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6. 30. 선고 2016가합557529 판결

주문

1.

원고에게,

가.

피고 서울특별시는 30,7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5. 30.부터 2017. 6. 30.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나.

피고 서울특별시와 공동하여, 위 가항 기재 돈 중, 피고 B은 6,000,000원, 피고 C은 6,000,000원, 피고 D은 3,7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4. 5. 30.부터 2017. 6. 30.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9/10는 원고가, 1/10은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

망 E(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09년경부터 약 4년간 공무원시험을 준비하여 2013년경 피고 서울특별시(이하 '피고 서울시'라 한다) 연구직 공무원 채용시험에 합격하였고, 피고 서울시 F 산하의 연구기관인 G연구원(이하 '이 사건 연구원'이라 한다)의 미생물과 세균실에서 2013. 8. 1.부터 2014. 1.경까지는 보건연구직 시보 공무원으로, 2014. 2.경부터는 보건연구직 정식 공무원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망인의 남편이다.

○

피고 B, C, D은 피고 서울시 소속 공무원으로서 이 사건 연구원에서 망인과 함께 근무하였다. 피고 B은 연구기획과 소속이었고, 피고 C, D은 2013. 8. 1.부터 2014. 3.경까지 미생물과 소속이었는데, 망인과 피고 D은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였다. 이 이 사건 연구원 미생물과의 과장은 2013. 8. 1.부터 2014. 3. 12.까지는 H였는데, 2014. 3. 13. I으로 변경되었고, 미생물과는 2014. 3.경 미생물검사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나.

망인의 성희롱 피해 등

○

피고 B은 2013. 8. 29. 회식 장소에서 술을 마시고 망인에게 큰 소리로 "모텔 가자."라고 말하였다.

○

피고 C은 2013. 10. 중순경 망인이 동석한 자리에서 다른 여성 연구원 J으로부터 체련대회가 1박 2일 일정인지에 대하여 질문을 받자 J에게 "나랑 같이 자게?"라고 말하였다.

○

피고 D은 2013. 11. 12. 15:00경 가수 K의 누드사진 유출기사를 인터넷에서 본 후 이와 관련하여 옆 자리에 있던 망인과 이야기를 하던 중 망인에게 "이거 원본 있는 데 보내줄까?"라고 말하였다.

○

망인은 2013. 11. 21. 당시 이 사건 연구소 미생물과의 과장이었던 H에게 피고 B, C, D의 구체적인 실명을 거론하지 아니한 채 직원들에 대하여 성희롱 발언 및 언어폭력이 재발하지 않도록 교육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

피고 B은 2013. 11. 22.경 망인에게 성희롱 발언에 대하여 사과하였다.

○

H 과장은 망인의 성희롱 피해사실을 이 사건 연구소의 원장 직무대리인 L에게 보고하였고, 2013. 11. 26. 이 사건 연구원 미생물과 소속 직원 14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성폭력, 성희롱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는 내용으로 직원교육을 실시하였다.

다.

망인의 사망

○

망인은 2014. 5. 28.과 2014. 5. 29.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아니하였다.

○

망인은 2014. 5. 30. 07:20경 자택에서 방문을 안에서 잠근 상태로 행거에 스카프를 묶고 목을 매어 자살하였다.

라.

피고 B, C, D에 대한 징계 및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

○

피고 서울시는 2014. 12. 5. 피고 B, C, D의 각 발언에 대하여, 피고 B에게 정직 1월, 피고 C에게 정직 3월, 피고 D에게 감봉 3월의 각 징계처분을 하였고, 성희롱 고충상담 처리 및 피해자 보호의무를 소홀히 하였다는 사실에 대하여, H, L에게 각 징계처분을 하였다.

○

원고가 피고 B, C, D을 상대로 제기한 진정에 관하여 2014. 11. 28.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시정위원회는 "서울특별시장에게 성희롱 사건 발생 시 피해자 보호를 위해 피혐의자의 혐의가 확정되기 전이라도 '피해를 주장하는 자가 원하는 경우 부서전환, 보직변경 등의 조치를 적극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명문화하는 방향으로 서울특별시 성희롱 예방지침을 개정할 것을 권고한다. 피고 B, D에게 국가인권위원회가 주관하는 특별인권교육을 수강할 것을 권고한다."는 결정을 내렸고, 피고 C에 대한 진정은 J이 조사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는 이유로 각하결정을 내렸다(14진정0446600호).

