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결정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10. 11.자 2016카합81054 결정

주문

이 사건 신청을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한다.

이유

1.

사안의 개요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이 소명된다.

가.

채권자는 전국의 화학 및 섬유산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2016. 6. 7. 채무자 소속 근로자를 조합원으로 하는 B지회(이하 '채권자노동조합'이라고 한다)를 설치하였다.

나.

채무자 산하에는 생산직 근로자 약 257명으로 구성된 B 주식회사 노동조합(이하 'B 노동조합'이라고 한다)이 1987. 8. 18.부터 설치되어 있었고, 2014. 8. 11. 유효기간을 2014. 3. 1.부터 2016. 2. 29.까지로 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다.

채무자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고 한다) 시행령(이하 '시행령'이라고만 한다) 제14조의3 제1항에 따라 2016. 5. 11.부터 2016. 5. 17.까지 교섭 요구 사실에 대한 공고를 하고, 2016. 5. 18. 시행령 제14조의5 제1항에 따라 교섭 요구 노동조합을 B 노동조합으로 확정하는 공고를 하였다.

라.

채권자는 2016. 6. 9. 채무자에게 채권자 노동조합의 설치를 통보하면서 단체교섭을 요청하였고, 채권자와 채무자는 2016. 6. 28., 2016. 7. 13., 2016. 8. 2. 협상을 진행하였다.

마.

채권자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서울 2016 단위 22로 교섭단위 분리 결정 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었고, 채무자는 2016. 8. 8. 채권자에게 교섭단위 분리결정 신청 기각결정으로 인하여 협상을 중단한다는 통보를 하였다(한편, 채권자는 위 기각 결정에 대해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2016. 9. 20. 이를 취하하였다).

바.

채무자는 2016. 8. 22. B 노동조합과 유효기간을 2018. 2. 28.까지로 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사.

관련 법령은 별지2 기재와 같다.

2.

신청이유의 요지

채무자는 사용자로서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여 성실하게 교섭할 의무를 부담하는바, 채무자가 단체교섭을 거부한 이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채권자의 교섭단위 분리결정 신청을 기각하였다는 것인데 이는 노조법 제30조 제2항 및 제81조 제3호에서 정한 정당한 이유에 해당하지 않고, 단일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 교쉽요구 노동조합의 확정 절차만 거친 경우에는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 지위를 얻을 수 없으므로, B 노동조합이 채권자에 대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채무자는 별지1 목록 기재 교섭사항에 관한 채권자의 단체교섭 요구에 성실히 응하여야 하므로 신청취지 기재 가처분을 구한다.

3.

판단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소명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채무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채권자와의 단체교섭을 거부하거나 해태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소명할 충분한 자료가 없으므로, 채권자의 신청은 그 피보전권리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

①

먼저 채권자는, 채무자가 채권자와 단체교섭을 3차례 진행하였고 합의서까지 체결한 것은 개별교섭에 대한 동의로 볼 수 있고, 채무자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교섭단위 분리결정 신청 기각을 이유로 단체교섭을 중단하는 것은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으며 신의칙 및 금반원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채무자가 단체교섭을 3차례 진행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채무자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기로 동의하고 채권자와 개별교섭을 진행한 경우라고 단정할 수 없고(채무자는 교섭단위가 분리될 것을 전제로 단체교섭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기록상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채무자의 행위가 신의칙 및 금반원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②

채무자는 B 노동조합의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가 유지되는 기간 동안 채권자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할 의무가 없다고 다투고 있으므로, 단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할 경우에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위한 규정들이 적용되는지 본다.

