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C'으로 알려진 치킨 프랜차이즈 회사인 주식회사 D의 지주회사이다. 피고는 원활한 자금조달 등을 위하여 캐피탈 회사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었다.
피고는 캐피탈 회사의 설립 완료업무와 그 회사가 설립되었을 때 대표이사직을 수행할 인재를 찾던 중 2014. 8. 4. 원고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임원위촉계약'(이하 이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같은 날 피고에게 주식회사 B 그룹의 임원에 취임함을 승낙한다는 내용의 취임승낙서를 제출하였다.
피고의 2014. 9. 17.자 인사발령으로 원고는 피고 회사 그룹의 부사장 직급으로서 새로 설립될 이 사건 캐피탈 회사의 대표이사 직책으로 위촉되었고, F 부장과 G 대리가 이 사건 캐피탈회사의 팀원으로 되었다.
원고는 아래와 같이 피고로부터 해임되기 전까지 캐피탈 설립 실행계획 및 조직구성안의 구체화 작업 등 이 사건 캐피탈 회사 설립을 위해 필요한 사무와 피고 회사의 H 사옥 매입업무와 관련한 TFT 구성 및 추진방안 등을 수립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업무 역량 부재로 이 사건 캐피탈 회사 설립이 지연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계약 제3조 제4항, 임원의 임면 및 처우에 관한 규정 제20조 제8호(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해임이 결정된 경우) 규정을 근거로 2014. 10. 31.자로 원고를 해임하였다. 현재 이 사건 캐피탈 회사의 설립절차는 중단되었다.
원고는 위 해임 전까지 피고회사로부터 임원급 월급에 해당하는 총 25,377,407원과 독립된 사무실 공간, 제네시스 승용차 등을 제공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1, 3, 4,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요지
이 사건 계약은 근로계약으로 원고는 피고 대표자로부터 지휘, 감독을 받아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피고가 아무런 이유 없이 원고를 부당해고하고, 그 해고절차에 있어서도 인사위원회를 소집하여 원고에게 소명할 기회를 주어야 함에도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 기간 종료일까지의 급여총액 중 미지급된 급여 상당액 9,230만 원을 손해배상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계약이 임원위촉계약으로 위임계약의 성질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를 임의로 해임할 수 없고, 해임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만 해임할 수 있는데, 피고는 원고의 해임을 위한 "주주총회 및 이사회의 해임결의"도 개최하지 않았고, 원고에게 소명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 가사 정당한 주주총회와 이사회결의가 있었다고 하더라고 상법 제385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원고의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또한 이 사건 계약은 기간을 1년으로 정하였고, 원고가 새로 설립될 이 사건 캐피탈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기로 한 것으로 수임인인 원고의 이익도 목적으로 하므로 피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와의 위임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 그런데 피고가 정당한 이유가 없이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잔여 임금액 상당액을 손해배상으로 지급하여야 한다.
이 사건 계약 제8조 제1항은 "원고는 피고의 동의 없이 본인이 임의로 사임함으로서 회사의 경영상의 중대한 손실이 발생한 경우 을은 발생한 손해액 전액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진다. "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의 반대해석에 따라 피고가 원고의 동의없이 원고를 임의로 해임한 이 사건의 경우에도 피고는 위 규정에 따라 원고가 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판단
이 사건 계약이 위임계약인지, 근로계약인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무엇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對償的)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3다7770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든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고의 영입동기와 직책, 업무수행의 독자성, 이 사건 계약의 내용 등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참작하면, 이 사건 계약은 이 사건 캐피탈 회사 설립업무 등에 관한 위임계약이고 원고는 그 설립업무 등을 위임받은 수임인의 지위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며, 원고가 건강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되었고, 피고로부터 퇴직금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이와 달리 볼 것이 아니다.
원고는 업무수행 기간 동안 피고 회사의 일반직원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복무규정,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원고는 금융 또는 캐피탈 전문가로서 피고에게 영입되어 이 사건 캐피탈 회사의 대표이사로 위촉되었다.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원고의 업무는 이 사건 캐피탈 회사의 경영총괄이었으며, 원고는 이 사건 캐피탈 회사 설립을 위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원고의 구상에 따라 주요 업무분장이나 전체 사업계획 및 조직구성도를 수립하였는바, 위와 같은 업무의 성격이나 내용에 비추어 피고 회사의 대표로부터 구체적 지휘나 감독을 받을 만한 일이 아니었다.
증인 1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캐피탈 사업을 독립적, 자율적으로 추진하되 그 결과를 피고 회사의 대표에게 보고하고, 일부 지침을 받았다는 것으로, 위와 같이 지침을 받았다는 점만으로는 원고가 피고 회사의 대표로부터 지휘, 감독을 받아 종속적 지위에서 그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피고 회사의 사옥이전 업무에 관여하기는 하였으나, 위 업무도 원고가 금융전문가로서 그 소요자금 조달방안을 수립하기 위하여 참여한 것이고, 원고가 위 업무관련 TFT의 인적구성과 업무분장을 정하였다.