마.

원고의 유족보상금 지급청구 및 관련 행정소송

○

원고는 2015. 3. 9. 공무원연금공단에 '망인이 상사인 직장 동료의 성희롱과 과중한 업무 수행 스트레스로 인하여 자살에 이르렀으므로, 망인의 사망이 공무상 사망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유족보상금을 청구하였으나, 공무원연금공단은 2015. 4. 2. '망인이 공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로 인하여 사망하였다기보다는 스트레스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질적 소인과 개인적 성향으로 인해 자살한 것으로 보여 망인의 사망은 공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유족보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처분을 하였다.

○

원고는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 2015구합62880호로 유족보상금지급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위 법원은 2016. 12. 2. '망인의 사망은 공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원고가 항소하였고, 현재 서울고등법원 2016누81668호로 항소심 계속 중이다.

바.

원고와 M, N 사이의 채권양도계약

○

원고와 망인의 부모인 M, N은 망인의 상속재산을 3 : 2 : 2의 비율로 각 상속하였다.

○

M, N은 2016. 8. 6. 원고에게 피고 B, C, D의 위 각 발언과 관련한 망인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채권 및 자신들 고유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모두 양도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는 2016. 8. 25. M, N을 대리하여 피고들에게 채권양도통지를 마쳤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6,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별도의 가지 번호 표시가 없는 한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나 2, 12호증, 을라 8, 9, 11,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망인은 2013. 8.경부터 2013. 11.경까지 3차례에 걸쳐 직장 상사인 피고 B, C, D로부터 성희롱을 당하였고, 2013. 11. 21. H 과장에게 성희롱 피해사실을 알렸는데, 그 이후부터 조직개편이 있었던 2014. 3.경까지 피고 B, C, D로부터 잦은 질책과 폭언을 듣는 등 보복성 처우를 받았다. 피고 서울시는 사전에 성희롱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고, 성희롱 발생 후 추가 조사를 실시하지 아니한 채 망인으로 하여금 피고 C, D과 2014. 3.경까지 같은 부서에서 계속 근무하게 하는 등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나아가 피고 서울시는 2014. 3.경 망인이 근무한 부서에 I을 과장으로 인사발령하여, I과 피고 B, C, D의 괴롭힘을 방치하고, 망인에게 과도한 업무를 부과하였다. 이로 인하여 망인은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정신장애 상태에 빠져 자살에 이르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 B, C, D의 성희롱 및 괴롭힘의 직접 가해자로서, 피고 서울시는 망인의 사용자이자 피고 B, C, D의 사용자로서 공동하여 원고에게 피고들의 공동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에게, 원고가 상속한 망인 고유의 손해배상금 643,336,065원(= 사망으로 인한 일실이익 590,336,065원 + 장례비 3,000,000원 + 위자료 50,000,000원), 배우자인 원고 고유의 위자료 30,000,000원, 원고가 망인의 부모인 M, N으로부터 양수한 M, N 고유의 각 위자료 합계 20,000,000원(= 10,000,000원 X 2명), 총 합계 693,336,065원(= 643,336,065원 + 30,000,000원 + 2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 B, C, D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1)

피고 B, C, D의 불법행위

가)

피고 B, C, D의 각 발언

(1)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을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제12조에서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의 직장 내 성희롱을 금지하고 있다. 위 규정에서 말하는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라는 요건은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을 나타낸 것으로서 업무수행의 기회나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성적 언동이 이루어진 경우뿐 아니라 권한을 남용하거나 업무수행을 빙자하여 성적 언동을 한 경우도 이에 포함되고, 어떠한 성적 언동이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쌍방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21. 선고 2005두13414 판결 참조).

(2)

갑 5호증, 갑 7호증의 3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 B, D이 망인에 대하여 한 각 발언과 피고 C이 망인이 동석한 자리에서 J에게 한 발언은 피고 B, C, D이 직장 내 상급자로서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망인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한 행위로서 남녀고용평등법 제12조에서 금지한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로 인하여 망인이 정신적 고통을 입었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B, C, D의 각 발언은 민법 제750조 소정의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

피고 B은 2013. 8. 29.경 회식 장소에서 망인에게 큰 소리로 "모텔 가자."라고 말하였다. 피고 B의 위와 같은 발언은 '모텔에 가서 성관계를 하자.'는 취지를 암시하는 말로서 직장 동료들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회식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이루어졌고, 당시 시보 공무원으로 불과 4주간 근무한 망인에게 상당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

