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5. 21. 선고 2014고정2572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D빌딩 2층에서 '주식회사 E'라는 상호로 상시 근로자 45명을 고용하여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를 경영한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12. 11. 28.경부터 2013. 1. 12. 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F에 대한 2012. 12. 임금 6,000,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총 5명의 임금 합계 28,045,161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 사실은 인정된다.

(1)

주식회사 E는 2011. 8. 24. 디케이유엔씨 주식회사로부터 G대학교 차세대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사업 용역 중 일부(이하 'G대 프로젝트'라 한다)를 하도급받은 다음, 2011. 9. 26.부터 2012. 2. 1.까지 사이에 F, 주식회사 예스정보기술, 주식회사 리퓨터, H, I과 G대 프로젝트에 관한 각 개발계약을 체결하였고, 주식회사 예스정보기술은 J 등 3인을, 주식회사 리퓨터는 K을 위 프로젝트에 각 투입하였다.

(2)

주식회사 E는 2012. 7. 2.부터 2012. 8. 1.까지 사이에 F, 주식회사 예스정보기술, H, I과 위 각 계약을 2012. 12. 31.까지로 연장하는 내용의 각 연장계약을 체결하였고, 2012. 7. 1. K과 계약기간을 2012. 12. 31.까지로 정하여 G대 프로젝트에 관한 개발계약(이하 위 계약들을 통틀어 '이 사건 각 계약'이라 한다)을 새로 체결하였다.

(3)

이후, G대 프로젝트 관련 하도급계약이 해지되자, 주식회사 E는 F, J, K, H, I(이하 'F 등 5인'이라 한다)에게 당시 주식회사 에스케이씨앤씨로부터 하도급받아 진행 중이던 L대학교 차세대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사업 중 일부(이하 'L대 프로젝트'라고 한다)에 합류할 것을 요청하였고, 이에 F 등 5인은 별지 범죄일람표 입사일 란 각 기재일부터 L대학교 현장에 마련된 사무실에 출근하여 L대 프로젝트 관련 업무를 수행하였다.

(4)

F 등 5인은 L대 프로젝트 진행 중 사무실에 비치된 출근부에 출·퇴근 시간을 기록하고, 외출·휴가 일정을 주식회사 E 측에 보고하였으며, 주식회사 E로부터 매월 일정한 금액을 월급 형식으로 지급받았고, 위 회사로부터 일부 식대 및 비품을 지원받기도 하였다.

(5)

한편, F은 2012. 11. 29. 주식회사 E로부터 L대 프로젝트 개발 업무 총괄 담당 현장관리자로 임명되어 위 업무를 총괄하였다.

나.

그러나, 이 사건 증거들에 기록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F 등 5인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1)

이 사건 각 계약 일반조건 제1조 제1항에서 정한 계약의 목적, 위 각 계약에 계약이행보증, 지체상금 등 도급 관련 조항들이 포함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각 계약을 통상적인 근로계약으로 볼 수 없다.

(2)

F 등 5인이 L대학교 내 사무실로 출근하여 함께 근무하고, 외출·휴가 일정을 보고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L대 프로젝트의 업무 특성상 위 대학교 서버에의 접속이 가능한 위 대학교 내에서 업무가 진행될 것이 요구되고, 그 업무 진행에 협업이 필요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3)

F 등 5인에게 출근부에 출·퇴근 시간을 기록하게 한 것은 프로그램 개발 업무의 전체적인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그 진행을 독려하기 위한 차원에서 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4)

주식회사 E가 F 등 5인에게 매월 일정액을 월급 형식으로 지급한 것은 이 사건 각 계약에서 용역대금의 지급시기를 매월 10일로 정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이고, 위 회사가 일부 식대 및 비품을 지원하였다는 것만으로 F 등 5인이 위 회사에 고용된 근로자라고 인정할 수는 없다.

(5)

주식회사 E가 F을 L대 프로젝트 현장관리자로 임명하여 J, K, H, I의 업무진행 과정 일부를 지휘·감독하게 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F을 위 회사의 직원으로 고용하여 J 등을 지휘·감독하게 한 것이 아니라 정보시스템 개발자들 중 F으로 하여금 관련 업무를 총괄하게 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는 위 회사가 F을 통해 개발자들에게 발주처인 L대학교나 원청업체인 주식회사 에스케이씨앤씨로부터 지시받은 개발일정 및 업무 내용을 전달하고 그 프로젝트 진행 경과 및 완성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서, 시스템 개발 용역 수행에 있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할 것이다.

(6)

한편, 주식회사 E가 F 등 5인에게 위 회사의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을 적용하였다거나,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건강보험·국민연금·고용보험·산업재해보상보험 등에 가입시켜 주었다는 것에 대한 증거도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되, 피고인이 선고기일에 불출석하여 피고인의 동의를 받을 수 없어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공시 취지의 선고는 하지 아니한다.

판사 박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