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위탁에 의한 징수 대행, 계량기 등의 검침 및 업무이행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전기계량기 검침, 전기요금 관련 청구서 등의 송달, 전기요금 체납 고객에 대한 해지시공(단전) 및 재공급(송전) 등의 업무를 위탁받은 회사이다.
원고들은 별지 표 '입사일'란 기재 각 날짜에 피고와 위탁계약(이하 '이 사건 위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주부위탁원으로 위촉되어 검침, 송달 등의 업무를 수행하다가 같은 표 '정규직 전환시점'란 기재 각 날짜에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된 다음 2012. 7. 31. 각 퇴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2호증의 1 내지 12, 을 제5호증의 1 내지 5, 을 제7호증의 1 내지 7, 을 제9호증의 1 내지 1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
원고들은 비록 위탁계약의 형식으로 피고에 입사하였으나 그 실질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위탁계약 체결일부터 퇴직일까지의 전 기간을 근로기간으로 계산하여 재산정한 퇴직금에서 이미 지급받은 퇴직금을 공제한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위탁계약의 내용과 원고들의 업무수행에 있어서의 독립성 · 자율성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위탁원으로 근무할 당시의 원고들은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탁계약 체결일부터 정규직 전환 전날까지의 기간 동안에 관하여는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설령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은 자유의사로 위탁계약을 종료하고 2010. 11. 1. 또는 2011. 4. 1. 정규직 직원으로 되었으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기존 위탁계약관계는 이로써 종료되었다. 따라서 원고들의 기존 위탁계약관계에 따른 퇴직금 청구채권은 위탁계약 종료일로부터 3년이 지난 2013. 11. 1. 또는 2014. 4. 1. 각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피고는 2015. 9. 1.자 답변서에서 원고들이 모두 2011. 4. 1. 정규직 직원으로 되었음을 전제로 2014. 4. 1. 각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2015. 11. 19.자 준비서면에서 원고들 중 일부는 2010. 11. 1. 정규직 직원으로 전환되었다고 기재하였으므로, 소멸시효 완성시기를 정규직 직원 전환시점에 따라 위와 같이 나누어 주장하는 것으로 본다).
또한 원고들은 자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님을 명백하게 인식하고 있었고 이를 기초로 한 기존의 법률관계를 인정하여 왔으므로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한 것은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는 신의칙 위반행위로서 무효이다.
판단
인정사실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각 체결된 이 사건 위탁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주부위탁원의 업무내용 및 근무형태 등
업무내용
피고의 정규직 직원과 일반위탁원은 검침, 송달, 단전업무 중 1개의 업무를 담당하였고, 원고들을 비롯한 주부위탁원은 위탁계약에 따라 단전업무를 제외한 검침, 송달업무 중 1개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검침업무를 수행하는 위탁원은 위탁계약서에서 정한 바와 같이 피고사업소에 출근하여 검침단말기(PDA)를 받은 후 당일 검침구역으로 이동하여 검침업무를 수행하면서, 1일 20고객 만나기 운동에 따른 고객 만남, 전기사용량 과다 · 과소 고객에 대한 면담 및 안내, 전기수요자의 명의변경, 전기용도변경, 계량 관련 중계사항(계량기 부동, 역회전, 계기낙하 등) 처리, 가로등 검침, 보안등 현황 파악 등의 조사업무를 수행하였다. 사무실로 복귀하여서는 현장에서 만나지 못한 전기사용량 과다 ·과소 고객들에 대한 전화안내를 하고 그 내용을 검침단말기에 입력한 후, 당일 PDA의 검침 기록을 토대로 전기사용량 과다 · 과소 내역 및 원인, 그에 대한 조치사항 등의 내용을 담은 '심사대상 고객 내역'을 출력하여 피고에 제출한 후 퇴근하였다.
