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서울 강남구 E, 2층에서 'F전문학원'(이하 '이 사건 학원'이라 한다)을 운영하고 있다.
피고들은 이 사건 학원에서 강의를 제공하던 학원강사들로서 이 사건 변론종결일 현재 주식회사 G이 서울 강남구 H에서 운영하는 학원(이하 '경쟁학원'이라 한다)에 근무하고 있다.
원고는 피고들과 각 2010. 1. 28.자로 '강사(전임) 고용계약서'(위 각 계약서 기재 약정을 일괄하여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를 작성하였는데, 위 각 계약서에 정한 계약기간은 2010. 1. 1.부터 2010. 12. 31.(피고 B) 또는 2012. 12. 31.(피고 C, D)까지이며, 그 중 제7조는 다음과 같다.
피고들은 다음 표 기재와 같이 이 사건 학원에 입사하여 근무하여 왔다.
한편, 원고는 피고들을 비롯한 이 사건 학원에서 근무했던 강사들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카합81492호로 전직금지가처분신청을 하였으나, 2016. 1. 21. 위 법원으로부터 위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4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계약 제7조에 따르면, 피고들은 이 사건 계약기간 중 또는 계약기간 이후라도 1년 이내에 강남구에 있는 동종의 학원을 개업하거나 동종의 학원으로 이직할 수 없다. 피고들은 2015. 11. 1. 이 사건 학원의 원장에게 사직의사를 표시한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아직 계약기간이 끝나지 않은 2015. 11. 24. 및 2015. 12. 7. 경쟁학원 강의실에서 설명회를 개최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 제7조에 따라 피고들이 경쟁학원으로 이직하기 전 12개월 간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강사료 상당액인 별지 기재 청구금액표 청구금액'란 기재 각 해당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이 사건 계약의 존속 여부
원고는 피고들과 각 2010. 1. 28. 이 사건 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위 각 계약서에 정한 계약기간은 2010. 1. 1. 부터 2010. 12. 31.(피고 B) 또는 2012. 12. 31.(피고 C, D)까지인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그리고 위 기초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들은 이 사건 계약의 기간 만료 후에도 새로운 계약서의 작성 없이 2015년경까지 계속하여 이 사건 학원에 근무하며 강의를 제공하여 온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계약은 민법 제662조에 의하여 이 사건 계약 제7조를 포함하여 종전과 동일한 조건으로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들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계약내용을 부인하는 과정에서는 근로자성을 강조하면서도, 원고와 수익을 배분하는 내용에 관하여는 단순한 근로자가 아니라 사업 동반자임을 내세우는 등 피고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1, 2, 3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 스스로 위 전직금지가처분 사건에서 피고들과 고용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인정하는 전제에서 피고들의 근로자성을 강조한 사실, 이 사건 계약 제2조 제2호, 제3조에는 근 무시간 및 근무장소가 명시되어 있고, 재직기간 중 이 사건 학원 외 다른 학원에 출강하거나 고용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5조에는 소정의 기본급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는 사실, 위 전직금지가처분사건에서 법원은 위와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들은 원고에 종속되어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들이 원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단지 원고와의 약정으로 수익을 배분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들이 근로자임을 부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이 사건 계약서에 명시된 계약기간 이후에는 구두로 수익분배 비율에 관한 합의만 있었을 뿐 전직금지의무에 관하여 아무런 합의가 없었고 이 사건 계약 제1조 제2항에 따라 계약기간을 연장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계약은 더 이상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갑 제1, 2, 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계약서 제1조 제1항에는 고용계 약기간이 명시되어 있고, 제2항에는 "제1항의 계약 기간은 기간의 종료로 만료되며, 상호 합의할 경우 취업 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재계약하거나 계약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라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들은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이 만료된 이후에도 계속하여 이 사건 학원에서 근무하였고, 피고들 스스로도 급여와 관련된 수익분배 비율 외에 다른 조건들에 대하여 특별히 달리 합의하지 않았으며, 전직금지의무 부분에 관하여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견해가 대립되었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 이상, 이 사건 계약은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묵시적으로 갱신되어 그 효력이 존속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전직금지약정 위반 여부
