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상시 근로자 약 61,800명을 고용하여 자동차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13. 5. 27. 피고 회사에 촉탁계약직으로 입사하여 울산공장 B와 C에서 근무한 사람이다.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 체결
원고는 2013년 5월경 피고의 홈페이지에 게재된 '촉탁계약직(기간제) 사원모집' 공고(이하 '이 사건 공고'라 한다)를 보고 피고에게 입사를 지원하여 2013. 5. 27. 촉탁계약직으로 채용되었다.
원고는 2013. 5. 27. 피고와 근로계약기간을 2013. 5. 27.부터 2013. 7. 10.까지로 정한 촉탁계약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총 10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체결·갱신하였다(이하 위 근로계약을 모두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이라 하고, 그와 관련하여 원고와 피고가 작성한 각 근로계약서를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라 한다).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 종료
원고는 위와 같이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갱신하면서 2013. 5. 27.부터 2015. 4. 30.까지 피고의 울산공장 B와 C에서 엔진과 부품의 결합공정 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원고는 2015. 4. 30. 피고에게 퇴직사유를 '계약만료'로 기재한 사직원을 제출하였다.
피고는 2015. 4. 30.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종료하고 2015. 5. 14. 원고에게 퇴직금 등 13,294,104원을 지급하였다.
관련 법령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5, 6, 8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증거는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청구원인
피고는 원고와 총 10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갱신한 점,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 중 일부는 종전 근로계약기간이 지난 후 소급하여 작성된 점, 이 사건 각 근로계약 중 일부는 계약기간이 1개월 미만임에도 근로계약서에 1개월 이상의 근로를 전제로 하는 격월 상여금, 연차유급휴가 등을 명시한 점,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계약기간에 설·추석·하계휴가 등이 전부 또는 일부 포함되어 있지 않음에도 임금 구성항목으로 설·추석 상여금 50%, 하계휴가 등을 명시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근로계약기간은 형식적인 것일 뿐 원고와 피고는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설령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을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으로 보더라도, 이 사건 공고의 내용, 원고와 피고가 총 10회에 걸쳐 반복적인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동기와 경위, 평소 피고 소속 관리자의 발언, 원고가 수행한 업무의 상시계속성 등 이 사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에게는 피고와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그럼에도 피고는 2015. 4. 30.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고 원고에게 계약만료통보를 하였으므로 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해고무효확인과 일부 청구로써 2015. 5.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100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의 지급을 구한다.
판단
인정사실
피고의 사업장 현황
피고는 국내에서 울산, 아산, 전주 등 3개 공장에서 총 6만 명이 넘는 근로자들을 고용하여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이들 공장에서는 컨베이어 벨트(Conveyor-belt) 방식의 연속 조립 공정에 따라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고 그에 따라 생산라인상에 1명이라도 결원이 발생하면 해당 생산라인 전체가 작업을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피고의 촉탁계약직 채용 경위 및 운영현황
피고는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상 근로자파견 대상업무에서 제외되는 직접 생산공정 업무에 사내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사용해 오다가 개정 파견법(2012. 2. 1. 법률 제11279호로 개정된 것) 제6조의2 제1항 제1호가 2012. 8. 2.부터 시행되면서 이러한 불법파견 근로자들을 근무기간에 관계없이 직접 고용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되자, 사내 하청업체에 고용된 계약기간이 2년 이하인 근로자들을 촉탁계약직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하였다.
피고의 울산공장 인사팀은 2012. 6. 9. '직영계약직 운영안'(이하 '이 사건 촉탁계약직 운영안'이라 한다)을 작성하여 내부결재를 마쳤고, 그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는 2012. 11. 20.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와 촉탁계약직의 운영사유, 처우, 운영방안에 관하여 별도의 합의를 하였고(이하 '이 사건 촉탁계약직 운영에 관한 노사합의'라 한다), 그 중 촉탁계약직의 운영사유는 다음과 같다.
피고는 2014. 8. 18. 사내하청 근로자들 중 이미 정규직으로 채용된 2,038명을 포함하여 2015년 말까지 총 4,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 채용하기로 하는 노사합의를 하였고, 2016년까지 약 5,000명의 사내하청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촉탁계약직 운영안 및 촉탁계약직 운영에 관한 노사합의에 따라 2012년 7월 무렵부터 ① 전출, 사직, 생산소요의 사유로 근로자가 신규 채용되거나 사내하청 근로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된 경우에는 당해 근로자가 현장에 배치될 때까지, ② 휴직, 파견, 정직 등의 사유로 결원이 발생한 경우에는 사고자가 복귀할 때까지 촉탁계약직을 한시적으로 채용하여 대체인원으로 투입하기 시작하였다.
