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D에 있는 주식회사 E의 실제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9명을 사용하여 건설업을 경영하여 온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11. 10. 26.경부터 2013. 7. 10.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F의 임금 35,577,453원 및 퇴직금 4,211,854원을 당사자간의 지급기일에 관한 연장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피고인은, F이 사업파트너로서 투자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로 근무하다가 이후 영업수주 금액에 대한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위임계약을 체결하였을 뿐이므로,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F은 피고인으로부터 투자 제의를 받은 상태에서 영업 수주에 따른 수당을 받기로 하였을 뿐이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없고, 설령 종속적인 관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영업수주에 따른 일정한 수당을 지급받기로 한 근로자이었다고 보일 뿐이고, 영업 수주에 따른 수당은 모두 지급받았다. 따라서 검찰이 제출한 모든 증거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 근로계약서(수사기록 22쪽)가 있으나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근로계약서가 진정하게 작성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
F은 2012. 4. 내지 5.경 G으로부터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라는 제의를 받아 작성하게 되었고, 피고인에게 F, G, H 등 3명의 근로계약서를 동시에 제출하여 피고인으로부터 결재를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한다. 그러나 F에 관한 근로계약서는 H, G의 근로계약서 기재 형식과는 달리 기본 양식 외의 부분이 모두 F의 자필로 기재되어 있다.
이에 대하여 F은 H에게 자신의 근로계약서를 타이핑해 달라고 요구하였으나 바쁘다는 이유로 H로부터 자필로 작성하라는 말을 듣고 자필로 작성하였고, 회사 직인이 안 찍힌 상태에서 H에게 교부하였다고 진술한다. 그러나 컴퓨터 워드프로세서에 의한 근로계약서의 작성이 어렵지 않음에도 경리과장 H가 같은 시기에 결재를 받으면서 전무 직급인 F에게 자필로 작성할 것을 요구한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또한, H는 F이 완성된 근로계약서를 자신에게 보관하라고 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바, 작성 경위에 관한 F의 진술과도 배치된다.
위 근로계약서의 임금 지급일은 매월 '10일'로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E의 2012. 5.경 임금 지급일은 매월 '5일'이었고, 2012. 8.경 매월 '10일'로 변경되었다. 한편, G 및 H의 근로계약서 상 임금지급일은 매월 '5일'로 기재되어 있다.
F은 근로계약서 원본 2부를 작성한 후 자신이 보관 중인 근로계약서 원본 1부를 노동청에 제출하였다고 진술하나 수사기록상 F은 E에서 보관 중이었던 근로계약서 사본을 제출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원본은 제출되어 있지 않다.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F의 진술은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계약서의 작성 시기 및 경위에 대한 F의 진술은 H 등의 진술과 어긋나고, 임금지급일의 기재가 객관적 사실과 배치된다.
F은 근무 중 회사가 어려워 임금의 반만 받겠다고 하여 100만 원씩 7번을 받았다
고 진술한다. 그러나 2012. 7.경부터 F의 임금이 250만 원으로 인상된 것으로 산정하여 보험료 및 근로소득세가 납부되었음에도 F에게 실제 지급되는 금원이 변동되지 않았다.
E는 F의 근무기간 동안 다른 직원들에 대하여는 별다른 지체 없이 임금을 지급하였다. 이에 대하여 F은, E의 재정 상황이 어려워서 I 등 임원에 대해서는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고 진술한다. 그러나 부사장 I은 자신의 근무 기간 급여를 지체 없이 지급받았다고 진술한다.
F은 2012. 10. 10.경 E로부터 영업 수주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볼 수 있는 교통비및 법인 카드 사용 외에 아무런 금원을 지급받지 않았음에도 2013. 7. 10.경까지 근무하였다.
F의 주장에 의하면 상당한 기간 동안 임금 일부 또는 전부가 지급되지 않았음에도 근무기간 내에 피고인에게 체불하고 있던 임금의 지급을 요구하였다고 볼 증거는 없다(피고인이 2013. 4.경 F으로부터 뜬금없이 밀린 임금을 지불하여 달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진술하고 있을 뿐이다).
