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5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14. 2. 13.부터 2014. 7. 3.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당사자의 지위
주식회사 A은행(이하 'A은행'이라 한다)은 예금 및 적금의 수입업무, 자금의 대출업무 등을 목적으로 한 회사이다. A은행은 2013. 4. 30.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하합46호로 파산선고를 받았고, 원고가 A은행의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었다.
피고는 2008. 7. 1.부터 2011. 5. 15.까지 A은행 본점 영업부, 지점 등 소속 부장으로 근무하였고, 2011. 5.경 A은행과 임원 경영 및 보수계약(이하 '이 사건 임원 경영 및 보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후 2011. 5. 16.부터 2012. 8. 6.까지 영업부장(이사대우)으로 근무하였다.
A은행의 주식회사 원텔에 대한 대출 실행
A은행과 주식회사 원텔(이하 '원텔'이라 한다)은 2011. 9. 16. A은행이 원텔에 여 신한도액 65억 원, 만기일 2012. 3. 16., 이자율 연 0.5%, 지연배상금율 연 25%로 정하여 대출(이하 '이 사건 대출'이라 한다)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2012. 3. 28. 위 대출계약의 만기일을 2012. 4. 16.로 변경하는 추가 약정을 하였으며, 2012. 4. 26. 위 대출계약의 여신한도액을 60억 원으로, 만기일을 2012. 7. 16.로 각각 변경하는 추가약정을 하였다.
이 사건 대출계약 체결 당시 원텔의 A은행에 대한 대출원리금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C이 연대보증을 하였고, A은행 명의로 C 소유인 아산시 D 외 7필지 토지와 지상 건물에 84억 5,000만 원의 1순위 담보신탁 수익권이, E 소유인 서울 강남구 F아파트 76동 1101호에 채권최고액 45억 원인 근저당권이 각각 설정되었다.
A은행은 이 사건 대출계약 체결 당일에 대출금 65억 원에서 대출비용 3,927만 5,000원을 공제한 64억 6,072만 5,000원을 원텔의 계좌로 입금하였다.
이 사건 대출과정에서 피고의 지위와 역할
피고는 2011. 9. 초순 A은행의 회장인 G으로부터 H은행에 대한 합계 300억 원의 대출을 실행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에 따라 피고가 H은행 측 직원으로부터 대출 관련 명의차주, 담보물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아 이를 A은행의 행장인 I에게 전달하고 H은행 측에 재무상태가 지나치게 불량한 차주의 교체나 일부 부족한 담보물의 보완을 요청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서 최종적으로 G과 I의 승인을 얻어 원텔에 대한 이 사건 대출이 실행되었다.
이 사건 대출과정에서 A은행 영업부 책임자 J, 부서장 피고, 본부장 K, 행장 I로부터 순차적인 결재를 마침으로써 2011. 9. 9.자 여신승인신청서(갑 제6호증의 7, 을 제8호증의 1)가 작성되었고, 위 여신승인신청서를 토대로 이 사건 대출이 실행되었다. 그중 '부서장' 결재란에 피고의 도장이 날인되어 있고, 위 결재란 상단에는 'B 이사'라는 문구가 수기로 기재되어 있다.
관련 형사사건의 경과
G과 I는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고합695, 1210(병합)호로 기소되었고, 위 법원은 2013. 5. 29.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죄 등으로 G에 대하여 징역 6년, I에 대하여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위 판결에서 유죄로 인정된 범죄사실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G과 I는 채무자가 제공하는 담보가 부족하여 대출금의 회수 가능성이 희박한 대출을 실행하여서는 안 되는 업무상 임무가 있는데도, A은행과 H은행이 금융 당국으로부터 퇴출될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G은 H은행 회장 L으로부터 300억 원을 대출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L 측에 대출을 해주기로 약속한 후 I에게 L 측에 대한 대출실행을 지시하였다.
I는 위와 같은 G의 지시에 따라 2011. 9. 16. A은행 사무실에서, 2010. 12. 기준 당기순이익이 3억 9,000만 원 정도에 불과하고, 자산(134억 원) 대비 부채(55억 원) 비율이 높아 대출원리금 상환능력이 부족한 원텔에 대하여 65억 원의 대출을 실행하였는데, 그 담보로 '감정가가 30억 원에 불과하여 대출금액에 턱없이 부족한 아산시에 있는임야'와 '감정가는 40억 원이나 선순위 담보가 약 56억 원에 이르러 아무런 담보가치가 없는 F아파트'를 제공받았다.
