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9. 14. 선고 2017가합50413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의료용품 도·소매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1. 3. 7. 피고에 입사하여 Endoscopy부 소속 팀장(Marketing Team Leader)으로서 마케팅업무를 담당하였다.

나.

사내 윤리적 행동 지침 준수 서약

원고는 2011. 4. 27. 피고에게 사내 윤리적 행동 지침을 준수할 것을 서약하였는데 그 주요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C의 성희롱 피해사실 신고

피고는 2015. 7. 28. 서울 강남구에 있는 코엑스 회의실에서 2분기 전체 직원회의를 실시하였고, 회의 과정에서 C는 인사담당 이사로서 취업규칙과 인사규정(신의성실의 원칙, 사내 윤리적 행동 지침 포함) 등을 40~60분간 설명하였다.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위 전체 직원회의가 끝난 후 같은 날 18:30경부터 인근 식당에서 회식을 하였는데, 회식이 끝난 후 식당 밖에서 원고가 C에게 입맞춤을 하려 하였고, 이에 C가 같은 날 이 사실을 피고의 대표이사에게 알림으로써 성희롱 피해사실을 신고하였다.

라.

이 사건 선행 정직처분

1)

피고는 2015. 7. 30. 17:30경 원고가 참석한 가운데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다. 이후 피고는 2015. 8. 10. 원고에게 구두로 정직 6개월에 처한다고 통보하였다. 이에 원고가 2015. 8. 10. 피고에게 구두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같은 달 24. 원고가 참석한 가운데 재심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고, 같은 달 26.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사유로 정직 6개월의 징계를 결정한다는 내용의 징계의결통지서를 교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선행 정직처분'이라 한다).

2)

이에 원고는 2015. 8. 13.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선행 정직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부당정직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10. 1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5. 11. 6.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6. 2. 18. 위 정직처분에는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징계절차도 하자가 없으나, 사회통념상 징계양정이 과하여 부당한 징계처분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의 재심신청을 인용하였다.

마.

이 사건 대기발령처분

피고는 이 사건 선행 정직처분의 기간만료 다음날인 2016. 2. 11. 원고에게 유선으로 대기발령을 통보하였고, 이후 피고 소속 D 이사는 원고에게 '별도의 공식문서 없이 본 문자로 대기발령을 갈음한다'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대기발령처분'이라 한다).

바.

이 사건 정직처분

피고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 판정에 따라 2016. 4. 1. 원고가 참석한 가운데 징계위원회를 다시 개최하여 정직 6개월에서 4개월로 감경하는 것으로 재의결을 하고, 2016. 4. 8. 피고에게 위와 같은 재의결 결과를 유선으로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정직처분'이라 한다). 이후 피고는 2016. 5. 3.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사유로 정직 4개월의 징계를 결정한다는 내용의 징계의결통지서를 이메일로 전송하였다.

사.

이 사건 전보처분

1)

D 이사가 2016. 4. 8. 원고에게 기존의 포지션을 줄 수가 없으니 자산관리업무를 담당하는 것에 동의하는지 묻자, 원고는 '일단 따르고 난 이후에 다투겠다'라고 답하였다. 이후 D 이사는 2016. 4. 28. 원고에게 자산관리업무를 수행하는 것에 동의하는지 재차 물어보자, 원고는 다음날 인사발령에 본인의 동의가 필요한지는 금시초문이라며 피고가 합리적으로 조치할 것이라고 답하였다. 피고가 2016. 5. 11. 원고에게 자산전수조사 업무를 부여할 예정임을 알리자, 피고는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받는대로 피고가 부여하는 업무를 따르겠다는 취지로 답하였다.

2)

피고는 2016. 5. 12. 같은 달 13.자로 원고의 직무를 'Marketing Team Leader'에서 'Dis Customer Service Specialist'로 변경하는 인사명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보처분'이라 한다).

아.

피고의 취업규칙

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 피고의 취업규칙 중 주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 7, 14, 31, 32, 33호증, 을 제1, 6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내용

가.

이 사건 정직처분 무효 주장

1)

징계절차 위반에 관한 주장

피고의 징계위원회는 형식적인 절차에 그쳤고, 원고가 제대로 소명할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였다.

