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2. 3.경 E그룹 F 회장으로부터 그룹 및 계열사의 법무, 감사를 총괄하는 별도의 조직을 구성하여 이끌어달라는 제의를 받고 수락하였다.
원고는 E그룹의 계열사인 주식회사 B(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과 계약기간을 2012. 4. 1.부터 1년 동안(계약종료 1개월 전까지 일방으로부터 서면 등에 의한 통지가 없을 경우, 1년 단위로 자동연장)으로 정하여 연봉 2억 5,000만에 위 회사의 플랜트 부분 전무이사로 근무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계약상 이 사건 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회사의 경영기획·관리 업무와 별도 위임하는 사무를 위탁하고, 원고는 독자적인 권한과 책임 하에 위탁받은 사무를 처리하고, 임원보수 규정에 따라 사무처리에 대가로 약정한 보수를 지급받기로 하였다.
원고는 F 회장으로부터 E그룹 본부 및 계열사에 대한 적극적인 법률지원과 비리감사활동을 요청받고, E그룹 본부와 계열사 소속의 변호사들과 감사요원 등 직원들을 차출하여 클린경영팀을 조직하여 E그룹의 법무, 회계·세무, 준법(윤리) 및 감사 업무추진에 의한 RISK 관리 업무를 수립, 시행하였는데, 구체적으로는 E그룹 전략기획본부 및 각 계열사 법무, 회계, 재무 관련 담당자로부터 현황에 대한 보고를 받아 직접 자문을 해주거나 외부 자문 전문가의 투입 여부 등을 결정하고, 접수된 비위 사항을 회장 등에게 보고하고 그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였다.
원고는 2013. 9. 30. 이 사건 회사를 퇴직하였는데, 아래와 같이 이 사건 회사의 회생절차가 개시되자 원고 주장의 이 사건 퇴직금채권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하였고, 이 사건 회사가 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자 원고는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회확2522호로 회생채권조사확정 신청을 하여 2014. 9. 2. 69,761,000원의 회생채권이 존재한다는 취지의 결정을 받아 위 결정이 확정되었다.
이 사건 회사는 2013. 10. 17.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회합186호로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고, 2014. 3. 21. 회생계획인가결정을 받았는데, C가 2014. 3. 31. 이 사건 회사의 관리인으로 선임되었다가 이 사건 소송 계속 중이던 2015. 4. 15. 사임하고, 피고가 같은 날 이 사건 회사의 관리인으로 선임되었으며, 이에 따라 피고가 이 사건 소송을 수계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갑 6, 을 1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형식상 주식회사 B의 전무이사였으나, 실질적으로는 E그룹의 회장 및 부회장과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 등으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은 근로자에 해당하는바, 원고가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 퇴직금 69,761,000원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 제179조 제1항 제10호에서 정한 공익채권으로서 회생절차에 의하지 않고 채무자로부터 최우선으로 변제받을 수 있으므로, 피고에 대하여 위 미지급 퇴직금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근로자성에 관한 판단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 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지급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나,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제출한 모든 증거 및 이 사건 회사가 원고에게 매월 일정한 보수를 지급하면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다는 사정 등만으로는 원고의 지위나 명칭이 형식적 · 명목적인 것에 불과하여 임금을 목적으로 이 사건 회사 대표이사 등의 지휘 · 감독 아래 종속적인 관계에서 이 사건 회사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기초사실 및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임원으로서 회사와의 신임관계 하에 일정한 자율성을 갖고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플랜트사업 부문의 전무이사로서 E그룹의 전략기획본부와 동등한 별도의 조직인 클린경영팀을 총괄하여 관리하였고, 해당업무 부문에서 E그룹의 회장을 제외하고는 실질적으로 원고보다 상위의 임원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에게 업무수행에 있어 상당한 정도의 자율성이 보장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원고는 일반적인 채용절차에 따라 임용된 것이 아니라, E그룹의 회장이 직접영입작업을 하여 전무이사로 선임되었다.
원고는 E그룹의 회장이나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 등에게 비위사항에 대한 조사보고나 징계요청을 하였는데, 그 전반적인 내용에 비추어 보면, 이는 원고가 수행하는 업무의 방향 및 진행경과 등을 알려주고, 그에 따른 후속조치를 요청하거나 건의하는 내용이므로, 원고가 대표이사로부터 지휘 · 명령을 받는 관계에 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원고는 이 사건 회사와 사이에 연봉을 2억 5,000만 원으로 정하여 매월 1,500만 원 상당의 금원을 지급받았는바, 이는 일반 직원들의 급여에 비하여 훨씬 높은 수준으로서 회사와 임원과의 신임관계 및 그에 따른 업무권한 등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원고가 이 사건 회사로부터 출퇴근시간의 관리를 받았다거나 휴가의 사용 등과 관련하여 일반 직원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상의 규율을 받았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이 사건 계약서상 원고는 독자적인 권한과 책임 하에 이 사건 회사로부터 위탁받은 사무를 처리하고, 임원보수 규정에 따라 보수를 지급받기로 되어있고, 인사기록카드상에도 원고의 직위는 임원으로 기재되어 있다.
더구나 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회생절차에서 이 사건 퇴직금채권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하여 회생채권조사확정 결정까지 받았다.
소결론
채무자회생법에 의하면, 회생채권에 관하여는 회생절차가 개시된 후에는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생계획에 규정된 바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변제하거나 변제받는 등 이를 소멸하게 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고(제131조), 회생계획의 인가결정이 있으면 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동안에는 회생채권자는 회생계획에 정하여진 바에 따라 회생채권을 변제받을 수 있을 뿐, 회생채권의 이행이나 그 확인을 청구할 소의 이익도 없다(대법원 1991. 4. 9. 선고 91다63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이 사건 회사에 대한 퇴직금 채권은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10호에서 정한 공익채권으로 볼 수 없고, 회생절차 개시 전의 원인으로 생긴 재산상의 청구권으로서 같은 법 제118조가 정한 회생채권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회생채권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는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대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