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4. 8. 선고 2015노4979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법리오해

피고인이 운영하던 회사의 자금사정이 어려워져 공소사실에 적힌 각 차용금(이하 '이 사건 차용금이라 한다)을 갚지 못한 것으로, 처음부터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편취금액은 상환한 금액을 뺀 액수가 되어야 한다.

나.

양형부당

원심 형이 무겁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

원심에서 조사된 증거들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이 인정된다. 피고인이 편취한 사실은 이를 바탕으로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은 2005. 2.경 송파구 O에 인테리어업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 P를 설립하여 운영해오다가 경영이 악화되어 폐업하였고, 2012. 1.경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2)

피고인은 2012. 5.경 종전과 같은 인테리어업을 목적으로 같은 장소에 주식회사 L(이하 'L'라 한다)를 설립하여 운영해왔다. 피고인이 신용불량으로 대표이사가 될 수 없어 J을 형식상 대표이사로 등재하여 두었다.

3)

피고인은 2012.경 여수엑스포 Q 공사를 하면서 손실을 보았고, 동양네트웍스에 납품하고 물품대금을 받지 못하였으며, 거래처로부터 물품대금으로 받은 어음도 부도 처리되는 등 경영이 악화되었다.

4)

이 사건 각 차용 당시 피고인은 개인채무가 3~4억 원이었고, L의 법인채무까지 합하면 5~6억 정도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 그런데, L의 신용 악화로 시중은행 등 제1, 2 금융권에서 더 이상 대출을 받을 수 없어 대부업체 등 제3금융권에서 높은 이자로 대출을 받거나 사채 등을 빌려 돌려막기식으로 운영하고 있었다(수사기록 102쪽 참조).

5)

피고인은 2012. 5.경부터 사무실 임대료로 매월 300만 원씩을 지불하면서 직원 8명을 고용하여 매월 2,500만 원씩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했고, L를 운영하여 공사대금 등을 받더라도 미지급된 공사대금이나 인건비, 관리비 등에 우선적으로 지출해야 했다. 따라서 L의 운영비용 조달을 위해 빌렸던 이 사건 각 차용금은 항상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되어 갚을 여력이 되지 않았다.

6)

그러나, L의 매월 매출액은 기본적으로 고정적으로 필요한 경비에도 미치지 못하였고, 2012년도 매출채권은 12억 원 정도였으나, 실제로 회수된 금액은 그 1/3 정도에 그쳤다.

7)

J은 2013. 4.경부터 근로자 7명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합계 94,559,233원을 미지급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로 2014. 6. 24. 공소제기 되었다가(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고단3979), 2015. 1. 13. 공소기각결정을 받기도 하였다.

8)

피고인은 특히 2013. 6. 26.자 3,900만 원을 차용할 때 피해자 G에게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기 위하여 체납된 세금을 내야하니 빌려 달라. 대출을 받으면 즉시 갚겠다. 대출을 받지 못하면 거래처인 주식회사 인싱크로부터 공사대금 4,200만 원을 지급받아 즉시 상환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당시 중소기업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은 상태였고, 주식회사 인싱크로부터 2013. 5. 10.경에 이미 공사대금 4,200만 원과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4,620만 원을 지급받아 직원들 급여 및 거래처 채무 변제로 모두 사용한 상태였다(공판기록 122~123쪽 참고).

9)

피고인은 2012. 11. 30.자 차용금 5,000만 원은 2012. 1. 20. 150만 원(월 3%), 2013. 3. 29. 300만 원 등 3회분 이자만 지급하고 현재까지 원리금을 변제하지 못하였다. 2013. 1. 3.자 차용금 3,000만 원은 2013. 1.부터 2013. 11.경까지 이자 명목으로 총 19,335,917원을 지급하였으나 원금을 갚지 못하였다. 2013. 6. 26.자 차용금 3,900만 원은 2013. 7. 5. 300만 원, 2013. 7. 25. 600만 원 등 2회에 걸쳐 총 900만 원을 변제하였고, 2013. 8. 2.자 차용금 4,000만 원은 2013. 10. 11. 200만 원, 2013. 10. 24. 2,000만 원 등 2회에 걸쳐 2,200만 원을 변제하였다.

10)

피고인은 2013. 11. 이후부터는 이자조차 지급하지 못하고 G이나 F에게 연락을 끊었다.

11)

F가 운영하는 E라는 컨설팅 회사와 피고인이 재무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고, 컨설팅 수수료 등을 지급받기는 하였으나, E가 L의 재무컨설팅 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하였다는 자료는 없다. 피고인은 E에게 지급한 컨설팅 수수료를 차용금에 대한 이자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F가 피고인의 재무사정을 잘 알았다고 보기도 어렵다.

12)

피고인이 운영하던 L가 2013. 8. 1.경 동양네트웍스 주식회사와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고 5,0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납품하였으나 위 회사가 2013. 10. 1.경 부도가 남으로써 거래대금을 받지 못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각 차용 당시 피고인과 L가 부담하고 있었던 채무의 규모를 고려하면, 위 회사가 부도가 나지 않았더라도 피고인이 이 사건 차용금을 변제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13)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각 차용 당시 확정적으로 변제의 의사와 능력이 없었다고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구체적이고 확실성이 없는 변제의사밖에 없었다고 할 것이어서 적어도 미필적 고의는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14)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한 이상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편취한 금원을 피해자에게 일부 변제하였다고 하더라도 사기죄의 기수에 이른 후의 처분행위에 불과하다. 따라서, 그 이후에 일부 금원을 상환하였다고 하더라도 편취한 금액에서 이를 공제할 것은 아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집행유예의 이유에서 밝힌 사정들과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들을 함께 보면, 그 양형이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원심 판결문 제4쪽 별지 범죄일람표 중 순번 4의 피해자란을 '주식회사 E'로 고친다).

판사 김연하(재판장) 임광호 박효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