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51,815,067원 및 그중 39,806,797원에 대하여는 2015. 10. 22.부터, 12,008,270원에 대하여는 2015. 12. 10.부터 각 2019. 2. 11.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20%는 원고가, 8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 사실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의료법에 의하여 설립된 의사회의 중앙회이고, 피고는 2009. 5. 1.부터 2012. 4. 30.까지 원고의 제36대 회장으로 재직하였다.
원고의 예산 관련 규정
원고의 정관에 "기정 예산의 추가 또는 경정을 할 때는 A 총회의 의결을 얻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재무업무규정에서도 "예산에 정한 목적 이외의 경비는 사용할 수 없고, 회계년도 중간에는 각 회계간 금전의 차용은 가능하나 예산의 전용은 허용되지 아니하며, 회계 내에서 관과 관 사이 또는 항과 항 사이의 예산 전용은 허용되지 아니하고, 다만 부득이한 경우에는 상임이사회의 의결로 예산 전용이 가능하되, 이 경우에 회장은 사유와 전용 금액을 대의원총회에 보고하고 추인을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피고의 예산 전용과 비자금 조성 행위 등
피고는 2009. 6. 3. 서울 용산구 D건물 3층 E홀에서 '집행부 및 감사단 회의'를 개최하여, 위 정관 및 재무업무규정에 위반하여, 비록 원고의 산하 기관으로 원고로부터 지원금을 수령하기는 하나, 별개의 법인으로서 자체 예산에 따라 운영되고 있는 사단법인 F 회장의 기사 월급과 차량유류대금을 원고 내부 직원에 대한 월급 등을 지급하는 것처럼 문서를 작성하고, 2009. 6.경부터 12. 경까지 기사 월급 명목으로 12,005,200원을, 차량유류비와 기타 경비 명목으로 3,675,900원을 총회 의결 없이 지급하였다.
피고는 2009년 11월경 평소 알고 지내던 'G' 대표 H과 연구용역계약을 체결하고 마치 그에게 연구용역비를 지급하는 것처럼 허위 서류를 작성하는 방법으로 정치권로비를 위한 비자금을 조성하기로 마음먹고, 2009. 11. 24. 원고 사무실에서 위 'G'과 "의료제도 개혁을 위한 친의료계 정치세력화 지원에 관한 건"이라는 내용의 연구용역계약을 체결하는 것처럼 허위의 서류를 작성하고, 연구용역비를 빙자하여 원고의 외환은행 계좌에 보관 중이던 공금 100,000,000원을 위 H의 농협 계좌로 송금한 후, 11. 25. 피고의 외환은행 계좌로 위 돈을 다시 송금 받아 같은 무렵 불상의 장소에서 현금으로 인출하여 보관하고 있었다. 이에 대하여 원고의 감사 I 등이 문제점을 지적하자 피고는 2010. 4. 20. 위 돈을 원고에 반환하였다.
원고의 정관에서 "임원의 업무에 따른 보수는 규정으로 정하고 총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는데, 피고는 총회를 거치지 아니한 채 2009. 6. 3. 원고 사무실에서 집행부 및 감사단 회의를 개최하여, 위 정관에 위배하여 J 등 6명의 원고 임원들에게 휴무일근무수당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후, 2009. 6. 18.경부터 2010. 2. 9.경까지 별지 '수당 지급 내역표'의 기재와 같이 모두 50회에 걸쳐 J 등 6명에게 휴무일근무수당의 명목으로 합계 32,050,000원을 지급하였다.
피고에 대한 형사재판 결과
피고는 위 다.항 기재 행위에 대하여 업무상 배임 및 업무상 횡령 등으로 기소되었고, 1심(서울서부지방법원 2011고단170)에서 2011. 11. 9. 위다. 1), 2) 기재 행위에 대하여 유죄가, 3) 항 기재 행위에 대하여 무죄가 각 선고되었다. 위 판결의 항소심(서울서부지방법원 2011노1231)에서 2012. 2. 23. 위 다.항 기재 행위 전부에 대하여 유죄가 선고되었고, 위 판결에 대한 상고심(대법원 2012도3402)에서 2012. 6. 28. 상고가 기각되어 위 항소심 판결(이하 위 형사판결들을 통틀어 '관련 형사판결'이라 한다)이 확정되었다.
원고의 손해액
피고가 위 다.항 기재와 같이 임의로 지급하거나 비자금 조성, 총회의 의결 없이 지급함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는 2015. 10. 21. 기준으로 손해 원금 49,758,497원이고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 15,010,338원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2~7호증, 을 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피고는 원고에게 위 손해 원금 및 지연손해금 합계 64,768,835원(= 손해 원금 49,758,497원 + 지연손해금 15,010,338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10. 22.부터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F는 원고의 사업목적인 의학발전 및 학술진흥을 달성하기 위해 원고의 정관에 따라 설립된 산하단체로써 위 단체에 대한 업무 지원은 원고 회장의 직위에서 행해진 정당한 직무집행이고, 그 비용 지출에 대해 원고의 집행부와 감사들이 동의를 하였으며, 원고의 예산으로 책정되어 있던 계약직 채용 급여 및 유류비 항목에서 지출되었으므로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피고가 회장으로 재직 중이던 당시 의료인의 권익을 지키고 원고의 입장을 알리기 위한 활동비가 필요하여 원고의 집행부·감사단과 논의하여 승인을 받고 H에게 협조를 구하여 100,000,000원을 위와 같이 조성한 후 피고가 보관하다 그대로 원고에 반환하였다. 이러한 활동비 조성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지만 이는 원고의 이익을 위한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었고 피고가 사익을 추구한 바 없으므로 그에 대한 법정이자 상당의 손해를 반환할 의무가 피고에게 인정될 수 없다.
