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아래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1 내지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1978. 2.경 B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에 입사하여 2013. 3. 27. 전무이사로 승진하여 근무하다가 2015. 7. 31. 이 사건 회사에서 퇴사하였다. 한편, 원고는 전무이사로 승진한 2013. 3. 27.부터 이 사건 회사의 법인등기부상 이사로 등기되어 있다가 2015. 7. 31. 등기이사에서 사임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2015. 9. 3.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회합100225호로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고, 2016. 2. 26. 회생계획 인가결정을 받았으며,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 제74조 제4항에 의하여 이 사건 회사의 관리인으로 간주되었다.
원고는 2015. 9. 25. 위 회생절차에서 이 사건 회사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146,885,917원의 채권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하였다.
이 사건 회사의 확정된 회생계획안에 의하면 조사기간 내 시인된 원고의 회생채권은 142,315,587원이었고(을 제10호증 195면 참조),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의하지 않았으며, 위 채권은 특수관계자의 회생채권으로서 피고 회사가 인가받은 회생계획에 따라 원금 및 개시전 이자의 91%는 출자전환되고 9%만 현금으로 변제하는 것으로 권리가 변경되어 원고의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액 142,315,587원 중 129,507,184원은 출자전환되고, 12,808,403원은 그 중 50%를 2016년에 변제하고 나머지 50%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균등분할하여 변제하는 것으로 확정되었다.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원고는 2013. 3. 27. 이 사건 회사의 전무이사로 승진한 이후에도 사실상 업무결정권을 행사한 바가 없었고, 이를 행사할 수도 없었으며, 다수의 근로자와 함께 그 지위의 변동과 상관없이 같은 자리에서 소관 업무를 하였고, 임원으로서 의전과 관련된 법인 차량, 법인 카드 등을 일체 제공받지 못하였으므로, 임금을 목적으로 이 사건 회사와 사이에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회사에 대하여 가지는 임금 및 퇴직금채권은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10호의 공익채권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청구취지 기재와 같이 미지급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2013. 3. 27. 전무이사로 승진한 이후 이 사건 회사의 건축본부장으로 재직하였는바, 2013년 단체협약부터 회사교섭위원으로 참여하여 이 사건 회사의 노조와 단체협약을 교섭하는 업무를 처리하였고, 이 사건 회사의 이사회에 참석하여 주요 경영사항에 관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회사와 사이에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의 임금 및 퇴직금채권은 공익채권이 아닌 회생채권에 해당한다.
판단
관련 법리
회생채권 등에 기하여 회생계획에서 인정된 권리를 회생채권자표 등에 기재하면 그 기재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으므로(채무자회생법 제255조 제1항), 이 경우 회생채권자 등이 회생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소로써 이를 청구하는 것은 부적법하다.
또한 회생계획인가의 결정이 있는 때에는 회생계획이나 채무자회생법의 규정에 의하여 인정된 권리를 제외하고는 채무자는 모든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에 관하여 그 책임을 면하게 되는바(채무자회생법 제251조), 회생채권자 등이 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되지 아니하거나 신고하지 않은 권리에 대해서는 채무자의 책임이 면책되어 통상의 채권이 가지는 소제기의 권능을 상실한다고 할 것이므로, 소로써 이를 청구하는 것은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1 내지 14호는 회생채무자에 대한 공익채권이 되는 청구권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고, 제180조 제1항에서는 그와 같은 공익채권은 회생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수시로 변제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회생채무자에 대하여 공익채권을 가지고 있는 채권자는 회생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별도로 소를 제기함으로써 적법하게 구할 수 있다.
원고의 근로자성에 관한 판단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10호는 회생회사 근로자의 임금 및 퇴직금을 공익채권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근로자라 함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를 의미하는바, 원고가 구하는 임금 및 퇴직금 채권이 공익채권에 해당하고 이 사건 소로써 적법하게 그 지급을 구할 수 있기 위해서는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여야 할 것이므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 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지급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나,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제출한 갑 제1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이 사건 회사가 원고에게 매월 일정한 보수를 지급하면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다는 사정 등만으로는 원고의 지위나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불과하여 임금을 목적으로 이 사건 회사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인 관계에서 이 사건 회사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기초사실 및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임원으로서 회사와의 신임관계 하에 일정한 자율성을 갖고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주식회사의 이사 등 임원은 회사와의 신임관계 하에 중요 자산의 처분이나 양도 등 업무집행의 방향이나 내용을 결정하는 회사의 공식적인 기관이어서, 일반적으로는 소속 회사에 대한 종속적인 관계를 상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특정 주식회사의 임원으로서의 지위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실질적으로 회사의 지휘·명령 하에 종속적인 관계에서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은 당해 임원의 근로자성을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한다.
이 사건 회사는 1955. 5.경 설립되어 토목건축공사업 등을 영위하던 상장법인으로 2015. 8.경 이 사건 회사의 자본금이 4,400억 원에 달하는 상당한 규모의 회사로서, 이사, 상무보, 상무, 전무, 부사장, 사장, 부회장, 회장이 이 사건 회사의 임원에 속한다.
원고는 2011. 9. 1. 상무이사로 승진하였고, 2013. 3. 27. 전무이사로 승진하였다. 원고는 상무이사로 승진하면서부터 이 사건 회사의 건축사업본부장의 직책을 수행하였다. 건축사업본부장은 이 사건 회사 내 3개 본부장(관리본부장, 토목사업본부장, 건축사업본부장) 중 하나인 직책으로서 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양대 사업인 토목사업과 건축사업을 총괄하는 지위에서 건축부, 건축영업부, 개발사업부, 기전부의 업무를 총괄하는 경영진의 지위에 있었다. 원고는 2015. 7. 31. 전무이사로 퇴임할 때까지 이 사건 회사의 건축본부장의 직책을 수행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건축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이 사건 회사의 이사회에 참석하여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의사결정에 참여한 바 있고, 2013년 단체협약부터 회사교섭위원으로 참여하여 이 사건 회사의 노조와 단체협약을 교섭하는 업무를 처리하기도 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회사로부터 출퇴근시간의 관리를 받았다거나 휴가의 사용 등과 관련하여 일반 직원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상의 규율을 받았음을 인정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는 임원보수규정에 따라 보수를 지급받았다.
이 사건 회사는 원고가 등기이사에서 사임한 직후인 2015. 9.경 인원이 430명, 임원이 13명에 이르는 방대한 조직이었는바(을 제10호증 14면 참조), 전무인 원고가 근로자라는 원고의 주장대로라면 부사장, 사장, 부회장, 회장만이 사용자에 해당하는 반면 바로 그 아래 직급인 원고를 포함한 나머지 인원 전부가 근로자에 해당하게 되는데, 이를 받아들이면 매우 소수의 사용자만으로 나머지 임직원에 대한 구체적인 지휘·감독이 가능하였다는 불합리한 결과에 이르게 된다.
결국 원고를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보기 어려운 이상 원고의 임금 및 퇴직금채권은 채무자회생법 제179조 제1항 제10호에서 규정한 공익채권이 아닌 회생채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임금 및 퇴직금채권을 회생절차에 의하지 않고 소로써 이를 청구하는 것은 부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상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