피고 C은 2013. 10. 중순경 망인이 동석한 자리에서 다른 여성 연구원 J으로부터 체련대회가 1박 2일 일정인지에 대하여 질문을 받자 J에게 "나랑 같이 자게?"라고 말하였다. 피고 C의 위와 같은 발언은 '자신과 성관계를 하겠느냐'는 취지로 그 내용이 행사일정을 묻는 질문과 전혀 무관하고, 당시 임신한 상태였던 같은 부서 소속 하급 직원인 J을 상대로 한 성적인 발언으로서 J 뿐만 아니라 동석한 망인에게도 상당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사실상 직장에서 지속적인 관계 유지를 위해 직장 동료의 성희롱 발언에 대해 일일이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사정을 고려할 때 J과 망인이 당시 피고 C에 대해 즉각적인 문제제기를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피고 C의 위와 같은 발언이 사회통념상 일상적으로 허용되는 농담이나 호의적인 언동이라고 볼 수 없다.

○

피고 D은 2013. 11. 12. 망인에게 "가수 K의 누드사진 원본 있는데 보내 줄까?"라고 말하였다. 피고 D의 위와 같은 발언은 '음란한 사진 파일을 공유할까?'라는 취지로 같은 부서 소속 하급 직원으로서 같은 사무실 바로 옆자리에서 근무하는 망인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나)

피고 B, C, D의 직장 내 괴롭힘 인정 여부 갑 5호증, 갑 7호증의 12, 19, 13, 18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망인이 2013. 12. 19. 지인 O에게 "피고 C이 자신의 초과근무 결제를 상신해주지 않는다."고 말한 사실, 망인이 2013. 12. 21. 고등학교 동창인 친구들에게 "'남편이 등력 없다.'는 식으로 비판한다. 어제 어떤 사람이랑 전화통화로 초집중하면서 싸우고 있는데, 전화를 끊고 나서 사람들 다 있는 데서 '너는 내가 소리를 치는데 왜 못 알아듣냐, 너 왜 나 무시하냐, 너 사람 잡아먹겠다, 너 때문에 짜증난다.'고 하였고, 다른 사람들한테'왜 저러냐?'고 하였다.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채 욕만 들었고, 눈물이 났다. 그걸 본 과장이 자신한테 '왜 그러냐, 왜 아무 말도 안하냐'고 하였고, 자신이 운것 가지고 회의를 소집해서 또 뭐라고 하였고, 다른 사람들은 '자신 때문에 과장한테 또 욕 먹었다.'고 하면서 뭐라고 하였다."고 말한 사실, 망인이 지인 P에게, 2014. 4. 25. "과장 I이 말이 험하기로 유명하고, 화도 많이 내며, 욕도 한다. 자신이 잘못한 것도 아닌데, 소리 지르고 짜증을 냈다."고 말하였고, 2014. 5. 15. "실험이 넘쳐난다. 출산휴가, 병가, 휴가 등으로 못나오는 분들의 일이 대부분 나에게 온다. 막내의 설움이다."라고 말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 B, C, D이, 망인이 성희롱 신고를 한 것에 대한 보복 등을 목적으로 부당하게 망인을 괴롭히는 행위를 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2)

피고 B, C, D의 불법행위와 망인의 사망과의 상당인과관계 인정 여부

가)

불법행위와 결과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자살이라는 특별한 사건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예견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는 한 상당인과관계는 부정된다.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육체적 고통 및 후유증의 정도가 너무나 큰 나머지 이러한 입장에 처하게 되는 사람으로서는 통상적으로 그 고통을 견딜 수 없어 살아갈 희망이나 의욕을 상실하고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인정되어야 불법행위와 자살로 인한 사망의 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나)

갑 7호증의 6, 10, 13, 갑 8호증의 1 내지 7, 갑 10, 11, 12, 2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되고, 이에 따르면 망인은 피고 B, C, D의 각 발언으로 인하여 직장생활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고, 우울증에 시달리던 중 자살을 택한 것으로 추단된다.

