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 A은 2003. 3. 1.부터, 원고 B는 2013.경부터 피고의 C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라 한다)에서 교사로 근무하여 왔다.
피고는 2016. 2. 4. 원고 A을 2016. 3. 1.자로 C 사범대학 부속 D고등학교(의정 부시 E 소재, 이하 'D고등학교'라 한다)로 전보하였고, 원고 B를 2016. 3. 1.자로 C 사범대학 부속중학교로 전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보명령'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전보명령은 원고들에 대한 징계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아래와 같은 이유로 무효이다.
사립학교법 제56조 제1항 본문은 "사립학교 교원은 형의 선고·징계처분 또는 이 법에 정하는 사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휴직 또는 면직 등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여 교원의 신분을 법률로 보장하고 있다. 이 사건 전보명령은 사립학교법 규정에 정해진 사유에 의하지 아니하고 원고들의 의사에 반하여 내려진 처분으로 위법하다.
교육공무원법 제43조 제1항은 "교권은 존중되어야 하며, 교원은 그 전문적 지위나 신분에 영향을 미치는 부당한 간섭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전보명령은 원고들의 전문적 지위와 신분에 영향을 미치는 부당한 간섭에 해당하여 위법하다.
이 사건 전보명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없음에도 원고들을 괴롭힐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한다. 피고는 이 사건 전보명령 전에 원고들과 면담 등의 협의를 거친 사실이 없으므로 위법하다.
판단
인정사실
원고 A은 2015. 4. 16. 11:23경 교내 메신저 쪽지 기능을 이용하여 이 사건 학교 교사들에게 '고사원안 제출안내'라는 제목으로 '원고 A 자신이 오후 3시에 조퇴를 하므로, 오후 3시 이후에 고사원안을 제출할 경우 교무부장교사에게 제출하라'는 내용의 쪽지를 전송하였는데, 위 쪽지의 하단에 "p.s 날씨가 많이 우중충합니다. 오늘이 세월호 참사 1주기여서 하늘도 슬퍼하나 봅니다. 1년이 다 됐는데도,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이나 책임자 처벌은 아직도 요원한 상황입니다. 유가족들의 세월호 온전한 인양이나 시행령 폐기 요구도 쉽게 수용되지 않고요. 오늘과 주말에 시청 광장에서 가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겠다는 추모의 마음과 함께 참여할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라는 내용을 기재 하였다.
이후 이 사건 학교장은 2015. 4. 16.부터 같은 달 22.까지 4차례에 걸쳐 원고 A에게 '교사가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함에도 교장과 교감을 배제시키고 공무 외집단행위에 참여하도록 하는 내용을 메일로 발송하였다'는 이유로 경위서 제출을 요구하였고, 2015. 5. 1.과 같은 달 18. 2차례에 걸쳐 위와 같은 사유로 학교장 명의의 경고장을 발송하였다.
한편, 원고 B는 2015. 12. 16. 1교시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JTBC에서 방영된 '송곳'이라는 드라마를 보여주었다.
이 사건 학교장은 2015. 12. 17. 원고 B에게 "2015. 12. 16. 수업시간에 허락 없이 비교육적이고 불필요한 노동투쟁 관련 '송곳'이란 드라마를 상영하였고, 이와 관련하여 면담하고자 3차례 호출하였으나 불응하였으며, 2015. 12. 17. 음주 후 지각하였다'는 사유로 학교장 명의의 경고장을 발송하였다.
이 사건 학교는 2016. 2. 2. 오전 11시경 2016년도 교원 인사이동 안건을 심의하기 위하여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는데, 당시 이 사건 학교의 교감은 인사위원회 회의에서 '업무상 경고로 인하여 전보를 가는 교사가 있다'고 말하면서 원고들을 언급하였다. 이후 피고는 2016. 2. 3. 피고 이사회를 개최하여 2016년도 교원 인사이동 안건에 관한 심의·의결을 거친 후 이 사건 전보명령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7, 9, 10, 1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고(대법원 1995. 10. 13. 선고 94다52928 판결, 대법원 1996. 4. 12. 선고 95누7130 판결 등 참조),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며(대법원 1996. 4. 12. 선고 95누7130 판결, 대법원 1995. 8. 11. 선고 95다10778 판결 등 참조),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1995. 5. 9. 선고 93다51263 판결, 대법원 1997. 7. 22. 선고 97다18176, 18172 판결 등 참조).
