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유효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이처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위 금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할 퇴직금 명목의 돈을 산정함에 있어서 피고의 시급을 8,500원 내지 10,500원으로 정한 다음 역산하여 그 금액에서 퇴직금 명목의 돈을 일률적으로 정한 점, 원고 회사에서 근무하기를 원하는 피고로서는 퇴직금 명목의 돈을 미리 지급하기를 원하는 원고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주택구입 등 일정한 사유를 이유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줄 것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았던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돈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원고의 퇴직금 명목 금원지급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을 위반하는 탈법적인 수단으로서, 퇴직금제도의 입법취지를 몰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사회적 타당성이 없는 행위에 대하여 법적 보호를 해 줄 수는 없다).
판사 조현락
각주1) ※ 소액사건의 판결서에는 소액사건심판법 제11조의2 제3항에 따라 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할수 있습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