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6. 16. 선고 2015가합1796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1969. 9. 9. 설립되어 상시 근로자 887명을 고용하여 반도체부품 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C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2001. 2. 8. 설립된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이다.

나.

분쟁 경위

1)

원고 회사와 피고 사이에는 2009. 4. 1.부터 2010. 3. 31.까지를 유효기간으로 하는 단체협약이 체결되었는데, 피고는 원고 회사에게 위 단체협약의 기간이 만료되기 전인 2010. 2. 24.경부터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교섭을 요구하였다.

2)

피고가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갱신 등을 목적으로 2010. 6. 9.부터 부분파업을 진행하다가 같은 달 21.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하였으나, 원고 회사는 피고의 단체교섭요구를 받아들이지 아니한 채 같은 달 30.부터 직장폐쇄로 대응하였다.

3)

이에 피고는 2010. 10. 21. 원고 회사 구미공장을 점거하였으나, 같은 해 11. 3. 원고 회사와 단체교섭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후 공장점거를 해제하였고, 2011. 5. 25. 파업을 철회하였으며 원고 회사 역시 같은 해 6. 13. 직장폐쇄를 철회하였다.

다.

복수노조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이 2010. 1. 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됨에 따라 부칙 제1조에 의하여 2011. 7. 1.부터 복수노조가 전면적으로 허용되자, 2011. 7. 1. 원고 회사 근로자들 중 일부로 구성된 D 노동조합(이하 'D 노조'라고 한다)이 설립신고를 마치고, 원고 회사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였다.

2)

이에 원고 회사는 2011. 7. 9. 피고와 D 노조를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공고하고, 같은 달 29. 피고와 D 노조 모두를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5일간 확정공고하였다.

3)

이에 D 노조는 같은 해 8. 1. 지방노동위원회에 과반수 노동조합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제출하였고, 같은 달 10. 위 위원회는 D 노조를 과반수 노동조합이라고 결정하였다. 위 결정에 대하여 피고는 2011. 8. 1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같은 달 23. 위 위원회는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나아가 피고는 2011. 9. 6. 서울행정법원에 중앙노동위원회의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12. 7. 19. 위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라.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

원고 회사는 D 노조와 2012. 7. 23.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2013. 5. 23. 2012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2014. 7. 21. 2013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2015. 6. 5. 2014년 및 2015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각 체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회사의 주장 내용

피고가 원고 회사에게 교섭을 요구하는 2011년(2010년 포함) 임금 및 단체협약은 현재 시점으로부터 3년 이전의 것인데, 3년이나 지난 사안과 관련하여 단체교섭을 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또한 원고 회사는 이미 D 노조와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위 임금 및 단체협약이 다른 동종의 근로자들에게 적용된다. 따라서 피고의 2010년,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약 개정을 위한 단체교섭 요구는 교섭의 실익이 없어서 원고 회사의 단체교섭의무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3.

판단

살피건대, 원고 회사가 D 노조와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체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한편,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 회사에게 D 노조와 별개로 독립하여 2010년,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고, 원고 회사는 그 요구에 응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바,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 회사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단체협약은 노동조합이 사용자 또는 사용자 단체와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사항에 관하여 체결하는 협정으로서, 노동조합이 사용자 측과 기존의 임금, 근로시간, 퇴직금 등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기준에 관하여 소급적으로 동의하거나 이를 승인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경우 그 협약의 적용을 받게 될 노동조합원이나 근로자들에 대해서 그 동의나 승인의 효력이 생긴다.

②

2010. 1. 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된 노동조합법은 제29조 제2항 내지 제4항, 제29조의2 내지 제29조의5에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복수 노동조합의 설립을 전면 허용하는 한편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에 관계없이 근로자가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단체교섭을 하도록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도입하면서, 부칙 제1조에서 법 시행일을 원칙적으로 2010. 1. 1.로 정하되 다만 위와 같은 교섭대표노동조합 등 교섭창구 단일화 관련 규정의 시행일은 2011. 7. 1.로 정하고 있고, 한편 법 부칙 제4조는 '이 법 시행일 당시 단체교섭 중인 노동조합은 이 법에 따른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부칙 제4조는 법 시행일 당시 단체교섭 중인 노동조합이 법 시행으로 갑자기 교섭당사자로서의 지위를 상실하여 그때까지 진행된 단체교섭의 성과를 무위로 돌리고 새로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단체교섭을 하여야 하는 불이익과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데에 그 입법 취지가 있다 할 것이고, 위와 같은 법 부칙 제4조의 입법 취지는 교섭창구 단일화 관련 규정의 시행일인 2011. 7. 1. 당시 단체교섭 중인 노동조합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로 구현되어야 한다. 또한 부칙 제4조의 취지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 시행 당시 단체교섭 중인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 보호에 있을 뿐 다른 노동조합의 교섭권을 제한하는 데에 있지 아니하는 점,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않아 다른 노동조합의 의사를 반영할 여지가 없는 노동조합에 대하여 단지 2011. 7. 1. 당시 단체교섭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결정된 교섭대표노동조합과 동일한 지위와 권한을 인정하는 것은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부칙 제4조에서 말하는 '이 법에 따른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본다'는 의미는 이 법 시행일 당시 단체교섭 중인 노동조합에 대하여 본칙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와 권한이 인정된다는 것이 아니라 2011. 7. 1. 이후에도 교섭당사자로서의 지위가 유지되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존의 단체교섭을 계속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2. 11. 12.자 2012마858 결정 등 참조).

③

이와 같은 사유로 노동조합이 병존하는 경우 각 노동조합은 독자적인 존재의의를 인정받아 고유의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을 보장받는다 할 것이고, 설령 병존하는 노동조합 중 하나의 노동조합과 이미 단체협약이 체결되어 사업장의 모든 근로자에게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다른 노동조합은 여전히 단체교섭을 통하여 그 단체협약보다 유리한 단체협약을 새로 체결할 수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 회사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혁중(재판장) 박현숙 정희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