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관계
피고 회사는 지하철·옥외광고 대행업 등을 목적으로 1981. 1. 17. 설립된 회사로서, 2012. 10. 23. 존립기간 만료를 이유로 해산하여 현재 청산절차 중에 있다. 원고들은 별지 퇴직금산정표 ‘근무기간’란 기재 기간 동안, 지하철내 광고판 등의 매체를 수주하여 보유한 피고 회사와 이들 매체를 활용해 광고를 하고자 하는 광고주 사이에서 광고계약을 중개하는 업무(이하 ‘광고중개업무’라 한다)를 수행하였다.
원고들은 업무수행 시작 당시 피고 회사와 사이에 ‘약정서’를 작성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약정서’라 한다), 그 중 주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조(목적) 당사자간에 ‘갑’(피고 회사를 지칭한다. 이하 같다)이 보유한 광고 매체를 판매함에 있어 ‘을’(원고들을 지칭한다. 이하 같다)이 갑과 광고주간에 계약이 체결되고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제반 업무를 분담 수행토록 하기 위하여 아래와 같이 합의하고 약정한다.
제3조(업무 및 책임)
제4조(수수료 지급율 및 시기) 매체 및 대행 여부 단가 등을 고려하여 최저 10%에서 최고 30%까지로 하며 지급시기는 입금후 월말을 기준하여 지급한다.
제5조(계약기간) 1년을 원칙으로 하되 갑이 판단하여 을의 성실도, 계약액, 집금업무상의 부정여부, 계약 존속기간의 대손발생 여부 등을 고려하여 연장할 수 있다.
업무의 내용
원고들은 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등 개인사업자 형식으로 광고중개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들의 중개에 따라 피고 회사 명의로 광고주와 사이에서 광고계약이 체결되고 나면, 원고들이 광고주로부터 대금을 수금하여 피고 회사에 전달하거나 광고주가 직접 피고 회사에 해당 대금을 입금하는 방식으로 대금이 정산되었다.
원고들을 포함한 광고중개업무 담당자들의 경우, 광고주 물색 및 광고주와 진행할 협의 내용 등을 담은 주간 단위의 ‘업무계획’을 작성하여 피고 회사에 보고하는 동시에, 개인별 연간 영업목표를 수립하여 제출하기도 하였다.
피고 회사 또한 원고들의 영업진행 상황이나 수금 현황 등을 정기적으로 확인하였으며, 월 1회 대표이사 주재로 광고중개업무 담당자들을 참석케 한 가운데 정기회의를 개최함으로써 회사 차원의 광고중개업무 진행 현황 등을 공유하여 왔다.
피고 회사는 사무실 출입구에 출근부를 비치하여 광고중개업무 담당자들로 하여금 출근 여부 등을 기재토록 하였고, 위 담당자들은 내근시 피고 회사가 마련한 사무실에서 광고주와의 통화 및 서류작성 업무 등 필요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때 전화기나 컴퓨터 등 내근 업무에 필요한 사무기기는 모두 피고 회사가 제공하였다.
피고 회사는 개인별 근속기간 및 업무실적 등을 고려하여 소속 광고중개업무 담당자들에게 이사, 국장, 부장 등의 직위를 부여하였고, 이에 따라 위 담당자들은 업무수행 과정에서 해당 직위가 인쇄된 피고 회사의 명함을 소지·활용하였다.
원고들은 광고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피고 회사로부터 광고물의 유지·관리 상태를 촬영한 사진 등이 첨부된 관리보고서를 전달받은 후 해당 자료를 광고주들에게 발송하거나, 미수금 발생시 광고주들을 상대로 피고 회사가 작성한 지급명령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는 등 수금업무 중 일부를 담당하기도 하였다.
수수료 등
원고들은 피고 회사와의 약정에 따라 광고중개업무를 개시한 직후 일정기간 동안은 ‘기본급 + 영업수수료(계약금액의 5%)’를 보수로 지급받았으나, 위와 같이 이른바 ‘적응기간’(다만, 원고 A, B, D의 경우 각 6개월, 원고 F의 경우 8개월, 원고 C, E, G의 경우 각 12개월 등, 원고들별로 위 기간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2개월에 이르러 다소 차이가 있다)을 거친 후에는, 계약금액의 10∼30%로 책정된 영업수수료만을 지급받았다. 그 과정에서 미수금이 발생하는 경우 해당 미수금 중 일정 비율로 산정된 금액이 원고들의 영업수수료에서 공제된 후 지급되었다.