(1)

망인의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경과

○

망인은 2013. 8. 10. Q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았는데, 갑자기 결정된 이사, 합격 전까지 받았던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 새로운 직장에서의 업무와 적응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였다. 망인을 진료한 의사 R은 망인의 불안 정도는 심한 편이었으나 우울 증상은 심하지 않아 '상세불명의 불안장애' 및 '상세불명의 우울병 에피소드의증'으로 진단하고 항우울제 약물치료를 시작하였다. 망인은 그 후 2013. 8. 24., 2013. 10. 5. 및 2013. 11. 30. 위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점차 증상이 호전되고 임신을 계획하고 있어 약물치료를 종료하였다. 위 병원에서 작성한 망인에 대한 의료기록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

망인은 2014. 1. 16.부터 2014. 5 15.까지 서울시 S에서 12회에 걸쳐 무기력감과 월경 전 증후군에 대하여 심리상담을 받았다. 주요 상담내용은 아래와 같다.

○

망인은 2014. 5. 12. T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망인은 불안, 무기력, 자살충동 등을 주문제로 호소하였고, '2013년 공무원 시험 합격 후 바로 임용, 이사, 회사 내 힘든 일로 스트레스가 높았고 이로 인해 2013년 9월 이후 약물치료를 3~4개월 받았으며 현실적인 스트레스가 해결되면서 기분도 안정화되었는데 2014년 초에 다시 불안, 무기력 등으로 사내 심리센터를 3개월 이용하였음에도 호전되지 아니 하였다.'고 말하였다. 위 병원에서 2014. 5. 12. 망인에 관하여 작성한 외래진료기록부에는 진단명이 '경도의 우울병 에피소드'라고 기재되어 있다. 위 병원에서 작성한 망인에 대한 의료기록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2)

망인의 주변 지인들에 대한 발언

○

망인은 2013. 11. 21. 시동생인 U에게 '여자 누드사진 같이 주겠다, 모텔 가자'는 등 직장 내 성희롱이 너무 심해서 엄청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남편인 원고에게는 구체적으로 알리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

망인은 2013. 11. 24. 친구 V에게 이 사건 연구원에서 성희롱이 심하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피고 B, D의 각 성희롱 발언을 언급하였고, 그 외에도 '커피를 타라'고 하거나 '이쁜이'라고 부르는 일이 있었다고 말하였다.

○

망인은 2013. 11.경 친구 W, X, 지인 Y, Z, AA, P에게 직장 내 2~3명이 성희롱을 하여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취지로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였다.

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 B, C, D이 위 1) 가)항에서 인정한 각 발언으로 인하여 망인이 자살에 이를 수 있었다는 것을 예견할 수 있었다거나 피고 B, C, D의 각 발언이 통상적으로 상대방의 자살을 초래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 B, C, D의 각 발언과 망인의 자살로 인한 사망의 결과 사이에 법률적으로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

○

피고 B, C, D의 성희롱 발언 횟수는 각 1회였고, 피고 C의 성희롱 발언은 직접 피고를 상대로 한 것은 아니였다.

○

망인이 최초로 우울과 불안을 호소하면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은 것은 피고 B, C, D의 각 발언 이전인 2013. 8. 10.이었다.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망인에 대한 의무기록지에 의하면, 망인은 정신건강의학과 상담 당시 4년 동안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면서 합격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좌절감과 다른 친구들에 비해 뒤처지는 느낌을 겪어 왔고, 20세 때부터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약간의 우울감을 느끼기 시작하였다고 말하였다. 망인이 이 사건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동안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받으면서 가족에 대한 죄책감, 월경 전 증후군, 남편도 직장을 그만 둔 상태이고 시동생도 같이 살고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하는 등 가족관계, 개인적 상황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하였다. Q병원, T 정신의학과에서 진료받는 경우에는 피고 B, C, D의 각 발언에 대해 말하더라도 외부에 알려질 위험이 없음에도 망인은 위 병원들에서 진료를 받을 당시 직장생활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면서도 피고 B, C, D의 각 발언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직접 언급하지는 아니하였다.

○

피고 B은 2013. 8. 29. 성희롱 발언 약 3개월 후인 2013. 11. 22. 망인에게 사과하였고, 원고의 요청을 받은 H 과장은 2013. 11. 26. '직장 내 성폭력, 성희롱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는 내용으로 직원교육을 실시하였는데, 망인은 그로부터 약 5개월이 경과한 후에 이르러 자살하였다.

