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의 주장
사실오인
피고인은 피해자 I의 제안에 따라 주식회사 문화방송(이하 '문화방송')을 통해 '전국다이어트 경연대회' 방송을 하는 사업을 실제로 추진하였고,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3억 6,000만 원을 받아 위 사업 비용으로 지출하였다. 그리고 원심 판시 각 문서는 문화방송과의 섭외 역할을 담당하기로 한 Q 프로듀서가 각 작성 명의인의 인장이 날인되어 있는 등 상태로 가지고 온 것으로 피고인은 위 문서들이 진정하게 작성된 것으로 믿고 이를 피해자에게 제시하였는바, Q은 검사의 주장과 같이 허무인이 아니라 실재하는 사람이고, 피고인은 원심 판시와 같은 문서를 위조하거나 피해자를 기망한 적이 없으며, 편취 범의도 없었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징역 2년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위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적용되는 법리
사기죄의 실행행위로서의 기망은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
그리고 피고인이 편취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편취 범의 유무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판단
피고인은, 원심 판시 각 문서가 진정하게 작성된 것이 아님은 인정하면서, Q이라는 프로듀서가 작성 명의인의 인장이 날인되어 있는 등 상태로 가져와서 자신은 위 문서들이 진정하게 작성된 것으로 믿었고, 피해자로부터 받은 3억 6,000만 원 중 2억 8,300만 원 가량은 Q이 사업 진행을 위해 현금으로 받아간 후 연락이 끊겨 자신도 Q에게 사기를 당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 진술하고 있다.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추진하였던 '전국다이어트 경연대회'(이하 '이 사건 경연대회') 사업과 관련하여 남성 프로듀서(이하 'Q')가 관여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위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그가 원심 판시 각 문서를 위조하였고 이 사건 금원 중 2억 8,300만 원에 이르는 돈을 현금으로 받아갔다는 피고인의 진술은 믿기 어렵고, 원심 판시 각 문서는 피고인이 위조한 것으로 인정되며, 피고인은 문화방송을 통해 이 사건 경연대회를 방송하게 하는 사업이 이루어질 수 없고 피해자의 투자 철회시 약정한 조건에 따라 투자금을 반환해 줄 수 없음을 알고 있으면서 피해자에게 위와 같이 위조된 문서들과 투자금 반환에 관한 확인서를 제시하고 그를 기망하여 원심 판시와 같이 합계 3억 6,000만 원을 받아 편취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다이어트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는바, 피해자가 먼저 피고인에게 위 제품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하여 그에 관한 방송을 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당시 피고인은 이 사건 경연대회가 아닌 다른 사업의 비용을 투자받기 위하여 피해자를 소개받아 그로부터 이미 수 천만 원을 받은 상태였는바, 피고인은 피해자의 위 제안에 대하여 문화방송을 통한 다이어트 경연대회 방송을 추진해 보겠다고 하면서 약 10억 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하였는데(협찬금액이 11억 원으로 기재된 약정서도 있다. 증거기록 65면), 피해자가 그러한 큰 금액은 부담하기 어렵다고 하자 문화방송 대표이사, 국장 명의로 작성되고 인장이 날인된 원심 판시 약정서, 영상저작물외주계약서, 편성의향서(이하 '이 사건 약정서 등')를 가지고 와 보여주면서 10억 원의 일부라도 투자할 것을 권유하였고, 이에 피해자가 소유 부동산을 담보로 3억 원을 대출받는 등의 방법으로 원심 판시와 같이 합계 3억 6,000만 원을 피고인에게 교부하게 되었다.