송달업무를 수행하는 위탁원은 위탁계약서에서 정한 바와 같이 피고사업소에 출근하여 전날 또는 당일 아침에 분류해 놓은 송달고지서 및 해지예고서를 가지고 당일 송달구역으로 이동하여 송달업무를 수행하면서, 1일 20고객 만나기 운동에 따른 고객 만남, 해지예고서 발행 고객에 대한 면담 및 안내, 고객 관련 중계사항(전화번호변경, 명의변경, 상호변경, 주소변경 등)처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사무실에 복귀하여서는 현장에서 만나지 못한 해지예고 고객에 대해 전화안내를 하고, 면담고객 등의 리스트를 작성한 후 퇴근하였고, 때로는 현장에서 바로 퇴근하기도 하였다.
위탁원들은 위탁계약서에 정해지지는 아니하였으나 전기요금 자동이체 권유, 인터넷 빌링 권유, SMS(문자메시지) 가입 권유, 태양열 설치 권유, 심야전기가입 권유업무 등을 수행하였고, 피고는 이러한 업무의 수행 결과에 대해서 개인별 포상을 하였다.
주부위탁원들은 검침과 송달이 없는 날에는 자체적으로 순번을 정하여 전화민원처리업무를 수행하였으나, 주부위탁원들이 당번에 불참하더라도 피고로부터 제재를 받지는 않았다.
업무배정방식 및 근무형태
피고가 위탁원들에게 검침업무나 송달업무 중 1개의 업무를 배정하여 주었고, 일정한 시기가 경과하면 업무분장을 변경하기도 하였다. 주부위탁원들이 배정받은 검침업무나 송달업무의 업무량은 정규직 직원의 70~80% 수준이었다.
피고는 주부위탁원과 정규직 직원의 구분 없이 담당구역을 배치하였고, 주부위탁원들 사이에서는 형평성을 고려하여 제비뽑기 방식으로 담당구역이 배정되었다.
피고는 한국전력공사의 6차에 걸친 각 전기요금 납부일에 맞춰 미리 20일에 걸쳐서 정해놓은 일정에 따라 주부위탁원들에게 당일 수행할 업무 구역과 업무량을 지정해 주었고, 주부위탁원들은 이에 따라 당일 부여된 업무는 그날에 모두 마쳤다. 한편 휴일이 포함된 경우에는 2일분의 검침 및 송달 업무가 1일에 모두 수행하도록 부과되기도 하였다.
주부위탁원들은 대체로 09:00경 관할 사업소에 들러서 업무수행에 필요한 검침단말기나 요구청구서 등을 수령하고 오후 3~4시경에 검침단말기를 반납하고 퇴근하였으며, 송달업무를 담당하는 위탁원의 경우 송달업무를 마친 후 바로 퇴근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검침단말기의 수령 및 반납시간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았고 출퇴근 시간이나 업무수행시간을 정해두지는 않았다.
피고는 검침 및 송달업무를 수행할 순서를 미리 정하여 놓은 순로도를 작성하여 배포하였으나, 위탁원들은 검침 및 송달업무를 수행하면서 반드시 그 순로도를 따르지는 않았고, 피고도 그 순로도를 따르도록 감독을 하지는 않았다.
피고는 위탁원들에 대해서도 업무수행에 필요한 기본교육을 하였고, 정규직 직원들에 대해서는 매주 정기조회를 시행하거나 교육을 시행하였으며, 위탁원들 중에서도 정규직 직원들과 함께 아침조회나 업무 관련 교육 및 체육대회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다만 위탁원들은 피고로부터 업무지시 위반, 아침조회나 교육 불참 등의 사유로 제재를 받은 적이 없다.
피고는 2003년경 일부 주부위탁원들에 대하여 본인의 동의 없이 근무지를 변경하기도 하였고 그 이후에는 주부위탁원들의 동의를 얻어 근무지를 변경하기도 하였다.
업무규정 및 업무수행에 대한 평가
피고는 위탁원들의 위촉, 해촉, 업무수행방법, 평가 등에 관하여 별도로 규정한 '위탁원 규정'을 두고 이를 통해 위탁원들을 관리하였을 뿐, 피고의 취업규칙, 복무규정, 인사규정 등을 적용하지 아니하였다. 한편 한국전력공사는 정규직 직원과 위탁원을 구분하지 않은 채 모든 검침원과 송달원의 업무내용 및 방법, 이들에 대한 교육에 관한 사항을 정한 '검침 및 송달 세부시행지침'을 제정한 후 피고로 하여금 이를 실시하게 하였다.