3)

피고 B, C, D의 공동불법행위책임 성립 여부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하려면 행위자 사이에 의사의 공통이나 행위공동의 인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객관적으로 보아 행위자 각자의 고의 또는 과실에 기한 행위가 공동으로 행하여져 피해자에 대한 권리침해 및 손해발생에 공통의 원인이 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할 것이므로, 공동불법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먼저 행위자 각자의 고의 또는 과실에 기한 행위가 공동으로 행하여졌다는 점이 밝혀져야 한다(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9다101824 판결 등 참조). 피고 B, C, D의 각 발언이 성희롱으로서 불법행위가 성립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각 사정 즉, 피고 B, C, D의 각 언동은 피고 B, C, D이 개별적으로 망인과 동석한 자리에서 이루어졌고, 시기적으로도 2013. 8. 29., 2013. 10. 중순경, 2013. 11. 12.경으로 떨어져 있어 피고 B, C, D의 각 발언이 공동으로 행하여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위 피고들 상호간의 공동불법행위책임은 인정되지 아니한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1)

피고 B 피고 B의 성희롱 발언의 내용, 당시 상황과 횟수, 망인과 피고 B의 관계, 피고 B이 망인에게 사과한 점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 B이 망인에게 지급할 위자료는 500만 원, 망인의 남편인 원고에게 지급할 위자료는 100만 원으로 정하는 것이 타당하다(한편, 원고의 피고 B, C, D에 대한 이 사건 청구에 피고 B, C, D의 각 성희롱 발언으로 인한 망인의 부모인 M, N 고유의 위자료 청구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으나, 피고 B, C, D의 각 성희롱 발언은 성인으로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망인에 대한 가해행위이므로, 피고 B, C, D의 각 성희롱 발언이 망인의 부모인 M, N에 대하여까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 B은 성희롱 불법행위로 인한 망인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망인의 재산을 상속한 망인의 남편인 원고에게 2,142,857원(= 망인 고유의 위자료 500만 원 X 원고의 상속분 3/7,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 망인의 부모인 M, N에게 각 1,428,571원(= 망인 고유의 위자료 500만 원 X M, N의 각 상속분 2/7)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는데, 원고가 M, N으로부터 위 각 손해배상채권을 양수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원고에게 망인 고유의 위자료 500만 원, 원고 고유의 위자료 100만 원, 합계 600만 원(= 500만 원 + 1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C 피고 C의 성희롱 발언의 내용, 상대방, 당시 상황과 횟수, 이 사건 연구원 내 같은 부서에 소속한 망인과 피고 C의 관계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 B이 망인에게 지급할 위자료는 500만 원, 망인의 남편인 원고에게 지급할 위자료는 100만 원으로 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C은 성희롱 불법행위로 인한 망인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망인의 재산을 상속한 망인의 남편인 원고에게 2,142,857원(= 망인 고유의 위자료 500만 원 X 원고의 상속분 3/7), 망인의 부모인 M, N에게 각 1,428,571원(= 망인 고유의 위자료 500만 원 X M, N의 각 상속분 2/7)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는데, 원고가 M, N으로부터 위 각 손해배상채권을 양수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원고에게 망인 고유의 위자료 500만 원, 원고 고유의 위자료 100만 원, 합계 600만 원(= 500만 원 + 1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 D 피고 D의 성희롱 발언의 내용, 당시 상황과 횟수, 이 사건 연구원 내 같은 부서에 소속하여 같은 사무실에 근무한 망인과 피고 D의 관계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 D이 망인에게 지급할 위자료는 300만 원, 망인의 남편인 원고에게 지급할 위자료는 70만 원으로 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D은 성희롱 불법행위로 인한 망인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망인의 재산을 상속한 망인의 남편인 원고에게 1,285,714원(= 망인 고유의 위자료 300만 원 X 원고의 상속분 3/7), 망인의 부모인 M, N에게 각 857,142원(- 망인 고유의 위자료 300만 원 X M, N의 각 상속분 2/7)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는데, 원고가 M, N으로부터 위 각 손해배상채권을 양수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원고에게 망인 고유의 위자료 300만 원, 원고 고유의 위자료 70만 원, 합계 370만 원(= 300만 원 + 7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피고 C, D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 C, D은 M, N이 원고에게 위 각 손해배상채권을 양도한 행위가 원고로 하여금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이루어진 소송신탁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주장한다.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채권양도 등이 이루어진 경우, 그 채권양도가 신탁법상의 신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도 신탁법 제6조가 유추적용되므로 무효라고 할 것이고,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인지의 여부는 채권양도계약이 체결된 경위와 방식, 양도계약이 이루어진 후 제소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적 간격,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의 신분관계 등 제반 상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다238888 판결 등 참조). M, N은 이 사건 소송계속 중인 2016. 8. 6. 원고에게 피고 B, C, D의 위 각 발언과 관련한 망인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채권 및 자신들 고유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모두 양도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는 2016. 8. 25. M, N을 대리하여 피고들에게 채권양도통지를 마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만으로, M, N이 원고에게 위 각 손해배상채권을 양도한 행위가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이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 C, D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소결론 따라서 원고에게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공동불법행위자이자 피고 B, C, D의 사용자인 피고 서울시와 공동하여, 피고 B, C은 각 위자료 600만 원, 피고 D은 위자료 370만 원 및 각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14. 5. 30.부터 피고 B, C, D이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사건 판결선고일인 2017. 6. 30.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B, C, D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4.