또한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또는 근로자 간의 인화를 위한 배치전환도 업무상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므로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허용된다고 할 것이고, 이 경우 비록 배치전환에 당해 근로자에 대한 제재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정한 징계절차를 요하는 징계로서 규정되지 아니한 이상 그러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효력에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누11880 판결, 대법원 1998. 12. 22. 선고 97누5435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따라 이 사건을 보건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24호증, 을 제1호증의 2, 을 제2, 4, 5호증, 을 제6호증의 1 내지 7, 을 제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전보명령이 위법·부당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사립학교법 및 교육공무원법 위반 여부
'전보명령'은 전보대상자의 직위 자체는 유지시킨 채 그 소속만 변경시키는 인사명령으로서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전보대상자마다 유·불리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보명령 그 자체만으로 사립학교법 제56조 제1항의 '휴직 또는 면직 등 불리한 처분'이나 교육공무원법 제43조 제1항의 '전문적 지위나 신분에 영향을 미치는 부당한 간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아래에서 보는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전보명령이 원고들에 대한 불리한 처분이나 전문적 지위나 신분에 영향을 미치는 부당한 간섭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명령이 사립학교법 제56조 제1항 또는 교육공무원법 제43조 제1항에 위배된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권리남용 해당 여부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이 사건 전보명령은 피고의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고, 원고들을 괴롭힐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 피고 정관시행세칙 제19조 제4호는 "교원은 각급 학교 운영상 필요한 경우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인사교류 할 수 있다. 다만, 인사교류를 위한 전보는 근무수행능력과 학교의 장의 의견을 참작하여 시행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중등학교교원 신규임용 및 전보에 관한 규정(이하 '전보규정'이라 한다) 제12조는 "산하학교 교사간의 교류를 통하여 침체를 방지하고 교육활동에 활력을 고취하기 위하여 정기적으로 전보를 시행한다.", 같은 규정 제13조는 "전보는 정기전보와 수시전보로 구분한다."(제1항), "정기전보는 매 학년도 시작 전에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필요한 경우에는 수시로 전보를 시행할 수 있다."(제2항), 같은 규정 제14조는 "전보는 현임교에서 5년 이상 근속한 교원을 우선으로 한다."(제1항), 같은 규정 제15조는 "이사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 특정교원에 대하여 전보를 시행할 수 있다."(제3항), 같은 규정 제16조는 "본인이 원하거나 학교운영상 필요한 경우에는 고등학교 교사를 중학교에, 중학교 교사를 고등학교에 전보 배치할 수 있다."고 각 규정하고 있다.
㉡ 피고는 매년 2월경 정기 인사를 통하여 피고 산하 중등학교 간 인사교류차원에서 전보명령을 실시하여 왔는데, 2016학년도 정기 인사로 이사회 심의·의결을 거쳐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전보명령을 하였다. 특히, 원고 A은 이 사건 학교에서 13년간 근무하여 전보규정상 우선전보대상자에 해당하였고, 2014. 2. 정기 인사에서도 피고 산하의 D고등학교 전보대상자에 선정된 적도 있었으므로, 원고 A을 다른 학교로 전보할 업무상 필요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없다.
㉢ '송곳'이라는 드라마가 비교육적이거나 불필요한 내용의 드라마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원고 B는 당시 사회 과목의 '세계화와 상호 의존' 단원 중 '국제거래의 확대'에 대한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위 드라마를 상영하였는데, 이는 위 수업주제와는 무관하다. 또한 원고 B가 그 다음날 음주로 인하여 지각한 이상 원고 B에 대한 학교장의 경고가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는 정기 인사를 통하여 학교장으로부터 위와 같은 이유로 경고를 받은 원고 B에 대해 이 사건 전보명령을 하였는바, 이 사건 학교 교원들 사이의 질서 유지나 회복, 인화 도모 등을 위해 원고 B를 전보할 업무상 필요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없다.
㉣ 원고들은, 이 사건 학교에 국어과와 사회과 교사가 부족한 상황임에도 국어과 교사인 원고 A과 사회과 교사인 원고 B를 전보하였는바, 원고들을 다른 학교로 전보할 업무상 필요성이 없었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사정과 피고는 교사가 부족한 경우 신규교원을 채용하거나 인사교류 등을 통하여 교사를 충원할 수도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원고들이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들을 전보할 업무상 필요성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 원고 A이 전보 발령받은 D고등학교는 의정부시 E에 위치하고 있어, 원고 A은 출퇴근 시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왕복 약 90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이나,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인하여 원고 A이 받아야 하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전보명령에 수반되는 통상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현저히 벗어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 원고 B가 전보 발령받은 C 사범대학 부속중학교는 이 사건 학교와 같은 지번 내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 B가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인하여 입는 생활상의 불이익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절차상 하자 여부
이 사건 학교 교감이 2016. 2. 2. 인사위원회 회의에서 '업무상 경고로 인하여 전보를 가는 교사가 있다'고 말하면서 원고들을 언급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과 이 사건 전보명령이 이루어진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보명령에는 원고들에 대한 제재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이 사건 전보명령을 하면서 원고들의 의견을 듣거나 면담을 했다는 자료도 제출되지 않았다. 그러나 원고들의 정관 및 규정에서 징계절차가 필요한 징계로서 전보명령을 정하지 않은 이상, 위와 같은 사정으로 인하여 이 사건 전보명령이 무효라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전보명령 등 교원 전보에 관하여 학교인사위원회의 실질적인 심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교원인사위원회 회의록 관리가 부적정하였다는 이유로 서울특별시교육청의 피고 이사장에 대한 경고 및 주의처분 요구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전보명령이 무효라고 볼 정도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한성(재판장) 이상률 이아영
각주1) 사립학교법 제56조(의사에 반한 휴직·면직등의 금지) ① 사립학교 교원은 형의 선고·징계처분 또는 이 법에 정하는 사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휴직 또는 면직등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아니한다. 다만, 학급·학과의 개폐에 의하여 폐직이나 과원이 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