피고가 신규로 정규직을 채용하거나 사내하청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 채용할 경우 5~6주간 신규 교육과 훈련을 실시한 후(단체협약 제114조) 근로자별 희망을 우선적으로 반영하여 업무에 배치(단체협약 제43조)함에 따라 피고는 신규 또는 정규직으로 전환된 근로자의 채용이나 배치 시점 등을 고려하여 보통 수개월 단위로 근로계약간을 정하여 촉탁계약직을 채용하였고, 채용된 촉탁계약직은 신규 또는 기존 근로자가 자신의 업무에 배치되는 경우 계약기간 만료일에 퇴사하는 것이 원칙이나 이러한 업무대체가 지연되거나 결원이 발생한 다른 공정에 새로 투입되는 경우에는 기존 근로계약을 갱신하면서 계속 근무하였다.
2016. 7. 4. 기준 피고의 촉탁계약직 퇴직자 현황은 아래와 같고, 촉탁계약직 근로자가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하거나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피고는 촉탁계약직 근로자에 대하여 정규직과 달리 인사평가를 실시하지 않고 출석, 결근 등의 근태만을 관리하고 있으며, 촉탁직계약자에게 적용되는 원고의 "계약직 직원 취업규칙" 제34조 제2호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고용계약이 만료되었을 때'를 당연퇴직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위 취업규칙에는 근로계약 갱신의 기준이나 절차 등에 관한 규정이 없다.
피고는 촉탁계약직 근로자들에게도 정규직 근로자들에 준하는 임금과 복지혜택 등을 제공하였다.
원고와 피고의 촉탁계약직 근로계약 체결·갱신 및 종료
원고는 2013년 5월경 이 사건 공고를 보고 입사를 지원하였는데, 모집공고문에는 '최초 근무기간은 1개월~6개월 내 당사 소요기간이며 필요시 근로계약 연장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원고는 2013. 5. 27. 피고 회사에 채용된 이후 아래 표와 같이 총 10회에 걸쳐 피고와 촉탁계약직 근로계약을 체결·갱신하면서 피고의 울산공장 B와 C에서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2015. 4. 30. 피고에게 퇴직사유를 '계약만료'로 기재한 사직원을 제출하였고, 피고는 같은 날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종료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5, 6, 8호증, 을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에 해당하는지 여부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도 예컨대 단기의 근로계약이 장기간에 걸쳐서 반복하여 갱신됨으로써 그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게 된 경우 등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며, 그 경우에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갱신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것은 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이다. 그러나 근로계약기간의 정함이 위와 같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당연히 종료된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5374 판결 참조).
원고와 피고가 계약기간을 특정하여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9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각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근무기간을 1~6개월 하는 이 사건 공고에 지원하여 피고와 명시적으로 계약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는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할 때마다 계약기간을 자필로 기재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에는 계약기간이 특정되어 있을 뿐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은 없다.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에 임금 구성항목으로 격월 상여금, 설·추석 상여금, 하계휴가 상여금 등이 기재되어 있고, 월차유급휴가, 연차유급휴가 등에 관한 규정이 마련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피고는 기간제 근로자의 차별 처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계약의 장단에 따라 다른 양식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기본적으로 고용노동부의 표준근로계약서(을 제10호증)를 바탕으로 하여 피고의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정규직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관한 규정을 촉탁계약직 근로계약서에도 그대로 반영하여 촉탁계약직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는 약 2,000명의 촉탁계약직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어서 개별 근로자별로 근로계약기간의 장단을 고려하여 촉탁계약직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각 계약기간에 부합하도록 상여금, 연·월차 유급휴가 등을 달리 규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는 점,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 중 계약기간이 1개월 미만인 것은 2013. 7. 15.자 근로계약서 1건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에 격월 상여금, 연·월유급휴가 등이 기재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에서 정한 계약기간이 형식적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 중 일부가 이미 근로계약이 체결된 이후에 작성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위와 같이 근로계약서가 사후에 작성된 것은 2건으로 보이고 나머지는 근로계약 체결 이전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위 사정만으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에서 정한 계약기간이 형식적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와 피고가 총 10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갱신하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은 그 기간의 합이 약 1년 11개월에 불과하여, 장기간에 걸처서 근로계약이 반복하여 갱신된 경우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본문은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횟수 및 갱신사유에 관하여 별도로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피고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촉탁계약직 근로자 모집과는 별도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를 채용하기 위한 절차를 별도로 두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먼저 피고가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는 종전 판례상으로 인정된 기간제근로자의 갱신기대권이 제한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총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한편 2006. 