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3. 24. 선고 2016노4587 판결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N는 K 주식회사(이하 'K'이라고 한다)와의 합의에 따라 2011. 9. 9.경 K에서 M으로 유효하게 전적되었다. 이로써 N와 K의 고용관계는 단절되었으므로, 피고인은 N에 대하여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및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다.

나)

피고인이 K의 근로자라 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으로 인해 피고인은 N가 M 소속 근로자라고 생각하여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므로 그 미지급의 고의가 없다.

다)

피고인에게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및 퇴직금 지급의무가 인정되더라도, 미지급 금액은 피고인이 K으로부터 지급받은 급여액을 토대로 산정되어야 한다.

2)

양형부당

피고인에게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300만 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무죄 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베트남 현지 법인인 L은 피고인이 위장도급의 형식으로 근로자를 사용하기 위하여 그 법인격을 이용한 것에 불과하므로, 실질적으로는 피고인이 I을 직접 채용한 것과 마찬가지여서 피고인과 I 사이에 근로계약이 존재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이 I에게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행위는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를 구성한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인이 N에게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지와 그에 대한 고의가 인정되는지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전적은 종전 기업과의 근로관계를 합의해지하고 이적하게 될 기업과 사이에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서, 업무지휘권의 주체가 변경됨으로 인하여 근로자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 그 효력이 생긴다. 그런데 근로자가 전적을 함에 있어 종전 기업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수령한 다음 이적하게 될 기업에 입사하여 근무를 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전적에 대한 동의를 전제로 한 행동이라고 보아야 하고, 유효한 전적이 이루어진 경우에 있어서는 당사자 사이에 종전 기업과의 근로관계를 승계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거나 이적하게 될 기업의 취업규칙 등에 종전 기업에서의 근속기간을 통산하기로 하는 규정이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근로자의 종전기업과의 근로관계는 단절된다. 다만, 그것이 근로자의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기업 그룹이나 계열 기업의 경영방침에 의한 일방적인 결정에 따라 퇴직과 재입사의 형식을 거친 것에 불과한 것이고, 그 실질이 동일 기업 내의 전출·입 내지 배치전환과 유사하거나 계열 기업 사이의 소속 변경에 불과한 경우에는 이러한 형식을 거쳐서 퇴직금을 지급받았더라도 근로자가 자의로 계속근로의 단절에 동의하였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계속근로관계도 단절되지 않는다(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4다21237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N가 K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M에 입사한 것은 회사의 방침에 의한 결정에 따른 것이지 자의로 계속근로의 단절에 동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피고인에게 여전히 N에 대한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및 퇴직금 지급의무가 있고, 또한 피고인 역시 이를 인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N는 2007. 5. 2. K에 입사하여 영업관리부 차장으로 근무하다가 2011. 9.경 M으로 소속을 변경하였는데, 당시 N에 대한 K의 인사발령문에는 'K 서울사무소 영업관리부 N 차장을 2011. 9. 13.자로 M 기획실 부장으로 승진 인사발령함을 통지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과 K의 관계자들이 2011. 9.경 주고받은 이메일에도 'N는 M의 기획업무 책임자 및 L의 관리부문 책임자로서 대표이사 및 M 법인장을 보좌하게 될 것'이며 'N를 추석 이후에 M으로 파견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N가 M으로 전출 후 1달치 급여를 받지 못하였을 때, K에서는 N에 대한 퇴사 및 '재입사' 조치가 늦어진다고 해명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당시 K에서는 N가 K에서 퇴사하는 것이 아니라, 승진발령의 개념으로 M으로 전출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다고 판단된다.

②

N가 M에서 담당한 업무는 M에의 업무 전수, 본사 업무지침의 전달, 본사에 대한 현지 상황의 보고 등이었다. N는 M 소속으로 근무하면서 L의 업무도 함께 처리하였다. N는 베트남 현지 법인의 직원 채용이나 급여 인상, 업무분장 등 여러 분야에 관하여 K에 보고하고, 피고인이 최종적인 결정권을 행사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더라도, N의 업무는 베트남 현지 법인들을 관리, 감독하여 본사의 방침에 따라 적절하게 운영되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일로서 K 본사의 업무와 연속성이 있다.

③

N는 M에서 근무하는 중에도 급여의 40%를 K으로부터 지급받았고, K의 근로자로서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K의 직원들이 주고받은 내부 이메일에는 'N의 연봉을 해외 현지법인과 내국법인의 업무 기여도에 따라 현지 및 국내급여로 구분하여 지급하고 그 지급비율은 종전의 야 50%에서 현지지급 60%, 국내지급 40%의 비율로 변경하여 지급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이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은 N가 내국법인인 K에 대한 업무기여도를 계속하여 가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다고 판단된다.

④

피고인은 베트남법상 퇴직금 규정이 없음을 고려하여 N의 연봉을 인상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N의 K에서의 월 급여에서 해외법인 근무수당으로 757,000원, 퇴직금가산으로 343,000원 합계 1,100,000원을 인상하여 M의 급여를 결정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다가 2016. 2. 2.자 변론요지서와 항소이유서에서는 월 급여의 총 인상액이 758,000원이라고 그 주장을 변경하였다(급여지급내역에 비추어 바뀐 주장이 실제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초 주장한 바와 같이 해외법인 근무수당이 757,000원이라면, N의 실제 급여인상분 758,000원은 모두(인상액 758,000원은 베트남 현지 급여를 원화로 환산한 것이어서 환율에 따라 금액에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해외법인 근무수당에 해당하는 것이고, 퇴직금가산으로 급여가 인상되었다고 볼 수 없다.

⑤

N는 2013. 10. 피고인에게 메일로 본사 복귀 근무 검토를 부탁하였고, 이를 피고인이 거절하자 퇴사를 결정하였다. 이에 비추어 N는 K으로의 복귀를 염두에 두고 M으로 전적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그 이전에 N가 K으로부터 '나중에 본사에 복귀하지 못한다'는 취지의 고지를 받았다고 볼만한 사정도 없다.

⑥

위와 같이 N를 M으로 승진발령 개념으로 전출시킨 점, N가 M으로 간 후 본사에서의 업무와 연속성 있는 업무를 처리하였고, 피고인이 그러한 업무지시를 하고 보고를 받은 점, N 급여 중 40%를 K에서 직접 지급하였고 4대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었던 점, N가 M으로 전출함으로써 퇴직금을 받지 못하게 되는 사정을 급여에 고려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및 퇴직금 미지급에 관한 고의도 인정할 수 있다.

2)

미지급 급여 및 퇴직금 산정 방법에 관하여

위에서 본 바와 같이 N와 K의 근로관계가 계속된다고 보는 이상, N가 M로부터 지급받은 급여가 N가 제공한 근로의 대가가 아니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그 지급방법을 불문하고 N가 실제 지급받은 총 급여를 바탕으로 미지급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및 퇴직금을 산정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검사의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은 L의 법인격이 부인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I이 K과 고용에 관하여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한 점, I이 K에서 근무하였던 점이 없는 점 등을 들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I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보고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 사건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면밀히 검토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므로, 원심 판결에 검사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판단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일혁(재판장) 임영철 황성욱

각주1) 피고인의 변호인은 2017. 3. 17. 제출한 변론요지서에서 이 사건에 적용될 준거법에 관한 법리오해 주장도 하였으나, 이는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도과 후에 제기된 주장이어서 적법한 항소이유가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