피고 서울시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피고 B, C, D의 각 성희롱 발언 등

1)

사용자로서는 피용자가 직장 내 근무시간은 물론 사용자의 지배·관리권이 미치는 회식 등에서 부당한 성적 언동을 당함으로 인하여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는 일이 없도록 직장 내 분위기를 점검하고 관리자들로 하여금 주의하도록 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고, 남녀고용평등법의 관련 규정 역시 이러한 취지를 포함한다 할 것이므로 사용자인 회사는 적절한 예방교육이나 철저한 관리를 통하여 피용자가 다른 피용자를 성희롱하는 행위를 방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

2)

먼저 피고 B, C, D의 각 성희롱 발언으로 인한 피고 서울시의 손해배상책임 성립 여부에 관하여 보면, 피고 B, C, D이 회식 또는 사무실에서 공개적으로 일상생활에서 용인되는 정도를 넘어 성희롱 발언을 하여 원고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을나 4, 5호증, 을라 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연구원은 2013. 8. 22. 성희롱 예방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성희롱 고충상담 창구를 설치·운영한 사실, 이 사건 연구원은 2013. 8. 26., 2013. 12. 24. 전 직원을 상대로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한 사실은 인정되나, 위 인정 사실만으로는 피고 서울시가 피용자인 망인에 대한 보호의무를 다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피고 서울시는 피고 B, C, D의 각 성희롱 발언을 미리 예방하지 못함으로써 피용자인 망인에 대한 보호의무를 다하지 못하였으므로, 피고 서울시는 피고 B, C, D의 각 성희롱 발언에 대하여 피고 B, C, D의 사용자로서 망인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음으로 이 사건 연구소 소속 직원들의 빈번한 성희롱 발언으로 인한 피고 서울시의 손해배상책임 성립 여부에 관하여 보면, 갑 7호증의 4, 10, 갑 8호증의 4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연구소 소속 AB이 2013. 10. 12. 같은 소속 O에게 업무시간 외에 AC으로 연락하여 "제 눈에 안경. AC 문구가 재밌다. 많이 좋아하세요. AD의 남편 AC이 궁금하네요. '난 왜 이렇게 마누라가 좋을까. 참 이상하다.'라고 쓰도록 강요바랍니다. 안녕."이라고 말한 사실, 망인이 2013. 11. 27.경 지인 Y에게 피고 B, C, D의 각 성희롱 발언 외에도 "유부남 직원이 옷을 사는데 같이 가서 골라달라고 하는 등 성희롱 발언이 사무실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한다."고 말한 사실, 망인이 2013. 11. 24. 친구인 V에게 "직장 동료들이 자신에게 '커피 타라'고 지시하고, '이쁜이'라고 부른다."라고 말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AB의 위 발언은 망인을 상대로 한 것이 아니어서 망인이 어떠한 손해를 입었다고 보기 어렵고, 망인이 Y, V에게 위와 같이 말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이 사건 연구소 소속 직원들이 빈번하게 성희롱 발언을 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따라서 피고 서울시는 피고 B, C, D의 각 성희롱 발언에 관한 공동불법행위자이자 피고 B, C, D의 사용자로서 원고에게 피고 B과 공동하여 위자료 600만 원, 피고 C과 공동하여 위자료 600만 원, 피고 D과 공동하여 위자료 37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B, C, D의 직장 내 괴롭힘 인정 여부 피고 B, C, D이 성희롱 신고에 대한 보복 등을 목적으로 망인을 부당하게 괴롭히는 행위를 했다는 점이 인정되지 아니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조치의무 불이행 인정 여부