12. 21. 제정되어 2007. 7. 1.부터 시행된 기간제법 제4조는 제1항에서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면서, 제1항 단서에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는 예외를 규정하고 있고, 제2항에서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기간제법의 시행으로 사용자가 2년의 기간 내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고, 기간제근로자의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할 경우 그 기간제근로자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간주되더라도, 위 규정들의 입법 취지가 기본적으로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근로자의 지위를 보장하려는 데에 있는 점을 고려하면, 기간제법의 시행만으로 그 시행 전에 이미 형성된 기간제근로자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배제 또는 제한된다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위 규정들에 의하여 기간제근로자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 형성이 제한되는 것도 아니다(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기간제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기간제법의 시행 여부에 따라 그 결론이 달라진다고 볼 수는 없고,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도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된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을 인정할 수 있으며, 기간제법이 시행되었다고 하여 그 이후에 신규로 채용된 기간제근로자에게는 재계약이 체결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부정된다거나 총사용기간이 2년을 넘지 않는 한도 내에서만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으로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 피고의 취업규칙과 단체협약 등은 촉탁계약직의 경우에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아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을 제1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에게는 총 계약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재계약이 체결될 수 있으리라는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근로계약의 내용과 계약체결 동기 및 경위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는 '촉탁 계약직 근로계약서'라는 제목으로 근로계약이 갱신될 때마다 작성되었는데, 각 계약서에는 근로계약기간이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고, '기타 이 계약서에 정하지 아니한 사항은 근로기준법, 기간제법 등 노동관계법령 또는 피고의「계약직 직원 취업규칙」 등 관련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 근로계약 기간 만료시 계약 갱신이 가능하다는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다. 위 근로계약 내용에 의하면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근로계약기간이 도래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이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라고 보아야 한다.
원고가 입사할 당시 피고가 홈페이지에 게재한 촉탁계약직 사원 모집공고문에 '필요시 근로계약 연장이 가능하다'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채용지원을 유도하기 위한 청약의 유인에 불과하여 당해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삼을 수는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근로계약의 내용에 포함된다 보더라도 그 취지는 피고가 사정상 필요한 경우에 계약기간이 만료된 촉탁계약직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것에 불과할 뿐 피고에게 재계약의무를 부담지운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갱신 요건과 절차 등 계약 갱신의 기준이 설정되어 있는지 여부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나 취업규칙 어디에도 계약기간 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이나 계약갱신의 기준 및 절차 등에 관한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 아니하다. 오히려 원고에게 적용되는 피고의 '계약직 직원 취업규칙' 제34조 제2호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고용계약이 만료되었을 때'를 당연퇴직 사유로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촉탁계약직 운영에 관한 노사합의에서도 촉탁계약직의 근무기간이 한시적이라는 점을 명시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는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근로계약이 종료되는 것이 원칙임을 서로 양해하고 있었다고 보인다.
원고는 피고가 '계약직 직원 취업규칙' 제34조 제2호에도 불구하고 최초로 고용계약이 종료된 때에 원고를 당연퇴직처리하지 않고 앞에서 본 바와 같이 10차례에 걸쳐 근로계약을 갱신하였으므로 위 규정은 실질적으로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계약 직원 취업규칙' 제34조 제2호가 고용계약이 만료되어 당연퇴직사유가 발생하였을 때 계약기간을 갱신하여 새롭게 고용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금지하는 취지라고 해석되지는 않으므로, 비록 피고가 원고를 포함한 촉탁계약직 직원들에 대하여 근로계약기간 만료된 이후에 계약기간을 갱신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규정이 사실상 효력이 없는 문구에 불과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촉탁계약직 근로자에 대해서는 출석, 결근 등의 근태관리만이 이루어졌고, 계속적 고용관계를 전제로 하는 인사평가 제도가 실시되거나 그러한 결과가 근로계약 갱신에 반영된 적도 없다. 또한 촉탁계약직 근로자에 대한 근태관리는 근무시간에 따른 급여와 연장·휴일근로 등에 대한 법정수당을 지급하고 결근자를 파악하여 대체인원을 투입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이고, 달리 근무태도와 근태상황을 기초로 촉탁계약직 근로자를 평가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다.
