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8. 26. 선고 2015노4293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F, G, H(이하 '고소인들'이라 한다)는 주식회사 E(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과 상담영업업무에 대한 위탁계약을 체결한 자들일 뿐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다. 또한 고소인들은 이 사건 회사에 퇴직금을 청구한 사실이 없었고,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에서 스마트폰 웹 서비스 관련 영업 등을 담당하였을 뿐 이 사건 회사의 인사 · 노무 등은 다른 공동대표이사인 R이 총괄하였으므로 피고인은 고소인들의 근로자성을 인식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범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제1심은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제1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

제1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고소인들은 실질에 있어서 이 사건 회사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고,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에서 담당한 역할 및 관여 정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에게 퇴직금 미지급 점에 대한 범의도 충분히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이 사건 회사는 피고인과 R이 공동대표이사로 등기되어 있고, 약 3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결혼정보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이 사건 회사의 직원은 회원과 상담을 하여 회원가입을 시키는 상담매니저, 가입된 회원들을 연결시켜주는 매칭매니저, 일반 지원업무를 하는 스텝으로 나뉜다. 고소인 F은 2005. 8. 17.부터 2013. 5. 31.까지, 고소인 G은 2006. 7. 15.부터 2012. 3. 31.까지, 고소인 H는 2005. 4. 9.부터 2012. 8. 10.까지 각 이 사건 회사에서 상담매니저로 근무하였다.

②

고소인들과 같은 상담매니저들의 급여체계는 아래와 같다. 기본수당과 인센티브를 구별하여 지급하는 것에 대하여 당심 증인 M은 이와 같은 방식이 더 혜택을 주는 것으로 인식되어 상담매니저를 채용할 때 유리하기에 그와 같이 운영한다고 진술하였다.

③

고소인들의 출퇴근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로 통상 정하여져 있었고, 고소인들은 매일 아침 10시에 이 사건 회사로부터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배정받아 그 고객 정보를 토대로 전화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상담업무를 하였다. 고소인들이 이 사건 회사에 근무할 당시 상담부장이었던 I은 상담매니저들에게 콜(call) 횟수, 면담 횟수 등을 기재한 업무일지를 매일 제출하도록 하였고, 간혹 제출을 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I이 제출을 독려하고 시스템을 통해 확인하여 직접 체크하기도 하였다. I은 위와 같이 상담매니저들의 업무를 관리 · 감독하며 활동량이 부족한 상담매니저들에게는 실적을 더 올리도록 독려하기도 하였다. 또한 이 사건 회사에서는 한달에 약 1회 정도 조회를 하면서 개인정보 관리 교육을 하거나 업무지침 등을 전달하였다.

④

고소인들을 위한 휴가 관련 규정 등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는 아니하였으나, 고소인들은 휴가를 갈 때 I에게 구두로 보고를 하였고, I이 서로 일정이 겹치지 않도록 조율하였다. 또한 고소인들이 출장이나 외근을 하는 경우에도 I 등 상급자에게 보고하여야 하였다.

⑤

고소인들은 이 사건 회사 사무실에서 위 회사에서 제공하는 전화설비, 컴퓨터, 책상 등을 사용하여 근무하였다. 또한 상담업무를 하는데 필수적인 비용이라고 볼 수 있는 전화비용 등도 이 사건 회사에서 부담한 것으로 보인다.

⑥

상담매니저들은 다른 회사와는 일을 할 수 없고 오로지 이 사건 회사만을 위해서 상담 업무를 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I의 후임으로 이 사건 회사에서 상담매칭총괄 전무로 근무하는 당심 증인 M은 '특별한 사정이 있어 며칠 못나오는데 매출을 하게 되면 인정하여 달라고 하는 경우에 인정해 준 경우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밖으로 나가면 안 되기 때문에 이 사건 회사에 출근하지 아니하고 재택근무를 하거나 외부출장만 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⑦

고소인들의 '상담영업 업무위탁계약서'에는 피고인과 R이 공동대표이사로 기재되어 있고 대표이사 직인이 날인되어 있다. 당심 증인 I은 '피고인에게 상담매니저들의 업무 실적 등에 관한 보고를 정기적으로 하지는 않았으나 피고인이 이를 찾으면 보고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고, 당심 증인 M도 '피고인이 스마트폰 웹서비스 등을 주로 담당하였고 매니저들과는 다른 층을 사용하였으나, 오래 근무한 매니저들이 해촉되면 자신이 피고인에게 미리 알려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⑧

비록 이 사건 회사가 고소인들로부터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한 점, 고소인들이 고용보험 등 이른바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점, 고소인들은 근로계약서가 아닌 '상담영업 업무위탁 계약서'를 작성한 점, 고소인들에 대하여는 취업규칙이 적용되지 아니하여 고소인 F의 경우 퇴직 당시 정년인 만 55세를 초과하였던 점 등의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사정들은 사용자인 피고인이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사실상 임의로 정할 여지가 있는 사정들로 보이므로, 이와 같은 사정들만으로는 고소인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대(재판장) 이은상 현낙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