갑 제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B이 2015. 11. 1. 이 사건 학원의 원장 I(원고의 사내이사)에게 '이미 사직의사를 명시하였다'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 피고들은 2015. 11. 24. 및 2015. 12. 7. 경쟁학원에서 각 설명회를 개최하였고 경쟁학원에서의 고1 대상 강의는 2015. 12. 18. 개강한 사실, 피고들은 학부모들에게 '이번주(2015. 12. 26. , 27.)를 끝으로 산학원 고1 수업을 마무리한다. 2016년에는 J에 있는 G에서 강의를 시작한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들은 2015. 11. 1. 이전에 이미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에 대한 해지통고를 하면서 다만 그 해지의 효력을 그로부터 1개월 이후임이 역수상 명백한 2016. 1. 1.자로 발생하는 것으로 하여 2015. 12. 31.까지 이 사건 학원에서 계속 노무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민법 제662조, 제660조에서 해지사유에 관하여 아무런 정함을 두고 있지 않은 이상 피고들이 위 조항에 기하여 한 해지를 가리켜 이 사건 계약 제7조 제2항에서 정한 '사전 협의나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기간 중에 그만둘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결국 피고들은 이 사건 계약 제7조 제3항에 따라 전직금지의무를 부담할 뿐이다. 그런데 피고들이 이 사건 계약 종료 후 바로 경쟁학원으로 옮겼고, 경쟁학원이 이 사건 학원과 동일한 서울 강남구 관내에 있는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따라서 피고들이 경쟁학원에서 강의를 제공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이 사건 계약 제7조 제3항(이하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이라 한다)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의 무효 여부
피고들은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이 피고들의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하여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① 근로기준법 제7조는 "폭행, 협박, 감금, 그 밖에 정신상 또는 신체상의 자유를 부당하게 구속하는 수단으로써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어긋나는 근로를 강요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에 위약금 약정을 두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폭행, 협박, 감금이나 정신상 또는 신체상의 자유를 부당하게 구속하는 수단을 사용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② 또한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은 근로계약의 불이행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근로계약 종료 후의 취업에 대한 제한의무 부과 및 그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을 규정한 것이므로, 피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근로기준법 제20조의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한편,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의 권리는 국민의 기본권에 속하므로, 근로자가 사용자와 사이의 근로관계 종료 후 사용자의 영업부류에 속한 거래를 하거나 동종의 업무에 종사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등 경업금지약정을 한 경우에, 그 약정은 사용자의 영업비밀이나 노하우, 고객관계 등 경업금지에 의하여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 존재하고, 경업 제한의 기간과 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여부,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및 퇴직 경위, 그 밖에 공공의 이익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근로자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합리적인 제한으로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유효한 것으로 인정된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등 참조).
갑 제4 내지 7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에 의하여 보호하여야 할 원고의 이익은 이른바 '고객관계(수강생), 학원의 교재나 강의자료'라고 할 것인데, 고객관계(수강생)가 그 자체로 원고의 보호할 가치 있는 이익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학원의 교재나 강의자료가 원고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정보라고 보기도 어려워, 원고의 이익이 크다고 볼 수 없는 점, ② 원고가 강사에 대한 일반적인 급여수준을 넘어 피고들에게 전직금지 약정에 대한 특별한 대가를 추가하여 지급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③ 피고들은 원고의 보수체계 등에 불만을 품고 퇴직 전 과 불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도 처음에는 피고들의 이직에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2015. 10.경 '2015 학원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피고들의 이직을 겸허히 수 용하겠다는 취지의 의사를 표시한 점, ④ 피고들이 서울 강남구를 벗어나 학군이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것이 용이하지 않고, 그에 따라 생계에 지장이 올 우려도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전직금지 약정은 피고들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 위반을 이유로 한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정인숙(재판장) 노미정 이지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