1)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1항은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이 확인된 경우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성희롱 피해 발생을 주장하는 근로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용자가 피용자의 문제제기에 따라 직장 내 성희롱 행위의 발생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는 상황에서 위 성희롱 행위에 대하여 위 법령의 취지에 부합하는 신속하고도 적절한 개선책을 실시하지 아니한 채 이를 방치하고, 나아가 오히려 불이익한 조치를 하는 경우, 사용자는 그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 할 것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 서울시가 피고 B, C, D의 직장 내 성희롱 행위에 대하여 사고조사 미실시, 재발방지대책 미실시, I 인사발령 등에 의한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이하에서 차례로 살펴본다.

2)

먼저 사고조사 미실시로 인한 불법행위 성립 여부에 관하여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 및 감 7호증의 6, 을라 3,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망인은 망인의 직속 상급자인 H 과장에게 직장 내 성희롱 피해사실을 알리면서도 구체적인 성희롱 피해사실이나 가해자에 대해 밝히지는 아니하였고, 망인의 시동생인 U에게 '가해자들을 신고하면 바로 짤리겠지만 자신의 이미지가 더 안 좋아지고, 공무원 생활에 낙인이 될까봐 현재로서는 신고하기가 어렵다.'는 취지로 말한 점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피고 B, C, D에 대한 조사를 통해 자신의 성희롱 피해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희망하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 점, 망인의 이러한 의사에 불구하고 추가조사를 실시할 경우 가해자 및 주변인에 의한 압력, 직장 내 왜곡된 소문과 망인에 대한 비난