피고는 매년 1 내지 2회 자체 감사 또는 한국전력공사에 의한 감사를 통하여 위탁원들의 업무처리내용을 평가하였고, 시정사항이 발생할 경우 확인서를 작성하게 하였으며, 실적부진자에 대해서는 업무량을 줄이기도 하고, 업무수행 결과에 따라 위탁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는 내용의 위탁계약 해지예고 통보서를 발송하기도 하였으며, 성과가 우수한 위탁원들에게는 표창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피고는 위탁원들에 대하여 고객응대업무 평가를 포함한 직무능력평가를 실시하고 고객만족도 조사 등을 통하여 위탁원들의 근무태도를 평가하였다.
작업도구 제공 및 재위탁 여부 등
피고는 검침원들에게 검침에 필요한 검침단말기를 배부하였다가 퇴근시 이를 반납받았다.
피고의 사무실 내에는 주부위탁원들이 공동으로 작업할 수 있는 긴 테이블이 있었는데, 피고는 이를 구획하여 각 구획 별로 위탁원들의 이름표를 붙이고 서랍을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고, 그 밖에 공동으로 사용하는 컴퓨터, 전화도 비치되어 있었다.
피고는 위탁원들에게 피고의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임을 증명하는 신분증을 제공하였고, 근무복을 지급하고 이를 착용하도록 하였으나, 근무복을 입지 않을 경우 제재를 가하지는 않았다.
위탁원들은 자신의 업무를 재위탁하거나, 정규직 직원이나 위탁원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대신 업무를 수행케 할 수는 없었다. 위탁원들은 결근을 할 경우에는 피고에 이를 통지하였고, 피고는 정해진 순번에 따라 대직자에게 결근자를 대신해서 업무를 처리하게 한 후 그 대직자에게 직접 해당 업무에 대한 수수료를 지급하였다.
원고들은 1997년부터 2010년까지 대략 10년 내외의 기간 동안 피고에 주부위탁원으로 근무하였고, 피고는 주부위탁원의 재위촉 제한 연령을 만 53세 미만으로 정하여두었다.
기타 사회보장제도의 적용 등
피고는 주부위탁원들에 대하여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의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아니하였고, 주부위탁원들로부터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다.
피고가 위탁원들에게 지급한 신분증에는 '사번'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급여명세서에도 '사번'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위탁원 관리카드에는 '관리번호'라고 기재되어 있는 반면, 정규직 직원에 대한 사원인사기록표에는 '사번'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관련 규정
피고가 위탁원들의 위촉, 해촉, 업무수행방법, 평가 등에 관하여 별도로 규정한 '위탁원 규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8 내지 11호증, 갑 제12호증의 1 내지 8, 갑 제13호증, 갑 제15호증의 1, 2, 갑 제16호증, 갑 제17호증의 1, 2, 갑 제18호증의 1, 2, 갑 제19호증, 을 제2호증의 1 내지 12, 을 제3호증의 1 내지 12, 을 제10호증의 1 내지 12, 을 제11 내지 15호증, 을 제16호증의 1, 2, 을 제17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인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代償)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다6998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위탁계약서에 피고는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업무의 수행과정이나 계약의 이행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제7조), 피고가 원고들의 담당 구역 및 업무를 배정하고, 원고들에게 근무복과 신분증을 지급하였으며, 업무성과에 따라 업무량을 줄이거나 표창장을 수여한 사실, 피고가 한국전력공사가 제정한 '검침 및 송달 세부시행지침'을 실시하여 위탁원들이 이 지침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사실, 원고들이 피고의 사무실에 나와 아침조회, 체육대회, 업무 관련 교육에 참여하기도 한 사실, 원고들이 자신의 업무를 재위탁할 수 없었고, 결근할 때에도 정규직 직원이나 다른 위탁원만이 업무를 대신 수행하였던 사실, 당일 수행할 업무 장소와 업무량이 정해져서 부여된 사실, 위탁계약서에서 정한 위탁업무 이외에도 자동이체가입 권유 등의 부가업무 등을 수행한 사실, 원고들이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는 사무실에 출근하여 송달고지서, 검침단말기 등을 수령하여야 했고 특히 검침업무를 담당하는 위탁원들의 경우 검침단말기를 반납하기 위해서 사무실에 돌아온 후 퇴근한 사실, 위탁원들이 피고가 제공한 사무실에서 피고가 제공한 업무용 책상 및 그 외 비품들을 사용한 사실 등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 을 제1호증의 1 내지 3, 을 제16호증의 3 내지 17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앞서 본 사실만으로는 원고들이 업무 수행 과정에서 이 사건 위탁계약의 취지 및 범위를 벗어나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 · 감독을 받았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이 위탁원의 신분이었던 동안에도 사용 · 종속관계에서 피고에게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들이 수행한 검침 및 송달업무와 대부분의 부수 업무는 위탁계약서에 이미 그 내용이 정해져 있었으므로 피고가 이를 일방적으로 정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원고들을 비롯한 주부위탁원들은 정규직 직원들과 업무량에서 차이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업무내용에 있어서도 정규직 직원들과는 달리 단전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다.
