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원고는 1996. 2. 1. 주식회사 B(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에 입사한 후 2011. 7. 1. 이사로, 2012. 8. 20. 상무이사로 각 승진하여 근무하다가 2013. 8. 30. 퇴사하였는데, 2013. 4. 5.부터 2013. 8. 30.까지는 소외 회사의 이사로 등기되어 있었다.
원고는 소외 회사에 재직하던 중 아래와 같이 3회에 걸쳐 급여의 일부를 반환하겠다는 내용의 동의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아래의 동의서를 '이 사건 각 동의서'라 한다).
1차 동의서 : 2012. 5. 22.
본인은 회사의 경영상황 악화를 탈피하기 위한 회사의 노력에 동참하기 위하여 2012년 5월분 급여부터 15%를 반납하는데 동의합니다.
2차 동의서 : 2012. 9.10.
본인은 회사의 경영상황 악화를 탈피하기 위한 비상계획안의 임원급여 조정안건 건을 읽어보았으며 이에 아래와 같이 반납을 동의합니다.
직위별 반납내용
사장 : 급여의 30% 반납
전무 : 급여의 20% 반납
상무 : 급여의 20% 반납
이사 : 급여의 15% 반납
감사 : 급여의 28% 반납
적용대상 : 2012년 9월분 급여 지급분부터.
3차 동의서 : 2013. 1. 18.
본인은 2012년 회사의 경영상 어려움으로 급여의 20%를 반납한 적이 있으며 비용절감을 위해 추가로 10% 급여 반납에 동의합니다.
적용대상 : 2013년 1월 급여 지급분부터
이 사건 각 동의서에 의한 동의 내용에 따라 소외 회사는 2012. 5.부터 원고가 퇴직한 2013. 8.까지 매월 급여의 15% 내지 30%에 해당하는 돈을 공제한 나머지 급여를 원고에게 지급하였는데, 위 기간 동안 공제된 급여의 총액은 25,431,193원이다.
소외 회사는 2015. 8. 3.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회합100203호로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고, 같은 날 피고가 관리인으로 선임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5호증, 을 제1 내지 3, 5 내지 8, 12,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과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의 요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소외 회사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이므로, 소외 회사의 회생절차 진행과 무관하게 지급받지 못한 임금을 소구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사건 각 동의서는 소외 회사 경영진의 강요에 의하여 작성된 것으로 무효이므로, 소외 회사의 관리인인 피고는 소외 회사가 위 각 동의서에 기하여 2012. 5.부터 2013. 8.까지 공제하고 지급하지 않은 미지급 임금 25,431,193원과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 회사의 임원으로 근로자가 아니었으므로 회생절차에 의하지 않고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각 동의서는 소외 회사의 경영악화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하기 위하여 원고가 자발적으로 작성한 것이어서 그 동의를 무효라고 볼 수 없는바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
판단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79조 제1항 제10호는 회생회사 근로자의 임금 및 퇴직금을 공익채권으로, 같은 법 제180조 제1항은 공익채권은 회생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수시로 변제하는 것으로 각 규정하고 있으며, 위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를 의미하므로, 원고가 회생절차 진행 중인 소회 회사의 관리인을 상대로 이 사건 소로써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하기 위해서는 우선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여야 한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가 2011. 7. 1. 이사로 승진한 후 소외 회사에서 임원으로 분류하는 이사 또는 상무이사로 근무하다가 2013. 8. 30. 퇴직하였고 2013. 4. 5.부터 2013. 8. 30.까지는 소외 회사의 이사로 등기되어 있었던 사실은 각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에서 든 각 증거, 갑 제1 내지 3, 7호증, 을 제9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가 2011. 7. 1. 이사, 2012. 8. 20. 상무이사로 승진하는 과정에서 주주총회 결의 등을 거치지 않고 소외 회사 내부 인사에 따라 승진한 것으로 보이며, 소외 회사도 원고와 사이에 위촉계약서가 아니라 근로시간, 휴일, 휴가, 관련 법규정에 의한 퇴직금 지급 등을 명시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던 점, ② 원고는 임원으로 승진한 후에도 소외 회사의 회장이나 사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아 해운영업본부장으로서 사무관리를 하였고 그러한 노무 제공을 통하여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위험 등을 스스로 감수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가 2013. 3. 29.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되기는 하였으나 이를 전후하여 원고의 담당 업무 내용이나 보수에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을 제10호증(이사회회의록)에 의하면 원고가 2013. 7. 1. 이사회에 참석하여 안건에 찬성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그 형식, 내용에 비추어 원고가 이사회에 참석하여 업무집행에 관한 의사결정을 하는 등 이사로서 위임받은 업무를 실제 수행한 것인지는 의문이 든다], ④ 원고의 급여에 대하여는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었고, 퇴직금도 비임원으로 정산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실제 소외 회사의 경영자인 회장 또는 사장의 지위, 감독을 받아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보수를 지급받았다고 할 것이므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각 동의서의 무효 여부
원고는 급여 반납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퇴직을 종용받는 상황이어서 이 사건 각 동의서를 작성하여 제출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하나 위 각 동의서 작성 당시 원고가 그러한 강요를 받았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한편 원고가 피고용인으로서 경영진의 지시, 감독을 받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기는 하였으나 갑 제7호증, 을 제4, 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각 동의서 작성 무렵 소외 회사는 경영상황이 악화되고 있었고 실제로 2012년에는 대규모 영업적자,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하였던 점, 그에 따라 경영위기 극복을 위하여 상대적으로 고액의 급여를 받는 임원들의 급여 일부 반납 등을 포함한 구조조정 논의가 있었던 점, 원고 외 다른 임원들도 그 필요성에 수긍하여 급여반납 동의서를 작성하기도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함께 고려하여 볼 때, 원고가 들고 있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각 동의서 작성과정에서 원고의 자유로운 의사형성이 저해되는 정도의 강요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각 동의서에 의한 의사표시를 무효로 볼 수 없으므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현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