원고는 별도의 집무실을 제공받는 등 부사장 직급의 대우를 받았고, 이 사건 계약 제5조는 원고의 근무시간을 오전 10:00부터 19:00로 정하면서도 자유재량근무를 허용하고 있다.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기준법 등의 적용을 배제하고 민법 제680조 이하의 위임규정에 따라 체결하는 것으로 정하였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계약이 근로계약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피고의 위임계약 해지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여부
관련 법리
위임계약의 각 당사자는 민법 제689조 제1항에 따라 특별한 이유 없이도 언제든지 위임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따라서 위임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타방 당사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위임계약을 해지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으나 실제로는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계약 해지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사표시에는 민법 제689조 제1항에 따른 임의해지로서의 효력이 인정된다. 민법상의 위임계약은 유상계약이든 무상계약이든 당사자 쌍방의 특별한 대인적 신뢰관계를 기초로 하는 위임계약의 본질상 각 당사자는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고 그로 말미암아 상대방이 손해를 입는 일이 있어도 그것을 배상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다만 상대방이 불리한 시기에 해지한 때에는 해지가 부득이한 사유에 의한 것이 아닌 한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나, 배상의 범위는 위임이 해지되었다는 사실로부터 생기는 손해가 아니라 적당한 시기에 해지되었더라면 입지 아니하였을 손해에 한한다.
그리고 수임인이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던 중 사무처리를 완료하지 못한 상태에서 위임계약을 해지함으로써 위임인이 사무처리의 완료에 따른 성과를 이전받거나 이익을 얻지 못하게 되더라도, 별도로 특약을 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임계약에서는 시기를 불문하고 사무처리 완료 전에 계약이 해지되면 당연히 위임인이 사무처리의 완료에 따른 성과를 이전받거나 이익을 얻지 못하는 것으로 계약 당시에 예정되어 있으므로, 수임인이 사무처리를 완료하기 전에 위임계약을 해지한 것만으로 위임인에게 불리한 시기에 해지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91. 4. 9. 선고 90다18968 판결, 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2다71411 판결 등 참조)
원고에 대한 해임의 적법성 여부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14. 10. 29. 이사회 및 같은 해 10. 30. 주주총회를 각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해임안을 가결하고, 위 각 결의당시 피고 대표이사 J이 출석한 것으로 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한편, 이 법원의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J은 2014. 10. 29. 중국으로 출국하여 같은 해 11. 1. 한국으로 입국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이 J은 위 각 결의 당시 출국했던 상황이었으므로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이사회 및 주주총회를 적법하게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해임결의을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 제3조 제4항, 임원의 임면 및 처우에 관한 규정 제20조 제8호에 정한 해임사유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위임계약은 계약 해지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라도 위임계약의 각 당사자는 민법 제689조 제1항 규정에 따라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임은 민법 제689조 제1항에 따른 임의해지로서의 효력을 인정할 수 있다(원고는 피고가 이사회 결의 등을 거치지 않아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임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도 주장하나, 이사회 결의 등은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해임사유에 해당하고, 피고가 원고와의 위임계약을 임의해지함에 있어 그와 같은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볼 증거는 없다).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임이 부적법하다는 취지의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여부
상법 제385조 제1항의 적용 여부
상법 제385조 제1항은 주주총회의 특별결의에 의하여 언제든지 이사를 해임할 수 있게 하는 한편, 임기가 정하여진 이사가 그 임기 전에 정당한 이유 없이 해임당한 경우에는 회사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주주의 회사에 대한 지배권 확보와 경영자 지위의 안정이라는 주주와 이사의 이익을 조화시키려는 규정이다. 위 상법 규정은 주식회사의 이사가 주주총회의 특별결의에 의하여 그 임기 전에 해임된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는 규정으로,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부사장 직급의 대우를 받았을 뿐, 피고 회사의 주주총회 결의에 의하여 피고 회사의 이사로 선임된 것은 아니므로, 위 규정에 따라 원고에게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임의해지에 따른 피고의 손해배상책임발생 여부
신뢰관계를 기초로 하는 위임계약의 본질상 계약의 해지로 인해 상대방이 손해를 입는 일이 있어도 그것을 배상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민법 제689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상대방이 불리한 시기에 해지한 때에는 해지가 부득이한 사유에 의한 것이 아닌 한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위임계약이 수임인인 원고의 이익의 이익도 목적으로 하는 위임계약으로서 원고가 불리한 시기에 해지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계약이 기간 1년으로 정한 유상위임계약이고, 원고가 새로 설립될 이 사건 캐피탈 회사의 대표이사로 위촉되었으며, 그 설립시까지 원고가 이 사건 캐피탈 회사 설립업무를 수행하기로 한 점은 앞서 본바와 같다. 그러나, 단순히 기간 1년의 유상위임계약이라는 점만으로는 이 사건 계약이 원고의 이익도 목적으로 하는 계약이라고 보기에는 부족하고, 또한 원고가 이 사건 캐피탈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기로 하였다는 점은 원고가 이 사건 계약으로 위임받은 이 사건 캐피탈 회사 설립업무를 완료함으로써 얻게 되는 이익으로서, 피고가 계약기간 완료 전에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함으로써 원고가 궁극적으로 이 사건 캐피탈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지 못하게 되었더라도 이는 위임계약의 임의해지권에 행사에 따른 효과로서 이 사건 계약 당시에 이미 예정되어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의 이 사건 캐피탈 회사 설립에 관한 사무처리를 완료하기 전 또는 기간만료 전에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한 것만으로는 원고에게 불리한 시기에 해지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가 부득이한 사유 없이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한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원고가 불리한 시기에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가 위 민법규정에 따른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계약 제8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발생여부
이 사건 계약 제8조 제1항은 원고가 피고의 동의 없이 임의로 사임하였을 경우에 적용되는 규정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계약을 임의해지하였다고 하여 위 규정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손해배상의 범위에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문혜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