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9. 29. 선고 2015가단5263047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30,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15. 8. 29.부터 2016. 9. 29.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6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2014. 1.경 부동산 중개업 등을 영위하는 원고에 입사하였다.

나.

피고는 2013. 12.경 '본인은 원고에 근무하면서 접하거나 다루게 되는 고객들의 신상정보 및 회사의 매입이나 매도 등과 관련된 일체의 거래정보(물건정보, 작업내용 포함)를 업무에 무관하게 임의로 전자매체 등에 저장하거나 복사하거나 외부로 유출하지 않을 것을 서약하며, 만약에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민, 형사상 일체의 책임을 질 것을 각서합니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제출하였다.

다.

원고는 2013. 12.경 및 2014. 8. 13. 피고와 비밀유지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제2조(정보의 사용용도 제한) : 회사(원고)에서 제공하거나 직원(피고)이 근무하면서 알게 되는 모든 정보나 자료는 회사가 고객의 부동산을 매매/임대 등의 거래를 목적으로 직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직원은 고객이 아닌 제3자에게 정보나 자료를 제공할 때에는 반드시 회사로부터 사전 허가를 얻어야 한다.

-

제3조(제한되는 정보의 범위) : 직원은 부동산 매매/임대 등 거래에 관련되어 제공되는 정보나 자료뿐만 아니라 직원이 부동산 매매/임대 등 건에 관련되어 진행하는 교섭, 토의 또는 교섭내용 및 조건 등 무형의 정보에 대해서도 위 제2조에서의 제한에 준하여 비밀유지를 준수하여야 한다.

-

제4조(정보의 보관의 제한) : 직원은 회사에 근무하면서 접하거나 다루게 되는 고객들의 신상정보 및 회사의 매입이나 매도/임대 및 임차 등과 관련된 일체의 거래정보(물건정보, 작업내용 포함)를 업무에 무관하게 임의로 전자매체(USB, 웹하드, 메신져 등)에 저장하거나 복사하여 외부로 유출하지 못한다.

-

제7조(배상의 책임) : 회사는 중개빌딩의 매매 및 임대정보와 고객정보를 통하여 회사 매출과 이익을 발생시킨다. 다른 업체와 경쟁구도에 있어 물건정보, 고객정보가 재산이므로, 유출시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 해당 정보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만일 직원이 근무하는 도중 혹은 퇴사 후에라도 직원은 제2조, 제3조, 제4조의 제한을 받으며, 임의로 정보를 사용할 수 없다. 만일 무단으로 사용 및 제공할 경우 계약의 성사 여부와 상관없이 유출된 매도/임대 의뢰 부동산의 매도/임대 희망표시금액의 0.5%를 정보유출에 따른 손해의 위약금조로 배상한다. 무단 유출한 부동산이 여러 건일 경우에는 총 합계금액의 0.5%를 위약금으로 배상하고, 민·형사상 책임을 진다.

라.

피고는 원고에서 근무하는 기간 동안 텔레그램(Telegram) 메신저 프로그램, 카카오톡 및 문자 등을 통해 서울 강남구 C빌딩, D빌딩 등 총 7건의 부동산(피고 자술서상의 매매 희망표시금액 합계 180억 원) 중개 정보를 모친 E 등에게 유출하였다.

마.

피고는 2015. 1. 28. 위와 같은 사실을 모두 인정하는 내용이 담긴 자술서, 정보유출내역확인서, 카카오톡 및 문자를 이용한 정보유출확인서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제출하고 퇴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2 내지 4호증, 갑 6 내지 9호증, 갑 13,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약정을 위반하여 원고의 부동산 중개 정보를 유출하였으므로, 이 사건 약정에서 정한 바에 따라 원고에게 위약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는 이 사건 약정은 근로기준법 제20조(위약 예정의 금지)를 위반하였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한다.

2)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불이행한 경우 반대급부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에 더 나아가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근로자로서는 비록 불리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그 근로계약의 구속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을 것이므로, 위와 같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계약 체결시의 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의 해지를 보호하려는 데에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1다5388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약정은 피고가 원고의 부동산 중개 정보를 임의로 유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일 뿐이고, 이를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손해배상액의 감액

1)

위약금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고(민법 제398조 제4항), 손해배상액의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으며(민법 제398조 제2항), 여기서 '부당하게 과다한 경우'라 함은 채권자와 채무자의 지위, 계약의 목적 및 내용,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동기, 채무액에 대한 예정액의 비율, 예상 손해액의 크기, 그 당시의 거래 관행과 경제상태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일반 사회관념에 비추어 그 예정액의 지급이 경제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채무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여 공정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뜻한다(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다10382 판결 등 참조).

2)

피고는 주로 모친에게 부동산 중개 정보를 유출한 점, 실제 피고가 유출한 부동산 중개 정보를 이용하여 매매까지 이루어지지는 아니한 점, 매도인의 매매 희망표시 금액을 기준으로 위약금이 산정되는 점, 피고가 원고에서 근무하는 기간 동안 지급받은 급여액의 규모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부담할 손해배상액을 30,000,000원으로 감액함이 상당하다.

라.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30,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5. 8. 29.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선고일인 2016. 9. 2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피고가 퇴사한 2015. 1. 28.부터 지연손해금을 청구하고있으나, 피고의 위약금 반환채무는 기한의 약정이 없는 채무에 해당하고 이 사건 소장부본의 송달에 의하여 그 지급을 청구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변제기가 도래한 것으로 본다).

3.

결론

원고 일부 승소

판사 이상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