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472,891,4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10. 7.부터 2018. 9. 21.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2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인정사실
C는 대리운전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2016. 10. 7. 04:19경 D(이하 '망인'이라 한다) 소유의 E K5 승용차(이하 '제1차량'이라 한다) 뒷좌석에 망인을 태우고 위 차량을 대리운전하여 서울 서초구 원지동 소재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414.7km지점을 양재IC 방면에서 판교IC 방면으로 편도 5차로 중 1차로를 따라 진행하던 중 졸음운전으로 고속도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정차하였다(이하 '제1사고'라 한다). 위 사고 직후 C는 술에 취하여 뒷좌석에서 잠든 망인에게 차량에서 내리라고 말하고 즉시 제1차량에서 내렸고 망인도 C의 지시에 따라 차량 뒷문으로 내렸다. F은 같은 날 04:20경 G 렉스턴 승용차(이하 '제2차량'이라 한다_를 운전하여 사고 지점 1차로를 따라 시속 약 101.3km의 속도로 진행하던 중 제1사고로 정차하고 있는 제1차량과 망인을 근접할 때까지 발견하지 못하고 제1차량 뒤에 있던 망인을 피고인의 차량 앞 범퍼 부분으로 들이받았다(이하 '제2사고'라 한다). 이로 인하여 망인은 같은 날 05:07경 다발성 외상으로 사망에 이르렀다(이하 통칭하여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원고는 망인의 딸이고, 피고는 C의 사용자와 자동차 대리운전자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사업자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7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 2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책임의 인정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졸음운전으로 제1사고를 발생시켜 고속도로 1차로 정차(고속도로 불법정차에 해당한다)한 후 즉시 제1차량을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키거나 사고장소 후방에 도로교통법에서 정한 '고장 등 경우의 표지'를 설치하지도 않은 채 술에 취한 망인을 제1차량에서 하차하게 하고 적절한 대피 또는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은 제1차량 운전자 C의 과실과, 전방에 사고로 정차해 있던 제1차량과 망인을 뒤늦게 발견하고 이를 피하지 못하고 들이받은 제2차량 운전자 F의 과실이 경합하여 망인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므로, 제1차량 운전자의 보험자인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와 같은 공동불법행위로 망인과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면책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는, 망인이 제1사고 후 경미한 부상만 입은 채 제1차량 밖으로 나와 도로에 서 있다가 제2사고를 당하여 사망하였는바, 이는 전적으로 망인과 제2차량 운전자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한 것이고, 망인의 사망에 대한 제1차량 대리운전기사인 C의 과실이 없고 제1사고와 인과관계도 인정되지 않으므로 C는 면책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앞서 든 각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C는 제1사고를 발생시킨 후 술에 취한 채로 부상을 입고 신음소리를 내는 망인에게 무조건 "내리세요."를 반복하며 차량에서 내리게 한 후 즉시 망인을 부축하여 갓길 등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지 않고 제1차량 후방 고속도로 1차로에 서있는 망인을 방치한 상태에서 제2사고가 발생하여 망인이 사망에 이르게 된 점(C는 그 혼자만 제1차량 전방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제1사고와 제2사고 사이의 시간적 간격이 35초 정도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C에게 아무런 과실이 없다거나 제1사고와 망인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면책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책임의 제한
다만 앞서 든 각 증거에 의하면, 망인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신의 안전을 전적으로 타인에게 맡긴 채 제1사고 발생 후 신속하게 대피하지 않고 야간에 고속도로 1차로에 서있었던 잘못이 있고, 이러한 잘못이 사고 발생 및 손해 확대의 한 원인이 되었으므로, 이를 참작하여 피고의 책임을 80%로 제한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아래에서 별도로 설시하는 것 이외에는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의 각 해당 항목과 같고,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그리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일실수입
인적사항: 별지1 손해배상액 계산표의 '기초사항'란 기재와 같다.
소득 및 가동 기간
망인은 2008. 11. 1.경부터 사망 시까지 주식회사 H에서 조리부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었고, 2015. 4.부터 매월 기본급 2,673,916원, 연장근로수당 1,249,321원, 연차수당 76,763원 합계 4,000,000원을 일률적, 계속적, 정기적으로 지급받았는바 이를 일실수입의 산정의 기초가 되는 월 급여소득으로 본다. 위 회사의 취업규칙상 정년은 만 60세에 도달한 날로 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사고일로부터 만 60세가 되는 2034. 7. 2.까지는 위 급여를 기준으로 일실수입을 산정한다.