2)

징계사유 존부에 관한 주장

원고는 C 이사에게 5~6초의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뽀뽀하는 시늉만 하였고, C가 거부하는 행동을 하자 곧바로 중지하였다

3)

징계양정에 관한 주장

설령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징계양정에 있어서 형평성을 상실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4)

임금 청구

따라서 이 사건 정직처분은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정직으로 인하여 지급하지 아니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이 사건 대기발령처분 무효 주장

이 사건 대기발령처분은 그 사유가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절차적으로도 위법하다. 나아가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대기발령처분으로 인하여 감액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이 사건 전보처분 무효 주장

이 사건 전보처분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정당한 인사명령으로 볼 수 없고, 위법한 징계처분이다. 나아가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전보처분으로 인하여 감액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라.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주장

이 사건 정직처분, 대기발령은 부당한 징계처분으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그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한다.

3.

판단

가.

이 사건 정직처분의 무효 여부에 관한 판단

1)

징계절차 위반에 관한 판단

징계절차에 관하여 단체의 정관 등에 피징계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경우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징계처분은 유효하다고 할 수 없으나, 그러한 규정이 없는 경우까지도 반드시 피징계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해야 하고,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징계처분이 무효라고 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2. 3. 27. 선고 91다29071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피고의 취업규칙에는 징계처분을 위해서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지 않으므로, 피고가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에 앞서 원고에게 징계사유 등에 관하여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징계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원고는 이 사건 정직처분 전 열린 피고의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징계위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기회를 부여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소명할 기회를 부여한 것으로 보이고, 달리 피고가 원고의 실질적인 해명 및 소명의 기회를 박탈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또한 이 사건 정직처분은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따라 징계양정을 다시 정한 것에 불과하고, 새로운 징계사유를 추가하는 등 새로운 징계절차라고 보기 어려워 이 과정에서 별도의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징계절차의 하자가 있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징계사유 존부에 관한 판단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 3, 10호증, 을 제11, 13, 2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C는 2015. 8. 24. '원고가 2015. 7. 28. 22:00경 회식 후 식당 문 앞에서 갑자기 자신에게 달려들어 끌어안고 뺨에 키스를 하려 해 강하게 제지하였고, 그 상황을 피하기 위해 도로 밑으로 도망갔으나 원고가 계속 따라오며 포옹과 키스를 시도하였다. 주변에 몇몇 사람만 있거나 공공장소가 아니었다면 따귀를 때려서라도 제지하고 싶었으나 여러 사람이 다니는 도로이고,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여 자제를 하며 식당 입구에 뒤돌아 있던 부서장 이름을 여러 번 부르며 원고가 지금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보고 당장 그만두게 하라 소리쳤다. 이러한 전체 과정에서 4번의 키스 시도를 당했고, 그 중 2번은 자신이 밀치는 와중에도 볼에 입이 닿는 끔찍하고도 불쾌한 상황을 당했다. E 팀장은 이 상황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고 "백만 원부터 시작하자"고 하였고, 원고가 "너무 싸다, 백이십, 이백"이라는 말을 서로 주고받고 낄낄거렸다. 20여 분간 계속된 원고의 행위도 화가 치밀었지만, 이들의 대화에서도 말할 수 없는 모멸감과 수치심에 소리쳤고, 그 시점에 부서장인 D 이사가 이러한 상황을 목격하여 "그만하세요, 주의하세요"라며 두 사람을 향해 이야기 했고, 자신은 자리를 피해 계단 위로 올라왔다'라는 내용의 사고경위서를 제출하였고, C의 위와 같은 진술은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며, 달리 C가 허위사실을 주장하여 원고를 모함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당시 상황을 목격한 피고 소속 근로자 F는 2015. 8. 24. 재심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2015. 7. 28. 회식 후 식당 앞에서 여러 사람이 서있는 가운데 원고가 C에게 어깨동무를 해서 얼굴을 들이미니까 C가 도로 밑으로 도망갔는데 원고가 따라갔고, C가 다시 위로 올라오니 또 따라와서 C를 끌어안고 볼에 뽀뽀를 했다. 자신 바로 옆에 C가 있었고, 그 옆에 원고가 있어 두 사람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에 자세히 보고 있었으며, 너무 놀라 C를 자기 쪽으로 끌고, 원고를 바깥으로 밀었는데 원고는 계속 웃으면서 비슷한 행동을 했다. 원고의 그러한 행동은 짧은 시간은 아니었고, 적어도 30분 정도 지속되었다'라고 진술하였고, F의 위와 같은 진술 역시 직접 목격하지 않으면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점, ③ 원고는 F의 위와 같은 진술은 상급자의 의도에 따라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E과의 대화 녹취록(갑 제8호증의 1, 2)은 원고의 성희롱 행위를 방관하고 이에 가담한 자의 진술로서 그 진술의 신빙성이 높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 증거만으로 당시 F가 그 장소에 없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제출한 F와의 대화 녹취록(갑 제11호증의 2)은 F가 원고와 대화하기를 꺼려하는 내용에 불과하며, F가 상급자들의 의도에 따라 허위사실을 진술하였다고 시인하는 내용이라고 보기도 어렵고, 달리 F의 위와 같은 진술이 상급자의 의도에 따라 조작된 것이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④ 원고도 당시 C와 어깨동무를 하고 포옹하면서 뽀뽀를 시도하는 등으로 신체접촉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2015. 7. 28. 회식이 끝난 후 식당 앞에서 C를 끌어안고 뽀뽀를 시도하였고, 그 중 2번 정도는 C의 볼에 입술이 닿기까지 하는 행동을 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취업규칙 제55조 제15호에 해당하여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3)