원고들을 포함한 피고 회사 소속 광고중개업무 담당자들의 연 평균 영업수수료는, 개인별로 적게는 약 150만 원(원고 A)에서 많게는 약 2억 2,200만 원(원고 F)에 이르고, 동일인이 취득하는 영업수수료 역시 매년 큰 변동폭을 나타내는 등 개인별, 시기별로 큰 차이가 있었다.
원고들은 계약금액에 비례하여 책정된 영업수수료 외에도, 개인 및 팀별 광고판매 실적에 따라 ‘개인 인센티브’ 내지 ‘팀 포상금’을 피고 회사로부터 별도로 지급받기도 하였다.
한편 원고들은 피고 회사와의 약정에 따라 광고중개업무를 수행하는 기간 동안에도, 피고 회사가 아닌 다른 업체를 위하여 광고계약을 중개하는 데 아무런 장애가 없었고, 오히려 피고 회사가 이를 용인하였다.
이 사건에서 확인된 것만도, ⅰ) 원고 A의 경우 2008. 1. 1. ∼ 2012. 12. 31. 사이에, ⅱ) 원고 D의 경우 2009. 7. 1. ∼ 2012. 6. 30. 사이에, ⅲ) 원고 G의 경우 2009. 1. 1. ∼ 2011. 12. 31. 사이에, ⅳ) 원고 B의 경우 2009. 4. 1. ∼ 2009. 12. 31. 사이에, ⅴ) 원고 C의 경우 2009. 1. 1. ∼ 2009. 6. 30. 사이에 각각 피고 회사가 아닌 다른 업체를 위해 광고계약을 중개한 후 수수료 수입을 취득하였다.
원고 A의 경우, 같은 기간(2008. 1. 1. ∼ 2012. 12. 31.)을 기준으로 다른 업체로부터 지급받은 영업수수료가 피고 회사의 8배 보다 많았다(피고 회사의 경우 약 5,400만 원, 다른 업체의 경우 약 4억 4,600만 원). 원고 D의 경우, 같은 기간(2009. 7. 1.
∼ 2012. 6. 30.)을 기준으로 다른 업체와의 거래횟수가 피고 회사보다 월등히 많을 뿐만 아니라(피고 회사의 경우 36건, 다른 업체의 경우 112건), 다른 업체로부터 지급받은 영업수수료 역시 피고 회사의 것보다 많았다(피고 회사의 경우 약 2억 6,000만 원, 다른 업체의 경우 약 3억 8,000만 원).
기타 인력관리 상황
피고 회사는 소속 직원들이 금융기관 제출 등을 위한 용도로 재직증명서 발급을 신청하는 경우 담당자의 결재를 거쳐 이를 발급하여 주었는데, 광고중개업무를 담당하였던 I 혹은 원고 B에게도 2010. 5.경과 2011. 11.경 각 ‘관공서 제출용’ 내지 ‘금융기관 제출용’ 재직증명서를 발급하여 준 적이 있다.
피고 회사는 소속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원고들을 포함한 광고중개업무 담당자에게도 하계휴가비 내지 명절지원금으로 매년 일정액의 금원을 정기적으로 지급하였으며, 위 담당자들 중 일정 기준(매출액 월 1,500만 원) 이상의 영업 실적을 달성한 자를 대상으로 주차비나 유류대 등의 명목으로 매월 소정의 금원을 지원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 내지 10, 12 내지 22, 26 내지 3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이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4, 6, 15, 28 내지 30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서초세무서장․역삼세무서장․서대문세무서장․북인천세무서장․반포세무서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
원고들은 실질적으로는 피고 회사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며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다만 2013. 1. 1.부터 원고들이 피고 회사를 퇴직한 2013. 4. 30.까지의 기간 동안에는 광고수주량이 급감하여 원고들이 수령한 영업수수료가 매우 미미하므로, 원고들로 하여금 통상의 생활임금이 사실대로 반영된 퇴직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평균임금은 실질적으로 영업이 종료한 2012. 12. 31. 이전의 1년 동안 지급받은 총 영업수수료를 기준으로 산정되어야 한다).