이로써 G과 I는 공모하여 L에게 65억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A은행에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
한편 G과 I는 위 2)항의 범죄사실에 대하여 A은행의 실무자들이 대출취급절차에 따라 원텔의 신용상태, 담보물 평가, 대출상환가능성에 대하여 실질적인 심사를 하는 등 대출규정 위반의 임무위배행위 및 배임의 고의가 없었음은 물론, 충분한 담보 제공 등으로 채권미회수의 위험이 없었다고 다투었다. 그러나 위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G과 I의 위 주장을 모두 배척하였다.
G은 A은행의 대출 업무 담당자들에게 H은행의 유상증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L의 명의 차주들에게 300억 원 상당의 대출을 실행하라는 지시를 하였고, 이로 인하여 채권회수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신용조사는 물론, 실질적인 여신 심사도 없이 L의 명의 차주인 원텔에 대한 대출이 실행되었다. I 또한 G의 지시가 위법한 것임을 잘 알면서도 이를 지적하거나 시정하는 등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만연히 그와 같은 지시에 응하여 대출이 실행되도록 협조함으로써 G의 범행에 기능적 행위분담을 통해 가담하였다.
원텔은 2010. 12. 31.경을 기준으로 자산 약 134억 원, 부채 약 30억 원, 자본 약 78억 원, 매출액 약 168억 원, 영업이익 약 4억 원, 당기순이익 약 4억 원인 회사로서, 이 사건 대출 무렵인 2011. 12. 31.을 기준으로 영업이익은 (-)11억 원, 당기순이익은 (-)8억 원이었으므로, 이러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을 고려하면 65억 원이라는 거액을 신용대출받는 것이 애초부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A은행에서는 원텔로부터 이 사건 대출에 대한 담보로, ⅰ) 감정가액 30억 7,600만 원의 아산시 D 외 7필지 토지 및 건물에 대한 84억 5,000만 원의 1순위 담보신탁 수익권증서, ⅱ) 감정가액 40억 5,000 만 원의 서울 강남구 F아파트 76동 1101호 아파트에 관한 근저당권, ⅲ) L 아들 C의 연대보증을 제공받았다.
그런데 A은행의 여신 관련 규정에 의하면, 위 각 담보물에 의한 대출가능금액은 위 수익권증서가 18억 4,600만 원(= 30억 7,600만 원 × 대출비율 60%), 위 아파트가 선순위 근저당권 채권최고액의 합계 56억 1,000만 원에 의하여 0원으로, 그 합계가 18억 4,600만 원에 불과하다. 나아가 연대보증인 C의 자력에만 의존하여 대출금 65억 원에서 위 유효담보가를 제외한 나머지 46억 5,400만 원이라는 거액을 신용대출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 C의 자력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근거도 없다.
이 사건 대출 당시 여신 담당자는 원텔이 추진 중인 수소가스발생장치의 고용량화와 고효율화 사업을 대출금 상환가능성의 긍정적 요소로 평가하였으나, 그 사업성에 관하여 충분한 조사와 검토를 거쳤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아 볼 수 없고, 오히려 그 위험요소로 이 사건 대출이 거액의 신용대출로서 제공된 담보물의 환가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지적되었을 뿐이다. 실제 원텔은 이 사건 대출 직후 그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적자 상태에 빠졌고, 이 사건 대출 만기가 지난 2012. 10. 12. 기준으로 이 사건 대출원금 중 60억 원 정도가 상환되지 않고 남아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대출 당시 원텔이 적정한 채무상환능력을 갖추었다거나 충분한 담보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없다.
위 제1심 판결에 대하여 G, I와 검사가 서울고등법원 2013노1935호로 항소하여 위 항소심 법원은 2013. 11. 22. 제1심 판결의 유죄부분 중 G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I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G과 검사가 대법원 2013도15585호로 상고하여 대법원은 2014. 4. 10. 위 항소심 판결 중 일부를 파기하고 G의 나머지 상고와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다만 제1심 판결 중 위 2)항의 범죄사실 부분은 그대로 유지·확정되었다.
이 사건 대출금의 일부 회수
이 사건 대출의 담보물인 서울 강남구 F아파트 76동 1101호에 대하여 2012. 7. 5. 서울중앙지방법원 M로 부동산임의경매개시결정이 내려져 그 경매절차가 진행되었다.
A은행은 2013. 6. 5. 위 경매절차에서 27억 9,723만 5,430원을 배당받았다.
이 사건 대출금 잔액 등
A은행은 2012. 4. 27. 원텔로부터 원금 5억 원을 변제받아 2013. 6. 5. 기준으로 이 사건 대출원금 잔액은 60억 원이고, 이자 및 지연손해금 합계는 14억 3,543만 7,112원이며, 소송비용 등 가지급금 합계는 2,195만 6,000원이다.
