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2003. 2. 12. 설립되어 종합건설기술용역업 등을 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15. 1. 2.부터 전무 직함을 가지고 피고에서 근무하였다.
취업규칙의 내용
이 사건 해지 통지
피고는 2016. 6. 3. 원고에게 2016. 5. 31.자로 원고와의 고용계약을 해지(이하 '이 사건 해지'라고 한다)한다고 통지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내용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피고의 근로자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5년의 고용기간을 약정하였음에도 이를 위반하여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해지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으로 245,000,000원[= (연봉 54,000,000원×5년) - (월 3,000,000원×17개월분 월급 반환) + 위자료 26,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내용
근로자 지위의 부존재
원고의 근무 형태, 보수 체계 등을 고려할 때, 원고는 피고의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이 아니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
손해배상책임의 부존재
피고는 원고에게 5년의 고용기간을 약정한 사실이 없고, 원고에 대한 위임계약의 해지는 정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없다.
판단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인지 여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참조).
살피건대, ① 원고는 피고에 월 1일 정도 출근하였고, 피고로부터 고정된 업무를부여받지 않은 사실, ②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배치부서, 자리, 업무용 책상 등을 부여 하지 않았고, 피고 사무실 출입을 위한 원고의 지문등록이나 출입카드가 발급된 적이 없는 사실, ③ 원고는 피고의 각종 업무회의에 참석한바가 없고, 피고 야유회 등의 행사에도 참여하지 않은 사실, ④ 원고는 피고에게 8회에 걸쳐 출장명목 비용을 청구한 적은 있으나 피고에게 출장 업무에 대한 사전 및 사후 보고를 하지 않은 사실, ⑤ 원고는 업무와 관련하여 피고 C에게 업무보고 및 결재를 받은 적이 없는 사실, ⑥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서 및 연봉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은 사실, ⑦ 피고는 임직원들에게 급여와 상여금을 구분해서 보수를 지급하나 원고에게는 급여와 상여금 구분 없이 고정급을 지급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증인 D의 증언, 피고의 대표이사 E에 대한 당사자본인신문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과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로부터 일정한 자율성을 부여받고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일 뿐, 실제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등 종속성의 징표를 발견하기 어렵다.
원고는 피고의 취업규칙상의 시업 및 종업시간 규정에도 불구하고 월 1일 정도 출근함에 그쳤는데, 피고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원고가 이에 구속을 받는 관계에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는 2014. 12. 16. 해양수산부 산하 동해어업관리단에서 발주한 F 건설 공사건설사업관리용역을 낙찰 받아 수행하였고, 원고는 위 동해어업관리단 G으로 근무하다가 2014. 12. 31. 퇴직하였는바, 향후 발주처와의 관계를 고려하여 원고를 경영고문역으로 입사 조치한 것에 불과하다는 피고의 주장은 신빙성이 있다.
사무실 출입에 있어 피고는 원고의 지문을 등록하지 않았고, 원고에게 출입카드도 발급한 사실이 없었는데,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출입기록을 통해 근로자의 출퇴근 시간을 확인하고 통제하는 점을 고려할 때, 원고와 피고 사이를 통상의 사용종속관계라고 보기 어렵다.
피고가 원고에게 기본급과 상여금을 구분하지 않고 고정급만을 지급해온 사실과 원고의 업무 및 출장에 대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지시를 내리거나 원고가 피고에게 보고한 적이 없는 사실을 보면, 원고가 지급받는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예우차원에서 지급한 은혜적 보수라고 봄이 상당하다.
취업규칙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근무복을 지급하였다거나 원고의 복장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점검하였다는 사정이 없다.
손해배상책임의 존재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바, 결국 원고와 피고 사이는 민법상 위임관계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살피건대, 민법상의 위임계약은 그것이 유상계약이든 무상계약이든 당사자 쌍방의 특별한 대인적 신뢰관계를 기초로 하는 위임계약의 본질상 각 당사자는 언제든지 이를 해지할 수 있는바(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2다71411 판결 등 참조), 결국 피고의 원고에 대한 위임계약의 해지는 적법하다.
한편, 위임계약의 해지로 말미암아 상대방이 손해를 입는 일이 있어도 그것을 배상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다만 상대방이 불리한 시기에 해지한 때에는 해지가 부득이한 사유에 의한 것이 아닌 한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2다71411 판결 참조),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의 업무수행 성과가 전무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부여한 업무의 성격이 불분명한 점, ② 피고의 취업 규칙 제46조에 따르면 직원의 정년을 만 60세로 정해놓고 있는바, 원고는 H생으로서 이 사건 해지의 효력이 발생한 2016. 5. 31. 당시 이미 만 60세를 넘은 점, ③ 원고의 출장은 단지 발주처와 관련하여 동종업계를 시찰하는 형식에 불과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지가 원고에게 특별히 불리한 시기에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고, 원고의 주장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5년의 고용기간을 약정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혁중(재판장) 박현숙 권보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