징계양정에 관한 판단

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일반적인 성희롱의 수준을 넘어 성추행에 가까운 것으로서 그 행위의 내용이나 정도 면에서 위반행위의 정도가 가볍지 아니하고, 피고의 취업규칙에 의하면 해고사유의 하나이기도 한 점, ② 원고는 사내 윤리적 행동 지침 준수 서약서를 작성하였을 뿐만 아니라 당일 C로부터 직원회의에서 성희롱에 대한 부분을 안내받는 등으로 성희롱이 용납되지 않는 행위임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과 몇 시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던 점, ③ 원고는 대략 180센티에 90킬로 상당의 체격이었고, 당시는 야간이었던 사정 등을 고려할 때, C로서는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 적절한 대처를 하기 어려웠고,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해 견디기 어려운 굴욕감과 성적 수치심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의 행위와 같은 직장 내 성희롱은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속 근로자들의 전반적인 고용환경 및 고용문화와 직접적으로 영향이 있는 문제이고, 선량하고 건전한 직장문화를 이룩하기 위하여 직장 내 성희롱에 엄정하게 대처해야 할 필요성이 큰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에 대한 징계로 정직 4개월을 택한 것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4)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정직처분이 무효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고, 이 사건 정직처분의 무효를 전제로 한 원고의 임금지급 청구 부분 또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대기발령처분의 무효 여부에 관한 판단

1)

절차상 하자에 관한 판단

직위해제는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 또는 근무태도 등이 불량한 경우,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중인 경우, 근로자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등에 있어서 당해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보직의 해제를 의미하므로 과거의 근로자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르다. 따라서 취업규칙 등에 직위해제에 관한 특별한 절차규정이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직위해제를 함에 있어서 징계에 관한 절차 등을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6. 10. 29. 선고 95누15926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피고의 취업규칙에 대기발령에 관한 절차가 별도로 규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2)

대기발령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선행 정직처분으로 인한 원고에 대한 정직기간이 2016. 2. 10. 만료되었으나, 당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위 선행 정직처분에 대한 재심이 진행 중이어서 위 선행 정직처분에 대한 징계절차가 종료되지 아니하였다. 나아가 이 사건 대기발령처분 당시 거래처나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원고와의 업무를 꺼려하고 있어 원고로 하여금 본래의 직무를 수행하게 하기 어려웠던 상황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직무대기를 명하여야 할 경영상 부득이한 경우에 해당한다고도 보인다. 따라서 대기발령사유는 적법하게 존재하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처분이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대기발령처분이 무효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고, 이 사건 대기발령처분의 무효를 전제로 한 원고의 임금지급 청구 부분 또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이 사건 전보처분의 무효 여부에 관한 판단

1)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고,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며,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하고,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리고 전보처분 등을 할 때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가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할 수 없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3다9475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는 취업규칙 제68조에 따라 원고에 대한 배치전환 등을 실시하여야 할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던 점, ② 이 사건 전보처분으로 원고의 기본급여는 동일하게 지급되었고, 다만 외근직에서 내근직으로 업무가 변경됨에 따른 교통보조비, 통신비만 감소되었으나, 이로써 근로자로서 통상 감수하여야 할 범위를 벗어난 생활상 불이익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③ 피고는 이 사건 전보처분 전 원고에게 자산관리업무를 담당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등으로 전보처분에 대한 협의절차를 거쳤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보처분은 사용자의 고유권한인 경영권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정당한 전보명령에 해당하고,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일탈한 권리남용이라고 보기 어렵다.

3)

따라서 이 사건 전보처분이 무효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고, 이 사건 전보처분의 무효를 전제로 한 원고의 임금지급 청구 부분 또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라.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정직처분, 대기발령처분이 적법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혁중(재판장) 박현숙 김주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