이 사건 약정서 등은 문화방송 대표이사, 국장 등 공신력 있는 사람들 명의로 작성된 것으로, 피해자가 위와 같이 상당한 액수에 이르는 금원을 교부하기로 결정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이 사건 약정서 등은 위와 같이 피고인이 소지하면서 피해자에게 상당한 금액의 투자를 권유하는데 사용된 것 외에는 다른 용도로 사용되었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고, 그 작성에 피고인과 피고인이 주장하는 Q 외에 다른 사람이 관여하였다거나 관여할 만한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
피해자는 위 3억 6,000만 원을 교부한 후 피고인으로부터 추가 투자금 지급을 요구받자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공식 문서를 요구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원심 판시 문화방송 명의의 '방송프로그램 협찬 및 후원관련' 문서 10장을 가지고 와 피고인에게 보여주었다(위 문서들은 대통령, 장관, 지방자체단체장, 대기업 대표이사 등을 수신인으로 하여 '2010. 1.부터 2010. 2. 사이에 방송될 이 사건 경연대회에 대하여 협찬 및 후원을 요청'하는 내용인데, 위 수신인들에게 발송된 바 없다).
그 후 피해자는 문화방송에 이 사건 약정서 등의 진위 여부를 문의했고, 위조된 것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받자 피고인에게 이 사건 금원을 반환을 요구하였는데, 피고인이 그 반환을 지체하자 2010. 2. 8.경 당시 문화방송 대표이사에게, '피고인이 말하기를 사장님이 이 사건 경연대회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어 처음으로 특별히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준 것이므로 100억 이상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하여 대출까지 받아 돈을 주었는데, 문화방송에 확인해 보니 그런 일이 없다고 하여 돈을 돌려달라고 하였으나 피고인이 광고대행사에 이미 돈을 지급하여 시간이 걸린다면서 반환을 미루고 있다. 2. 12.까지는 직원들 급여를 주어야 하므로 광고대행사에 압력을 넣어 피고인이 돈을 반환하도록 부탁드린다'는 취지의 내용증평 우편물을 보냈다.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도 위 내용증명 우편물 내용과 동일한 취지로, 피고인이 이 사건 약정서 등을 가지고 와 보여주면서 '문화방송 사장이 직접 직인을 찍는 계약서는 없는데 특별히 피고인을 믿고 찍어준 것이고, 100억 원 이상의 수입이 기대되며, 사장이 특별한 일이니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고 절대로 비밀로 해 달라고 당부하였다'고 말하였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다.
이 사건 경연대회 방송에 소요되는 비용은 수 억 원에 달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사업의 외주계약서와 약정서를 작성함에 있어서 계약 당사자인 문화방송과 사단법인 D(이하 'D')의 담당자들이 직접 만나거나 연락도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느 조직에도 속하지 않은 Q으로 하여금 각종 문서에 문화방송의 대표이사 등 날인을 받아오도록 하였다는 피고인의 진술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협찬 및 후원관련' 문서들에 관하여, Q 등 제3자가 그 작성에 관여하였다는 언급 없이 '작성할 권한은 없었지만 문화방송의 사후 승낙을 받을 생각으로 자신이 D 사무실에서 작성하여 같은 날 피해자에게 교부하였다'고 진술한 바 있다(증거기록 173면). 피고인은 그 후, 자신은 위 문서의 수신인 일부를 알려주었을 뿐 실제로는 Q이 작성한 것인데 이를 뭉뚱그려 잘못 진술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하였으나, 그 전후 진술에 비추어 볼 때 그와 같이 잘못 진술한 것이 아님이 명백하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문화방송 교양제작국장이었던 K를 믿고 이 사건 경연대회 방송을 추진하였는데 그가 퇴사한 상태로 위 사업을 함께 할 의사가 없다고 하고 피해자도 투자를 취소하겠다고 하여 이 사건 경연대회 사업을 중단하고 피해자의 투자금액을 책임지기로 하였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76면). 위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K와의 인적 관계를 이용하여 이 사건 경연대회 방송을 추진하려고 하였다는 것으로, Q에게 문화방송과의 섭외를 전적으로 담당하게 하였다는 취지의 주장, 진술과 부합하지 않는다.