원고는 위 정년퇴직 예정일 이후 망인이 만 65세가 될 때까지는 도시보통인부의 일용노임을 기준으로 일실수입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피고는 망인의 가동연한은 만 60세까지로 보아야 하므로 그 이후의 일실수입 손해는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하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가동연한에 관한 종래 판례의 입장
대법원 1989. 12. 26. 선고 88다카16867 전원합의체 판결이, ①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여명이 남자 63세, 여자 69세로 늘어나고, ② 기능직 공무원 중 육체노동을 주된 업무내용으로 하는 공무원들의 정년이 법령상 만 58세로 연장되었으며, ③ 국민연금법상 노동능력을 상실한 노령자에게 지급되는 기초노령연금의 지급대상연령도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만 60세로 규정되기에 이르는 등의 사회적, 경제적 구조와 생활여건의 급속한 변화에 비추어 일반 육체노동 또는 육체노동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생계활동을 함에 있어 만 55세를 넘어서도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의해 합당하다고 판시한 이래 대법원은 일반 일용노동에 종사하는 사람은 만 60세가 될 때까지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상 타당하다고 판시하여 왔다(대법원 1991. 3. 27. 선고 90다11400판결, 대법원 1991. 4. 23. 선고 91다6665 판결, 대법원 1992. 2. 11. 선고 91다29095 판결 등 참조).65세
사회·경제적 사정 변화에 따른 가동연한의 연장
그러나 위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의 다음과 같은 사회·경제적 구조와 생활여건의 변화 등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일반 육체노동 또는 육체노동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생계활동의 가동연한은 만 65세가 될 때까지라고 봄이 타당하다.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비약적인 증가 추이를 보이면서 2010년에 이르러서는 남자 77.2세, 여자 84.0세에 이르게 되었고, 2020년에는 남 78.0세, 여 84.7세, 2050년에는 남 82.9세, 여 88.9세로 비약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전체 인구수 중 60세 이상의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960년에는 5%에 불과했으나 1990년에는 7.4%로 늘어났고, 21세기에 이르러 고령자의 기준이 65세로 변경되었음에도 2015년에 13.1%로 증가되었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 당시인 1980년대에는 기능직공무원의 정년이 58세였으나 현재에 이르러 60세로 변경되었고(2008. 6. 13. 법률 제9113호로 개정된 국가공무원법 제74조 제1항),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 2013. 5. 22. 개정되면서 2017. 1. 1. 이후 모든 사업장의 근로자 정년은 60세 이상이 되었으며 공공부문뿐만 아니라 민간기업을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직장에서의 정년이 60세가 되었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 당시 60세였던 기초연금(종전의 기초노령연금)의 수급시기가 65세로 변경되었고, 국민연금도 2034년부터(즉 1969년 출생자가 65세가 되는 해부터) 수급개시연령을 65세로 규정하고 있으며, 공무원연금과 사립학교교직원연금의 수급개시연령도 점차 연장되어 2033년부터 65세로 변경된다.
통계청이 조사한 2017년 연령별 경제활동 참가율을 보면 60~64세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2.5%로서 15세 이상 64세 이하의 경제활동 참가율 69.2%에 비추어 크게 낮다고 볼 수 없고 65세 이상의 경제활동참가율도 31.7%에 이른다.
국가공무원법 및 지방공무원법상 공무원의 정년은 60세인데 반해 퇴직연금의 수령 시기는 만 65세가 된 때부터이므로 공무원이 정년에 퇴직하더라도 퇴직연금을 수령하기 전까지는 스스로 본인의 생계비를 마련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고, 국민연금법상 노령연금의 수령 시기가 점차 연장됨에 따라 공무원이 아닌 일반 근로자의 경우에도 노령연금을 수령할 때까지는 본인의 생계비를 마련하기 위하여 근로를 통한 수입을 얻을 필요성이 있다.
최저생계를 보장해 주기 위한 목적인 기초연금이 수급연령을 65세로 정하고 있는 것은 그 나이 이전까지는 본인의 노동력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현재 경제상황을 충분히 고려한 정책적 판단이다.
이 사건의 경우
망인의 연령, 건강상태 등을 고려하여 그 가동연한을 단축하여 인정하여야 할 구체적인 사정이 발견되지 않으므로 망인의 가동연한을 만 65세가 될 때까지로 보고, 만 60세 이후 65세가 될 때까지 원고가 청구하는 바에 따라 도시보통인부의 일용노임(109,819원, 월 22일)을 얻는다고 보고 일실수입을 산정한다.
생계비 : 수입의 1/3
계산 : 별지1 손해배상액 계산표의 '일실수입'란 기재와 같다.
일실퇴직금 : 별지2 일실퇴직금 계산표 기재와 같다.
다만 망인이 2014. 6. 30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았음을 자인하므로 그 익일인 2014. 7. 1. 새로이 입사한 것으로 보고, 평균임금은 이 사건 사고 당시의 급여 400만 원으로 보고 망인의 일실퇴직금을 산정한다.
장례비 : 5,000,000원 (원고 지출)
책임의 제한 : 피고의 책임 80%
위자료
참작사유 : 이 사건의 경위, 망인의 나이 및 과실 정도, 원고와의 인적 관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
인정금액
망인: 70,000,000원
원고 : 10,000,000원
상속관계 : 원고의 단독 상속
상속대상금액: 458,891,428원(= 재산상 손해 388,891,428원 + 위자료 70,000,000원)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9, 10, 16, 17, 20~25호증, 현저한 사실, 경험칙
소결
피고는 손해배상금으로 원고에게 472,891,400원(= 상속금액 458,891,428원 + 위자료 10,000,000원 + 장례비 4,000,000원, 100원 미만 버림)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16. 10. 7.부터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18. 8. 2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김현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