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기죄 부분에 관한 사실오인
피고인은 주식회사 F(이하 'F'라 한다)의 대표자로서, 2013. 8. 30. D이 아닌 K로부터 1억 원을 차용한 것이고, 위 돈을 차용할 당시 K 또는 D에게 차용금의 용도를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 인수를 위한 중도금 지급'이라고 특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인이 위 차용금을 인수대금이 아닌 다른 용도로 소비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차용금의 용도에 관하여 피해자를 기망한 것이 아니다.
또한, 피고인은 2013. 9. 11. 차용금 중 7,500만 원을 변제하는 등 차용 당시 변제의 의사나 능력이 있었고, 설령 피고인이 C 인수대금 명목으로 이를 차용한 것이라 하더라도, 당시 매도인으로부터 중도금 지급 기한을 연장 받아 일단 2,000만 원만을 지급한 후 2013. 11. 28. 인수대금 전부를 지급함으로써 C 인수절차를 마무리 하였는바, 피고인에게 기망 내지 편취의 고의가 없었다.
양형부당
1심의 형(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의 기망행위 인정 여부
사기죄의 실행행위로서의 기망은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족한 것이므로, 용도를 속이고 돈을 빌린 경우에 있어서 만일 진정한 용도를 고지하였더라면 상대방이 돈을 빌려주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에 있는 때에는 사기죄의 실행행위인 기망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5. 9. 15. 선고 95도707 판결, 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도2828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1심과 항소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사실은 피해자로부터 금전을 차용하더라도 그 전부를 C 인수자금으로 사용할 생각이 없었음에도 피해자에게 'C 인수를 위한 중도금 지급'을 위한 돈이 필요하다고 설명하여 피해자로부터 위 명목으로 1억 원을 차용하였고, 그 중 8,000만 원을 고지한 용도대로 사용하지 않았으며, 만일 피해자에게 진정한 차용금 사용 용도를 제대로 고지하였다면 피해자가 위 돈을 대여하지 않았을 것임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
피고인은 영화제작, 공연기획 등을 주로 하는 F의 대표이사로, 2013. 4.경 주식회사 티웨이홀딩스(이하 '티웨이홀딩스'라 한다)와 사이에, 티웨이홀딩스가 보유한 테마파크 관리회사인 'C'를 대금 13억 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였다(수사기록 283쪽, 계약 당시 위 인수대금의 총액은 16억 원이었으나, 그 후 당사자 간 합의로 대금이 13억 원으로 조정되었다).
피고인은 2013. 6.경 피해자에게 'F가 C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 중인데, 3억 원을 투자하면 C의 이사로 등기하고 수익을 배분해주겠다'고 말하였고, 이에 피해자는 2013. 7. 24. 피고인과 사이에 투자약정을 체결하고 피고인에게 투자금 3억 원을 지급하였다. 피고인은 2013. 7. 26. 피해자로부터 받은 3억 원 중 2억 원을 중도금 중 일부로 티웨이홀딩스에 지급하였다.
피고인은 2013. 8.말경 D에게 '티웨이홀딩스에 나머지 중도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C 인수계약이 대금 미지급으로 해제될 우려가 있고, 피해자의 투자금 회수 역시 어려워진다.'라고 설명하며 C 인수를 위한 중도금 지급 명목으로 1억 원을 추가 대여할 것을 요청하였고, 피해자는 지인 K를 통해 1억 원을 조달하여, 2013. 8. 31. 5,400만 원, 2013. 9. 1. 3,000만 원, 2013. 9. 2. 1,600만 원 합계 1억 원(이하 '이 사건 차용금'이라 한다)을 피고인 명의의 우리은행 계좌에서 F 명의의 계좌로 송금하였다(이 사건 차용금의 용도와 대주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에 관하여는, 이하 ⑤, ⑥항에서 추가로 설시한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차용금을 송금 받던 중, 2013. 9. 1. 2,000만 원만 티웨이홀딩스에 중도금 명목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8,000만 원을 F의 채무 변제 등 명목으로 사용하였다. 이후 피해자가 2013. 10. 21.무렵 피고인에게 이 사건 차용금을 C 인수를 위한 중도금 명목으로 사용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문의하자, 피고인은 직원 Q를 통하여 F 명의 계좌로부터 2013. 8. 31. 5,000만 원, 2013. 9. 1. 3,000만 원, 2013. 9. 2. 2,000만 원이 각 티웨이홀딩스 명의 계좌로 송금되었다는 취지의 각 '이체처리결과 건별 상세조회'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보내주었는데(수사기록 59~61쪽, 231쪽, 240쪽), 위 각 '이체처리결과 건별 상세조회'는 모두 피고인이 그 내용을 허위로 조작한 것이었다.
