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피고인의 항소이유 요지
피고인은 근로자 E과 사이에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참작하여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내용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고,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에게 연장근로수당, 유급휴일 근로수당을 별도로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 요지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C빌딩 102호에 있는 'D'의 대표로 상시근로자 8명을 사용하여 일식집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2. 2. 3.부터 2012. 5. 7.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E에 대한 2012년 2월 연장근로수당 1,337,116원, 3월 연장근로수당 1,569,659원, 4월 연장근로수당 1,453,388원, 5월 연장근로수당 348,813원, 유급휴일근로수당(5.1근로자의 날) 135,000원의 금품 합계 4,843,976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 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근로자 E과 포괄임금제 약정을 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하여, 근로자 E의 근로형태와 내용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할 수 없고, 달리 적법하고 유효한 포괄임금제 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이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이러한 경우에 앞서 본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지를 따져, 포괄임금에 포함된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한다면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운영하는 일식당의 주방장으로 근무한 E은 피고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주 1회 휴일)로 정하고 이에 대하여 일정액의 월급여를 지급받기로 약정(이하 '이 사건 임금약정'이라 한다)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기록에 나타난 이 사건 임금약정의 체결 경위와 약정한 임금의 수준, 일식당의 영업 형태, E에 대한 구체적인 임금지급 내역과 임금지급 전후의 제반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약정은 E의 업무에 관하여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약정한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의 근로시간 한도 내에서의 법정수당을 포함하여 월급여액을 정한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약정에서 정한 월급여액에는 약정 근로시간 한도 내에서의 법정수당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렵지 아니한 이 사건에서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부분에 한하여 추가로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임금약정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나 그 밖에 임금에 관한 강행법규를 위반하였다거나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있어 피고인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법정수당을 추가로 지급할 의무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은 포괄임금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단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제2의 가항 기재와 같고, 이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며,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이 사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수제(재판장) 정봉기 조정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