고용관계 종료의 의사표시가 피고의 의사표시로 해석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일방적인 '해고'로서 정당한 사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해고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보하지 않아 효력이 없다. 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의 확인을 구하고, 피고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원고와 동종 또는 유사업무를 수행한 6급 정규직 직원의 임금과 실제 원고가 지급받은 임금의 차액을 지급하여야 하며, 2014. 1. 1.부터 피고가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6급 정규직 직원의 임금 상당을 매월 지급하여야 한다.
가사 원고와 피고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피고의 지휘, 명령을 받아 근로에 종사하여 왔으므로, 피고는 파견근로자보호법에 의하여 원고가 유한회사 D로 소속이 변경되어 근무한 시점인 2009. 3. 1.부터 2년이 경과한 2011. 3. 1. 원고를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 또한, 피고는 ① 직접고용의무 발생 전까지는 위법한 차별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피고가 직접 고용하여 원고와 동종 또는 유사업무를 수행한 6급 직원들과 원고의 임금 차액 상당) 배상금을 지급하고, ② 직접고용의무 발생 이후에는 실제 원고에게 지급한 임금과 위 6급 직원들과의 차액 상당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며, ③ 2014. 1. 1.부터 피고가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매월 위 6급 정규직 직원의 임금 상당을 지급하여야 한다.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묵시적 근로계약관계의 성립
원고용주에게 고용되어 제3자의 사업장에서 제3자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제3자의 근로자라고 보기 위하여는, 원고용주는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제3자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당해 피고용인은 제3자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자도 제3자이고, 또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제3자이어서 당해 피고용인과 제3자 간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9. 11. 12. 선고 97누19946 판결 등 참조).
갑 제17, 18호증, 갑 제23호증의 1, 갑 제28 내지 45호증의 각 기재, C 대표이사에 대한 신문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 등 자료관리 업무 담당자에 관한 한 C은 채용, 출퇴근 관리, 임금 등 고용관계에 관한 기본적 사항에 관하여 아무런 권한을 행사하지 않아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않은 반면, 원고는 피고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었고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지휘명령을 하였을 뿐 아니라 고용관계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에 관하여도 피고가 원고로부터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받고, 임금을 포함한 제반 근로조건을 정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묵시적인 근로계약 관계가 성립되어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피고는 2007. 7. 1.부터 시행된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근로기간이 2년이 초과되는 피고 소속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간주되는 것에 대비할 계획으로, 2008.경 C과 자료관리 업무에 관한 용역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C은 원고의 채용 전에 면접을 실시하거나 별다른 채용절차를 진행하지 않았고, 원고를 비롯하여 이전에 피고가 고용한 근로자를 승계하여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을 뿐이며, 피고가 원고의 채용에 관하여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4대보험 등 급여체계를 미리 정하여 C에 지시하면, C은 이러한 내용을 그대로 반영하여 원고를 비롯한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던바, 피고가 원고의 임금, 근로시간 등 여러 근로조건을 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원고는 C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계속하여 피고의 근로자로서 기존에 수행하던 자료관리 등의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였고, 근무에 필요한 작업시설 등도 피고가 제공하였다.
C은 원고에 대한 지시·감독을 하지 않았고, 피고가 원고의 근무장소나 근무내용 등을 지시·관리하였으며, 원고가 근무하던 피고의 부서에서 근무기록부, 출근부를 작성하는 등 원고의 출·퇴근을 관리하고 휴가 사용을 관리하였던바, 피고가 원고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해고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위와 같이 원고가 C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2009. 3. 1. 이후에도 원고와 피고 사이에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유지되어 있었던바, 피고는 2007. 7. 1. 기간제법의 시행 이후 체결된 근로계약에 의하여 2년을 초과한 기간 동안 원고를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한 것에 해당하므로 기간제법 제4조 제2항, 부칙 제1, 2조에 따라 근로계약상의 근로계약기간과는 관계없이 원고는 피고의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임에도 피고가 C을 통하여 근로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한 2012. 12. 31.자 해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피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시킨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차별적 처우로 인한 임금 차액 상당 금원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가 피고의 정규직 중 6급의 직원과 비교하여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한다고 볼 수 있는지 살펴본다.
비교대상 근로자로 선정된 근로자의 업무가 해당 근로자의 업무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등에 명시된 업무내용이 아니라 근로자가 실제 수행하여 온 업무를 기준으로 판단하되, 이들이 수행하는 업무가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 아니하고 업무의 범위 또는 책임과 권한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주업무의 내용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이들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피고의 인사규정 제2조 제1항은 '계약직 직원에 대한 계약절차, 방법, 계약해지, 근무성적 평정 및 보수 등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는 원장이 따로 정하는 바에 의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에 덧붙여 갑 제24, 25, 28 내지 45호증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진료비명세서를 검산한 후 이를 컴퓨터에 입력하였으며, 이를 완료하면 교정실로 운반하는 검산·입력 업무가 주된 것이었는데, 피고의 정규직 직원들 중 주된 업무가 검산·입력 업무인 근로자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정규직 직원들은 제반 행정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이는 점, ② 원고는 정규직 직원들의 아이디를 이용하여 심사(삭감) 업무도 진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가 정규직 직원들과 동등한 지위 내지 책임하에 해당 업무를 수행하였다기보다는 정규직 직원들의 업무를 보조한 것에 불과하였다고 보이는 점, ③ 피고가 계약직 직원들과 정규직 직원들 사이에 급여체계를 달리한 것 자체는 업무의 내용 및 목표, 업무수행과정에서의 권한과 책임에 비추어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비교대상으로 지정한 정규직 6급 직원과는 업무의 내용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동종·유사한 업무에 종사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따라서, 원고가 C 소속의 근로자로 근무하기 시작한 2010년부터 정규직 6급 직원과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였음을 전제로 그 임금과의 차액 상당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부분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만, 피고가 2012. 12. 31.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가 무효인 이상,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유효하게 존속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해고가 없었더라면 원고가 지급받았을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을나 제1호증의 2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12. 1. 1.부터 2012. 12. 31.까지 매월 1,306,800원을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 다음날인 2013. 1.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1,306,800원의 비율에 의한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다만, 원고의 위 임금액은 변론 과정에서 인정된 금액으로, 변론종결 이후 원고와 같은 처지의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의 임금이 인상되거나 이에 관한 지침 또는 규칙이 새로이 마련되면, 이를 적용하여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97조에 의하여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무효가 된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인사규정에서 계약직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조건은 따로 규정하는 것으로 정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근로기준법 제97조가 적용되는 사안이라 할 수 없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2013년도 미지급 임금 합계 15,681,600원(1,306,800원 × 12개월)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 변경신청서가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14. 1. 7.부터 피고가 이행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사건 판결선고일인 2015. 6. 26.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여야 하고, 2014. 1. 1.부터 원고의 복직시까지 월 1,306,80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여야 한다(주위적 청구 중 금원 청구 부분이 일부 기각되나, 예비적 청구 중 해당 부분이 근로자 지위 발생 근거에 관한 예비적 청구를 전제로 사실상 동일한 취지의 금원을 청구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부분은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마용주(재판장) 성준규 이정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