주부위탁원들이 수행하는 검침, 송달 등의 업무는 피고가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위탁받은 업무를 재위임한 것으로서 피고의 사업에서 핵심적이고 중요한 업무에 해당하고, 이에 따라 피고는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전달받은 '검침 및 송달 세부시행지침'을 실시함으로써 원고들에 대해 업무 지시를 하였다. 그런데 이는 피고가 위촉한 원고들에 대하여 업무수행상 필요한 최소한의 교육을 실시하지 않을 수 없어 한국전력공사가 제정한 지침을 그대로 전달하여 위탁원들의 업무에 대한 일반적 · 추상적 지시를 한 것에 불과하고, 더 나아가 구체적이고 상세한 지휘 · 감독을 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
원고들이 수행한 부수 업무 중 위탁계약서에 기재되지 아니한 자동이체권유 등의 업무는 업무량이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며, 피고가 위와 같은 업무수행에 대해서도 실적에 따라 별도의 보상을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독립사업자임을 전제로 위탁계약의 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위탁계약서에는, 원고들은 원칙적으로 피고가 정한 위탁업무를 계약 조건과 피고의 업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들은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고, 업무수행 절차가 엄격하게 제한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담당 구역 및 업무를 배정받는 것 이외에 배정받은 업무와 관련한 구체적인 지시를 받았다고 볼 수 없고, 업무수행의 순서나 방법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었다.
주부위탁원들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사무실에 출근해야만 했고, 검침업무를 담당하는 위탁원들의 경우에는 사무실에 돌아와 검침단말기를 반납하기 위해서 사무실에 돌아온 후 퇴근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업무수행상 검침단말기와 청구서 등의 수령 또는 반납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무실에 들르는 것에 불과하고, 원고들에게 정해진 출근시간이나 퇴근시간은 없었다.
주부위탁원들은 검침 및 송달업무가 없는 날에는 출근의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며, 주부위탁원들이 자율적으로 당번을 정하여 실시한 전화민원처리업무의 수행 여부에 대해 피고가 통제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이 정규직 직원들과 사무실에 혼재하여 근무하였으나 주된 업무인 검침과 송달은 사무실 밖에서 이루어졌고, 사무실에서 수행하였던 업무는 고객에 대한 전화, 자료정리나 보고서 출력 등으로서 피고의 지휘 · 감독이 특별히 필요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으므로, 그 성격상 통일된 지휘 · 감독체계를 수반할 수밖에 없는 컨베이어 시스템에 의한 작업공정에서의 혼재 근무와는 달리 정규직 직원들과의 혼재 근무 사실에 의하여 곧바로 업무수행 과정에서 피고의 지휘 · 감독이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할 수도 없다.