비록 피고인이 2013. 8. 30. 무렵 이 사건 차용금에 관하여 작성한 차용증(수사기록 56쪽)에는 이 사건 차용금의 사용 용도에 관한 내용은 명시되어 있지 않으나, ㉠ 피해자가 C 인수에 관하여 이 사건 차용금을 지급하기 이전에 이미 3억 원을 투자하는 등 C 인수에 관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수사기관부터 1심, 항소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C 인수를 위한 중도금 지급을 위한 명목으로 1억 원을 대여하였다고 진술하는 점, ㉡ 피고인도 검찰에서 '이체처리결과 건별 상세조회 내역을 조작하여 피해자에게 보내 주었고, 이 사건 차용금을 F에 대한 채권자 R에 대한 채무 변제 명목으로 사용한다는 사실을 피해자가 알았다면 금전을 대여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수사기록 182쪽), 피고인의 변호인이 2014. 9.경 검찰에 제출한 의견서에도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차용한 돈을 C 인수대금으로 사용하지 않고, 일부 금원만 C 인수대금으로 사용하는 등 이와 관련하여 피해자에게 거짓말을 한 사실에 대해서는 이를 인정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는 점(수사기록 370쪽), ㉢ 만일 이 사건 차용금의 용도가 C 인수대금으로 특정된 것이 아니었다면, 피고인이 '이체처리결과 건별 상세조회 내역'을 위조하여 피해자에게 송부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차용증의 기재 내용은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C 인수를 위한 중도금 명목으로 1억 원을 차용하였고, 피해자가 위 중도금 지급을 위한 용도가 아니라면 피고인에게 1억 원을 대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는다.
또한, 피고인은 위 차용증 등을 근거로 이 사건 차용금을 대여한 사람은 피해자가 아닌 K이고, 피고인은 K에게 위 차용금의 사용 용도에 관하여 특정하여 고지한 바 없으므로 이 사건 차용금의 사용 용도에 관한 기망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1억 원을 빌려달라고 요청하였고, 피해자가 지인인 K를 통해 자기 명의의 계좌로 1억 원을 송금받아 피고인에게 이를 지급한 점, ㉡ 피고인은 D의 주선으로 K와 전화 통화를 하였을 뿐 실제 K를 만난 적이 없고 차용증 역시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작성되어 피고인에게 교부되었던 점, ㉢ K가 F의 C 인수에 이해관계가 있어 스스로 피고인에게 돈을 빌려주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는 점, ㉣ 피고인은 당초 수사기관과 1심 법정에서 피해자가 이 사건 차용금을 자신에게 대여한 사실을 인정하였다가, 1심 10회 공판기일에 이르러서야 피해자가 아닌 K가 이 사건 차용금을 피고인이 아닌 F에 대여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을 변경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차용금을 대여한 사람은 피해자라고 볼 것이다.
기망 내지 편취의 범의 인정 여부
사기죄가 성립하는지는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소비대차 거래에서 차주가 돈을 빌릴 당시에 변제할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비록 그 후에 변제하지 않고 있더라도 이는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불과하며 형사상 사기죄가 성립하지는 아니 한다. 따라서 소비대차 거래에서, 대주와 차주 사이의 친척·친지와 같은 인적 관계 및 계속적인 거래 관계 등에 의하여 대주가 차주의 신용 상태를 인식하고 있어 장래의 변제 지체 또는 변제 불능에 대한 위험을 예상하고 있었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경우에는, 차주가 차용 당시 구체적인 변제의사, 변제능력, 차용 조건 등과 관련하여 소비대차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허위 사실을 말하였다는 등의 다른 사정이 없다면, 차주가 그 후 제대로 변제하지 못하였다는 사실만을 가지고 변제능력에 관하여 대주를 기망하였다거나 차주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2도14516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차용금을 차용함에 있어 그 사용 용도를 속였고, 만일 진정한 용도를 고지하였더라면 피해자가 돈을 빌려주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에 있어 피고인의 행위가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기망당하여 착오를 일으켜 이 사건 차용금을 대여하게 되었다고 볼 것인바, 이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한다는 고의 내지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편취한다는 점에 관한 의사 역시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차용금의 차용 이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편취금 중 상당한 부분을 반환하였다거나, 이 사건 범행 후 3개월 이상 경과한 시점에 제3자로부터 다시 금전을 차용하여 C 인수절차를 마무리하였다는 사정은 모두 이 사건 사기죄가 기수에 이른 후에 발생한 사정들에 불과하므로 피고인의 편취범의를 인정하는 데 있어 장애사유가 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에게 동종 또는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전력이 없는 점, 이 사건 차용금 1억 원 중 7,500만 원을 변제한 점 등은 피고인을 위한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할 수 있다.
그러나 피고인의 사기죄 부분 편취액이 1억 원으로 고액인 데다가,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 D과 합의하지 못하였고, 위 피해자가 여전히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는 점, 피고인이 근로자 G에 대한 2013년 체불 임금 6,773,700원 역시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이를 전혀 지급하지 아니하였는바, 그 죄질 역시 가볍게 볼 수 없는 점, 달리 1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사정변경도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경력, 환경, 범행동기와 경위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1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다만, 1심 판결의 범죄사실『2014고단7006』부분 첫 문단의 "2013. 9. 1.경" 부분은 이후 금전 지급 시기에 관한 기재 내용 등에 비추어 오기임이 분명하고, 검사가 이를 정정하였으므로 이를 "2013년 8월 말경"으로 고치고, 법령의 적용 부분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부분에 "(두 죄의 장기형을 합산한 범위 내에서)"를 추가하는 것으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에 의하여 각 경정한다].
판사 장일혁(재판장) 조형우 이미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