근로기준법에 사용자는 근로자가 휴일근무를 하는 경우 가산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정하고 있고, 원고의 보수규정에서도 휴일근무수당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으며, 원고와 임원들 사이의 근로계약에서도 휴일근무수당을 지급하도록 약정하였는바 이러한 규정 및 약정에 따라 피고가 임원들에게 휴일근무수당을 지급하기로 결정하였다. 원고의 2009년도 예산안에서 직원들의 휴일근무수당을 책정해 놓았고 위 책정한 범위 내에서 임원들에게 휴일근무수당을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지도 않았다. 피고는 정상적인 업무절차에 따라 결재를 거쳐 휴일근무수당을 지출하였고, 원고의 이사와 감사들이 위 수당을 지출하는 것에 대하여 감시나 시정조치를 요구하지 않아 계속 수당이 지출되었는바, 이는 원고의 과실에 해당하거나 원고 측 사정에 따라 피해의 확대에 기여하였으므로 이를 감안하여 피고의 손해배상액이 감액되어야 한다.
판단
피고 행위의 위법성에 관하여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다69148, 69155 판결 등 참조).
앞서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관련 형사판결들에서 피고가 원고의 정관 및 재무업무규정을 위반하여 F 회장의 기사 월급과 차량 유류대금 등을 원고 내부 직원에 대한 월급 등을 지급하는 것처럼 문서를 작성하여 총회 의결 없이 지급한 사실, 허위 서류를 작성하여 H에게 연구용역비를 지급하고 이를 피고의 개인 계좌로 송금받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하였고 위 비자금에 관한 피고의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된 사실, 원고의 내부 규정상 임원들에게 휴일근무수당을 지급할 수 있는 근거가 없음에도 의사결정을 하는 기구가 아닌 집행부 감사단 회의의 결의만으로 위 수당을 지급한 것에 대하여 피고의 업무상 배임의 범위 또는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을 3~8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에서 위와 같은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예산 전용 행위, 비자금 조성 행위, 임원들에 대한 휴일근무수당 지급 행위는 위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 측 과실의 인정 또는 책임 제한 여부
관련 법리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가 바로 그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자신의 책임을 감하여 달라고 주장하는 것이 허용되지 아니하는 것은, 그와 같은 고의적 불법행위가 영득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과실상계와 같은 책임의 제한을 인정하게 되면 가해자로 하여금 불법행위로 인한 이익을 최종적으로 보유하게 하여 공평의 이념이나 신의칙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므로,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의 경우에도 위와 같은 결과가 초래되지 않는 경우에는 과실상계와 공평의 원칙에 기한 책임의 제한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6. 4. 12. 선고 2013다31137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책임 제한 여부
앞서 채택한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 책임의 제한을 인정하더라도 피고로 하여금 불법행위로 인한 이익을 최종적으로 보유하게 하여 공평의 이념이나 신의칙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되므로 공평의 원칙에 기한 피고 책임의 제한은 가능하다고 보아야 하는바, 피고의 책임을 80%로 제한한다.
F는 원고의 산하 기관으로 위 협회에 대하여 원고가 상당한 지원을 하여왔다.
피고의 불법행위는 원고 회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된 것이었고 위 행위로 인한 수익은 F 또는 원고의 임원들에게 귀속되었을 뿐 피고가 개인적으로 이익을 얻은 것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이 사건 지원이나 비자금 조성 또는 수당 지급 등을 결정할 당시 일부 감사 또는 집행부와 의논하였다.
상당 기간 동안 부정한 지원이나 수당 지급이 이루어졌고 이를 원고의 감사나 이사들이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제지하지 않아 원고의 손해가 확대되었다.
소결
금전채무의 지연손해금채무는 금전채무의 이행지체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로서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무에 해당하므로, 채무자는 확정된 지연손해금채무에 대하여 채권자로부터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을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2004. 7. 9. 선고 2004다11582 판결 등 참조).
원고는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2015. 10. 21. 기준으로 산정한 손해 원금 및 지연손해금 합계 64,768,835원(= 손해 원금 49,758,497원 + 지연손해금 15,010,338원) 및 이에 대한 2015. 10. 22.부터의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으나 위 청구금액 중 확정된 지연손해금 부분에 대하여 피고는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을 부담하게 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51,815,067원[= 39,806,797원(= 손해 원금49,758,497원 × 책임 비율 80%,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 + 12,008,270원(= 지연손해금 15,010,338원 × 책임 비율 80%)] 및 그중 위 39,806,797원에 대하여는 2015. 10. 22.부터, 위 12,008,270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지급명령 송달 다음 날인 2015. 12. 10.부터 각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9. 2. 11.까지는 민법에 정해진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해진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일부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심병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