검침업무를 담당한 검침원들의 최초검침시간이 대부분 09:30부터 10:30 사이에 이루어졌으나 일부 검침원들은 최초검침시간이 12시 이후 이루어진 경우도 있고, 이러한 최초검침시간의 차이는 담당구역까지의 통상적인 이동시간의 차이를 벗어난 것으로 보이며, 송달원의 경우 송달업무를 마치면 바로 퇴근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출퇴근 시간이 엄격하게 통제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위탁원들의 업무량이 정규직 직원에 비해 적어서 통상적으로 일찍 업무를 마치고, 검침 및 송달업무 자체는 40분 이내에 마쳐지는 경우도 있었으며, 같은 시간대에 모두 함께 업무를 수행하여야 할 필요성이 크지 않은 점에 비추어, 근무수행시간의 제한이 그다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2003년경에 일부 위탁원들에 대해서 사업장을 일방적으로 변경한 사실은 있으나, 그 이후에는 위탁원들의 동의를 얻어서 사업장을 변경하였으므로, 위 사정만으로 피고가 통상적으로 일방적인 근무지 변경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가 위탁원들에게 제공한 검침단말기는 한국전력공사의 고객정보가 입력된 것이어서 함부로 유출할 수 없으므로 위탁원들이 이를 개별적으로 갖출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는 검침업무와 송달업무의 편의를 위해 위탁원들에게 책상, 전화기 등의 비품을 제공하기는 하였으나 업무수행에 필요한 비품을 모두 제공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주로 외근을 담당했던 원고들이 사무실에 출근하여 책상, 전화기를 사용한 시간은 극히 적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근무복을 지급하여 착용하게 하고 신분증을 지급한 것은 개별 세대를 방문하여야 하는 검침업무 등의 특성상 검침원 등을 가장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신분확인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서 위탁업무수행에 필요한 범위 내의 조치로 보인다.
위탁원 규정에는 업무수행 실적 평가 성적이 70점 이상일 것을 재위촉자격으로 규정하고 위촉결격사유가 발생한 경우를 해촉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며(제9, 10, 11조), 피고가 원고들의 업무실적에 따라 업무량을 줄이거나 표창장을 수여한 사실은 있지만, 위와 같은 조치가 위탁계약의 본질을 벗어나는 것으로 보기 어렵고, 원고들이 업무수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교육 이외의 교육이나 행사에 참여할 것이 강제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특히 피고는 위탁원들에 대하여 업무수행 실적 평가 성적이 70점 미만인 경우 재위촉에서 제외하거나 위탁원 관리지침에서 정하는 특별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해촉하는 이외에는 별도로 징계를 할 수 없었다.
위탁계약서에 겸업을 금지하는 규정이 없고, 실제로도 일부 주부위탁원들의 경우 검침 및 송달업무를 마치고 식당이나 다른 회사에 취직하여 근무를 제공하였고, 이에 대해 피고가 통제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에 대한 전속성이 강하다고 볼 수 없다.
근로자의 경우 실제 근로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사용자가 이용 가능한 상태로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 자체에 대한 대상(對償)으로 임금이 지급되는 경우가 많으나, 원고들은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지급받지 않았고 실제 수행한 업무 실적에 따른 위탁수수료만을 지급받았다.
피고는 원래 정규직 직원들에 대한 복지 차원에서 정규직 직원 또는 퇴직자들의 부인들을 주부위탁원으로 위촉하였다가 그 범위를 확대하여 나갔다. 피고의 주부위탁원들 중 정규직 직원이 되기를 원한 사람들은 2007년경부터 소정의 시험절차를 거쳐서 정규직 직원으로 되었고, 정규직 직원이 되기에 부적합(불합격)하거나 정규직 직원이 되기를 원하지 않은 사람들은 주부위탁원 신분으로 계속 근무하였다. 일부 주부위탁원들의 경우 검침 및 송달업무를 마친 후 퇴근하여 다른 직장에 근무하는 등 자유롭게 위탁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정규직 직원으로 신분이 전환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도 하였다.
원고들은 근로소득세를 내지 아니하였고, 피고를 사업자로 한 국민연금보험이나 건강보험,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지 아니하였으며, 취업규칙 등의 적용도 받지 아니하였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한성(재판장) 이상률 이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