이 사건 대출의 담보물인 아산시 D 외 7필지 토지 및 건물의 시가는 2011. 9. 16. 기준으로 30억 7,683만 2,400원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3호증, 을 제1, 14, 1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손해배상책임의 존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피고는 A은행의 영업부장으로 재직한 자로서 A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려는 채무자가 제공하는 담보가 부족하여 대출금의 회수 가능성이 희박한 경우 그와 같은 대출을 실행하여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피고는 G으로부터 H은행의 유상증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L의 명의 차주들에게 300억 원 상당의 대출을 실행하라는 지시를 받고, 그와 같은 지시가 위법한 것임을 잘 알면서도 이를 지적하거나 시정하는 등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지시에 응하여 채권회수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신용조사는 물론, 실질적인 여신 심사도 없이 L의 명의 차주인 원텔에 대한 이 사건 대출이 실행되도록 협조함으로써 G의 부실대출에 의한 불법행위에 가담하였다.
한편 상법 제399조 제1항은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 또는 정관을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한 경우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규정하고, 동법 제401조의 2 제1항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그 지시하거나 집행한 업무에 관하여 제399조·제401조 및 제403조의 적용에 있어서 이를 이사로 본다.'라고 하면서 제3호가 '이사가 아니면서 명예회장·회장·사장·부사장·전무·상무·이사 기타 업무를 집행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명칭을 사용하여 회사의 업무를 집행한 자'를 규정하고 있다. 피고는 비록 A은행의 등기 이사는 아니지만 미등기 이사인 이사대우로서 이사 그 밖의 업무를 집행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명칭을 사용하여 회사의 업무를 집행한 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상법 제401조의 2, 제399조에 기한 표현이사책임에 따라, 또는 적어도 민법 제750조에 기한 불법행위책임에 따라 고의 또는 과실로 임무를 게을리 한 행위로 말미암아 A은행으로 하여금 원텔에 대하여 위법·부당한 대출이 실행되도록 함으로써 A은행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상법상 표현이사 해당 여부
피고의 주장
피고는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이사가 아니고 단지 영업부장의 직위에서 영업본부장의 지시·감독에 따라 부장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며 근로를 제공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대출 당시 A은행의 직원에 불과하였던 피고는 상법상 표현이사의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인정사실
A은행은 2011. 5.경 피고와 이 사건 임원 경영 및 보수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임원 경영 및 보수계약을 체결할 때 작성한 계약서(을 제1호증)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피고는 임원으로서 상법 및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님을 상호 확인하고 이에 이의 없이 동의한다(제1조 제3항).
계약기간은 2011. 7. 1.부터 2012. 6. 30.까지 1년으로 하고, 계약기간 만료로 이 계약은 종료되며, 재계약은 상호 합의하여 정하고 재계약이 안 되는 경우에는 이 계약기간의 종료로 모든 계약관계는 자동 종료되며 피고는 임원으로서의 신분을 상실한다(제2조 제1항).
A은행은 피고에게 임원보수 연봉으로 8,3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한다. 다만 연봉이란 임금이 아닌 업무수행에 따른 보수를 말한다. 피고에 대한 보수 및 제반 근무조건은 이사회 또는 주주총회에서 정한다. A은행의 직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및 모든 제반규정은 피고에게 적용되지 않는다(제3조).
A은행은 이 계약유지 및 종료 시에 피고에게 상법 제388조에 따라 주주총회 결의를 거친 임원퇴직금 지급 규정(등기 임원 및 비등기 임원 동일 적용)에 의하여 임원퇴직금을 지급한다(제4조 제4항).
피고의 경영평가 및 고과는 이사회에서 정하고, 이사회는 그 결과에 따라 연봉의 감액이나 계약의 해지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제11조 제2항).
[인정근거] 을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상법 제399조, 제401조, 제403조의 적용에 있어 이사로 의제되는 자에 관하여, 상법 제401조의 2 제1항 제1호는 '회사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하여 이사에게 업무집행을 지시한 자', 제2호는 '이사의 이름으로 직접 업무를 집행한 자', 제3호는 '이사가 아니면서 명예회장·회장·사장·부사장·전무·상무·이사 기타 업무를 집행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명칭을 사용하여 회사의 업무를 집행한 자'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제1호와 제2호는 회사에 대해 영향력을 가진 자를 전제로 하고 있으나, 제3호는 직명 자체에 업무집행권이 표상되어 있기 때문에 그에 더하여 회사에 대해 영향력을 가진 자일 것까지 요건으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9다39240 판결 등 참조).