시행령 제14조의2 제1항은, 노동조합은 사업장에 단체협약이 있는 경우 노조법 제29조 제1항 또는 제29조의2 제1항에 따라 그 유효기간 만료일 이전 3개월이 되는 날부터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해당 사업장에 하나의 노동조합만이 존재하는 경우를 포함하는 제29조 제1항의 상황에서도 같은 절차가 적용됨을 규정하고 있고, 시행령 제14조의3 내지 10에서 정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들은 하나의 사업장에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다. 나아가 위와 같은 시행령 제14조의2 내지 10은 노조법 제29조의2 제8항의 위임규정에 근거한 것인데 위 위임규정에서는 단순히 '노동조합의 교섭요구·참여방법'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어서 복수노동조합일 때의 교섭요구에 한정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만일 그와 같이 본다면 단수 노동조합일 때의 교섭요구에 관하여는 결국 아무런 규정도 없게 되는 셈이어서 입법자의 의사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교섭창구 단일화를 위한 절차 규정이 복수 노동조합일 때에만 적용된다고 한다면, 현행법상 근로자는 언제든지 사업장 내에서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도 있고 또 산업별 노동조합 등 상급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도 있어서, 사용자가 노동조합으로부터 단체교섭을 요구받았을 당시 사용자나 근로자가 해당 사업장에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지를 알기란 쉽지 않으므로, 복수의 노동조합 존재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에 관한 사용자의 주관적인 인식에 따라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여부가 좌우될 수 있게 되어 집단적 노동관계의 법적 안정성이 현저히 침해될 우려가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사용자가 이를 악의적으로 이용할 여지도 있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교섭창구 단일화를 위한 절차는 복수의 노동조합을 전제로 한 노조법 제29조의2 제1항뿐 아니라 단수의 노동조합인 경우도 포함하는 노조법 제29조 제1항에 따라 교섭요구가 있는 때에도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③

다만, 이 사건과 같이 시행령 제14조의5에 따른 교섭요구 노동조합을 확정할 당시 시행령 제14조의2 내지 4에 따라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한 다른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결정을 위한 절차(시행령 제14조의6 내지 9)를 거칠 필요가 없으므로, 교섭요구 노동조합은 곧바로 사용자와 단체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지위에 있게 된다.

그리고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가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고, 소속 노동조합과 관계없이 조합원들의 근로조건을 통일하기 위함에 있는 점(헌법재판소 2012. 4. 24. 선고 2011헌마338 결정 참조), 시행령 제14조의6 제2항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통지가 있은 이후에는 그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결정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중 일부가 그 이후의 절차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유지하도록 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절차가 이뤄진 후 사용자와 단체협약이 체결되기 전에 노동조합이 신설되어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하게 된 경우,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된 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에서 사용자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만일 이 경우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최초 교섭요구 당시에는 1개의 교섭요구 노동조합만 존재하여 교섭 대표노동조합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임에도, 단체교섭과 단체협약이 이뤄지는 기간 동안 노동조합이 신설되어 복수의 노동조합 상태가 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기존 교섭요구 노동조합에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보장하지 않고 신설 노동조합이 사용자에게 단체교섭 요구를 할 수 있게 되므로, 노사관계의 안정성과 근로조건의 통일적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에 반할 수 있고, 교섭요구 노동조합이 확정된 이후에 의도적으로 노동조합을 새로 설립한 후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실효성을 저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채권자에 대하여 B 노동조합의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가 인정될 수 있고, 채무자는 B 노동조합의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가 유지되고 채권자의 교섭단위 분리신청이 기각된 이상 채권자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④

이에 대하여 채권자가 B 노동조합의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를 부정하며 제시한 판결(대법원 2016두33797, 서울고등법원 2015누54690, 서울행정법원 2015구합50146)은 유효기간 1년인 단체협약이 체결된 이후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하게 되었고, 위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만료일 이전 3개월 이내에 복수의 노동조합이 단체교섭을 요구하여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복수의 노동조합'이 확정된 사안으로서, 1개의 노동조합에 대하여만 교섭요구 노동조합을 확정한 이 사건과 사실관계를 달리하므로 이 사건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6. 10. 11.

판사 김용대(재판장) 유형웅 김효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