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D빌딩 2층에 있는 주식회사 E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45명을 고용하여 소프트웨어개발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1. 11. 21.부터 2012. 11. 12.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F의 임금 1,520,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퇴직근로자 4명에 대한 임금 합계 8,520,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1. 11. 1.부터 2012. 11. 12.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G의 퇴직금 7,122,22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이 퇴직근로자 2명에 대한 퇴직금 합계 14,212,13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1도9077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면 아래 (1) 기재 각 사실 또는 사정을 인정할 수 있으나, 아래 (2) 기재 각 사실 또는 사정 역시 인정할 수 있는바, 이를 종합하여 보면, 아래 (1) 기재 각 사실 또는 사정만으로는 F, G, H, I(이하 통틀어 'F 등 4인'이라 한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와 같이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 주식회사 E(이하 'E'라 한다)는 디케이유엔씨 주식회사(이하 '디케이유엔씨'라 한다)로부터 J대 차세대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사업 용역 중 일부(이하 이 부분을 'J대 프로젝트'라 한다)를 하도급받았다. 그 후 E는 2011. 9. 1.경부터 2011. 12. 1.경까지 사이에 F 등 4인과 J대 프로젝트에 관하여 각 프로젝트 개발계약(이하 '이 사건 각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에 따라 J대학교 내 차세대 통합정보시스템 개발실에서 G은 입시·연구 프로그램 개발 파트의 PL(프로젝트 리더)로 근무하였고, F, H, I은 각 파트별 프로그램 개발자로 근무하였다.
E의 J대 프로젝트 현장대리인이자 공통 PL인 K은 매주 프로젝트 진행상황에 관하여 발주처인 J대학교 및 원청업체인 디케이유엔씨와 회의를 한 다음, 발주처의 요구사항이나 수정사항 등을 각 파트 PL에게 전달하였고, G 등 각 파트 PL은 이를 F, H, I 등과 같은 파트별 프로그램 개발자에게 다시 전달하여 그 지시대로 프로그램 개발업무를 수행하게 하였다.
F 등 4인은 J대 프로젝트 진행 중 현장에 비치된 출근부에 출·퇴근 시간을 기록하고 J대학교 내에 마련된 개발실에서 근무하는 등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 어느 정도 제한을 받았다.
F 등 4인이 J대 프로젝트 현장 근무 중 외출을 하거나 휴가를 갈 때는 미리 E의 현장대리인에게 일정을 보고하였다.
F 등 4인은 매월 일정한 금액을 월급 형식으로 지급받았다. 또, E는 2012. 8. 16.부터 2012. 9. 16.까지 F 등 4인에 대하여 4대 보험(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을 가입해주었다.
○ K이 F 등 4인의 업무진행 과정 일부를 지휘·감독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E가 발주처인 J대학교나 원청업체인 디케이유엔씨로부터 지시받은 개발일정 및 업무내용을 전달하고 그 진행 경과 및 완성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서, 시스템 개발 용역을 수행함에 있어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
F 등 4인이 현장에 비치된 E의 출근부에 출·퇴근 시간을 기록한 것은 2012. 10. 26.경부터이고, 그 전까지는 원청업체인 디케이유엔씨 측이 J대 프로젝트 진행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마련한 출근부에 출근 여부만을 기록하였다. 또한, F 등 4인이 J대학교 내 개발실에서 근무하고 외출, 휴가 일정을 E 현장대리인에게 보고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J대 프로젝트의 업무특성상 발주처인 J대학교의 서버에 접속 가능한 J대학교 내에서 업무가 진행되어야 하고, 업무진행에 협업이 필요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F 등 4인이 매월 일정액을 월급 형식으로 받은 것은 이 사건 각 계약에서 보수의 지급시기를 매월 10일로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E가 F 등 4인에 대하여 2012. 8. 16.부터 한 달간 4대 보험을 가입해준 것은 건양대학교에 프로젝트 수주 제안서를 제출할 때 F 등 4인이 정식 직원인 것처럼 기재하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가입해준 것이다. E는 F 등 4인의 나머지 근무기간에 대해서는 이들을 4대 보험에 가입해 준 적이 없고, F 등 4인도 E에 4대 보험 가입을 요청한 바 없다.
E는 F 등 4인에 대하여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을 적용하거나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한 바 없고, 오히려 F 등 4인은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다. 또한 F 등 4인은 J대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 각자의 개인 컴퓨터를 사용하였고, 식대, 교통비 등도 각자가 부담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F 등 4인이 근로기준법 상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박소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