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1966. 12. 20. 서울시 중구 C에 D호텔을 개관한 이래, 상시 근로자 약 290여 명을 고용하여 호텔업을 영위하고 있는 법인이다. 원고는 1991. 1.경 피고에 입사하여 주로 D호텔 경리팀 내지 경리과에 소속되어 근무해오던 자로서, 2009년경부터는 후불업무를 담당하였다.
이 사건 전보처분의 경위
피고는 D호텔의 객실공사로 2013. 3.말경 객실이 313실에서 333실로 늘어나 객실 관련 업무에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게 된 상황에서, 외국관광객 감소로 적자가 늘어나는 등 경영상황이 악화된 점, 노동조합과 체결한 고용안정협약 등을 고려하여 신규채용 대신 기존 근로자의 재배치를 통해 객실 분야의 인원을 보충하기로 하였다.
피고의 경리팀은 경리, 후불·출납, 검수, 전산 파트로 구분되고, 후불파트 업 무에는 여행사의 외상분을 후불로 추심하는 업무, 여행사 외에 기타 관계사 및 직원들의 외상분을 후불로 추심하는 업무, 그 외에 신용카드 관련 처리 업무가 포함된다. 2010년경 전산시스템이 도입되어 경리팀의 업무량이 줄었고, 그 중에서도 지속적으로 외상 거래 및 후불거래 건수 자체가 감소한 데다가 신용카드 업무도 전산화로 인해 업무량이 감소하게 됨으로써 특히 후불 파트의 업무량이 감소하였다.
피고는 호텔의 인원 배치 상황을 조사하여 잉여인력이 있다고 판단된 부서를 중심으로 전보 대상자를 선정한 결과, 경리팀의 후불업무를 담당하는 원고, 프런트업무를 하는 소외 E 주임, 시설기관업무를 하는 소외 F 과장이 선정되었다.
피고의 총무팀장인 소외 G(이하 '총무팀장'이라 한다)은 2013. 3. 12. 원고와 면담을 하면서 '객실파트의 인원이 부족한 상황이며, 경리팀의 인원이 여유가 있어 룸메이드 파트로 전보될 수 있다'는 내용을 설명하였다. 이에 원고는 '룸메이드 업무가 지금까지 수행해온 경리업무와는 전혀 업무연관성이 없으며, 현재 무릎관절염으로 진단받아 치료 중이기 때문에 건강상의 이유로 해당 직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총무팀장이 2013. 3. 14. 원고와 재차 면담을 한 후, 같은 날 오후 5시경 피고는 원고를 '룸메이드 파트'로 전보시키고(이하 '이 사건 전보처분'이라 한다), E 주임은 '객실정비파트'로, F 과장은 '세탁파트'로 전보하는 처분을 내렸다.
이 사건 전보처분 이후의 상황
경리팀의 다른 직원(H, I)이 원고가 담당하던 후불업무를 분담하게 되었고, 2013. 3. 15. 이후 원고의 업무용 컴퓨터가 철거되었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전보처분 이후에도 객실파트로 출근하지 않고 경리팀으로 출근하였다. 피고가 2013. 3. 19. 및 21. 원고에게 이 사건 전보처분에 따라 근무할 것과 경리팀의 업무인수인계를 지시하였으나, 원고는 업무인수인계만 하고, 같은 달 27. 피고에게 '상세불명의 반달연골의 찢김, 상세불명의 무릎관절증'이라는 병명이 기재된 진 단서를 발급받아 제출하였을 뿐, 여전히 객실파트로 출근하지 않았다.
피고의 총무팀장은 2013. 3. 28. 원고와 면담을 실시하여 '원고의 건강상태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업무를 부여할 것이니 이 사건 전보처분에 따라 근무하라'고 설득하고, 같은 해 4. 1. 원고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업무지시서를 전달하는 한편 이후에도 총무팀장 및 객실부서장이 개별면담과 유선연락을 통해 수회에 걸쳐 위와 같은 내용을 재차 설명하면서 전보명령에 따를 것을 촉구하였다. 이어 피고는 같은 해 4. 18. 원고에게 신체에 전혀 무리가 가지 않는 식음료부의 오더테이크 업무(외식사업부 서울대병원 한식당에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대상으로 필요한 음식을 전화로 주문받고, 주문서를 작성하여 주방으로 전달하는 업무이며 조리된 음식을 장례식장으로 서빙하는 역할은 아님)를 제안하였으나 원고는 이마저도 거부하였다.