피고 회사
이 사건 약정서의 내용, 원고들이 담당한 광고중개업무의 성격 및 해당 업무가 이루어진 구체적인 형태는 물론, 원고들이 실제 수령하여 온 영업수수료의 지급기준 및 액수 등을 통해 알 수 있는 업무수행에 있어서의 독립성․자율성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은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 회사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해당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마음대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된다(대법원 2013. 7. 12. 선고 2011다46371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이로써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살펴보면, 원고들이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 회사의 지시․감독에 따라 광고중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완전 성과급제로의 임의 전환
원고들이 피고 회사와 이 사건 약정서를 작성한 다음, 소정의 ‘적응기간’을 거쳐 사업자등록 및 보수지급 방식의 변경(계약금액에 비례한 완전 성과급제 형태의 영업수수료 취득) 등을 통해 개인사업자 형식으로 업무를 수행한 것과 관련하여, 어떤 강제성을 엿볼 수 없다.
원고들은, ‘급여지급의 부담을 더는 한편 광고주들로부터의 미수금이 발생하는 경우 그 부담을 원고들에게 전가할 목적으로, 피고 회사가 일방적으로 업무형태를 전환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① 업무형태 전환을 위한 위 ‘적응기간’이 원고들 개인별로 상이하였던 것은, 원고들의 영업능력 내지 업무형태 전환 여부에 대한 각자의 의사 등이 일부나마 반영된 결과로 보이는 점, ② 업무형태가 전환된 시점을 전후하여 적용되었던 앞서 본 바와 같은 보수지급 기준(즉, ‘기본급 + 계약금액 5% 상당의 영업수수료’와 ‘계약금액 10∼30% 상당의 영업수수료’)을 살펴보면, 완전 성과급제 형태로 변경된 후자의 지급방식이 전자에 비해 원고들에게 불리하다고 볼 근거가 없는 점{원고들이 손익분기점으로 주장하는 영업수수료 4,320만 원(기본급 180만 원, 수수료율 10%를 가정)을 기준으로 할 때에도,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원고들이 평균적으로 취득한 연 영업수수료는, 원고 A, C를 제외하고는 업무형태 전환 과정에서 도입한 완전 성과급제 보수지급 체계로 인해 오히려 증액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원고들은 계약금액 30%를 한도로 하여 적어도 10% 이상의 영업수수료를 받아 왔던 것으로 보이므로, 보수체계 변경으로 인한 연 영업수수료의 증액은 실제 더욱 컸던 것으로 보인다}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 또한 당시 보다 많은 보수를 지급받고자 하는 기대하에 자발적으로 업무형태를 전환하거나 적어도 피고 회사의 업무형태 전환 방침을 수긍하였을 여지가 있다{예컨대 원고 F이 이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는, ‘개인사업자로의 전환사유’란에 ‘기본급보다 영업수수료가 많을 때(일명독립)’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업무수행의 자율성, 위험분담 등
원고들이 중개하는 광고주와의 광고계약은 최종적으로 피고 회사에 의해 그 체결 여부가 결정되고 계약 명의 역시 피고 회사였으나(이는 광고주와 피고 회사와의 광고계약 체결을 중개하는 원고들 업무의 특성상 당연하다), 어떤 광고주로부터 어떤 내용의 광고를 수주받으며 계약의 조건에 대해 어떻게 협상할 것인지는 일차적으로 원고들에게 일임되어 있는 등 업무수행에서 상당한 자율성이 있었다(이 점에서, 소속 회사가 지정․배당하여 주는 채권 등으로 업무의 대상과 범위가 한정되는 채권추심원과는 큰 차이가 있다).