3,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망인은 망인의 직속 상급자인 H 과장에게 직장 내 성희롱 피해사실을 알리면서도 구체적인 성희롱 피해사실이나 가해자에 대해 밝히지는 아니하였고, 망인의 시동생인 U에게 '가해자들을 신고하면 바로 짤리겠지만 자신의 이미지가 더 안 좋아지고, 공무원 생활에 낙인이 될까봐 현재로서는 신고하기가 어렵다.'는 취지로 말한 점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피고 B, C, D에 대한 조사를 통해 자신의 성희롱 피해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희망하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 점, 망인의 이러한 의사에 불구하고 추가조사를 실시할 경우 가해자 및 주변인에 의한 압력, 직장 내 왜곡된 소문과 망인에 대한 비난 등 피해자인 망인에 대한 2차 피해의 우려가 있는 점, 피고 서울시 성희롱 사건처리 매뉴얼에 따르면 피해자가 절차의 진행을 원하지 아니할 경우 사건을 종결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 서울시가 망인의 성희롱 피해사실에 대하여 사고조사를 실시하지 아니한 것이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음으로 재발방지대책 미실시로 인한 불법행위 성립 여부에 관하여 보면, H 과장이 이 사건 연구원 미생물과 소속 직원 14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성폭력, 성희롱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는 내용으로 직원교육을 실시하는 것 외에 피고 서울시가 별다른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지 아니한 점, 특히 망인과 피고 D은 같은 미생물과 세균실 부서에서 근무하였는데, 미생물과 과장 H와 H로부터 망인의 성희롱 피해사실을 보고받은 이 사건 연구소 원장 직무대리 L은 부서전환을 통해 망인과 피고 D이 서로 다른 부서에서 근무하도록 할 수 있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서울시 산하 연구기관인 이 사건 연구소에서 피고 서울시의 성희롱 발생 후 각종 조치의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지위에 있는 H, L은 직장 내 성희롱 재발방지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고, 이로 인하여 망인이 정신적 고통을 입게 되었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 서울시는 망인에게 위와 같은 재발방지대책 미조치로 인한 정신적 손해를 금전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마지막으로 인사발령으로 인한 불법행위 성립 여부에 관하여 보면, 망인이 근무한 이 사건 연구원 미생물과 과장이 2014. 3. 13. I으로 변경된 사실, 망인이 2014. 8. 14. 서울시 S에서 심리상담을 받으면서 I에 대하여 "원래 좋은 팀으로 배정 예정이었는데 동기 때문에 소문이 안 좋은 과장 밑으로 들어갔다. '죽고 싶다'는 충동도 느꼈다. 그 과장 밑에서 아직은 평온하지만 앞으로 걱정이 된다. 과장한테 시달릴까봐 걱정되는데 나는 아직 닥치지도 않았는데 워낙 안 좋은 소문을 많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그러나 이는 망인이 사전에 자신의 두려움과 걱정을 말한 것에 불과하여 위 인정사실만으로 피고 서울시가 2014. 3. 13. I을 망인이 근무한 이 사건 연구원 미생물과 과장으로 인사발령한 행위가 망인에 대해 위법한 행위라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피고 서울시의 재발방지대책 미이행으로 인한 위자료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망인과 피고 서울시의 관계, 망인의 나이, 성별 및 피고 B, C, D의 각 발언이 이루어진 경위와 그 방법 및 정도, 망인이 불과 3개월도 안되는 기간 내에 위 피고들 3명으로부터 3회나 성희롱 피해를 당하였고, J도 성희롱 피해를 입었는바, 피고 서울시로서는 마땅히 그 원인과 실태를 파악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했어야 할 상황이었던 점, 한편 망인이 위 피고들의 징계나 추가조사를 희망하거나 부서전환 등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지는 아니하였던 점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서울시가 망인에게 배상할 위자료는 1,5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피고 서울시는 망인의 재산을 상속한 망인의 남편인 원고에게 6,428,571원(= 망인의 위자료 1,500만 원 X 원고의 상속분 3/7), 망인의 부모인 M, N에게 각 4,285,714원(= 망인의 위자료 1,500만 원 X M, N의 각 상속분 2/7)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는데, 원고가 M, N으로부터 위 각 손해배상채권을 양수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원고에게 망인의 위자료 1,500만 원 전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한편, 원고의 피고 서울시에 대한 이 사건 청구에 피고 서울시의 성희롱 발생 후 재발방지대책 미조치로 인한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 망인의 부모인 M, N 고유의 위자료 청구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으나, 피고 서울시는 사용자로서 피용자인 망인에 대하여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른 성희롱 발생 후 각종 조치의무를 부담할 뿐이므로, 피고 서울시의 성희롱 발생 후 재발방지대책 미실시가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 부모인 M, N에 대하여 까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과도한 업무부과 인정 여부 갑 7호증의 1, 2, 3, 을라 8, 9, 11호증, 을라 17호증의 3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망인은 2014. 1.경부터 2014. 5.경까지 법정수도꼭지 시료 세균 검사 6,439건(미생물과에서 검사한 총 16,476건 중 약 41%)을 실시한 사실, 법정수도꼭지 수질검사는 미생물 3개 항목을 분석하는 업무로 채수팀이 채수해 온 수돗물 약 20~30건을 오후에 분석하는 업무인 사실, 망인의 사망 전 6개월 동안의 휴일근무와 시간외 근무를 모두 포함한 초과근무시간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은 사실, 망인이 평소 직장 동료나 가족, 친구에게 업무 과다와 직장 상사로 인하여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호소한 사실이 인정된다. 을라 11, 12, 13호증, 을라 17호증의 3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공공근로 및 대체인력이 원고의 위 분석 업무를 보조한 점, 위 분석업무에 소요되는 시간은 숙련된 연구사인 경우 30분 ~ 1시간 정도, 초보연구사인 경우에는 1 ~ 2시간 정도인 점, 위 업무는 미생물 분석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실험으로 비교적 난이도가 낮은 업무에 해당하는 점, 원고의 사망 6개월 전 초과근무시간은 22일을 1개월 당 근무일수로 볼 때 1일 평균 0.8시간 ~ 2.2시간 정도인 점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 서울시가 망인에 대하여 과다한 업무부과로 인한 불법행위책임을 진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마.

소결론 피고 B, C, D의 각 성희롱 발언에 관하여 피고 서울시는 공동불법행위자이자 피고 B, C, D의 사용자로서 원고에게, 피고 B과 공동하여 위자료 600만 원, 피고 C과 공동하여 위자료 600만 원, 피고 D과 공동하여 위자료 37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피고 B, C, D의 각 성희롱 발언 후 재발방지대책 미조치의 불법행위에 관하여 피고 서울시는 원고에게 위자료 1,5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 서울시는 원고에게 위 각 위자료 합계 3,070만 원(= 600만 원 + 600만 원 + 370만 원 + 1,500만 원) 및 각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14. 5. 30.부터 피고 서울시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사건 판결선고일인 2017. 6. 30.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서울시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각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상윤(재판장) 함철환 박노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