한편 원고는 2013. 4. 4.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전보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같은 해 5. 28.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한 데 이어 같은 해 9. 3. 원고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신청한 재심도 같은 이유로 기각되었다.
피고는 2013. 6. 3. 원고에게 '원고의 건강상태를 고려하여 무리가 되지 않는 직무를 부여할 예정이니 속히 담당 부서로 출근하라'는 업무지시서를 전달하고, 같은 해 7. 4. 총무팀장이 원고와 면담하여 위와 같은 의사를 재차 전달하면서 전보처분에 따를 것을 설득하고, 그후에도 수차례 업무지시서를 발송하여 전보 부서에 출근하라는 지시를 내렸으나, 원고는 이를 거부하면서 D호텔 앞에서 전보가 부당하다는 1인 시위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해고처분 통지
피고는 2013. 11. 11. 징계위원회를 열어 '① 이 사건 전보처분에 따른 근무를 거부하고 무단결근(2013. 3. 15.~3. 20., 3. 27.~ 현재)함으로써 회사의 근무규율과 제규정을위반, ② 회사의 업무지시를 현재까지 거부함으로써 회사의 근무규율과 제규정 등을 위반, ③ 유급휴가(연차 등)를 사용함에 있어 소정의 절차에 의하지 아니함으로써 회사 제규정을 위반, ④ 위와 같은 행위로 직장의 질서를 문란하게 함'을 이유로 원고에 대한 2013. 12. 13.자 징계면직을 의결하였고, 원고에게 이를 통보하였다.
관련규정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전보처분의 부당성
객실 파트 인원이 필요하였다 하더라도, 원고의 경력과 건강상태에 비춰볼 때 적합하지 않으므로 원고를 전보조치할 업무상 필요성이 없다.
원고의 무릎관절 이상으로 객실파트 업무를 수행하기 곤란하므로 이 사건 전보처분으로 인한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이 크고, 이 사건 전보조치는 피고가 안전배려의무 및 산업안전보건법의 조치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원고의 건강권을 침해한 것이다.
피고는 원고가 전보대상자가 된 이유에 대한 실질적 설명과 전보에 필요한 정보를 주지 않았고, 면담때 밝힌 원고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으며, 전보에 관하여 원고와 충분히 협의하여야 함에도, 최초 면담 후 48시간만에 갑작스러운 전보조치를 강행함으로써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
이 사건 해고의 부당성
이 사건 전보처분은 부당하고, 해고를 유도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으므로, 그에 따르지 않은 원고의 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원고에게 일부 잘못이 있더라도 징계면직은 인사권남용으로 무효이다.
판단
이 사건 전보처분의 정당성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고,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며,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하고,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리고 전보처분 등을 할 때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가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할 수 없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3다9475 판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담당하던 사무직에서 현장직의 메이드 업무를 하게 됨으로써 육체적으로 강도가 높은 근무를 하게 된다는 점에서 생활상 불이익을 입게 되고, 이 사건 전보처분시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지 않고 협의를 하였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에 의하면, 이 사건 전보처분은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
피고의 호텔객실 수가 증가함으로써 객실 관련 업무를 담당할 인원이 추가로 필요하게 되었고, 피고가 처한 상황상 조직 내에서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었다(이 부분은 원고 역시 명시적으로 다투지 않고 있다). 피고 직원들의 경우 채용시 사무직과 현장직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사무직과 현장직에 구속됨이 없이 사무직과 현장직 사이의 보직 변경이 흔히 이뤄져 왔으며, 원고 역시 주로 사무직 근무를 하여 왔으나 근로계약시 사무직 및 경리업무로만 근무내용이 특정되어 있지는 않았으므로, 경리팀에서 객실파트로의 전보가 이례적이라거나 허용되지 않는 것이라 할 수 없다.