원고들이 중개한 광고계약의 미수금에 대하여 그 중 일정 비율 만큼(원고들은, ‘광고주에게 부도가 발생한 경우 미수금의 35%를 공제하였는데, 2010년 이후부터는 25%로 부담비율을 하향조정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이 원고들에게 지급되는 영업수수료에서 공제되는 것은, 업무수행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 초래될 경영상 손실 중 일정 부분을 스스로 책임짐으로써 영업에 따른 위험을 피고 회사와 분담하여 왔다는 징표가 된다.
이에 대해 원고들은, ‘광고주의 지급능력에 관한 위험은 피고 회사가 부담하는 것이 마땅함에도, 회사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그 위험을 일방적으로 원고들에게 전가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그 주장과 같은 일방성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터에, ① 광고계약상의 대금을 기준으로 결정되는 영업수수료 수입을 위해, 원고들이 광고대금의 결제가능성에 대한 검토는 소홀히 한 채 광고계약의 중개 자체만을 성급하게 추진할 여지가 없지 않고, 따라서 미수금 공제 조치를 통해 광고중개업무 담당자들로 하여금 광고대금의 결제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중개계약을 보다 신중하게 검토․체결하도록 유도할 수 있고, ② 한편으로 업무수행 과정에서 미수금이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근거로 원고들에게 손해배상청구 등의 적극적인 조치에 나아가지 않고 위와 같이 미수금의 일정 비율 만큼만 영업수수료에서 공제하는 소극적인 조치에 그치는 것이므로, 그 자체로 불합리하다거나 불공정한 조치로 단정하기도 어렵다.
원고들의 개인별, 시기별 영업수수료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원고들이 수행하는 광고중개업무의 실적이 그에 대한 피고 회사의 관리나 통제의 정도에 좌우된다기보다는, 원고들 개인의 영업능력 내지 광고시장의 경기 등과 같은 내․외부적 요인으로부터 주된 영향을 받는다고 평가할 수 있다.
업무수행상 종속성의 약화
원고들과 같은 광고중개업무 담당자들이 피고 회사에 업무계획 및 영업목표를 수시로 제출․보고하였고, 피고 회사 또한 원고들의 수금현황 등을 정기적으로 확인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원고들은 나아가, ‘피고 회사가 원고들이 수립하여 제출한 영업목표를 상향조정할 것을 요청하거나 영업목표 달성을 구체적으로 지시하였다’고도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그러나 이와 같은 행위는, 원고들이 중개한 광고량에 비례하여 영업이익을 취득하게 될 피고 회사가 ‘광고수주량’에 관하여 사실상 동일한 이해관계를 가진 원고들에게 중개실적을 독려하기 위한 행위로 보일 뿐, 이를 넘어 원고들에게 업무수행상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하였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다(원고들이 이 사건 변론종결 후 제출한 ‘녹취록’의 기재를 살펴보아도 마찬가지다).
또한 구체적인 지휘․감독이 존재하였다는 근거로 원고들이 제시한 앞서 본 바와 같은 ‘이메일을 통한 업무보고’ 내지 ‘지급명령신청서 제출 등 수금업무’ 등도, 애초 이 사건 약정서에 따른 업무내용(광고계약의 체결 및 ‘유지’ 업무)에 포함되거나 미수금 발생에 따른 위험을 원고들이 부담함에 따른 당연한 역할분담 이상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피고 회사가 원고들로 하여금 매일의 출근 상황을 출근부에 기재토록 한 사실도 앞서 보았다.
다만, 위와 같은 일종의 근태확인 조치를 피고 회사에 의한 구체적인 지휘․감독 내지 원고들의 종속성을 나타내는 징표로 보기 위해서는, 단순히 원고들의 출근 여부를 확인하는 차원을 넘어 해당 근태내역이 원고들에 대한 경고 또는 불이익 처분의 근거자료 등으로 활용됨으로써, 위 근태내역이 피고 회사가 원고들의 업무수행 방식에 개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수단으로 기능할 것이 요구된다.