피고인은, 그 진술에 의할 경우 자신에게 위조된 문서를 주고 3억 원에 가까운 돈을 편취하였다는 사람에 대하여, 사기를 당한 사실이 알려질 경우 자신이 속한 D의 이미지가 훼손된다는 이유로, 고소를 하거나 그를 찾아 책임을 추궁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한 바 없다(피해자의 고소 후 1년 가량 지난 2011. 9.경에야, Q이 중국을 왕래한다는 말을 듣고는 실명인지도 불분명한 이름을 가지고 지인을 통해 출입국조회를 해 보려고 하였다는 것뿐이다. 증거기록 391면).
또한 이 사건 경연대회 사업과 관련하여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각종 계약서 작성과 거액의 현금 전달 등 역할을 담당하였다는 사람인 Q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연락처조차 알지 못한다고 진술하고 있고(피고인이 별건으로 구속되기 전에도 사무실에 연락처가 있다고 하였다가 이를 찾을 수 없다고 하였다), 수사기관에 그를 실제로 특정할 수 있을 만한 구체적인 단서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수사기관은 피고인이 제공한 단서를 가지고 Q을 특정하려고 시도하였으나 그러한 사람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증거기록 408면).
이러한 행동은 위조된 문서에 의해 거액을 편취당한 사람의 것이라기보다는, Q이라는 사람이 특정되어 조사가 이루어질 경우 자신의 진술이 허위임이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한 사람의 행동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제시받은 이 사건 약정서 등에 관하여 문화방송에 확인한 결과 위조된 것임을 확인하고 피고인에게 이를 고지하면서 투자금의 반환을 요청하였고,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피해자에게 '비밀리에 추진해야 할 일을 왜 공개적으로 물어보았느냐'는 취지로 말하면서 투자금을 반환해 주기로 하였는바, 이 또한 피고인 주장과 같이 위 문서들이 진정한 것으로 알았다가 기망당한 사람의 행동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이 사건 약정서 등을 제시하면서 피해자에게 투자를 권유할 당시 '이 사건 경연대회로 인해 소요되는 비용에 대해 피해자가 철회를 할 경우 언제라도 손해 없이 상환함을 약속하고, 소요된 금액의 2배를 1개월 이내에 배상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도 작성해 주었다. 이러한 내용의 확인서도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이 사건 금원을 교부하기로 결정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은 당시 수 년 전부터 신용불량 상태에서 상당한 채무를 부담하고 있으면서 진행하고 있던 사업도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아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바, 위 확인서 내용과 같이 피해자가 요구할 경우 받은 금액의 2배인 7억여 원을 1개월 이내에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은 없었다.
피해자가 교부한 3억 6,000만 원 중 9,000만 원은 2억 2,500만 원이 교부된 같은 날인 2009. 9. 15. W에 대한 기존 차용금을 변제하기 위하여 사용되었고(증거기록 50, 244, 772, 774면.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자신이 W 명의 계좌를 사용하면서 현금화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으나, 위 증거에 비추어 믿기 어렵다), 35,900,000원은 피해자와 함께 별건 사업에 투자하였던 L에 대한 기존 투자금 반환 명목으로 지급되는 등 이 사건 경연대회 방송과 관계 없는 명목으로 사용되었다.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경연대회 방송을 위해 Q에게 2억 8,300만 원을 교부하였다는 피고인의 진술은 믿기 어렵고, 그 외에 피해자가 교부한 돈이 이 사건 경연대회 사업을 위하여 지출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문서를 위조하여 적극적으로 피해자를 기망한 점, 편취금액이 3억 6,000만 원에 달하는 점, 피해회복된 정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면서 잘못을 뉘우치고 있지 않은 점, 범행의 경위, 차용증을 작성해 주는 등 일부 반환책임은 인정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당시에는 근로기준법위반죄로 2회 벌금형을 받은 외에는 처벌받은 적이 없었던 점, 원심 판시 정치자금법위반죄 등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비교한 형평을 비롯하여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동규(재판장) 오영상 이기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