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반소피고)의 본소청구와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본소로 인한 부분은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하고, 반소로 인한 부분은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원고(주식회사 C에서 2011. 3. 29. 현재의 상호로 변경하였다)는 유아 영어교재 개발과 관련하여 도서출판업, 각종 소프트웨어제작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원고가 개발하는 교재 등의 한영·영한 번역 및 감수 등의 업무를 수행한 사람이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용역계약
피고는 2004. 11. 10. 주식회사 D와 사이에 고용계약을 체결한 후 위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던 중, 2006. 2. 23. 위 회사를 합병한 원고(흡수합병등기는 2006. 7. 20. 마쳐졌다)와 사이에 용역계약을 체결하고서, 원고에 용역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는 위 용역계약을 갱신하여 오던 중, 2010. 3. 22., 2012. 3. 22, 2013. 4. 22. 및 2014. 3. 22. 총 4회에 걸쳐 원고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각 용역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서 2015. 5. 29.경까지 원고에게 용역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다툼 경과
그 후 피고는 2015. 10. 20. 원고에게 '원고가 근로자인 피고에게 법정 퇴직금 47,775,659원,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14,908,140원, 주휴수당 24,470,100원 등 합계 87,153,899원을 체불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5. 11. 19.까지 위 돈을 지급할 것을 최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15. 11. 11. 피고에게 '2011. 2.부터 2015. 5.까지 피고의 출입기록과 피고가 작성하여 용역비용 청구시 원고에게 제출한 근무일지(working log)를 비교 검토한 결과 피고가 62,815,740원을 과다 수령한 것으로 확인하였다'면서 2015. 11. 8.까지 위 돈을 반환할 것을 최고하였고, 2015. 11. 23. 피고에게 재차 위 돈을 반환할 것을 최고하였다.
그러자 피고는 이 사건 본소가 계속중이던 2016. 3. 4.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에 원고와 원고의 대표자인 E을 상대로 하여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 피고에게 주휴수당,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고 신고하였다.
위 서울강남지청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하였는데, 담당검사는 2017. 7. 19.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하였고, 이에 피고가 서울고등법원 2017초재4815호로 재정신청을 하였으나, 위 법원은 2018. 2. 21. 기각결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 일부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18, 19, 33, 34, 35호증, 을 제10 내지 13, 30호증, 을 제2, 5, 7, 8, 29호증의 각 1, 2 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각 용역계약은 피고가 업무에 투입한 시간에 약정 시간당 용역비용을 곱하여 총 용역비용을 산정하기로 되었는데, 피고는 업무에 투입한 시간을 실제보다 부풀려서 작성한 근무일지를 원고에게 제출하였고, 원고는 이를 진정한 것으로 믿고 피고에게 용역비용을 지급하였는바, 2011. 2.부터 2015. 5.까지 이와 같이 초과 지급된 용역비용이 62,815,740원이므로, 피고는 주위적으로 부당이득반환의무로서, 예비적으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의무로서 원고에게 위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피고가 2004. 11. 10.부터 2015. 5. 29.까지 원고의 근로자(적어도 기간제근로자)로서 근무하였는데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 미사용 연차수당,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원고는 일부청구를 하는 피고에게 미지급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11,656,800원, 주휴수당 19,879,200원, 퇴직금 53,217,034원 및 해고예고수당 2,592,000원 등 합계 87,345,03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피고가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1 내지 4, 6, 8 내지 16, 23, 25, 26, 30호증, 갑 제5호증의 1 내지 3, 갑 제20호증의 2, 을 제20호증의 11 내지 15, 을 제21호증의 38의 각 기재 및 증인 F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각 사정을 고려할 때,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원고에 종속된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는 원고의 피고의 인사·승진·근무시간·휴가·징계 등에 관한 취업규칙,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각 용역계약에서도 이에 준하는 사항을 정하고 있지 않고, 실제로도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원고의 근로자에 적용되는 기준과 절차에 따라 위와 같은 사항을 시행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피고는 원고로부터 피고가 업무처리에 투입한 시간에 약정 단가를 곱한 돈을 용역비로 지급받았을 뿐이고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지급받지 않았다. 즉, 피고는 직접 근무일지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제출하였고, 이를 기준으로 하여 산정된 용역비를 원고로부터 지급받았다.
또 피고는 이 사건 각 용역계약에서 정한 영문 감수나 교정 등 본래의 업무 이외에 영어경시대회 심사, 워크숍 강의, 스토리텔링 원고 작성, 회사소개서 영문 번역 및 감수 등의 일을 할 때는 원고와 사이에 별도로 업무처리약정서나 계약서를 작성하였고, 그에 따라 용역비를 지급받았다.
피고는 출퇴근 시간이 정하여져 있지 않았고, 근태에 관한 원고의 규정을 적용받지 아니하여 원고와 약속한 요일과 시간에 원고에 용역을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원고의 담당자를 통하여 관련 부서에 공지를 하도록 하였다.
피고는 별도의 계약이 없는 한 이 사건 각 용역계약에서 정한 업무만을 수행하였고, 때로는 의뢰한 업무 수행을 거부하기도 하였으며,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이나 그 결과물에 대하여 원고로부터 지휘나 통제 및 평가를 받지 않았다.
피고는 주로 원고의 편집팀 사무실 내에서 업무를 처리하였으나 이는 피고 직원들과의 협조 하에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위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로부터 명시적인 출근의무를 부여받지 않았으며, 원고 사무실 이외의 장소에서 업무를 처리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원고로부터 4대보험 가입이나 휴가비 등 복리후생을 제공받지 않았고, 원고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사내 상조회나 단체상해보험에 가입되지 않았으며, 원고로부터 직급을 부여받거나 승진이나 인사평가 등 인사관리를 받지 않았다.
이 사건 각 용역계약에 의하면 겸직이 금지되지 않았고, 원고가 피고의 겸직행위를 통제하려 한 사실도 없으며, 원고의 편집부 이사이던 F으로부터 개인교습이나 타사와의 겸업을 권유받기도 하였다.
피고의 소득에 대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니라 사업소득세가 원천징수되었다.
피고의 부당이득 또는 편취 여부
갑 제5호증의 1 내지 3, 갑 제6호증, 갑 제7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2011. 2. 1.부터 2015. 5. 30.까지 매월 피고로부터 근무일지를 제출받고서 피고에게 위 근무일지에 기록상 근무시간에 이 사건 각 용역계약상 약정단가를 곱한 돈을 용역비를 지급한 사실, 피고로부터 제출받은 위 근무일지상 피고의 근무시간과 피고의 원고 사무실 출입기록상 출입시간 사이에 커다란 차이가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더하여 갑 제20호증의 1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 즉 이 사건 각 용역계약은 '피고는 일주일에 1회 이상 본인이 처리한 업무 및 소요시간을 서면으로 원고에게 보고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을 뿐 그 업무장소를 원고의 사무실로 한정하고 있지 않은 점, 원고는 피고의 고소사건에서 고용노동부 서울강남고용노동지청장에 제출한 의견서(갑 제20호증의 1)에 '원고는 피고에게 명시적인 출근의무를 부여한 적이 없고, 그리하여 피고가 외부에서 상당시간 용역업무를 수행하였으며, 그 경우에도 근무일지에 기록하여 대금을 청구하면 모두 용역대금을 지급하여 왔다'고 밝힌 점 등을 놓고 볼 때,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 주장의 용역대금을 부당이득하였거나 편취하였다고 추인할 수 없고, 갑 제8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와 피고의 반소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일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