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은 E을 해고하지 않았으므로 이를 전제로 그에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
양형부당
제1심이 선고한 형(벌금 500,000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주식회사 D(이하 '회사'라고만 쓴다)이라는 상호로 상시 근로자 4명을 고용하여 크레인 임대업체를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2012. 8. 8.부터 위 사업장에서 크레인 운전기사로 일한 E을 2014. 4. 28. 해고함에 있어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음에도 30일분의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2,500,0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해고 여부와 관련된 인정사실
제1심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은 3대의 크레인을 소유하면서 각 이를 운전할 3명의 기사를 고용하고 있었는데, G이 운전기사들의 고용, 근로조건 약정 등을 담당하였다. 기사들은 공사가 있을 때 G의 지시를 받고 현장에 파견되어 크레인을 운전하였고, 공사가 없을 때에는 대기하면서 일을 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 회사는 기사가 일이 없을 때에도 기본급으로 월 250만원을 지급하고, 일이 있을 때는 100만원을 추가하여 월 350만원을 지급하였다. 3명의 기사들은 독립적으로 일을 하였다.
피고인은 SK건설이 시공하는 화성시 공사 현장에 120톤형 크레인과 함께 E을 파견하였다. E은 2014. 4. 27. 현장에 미리 가서 크레인을 조립·설치하고 현장에 출입할 수 있는 지문 등록을 마쳤다. 공사 첫날인 4. 28. 비가 많이 오자 E은 공사를 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여 현장소장에 연락을 하지 아니한 채 현장에 가지 않았다. 이에 현장소장은 G에게 연락하여 기사가 현장에 연락도 없이 출근하지 않았으므로 크레인을 철수시키거나 크레인 기사를 다른 사람으로 바꾸어 달라고 요구하였다. 이에 G은 현장소장의 요구를 거절하기 힘들어 회사의 다른 기사인 J을 급히 현장에 내려 보냈다. 그 후 E과 통화 후 현장 앞 주차장에서 만나 그와 같은 사정을 알린 후 화성 현장 일을 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대기하라고 말하였다.
그 후 G은 E에게 위 J이 담당하던 100톤 크레인을 운전할 것을 지시하였으나 E은 크레인 구조상 운전하기가 여의치 않다고 이를 거부하면서 출근하지 않았다.
피고인이 계속 기사일 하기를 거부하면서 출근도 하지 않고 공사 현장에도 나가지 않자, 회사는 2014. 6.에야 새 기사 K를 고용하였다.
해고 여부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 위 인정사실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14. 4. 28. E을 해고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피고인이나 G이 2014. 4. 28. E에게 직접적으로 "해고한다." 또는 "회사를 그만두어라"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없고, 다만 "크레인을 현장에 놓아두고 현장에 떠나라"라는 취지의 말을 하였을 뿐이다. E이 현장에 출근하지 않은 것이 발단이 되어 G도어쩔 수 없이 그렇게 지시할 수밖에 없었고, E도 그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나아가 E은 일반 사무직과 같이 일정한 시간에 출·퇴근을 하고 일정한 사무공간에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위와 같이 공사현장에서 철수하라고 한 것이 바로 근로계약관계의 종료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수 없다.
그 후 G은 E에게 기사가 없게 된 다른 크레인을 운전하라고 지시하였다. 그 지시가 부당한지 여부는 차치하더라도(E으로서는 부당하다고 느낄 수 있으나 이는 협의를 통해 해결할 문제이지 계속 업무를 거부할 사유가 된다고 보이지 않는다) 4. 28. 오전에 E에게 해고를 통지하였다면 그러한 지시를 할 필요가 없다.
회사는 위 크레인을 놀리게 되면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으므로 E을 바로 해고 할 동기가 없다. E이 계속 운전을 거부함에 따라 1개월 이상이 경과한 후에야 새로운 기사를 고용하였다.
제1심 증인 F의 진술에 의하며 2014. 4. 28. G이 새 기사를 구하였다는 것이나, 위와 같이 E이 현장에서 거부됨에 따라 그를 대신할 기사를 급히 구한 것으로 보여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그날 E이 해고되었다고 볼 수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인이 2014. 4. 28. E을 해고하였음을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항의 기재와 같은데, 앞서 제3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그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대(재판장) 이은상 현낙희
각주1) 당시 이미 E에 대한 지문 등록이 취소되어 E은 현장에 들어갈 수 없었다.
각주2) 그 시점에 대하여 G과 E의 진술이 엇갈린다. G은 4. 28. 당일이라고 하고 있고, E은 2014. 5.초경이라고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