그러나 ① 피고 회사가 마련한 출근부에는 구체적인 출․퇴근시간 및 사유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하는 대신, 당사자의 서명 내지 간단한 기호(○, △, ×)를 통해 출근 여부 및 대략의 출근시간만을 확인할 수 있도록 되어 있을 뿐이어서, 이를 원고들의 구체적인 근태자료로 삼기에는 한계가 있는 점, ② 나아가 피고 회사측에서 위와 같이 확인된 근태내역을 원고들에 대한 계약유지 등의 조건으로 삼았다는 등의 사정을 발견할 수 없는 점(원고들 스스로도 ‘피고 회사측에서 여하한 명목으로든 직접 계약갱신을 거부한 적은 없었다’는 점을 인정한 바 있다)에 비추어 보면, 피고 회사가 출근부를 통해 원고들의 출근 여부를 확인하였다는 점만으로는 사용종속성의 징표로서 원고들에 대한 ‘지휘․감독’이 존재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다.
한편 피고 회사가 근무연수 등을 감안하여 원고들에게 이사, 국장, 부장 등의 직위를 차등적으로 부여한 사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해당 직위에 따라 영업수수료율 등 보수지급의 조건이나 원고들이 수행하는 광고중개업무의 내용이 달라진다는 점을 발견할 수 없는 이상, 위와 같은 직위의 부여를 원고들에 대한 실질적인 승진 내지 인사발령 조치로 볼 수 없고, 나아가 사용종속성과 연관된 유의미한 관리․감독 행위의 일환으로 평가하기도 어렵다.
그 밖에 피고 회사가, ① 원고 B 등 광고중개업무 담당자들 중 일부에게 재직증명서를 발급하여 주었다거나, ② 소속 정규직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원고들에게 휴가비 내지 명절보조금 등을 정기적으로 지급하였다는 앞서 본 사정 또한 원고들의 사용종속성 등을 단정할 징표라고 보기 어렵다. 즉, ① 재직증명서의 경우, 공공기관과의 광고계약을 중개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급되었거나, 광고중개업무 담당자들로 하여금 금융기관으로부터 용이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편의적인 목적으로 발급되었을 여지를 배제할 수 없고, ② 휴가비 등의 정기지급의 경우, 위임관계하에서도 약정여하에 따라 충분히 같은 내용을 상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무수행상 전속성의 부존재
원고들이 피고 회사를 위해 광고중개업무를 수행하는 가운데서도, 다른 업체와의 광고계약 역시 중개할 수 있었던 것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에 따르면,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 전속되어 오로지 위 회사의 이익만을 위해 업무를 수행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과 계산에 따라 업무의 외형과 규모를 자율적으로 확대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원고들은, ‘피고 회사가 2006. 1. 1.부터 2008. 1. 31.까지 지하철 J호선 광고매체 확보에 실패하는 등 원고들의 수익이 현저히 감소할 것이 예상되고, 특히 2008년 이후 지하철 광고수주 등의 감소로 영업환경이 열악해짐에 따라, 원고들의 이직을 막기 위해 부득이 다른 업체와의 거래를 허용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 회사가 2008. 2.경부터 2010. 12.경까지는 지하철 J호선의 광고대행을 다시 수주받았음은 원고들도 인정하는 바이고, 앞서 본 원고 A 등의 다른 업체 광고계약 중개시기가 위 광고대행 수주 시기와 겹친다는 점에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나아가 영업부진이 발생한 경우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보수의 삭감 내지 인원감축 등을 통해 경영 합리화를 도모하는 통상의 기업운영 실례에 비추어 볼 때, 피고 회사의 위와 같은 조치는 이례적인 것으로서, 오히려 피고 회사와의 관계에 있어 종속성이 아닌 원고들의 대등성을 나타내는 징표로 이해된다.
한편으로 원고들은, ‘광고매체의 특성상, 피고 회사의 허용하에 위 회사가 대행할 수 없는 광고를 다른 업체에게 연결시켜 준 것이다’라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통상의 근로관계하에서라면, 피고 회사로서는 원고들로 하여금 다른 업체를 위해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용인하지 아니하고, 피고 회사가 대행할 수 있는 광고의 수주 내지 중개업무에만 전념토록 강제할 것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위 주장 또한 받아들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전제하에 피고 회사를 상대로 퇴직금지급을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마용주(재판장) 김나나 성준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