다음과 같은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A은행의 직원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임원에 해당하는 자로서 상법상 표현이사의 책임을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대출 실행 전에 작성된 이 사건 임원 경영 및 보수계약서에서는 피고가 A은행의 임원에 해당함을 명시하고 이를 전제로 모든 계약내용이 설정되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피고는 임원으로서 상법 및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님을 상호 확인하고 이에 이의 없이 동의한다(제1조 제3항). 둘째, 계약관계가 종료되는 경우 임원으로서의 신분을 상실한다(제2조 제1항). 셋째, 임금이 아닌 업무수행에 따른 보수로서 임원보수 연봉을 지급받고 피고에 대한 보수 및 제반 근무조건은 이사회 또는 주주총회에서 정하며 A은행의 직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및 모든 제반규정은 피고에게 적용되지 않는다(제3조). 넷째, 계약관계 종료 시 상법 제388조에 따라 주주총회 결의를 거친 임원퇴직금 지급 규정(등기 임원 및 비등기 임원 동일 적용)에 의하여 임원퇴직금을 지급받는다(제4조 제4항).
피고는 이 사건 대출과정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수행하였다. 즉 피고는 H은행에 대한 합계 300억 원의 대출을 실행하라는 G의 지시에 따라 H은행 측 직원으로부터 대출 관련 명의차주, 담보물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아 이를 I에게 전달하는 등 원텔에 대한 이 사건 대출과정 전반에 깊숙이 개입되었다.
A은행 영업부 책임자 J, 부서장 피고, 본부장 K, 행장 I로부터 순차적인 결재를 마친 2011. 9. 9.자 여신승인신청서를 토대로 이 사건 대출이 실행되었는데, 그중 '부서장' 결재란에 피고의 도장이 날인되어 있고, 위 결재란 상단에는 'B 이사'라는 문구가 수기로 기재되어 있다. 이와 같이 피고는 이 사건 대출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업무집행권이 표상되어 있는 이사의 직명을 사용하였다.
상법상 표현이사의 성립요건으로 회사에 대해 영향력을 가진 자일 것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피고가 G의 지시에 응하는 과정에서 다소 소극적으로 이 사건 대출실행에 가담하였다는 것은 피고의 책임을 감경할 만한 사정으로 볼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이를 가리켜 피고의 책임을 완전히 면제시킬만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위법·부당 대출인지 여부
피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대출 당시 원텔에 대하여 신용조사나 채무상환능력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거쳐 적정한 채권보전조치를 취한 상태에서 대출을 실행하였다.
판단
그러나 위 1. 마. 3)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대출 당시 원텔이 적정한 채무상환능력을 갖추었다거나 충분한 담보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손해배상의 범위와 책임의 제한
손해배상의 범위
원고는 이 사건 대출금 65억 원에서 일부 상환액, 이 사건 대출 담보물의 유효담보가를 공제한 금액을 기준으로 이 사건 청구를 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가 구하는 방법에 따라 손해액을 산정하면 이 사건 대출금 65억 원에서 ① 2012. 4. 27.자 일부 상환액 5억 원, ② 서울 강남구 F아파트 76동 1101호의 감정가액 40억 5,000만 원에서 2012. 3. 23. 기준 선순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액 31억 360만 원을 공제한 9억 4,640만 원, ③ 아산시 D 외 7필지 토지 및 건물에 대한 2011. 9. 16. 기준 감정가액인 30억 7,683만 2,400원을 각각 공제한 19억 7,676만 7,600원이 된다.
책임의 제한
이사가 법령 또는 정관을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함으로써 회사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 경우에 그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할 때에는 당해 사업의 내용과 성격, 당해 이사의 임무위반의 경위 및 임무위반행위의 태양, 회사의 손해 발생 및 확대에 관여된 객관적인 사정이나 그 정도, 평소 이사의 회사에 대한 공헌도, 임무위반행위로 인한 당해 이사의 이득 유무, 회사의 조직체계의 흠결 유무나 위험관리체제의 구축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손해분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그 손해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다(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2다60467, 6047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대출은 H은행의 유상증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L의 명의 차주들에게 300억 원 상당의 대출을 실행하라는 A은행의 회장인 G의 주도적인 지시에서 비롯된 것이고, 피고는 그 지시에 응하는 과정에서 다소 소극적으로 이 사건 대출 실행의 불법행위에 가담하였다. 피고가 이 사건 대출과정에서 H은행 측에 재무상태가 지나치게 불량한 차주의 교체나 일부 부족한 담보물의 보완을 요청하는 등 이 사건 대출의 위법·부당성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나름대로 노력한 측면이 있다. 원텔에 대한 이 사건 대출로 인하여 피고 자신이 개인적으로 얻은 이득은 없고, 피고의 지위는 A은행의 등기 이사가 아니라 미등기 이사인 이사대우였다. 그 밖에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책임 비율은 손해액의 30%에 해당하는 5억 9,303만 280원(= 19억 7,676만 7,600원 × 0.3)으로 제한함이 상당하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원고가 5억 9,303만 280원의 일부 청구로 구하는 5억 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 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4. 2. 13.부터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14. 7. 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전현정(재판장) 이해빈 백효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