근로계약 갱신의 실태
원고의 입사 이후 짧게는 18일에서 길게는 6개월 단위로 총 10회에 걸쳐 근로계약이 반복하여 갱신되어 왔으나, 피고는 전출, 사직, 생산소요 또는 휴직, 파견, 정직 등의 사유로 작업공정에 일시적인 업무공백이 발생한 경우에 촉탁계약직을 한시적으로 채용하여 사용하여 온 것이므로, 촉탁계약직 근로자는 신규 근로자 배치, 복직 등의 사유로 당초 업무공백 사유가 해소되는 경우에는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것이 예정되어 있었다.
실제 피고의 촉탁계약직 근로자는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한 사직 등을 제외하면 신규 근로자 배치 및 사고자 복직을 이유로 퇴직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로서는 신규 또는 기존 근로자가 자신의 업무를 대체하는 경우에는 언제든지 근로관계가 종료될 수 있음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으리라 보인다.
또한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 갱신은 짧게는 18일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이루어져 갱신기간이 일정하지 않고, 일부 근로계약 갱신의 경우에는 종전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이후에야 소급하여 근로계약서가 작성되기도 하는 등 근로계약 종료시의 인력수급 상황에 따라 계약기간이 갱신된 것이어서 근로계약 갱신 가능성과 갱신기간에 대하여 미리 예측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이라 보인다.
피고는 2012년 7월 무렵부터 촉탁계약직 직원을 채용하기 시작하였는데 2016. 7. 4. 기준으로 퇴직한 8,112명의 촉탁계약직 직원 중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한 근로자는 단 한 명도 없다. 위 사람들 중 약 50%에 이르는 4,022명이 1년 미만 근무 후 퇴직하였다. 원고는 2013. 5. 27. 입사한 이후부터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 통보시까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다른 촉탁계약직 근로자들이 2년 미만의 기간 내에 '사고자 복직' 또는 '직영 신규입사자 배치'를 원인으로 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것을 보아왔을 것이므로, 원고 역시 복직 내지 신규직원 배치 등으로 업무공백이 메워지거나 근로계약기간이 2년이 도래하게 되면 근로관계가 종료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으리라 보인다.
위 8,112명의 근로자들 중 1년 미만을 근로하고 퇴직한 근로자는 4,022명으로, 피고가 2년까지는 근로계약기간을 갱신하다가 총 근로기간이 2년을 초과하기 전에 오로지 기간제법을 회피할 목적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피고는 촉탁계약직 근로자에게도 정규직 근로자에 준하는 임금과 복지혜택 등을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가 단순히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정규직 근로자 대신 촉탁계약직 근로자를 채용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수행업무의 내용
원고가 수행한 엔진과 부품의 결합공정 업무의 객관적인 내용 자체는 피고가 영위하는 자동차 제조업의 특성상 상시적·계속적으로 필요한 업무에 해당하기는 한다. 그러나 업무가 객관적으로 보아 상시·계속적으로 필요한 업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사용자로서는 당해 업무에 인력을 충원할 일시적인 필요에 따라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도 있으므로, 기간제근로자가 담당한 업무가 상시적이고 계속적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업무 자체의 객관적 내용뿐만 아니라 당해 업무에 인력을 충원할 필요성이 한시적인지 여부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원고의 경우 피고가 하청업체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 채용하는 과정에서 신규 교육훈련 등으로 일시적인 공백이 생기는 경우나 휴직·정직 등으로 공백이 생기는 경우에 정규직 직원이 충원될 때까지 공백이 생긴 당해 업무에 한시적으로 인력을 사용할 필요에 따라 근로계약이 체결·갱신된 것으로 보인다.
기간제법의 입법취지가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처우를 금지하고 남용을 규제하는 것과 함께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조화를 도모하는 데에도 있으므로, 피고가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하여 정규직이 아니라 총 사용기간이 2년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촉탁계약직을 채용하는 것이 기간제법의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정규직 전환으로 인한 신규교육 또는 휴직 등으로 공백이 생기는 업무에 정규직 직원이 충원되는 경우 다른 업무로 전환배치가 이루어졌고, 이러한 전환배치는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환배치 시점과 전환배치될 업무를 미리 예측하는 것이 곤란하여 정규직 직원이 수행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측면도 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수행한 업무 자체가 상시적이고 계속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원고 자신이 이들 업무를 2년을 초과하여 서까지 계속하여 수행할 것에 대하여 정당한 기대를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는 원고의 주장 또한 이유 없다.
소결론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은 마지막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2015. 4. 30. 확정적으로 종료하였고, 이를 고지한 데 불과한 근로관계 종료 통보는 부당해고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의 종료가 부당해고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상용(재판장) 이고은 김현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