전보대상 인원을 선택할 때, 종전과 같이 계속되어야 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자와 해당 업무량이 적어 독자적인 담당자를 따로 둘 필요가 없는 업무의 담당자 사이에서 후자를 전보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합리성이 있다고 보인다. 또 피고는 객실파트 업무에 가장 적합한 자를 선정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효율적인 인력 운영을 위해 잉여인력을 찾게 된 것이므로 객실파트 업무의 적합성 여부가 전보대상자 선정에 중요한 요소는 아니었다. 당시 원고의 건강상태로 룸메이드 업무를 수행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전보처분 당시 이를 알았다고 보이지 아니하는 터에(원고는 2008년경 무릎질환으로 병가를 4주 사용한 이후 이 사건 전보처분 무렵까지 약 5년 동안 업무에 지장 없이 근무를 하여 왔고, 원고의 건강상태에 대해 피고에 고지하거나 다른 직원들에게 알린 바가 없었으며, 육안으로 원고의 무릎질환 정도를 알 수 있는 상태도 아니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단지 5년 전 병가를 낸 이력만으로 피고의 인사담당자가 원고의 건강상태를 잘 알고 있었다고 할 수는 없다), 원고의 건강상태가 룸메이드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정도라고 단정할 수도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의 건강상태를 미리 알았더라면 원고가 전보대상자에서 당연히 제외되었을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위와 같은 사무직에서 현장직으로의 변경으로 인한 생활상 불이익은 통상 예측할 수 있는 것이고, 그와 같은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설령 원고의 건강상태로 인하여 객실파트의 룸메이드 업무에서 오는 생활상 불이익이 크다 하더라도, 적어도 원고의 건강상태로도 가능한 업무(예를 들어 오더테이크 업무)는 그 생활상 불이익을 통상 예측할 수 있고, 근로자로서 감수해야 할 정도의 불이익이라 할 것임에도 이마저도 거부하였다는 점에서 이 사건 전보처분을 무효로 보기는 어렵다.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이 사건 전보처분 전에 원고에게 전보의 필요성 등을 알리면서 면담을 하였고, 피고가 이 사건 전보처분 이후 원고의 건강상태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를 확인한 후에는 적극적으로 원고의 건강상태를 고려하여 업무를 선택하여 부여하겠다고 말하고 실제로도 원고에 맞는 업무를 선정하고 제시하는 등 전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을 생활상 불이익을 줄이려는 노력을 한 점에 비추어 볼 때(이와 같은 점에서 이 사건 전보처분이 피고가 근로자의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한 것이라 할 수 없고, 전보처분만으로 원고의 건강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주장도 이유 없다), 신의칙상 전보처분에 필요한 협의절차를 준수하지 못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전보처분은 정당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나머지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
전보명령이 무효가 아니라면 근로자로서는 이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고, 전직처분의 정당성에 다소 의문을 품는다 하더라도 이에 항의하는 수단 역시 적정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4. 5. 10. 선고 93다47677 판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전보처분은 정당하므로 원고로서는 이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 한편 갑 제31, 32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전보처분을 해고를 유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비록 원고가 이 사건 전보처분의 정당성에 의문을 품었다 하더라도 취업규칙상 정해진 사전허가나 사후승인을 받지도 않은채 전보 부서에 7개월간 계속 출근하지 아니한 것은 그동안 종전의 부서로 출근한 적이 있다 하더라도 무단결근에 해당하고 항의의 수단으로서는 너무 지나쳐 적정하지 못하므로, 취업규칙 제12조 제2, 3, 9호, 제88조 제1, 2, 16, 18호 및 상벌규정 제19조 2) 가, 나, 3) 나, 다, 라, 자, 5), 6), 단체협약 제28조 제1호, 2호의 1), 2), 3호의 2), 3), 4), 9), 5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그리고무단결근의 기간, 피고가 지속적으로 원고에게 전보명령에 응할 것을 권유하는 등 원고의 복귀를 위해 노력을 기울인 반면, 원고는 처음부터 일관된 주장만을 고수하였고, 노동위원회의 판정으로 일응 전보명령이 부당하지 않다는 판단을 받은 후에도 여전히 무단결근을 계속하면서 피고의 어떠한 업무배정에도 응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였던 점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행위는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나머지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마용주(재판장) 김나나 성준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