F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으로부터 E를 공동으로 운영하자는 제의를 받았으나 이를 거절하였다고 진술하면서도 '사업자가 경영을 독단적으로 하고 미수금이 계속 쌓여 본인이 굳이 투자할 이유가 없었다.'라고 진술하는 등 거절을 한 시기에 관하여 명확하게 진술하지 않았다. F은 이 법정에 이르러서 피고인과 E를 공동으로 경영할 생각도 있었으나 2012. 3.경 법인 통장의 수익과 지출 내용이 불분명하여 공동 경영을 포기하였고, 피고인에게 공동 경영을 포기한다는 의사를 밝힌 바는 없다고 진술한다.
피고인과의 동업 제의를 스스로 포기하였다고 한 2012. 3.경까지 E에는 피고인과 F 외에 근로자가 없는 상태였던 점, F은 대학 동문인 피고인으로부터 동업 제의를 받아"함께 할 마음도 있어 (급여 지급을) 특별히 요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수사기록 51쪽), F은 당시 스스로 일반 직장에 재입사하기에 쉽지 않은 나이였다고 진술하는 점을 더하여 보면, F이 입사 후 2012. 3.경까지 근로자로서 근무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럼에도 E는 2011. 11.경부터 F에 대한 건강보험, 고용보험, 국민연금 등에 가입하여 보험료와 근로소득세를 납부한 점, 명의상 대표이사로서 근무하지 않은 J에 대해서 각종 보험료와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F에 대한 보험료 및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였다고 하여 F을 근로자로 인정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F이 2012. 5.경 이전 영업수주 업무가 아닌 세무회계 업무, 직원 채용 업무 등을 일부 처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유로 F이 공동 경영의 의사를 가지고 업무를 분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일 뿐이다.
F이 제출한 2012. 5.경 이후 일부 지출결의서의 결재란에 F의 서명이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지출결의서의 일부는 부사장란에 F의 서명이 있거나 전무 결재란이 있음에도 부사장 결재란 아래 서명이 있는 점, 지출결의서의 대부분은 피고인이 F으로부터 급여를 지급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는 무렵인 2013. 3. 내지 4.경에 작성된 지출결의서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지출결의서의 F 서명은 사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설령 F이 위 지출결의서를 진정하게 서명하였다고 하더라도 F은 2012. 4.~5.경 G, H가 입사한 이후에는 영업 수주(거래처 개발 및 관리 포함) 업무만을 하였고, 세무관리 등 관리업무에 종사하지 않았다고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점(수사기록 48-49쪽), F은 법정에서 자신이 수주하였거나 수주를 추진 중인 공사와 관련하여 대부분 결재하였다고 진술한 점에 에 비추어 보면, 자신의 영업 수주와 관련없는 사항에 관하여 전무로서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그 외 회의록(수사기록 264-265쪽)은 회사의 공식적으로 작성된 서류가 아닌 것으로 보이고, 협력업체등록 안내 등은 F이 영업 수주를 위하여 작성한 서류로 보일 뿐이다.
H는 2012. 5. 21경부터 E의 경리를 담당하였는데, F이 영업 담당자로서 영업수주에 따른 2~2.5%의 수당을 지급받는 것으로 알고 있고, 급여가 정해져 있지 않아 지출결의서 자체에서 제외하였다고 진술한다. 또한, H는 F에게 지급한 700만 원에 관하여 피고인으로부터 'F도 먹고 살아야 하니 지급하라', '가불하는 것이니 나중에 이를 제외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한다.
I은 F이 영업 수주에 따른 인센티브를 받는 직원으로 근무하였고, 회사 직원들도 F이 자신이 수주한 업무만 관여하여 정식 직원이 아닌 인센티브를 받는 직원으로 생각하였으며, F이 출퇴근 시간, 근무 내용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 감독을 받지 않았다고 진술한다.
결론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유환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