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5. 11. 선고 2017가합54642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상시근로자 600여 명을 고용하여 관광호텔업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 C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원고는 1993. 12. 3. 피고에 입사하여 조리부 사원으로 근무하여 온 사람이다.

나.

피고는 2017. 5. 31.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와 C호텔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 제25조 제1항, 제2항에 따라 2017. 7. 1.자로 원고에 대한 해고의 징계를 할 것을 만장일치로 의결하였고, 같은 날 이를 원고에게 통지하였다. 원고가 2017. 6. 7. 이에 대한 이의신청을 하여 2017. 6. 13. 재심 징계위원회가 개최되었으나, 재심 징계위원회도 원고에 대한 해고 결의를 유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다.

피고와 C호텔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2, 6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피고가 원고에게 보낸 각 징계통보서, 징계위원회 개최통보서 등에는 징계사유가 '성희롱에 의한 사규 위반'이라고만 기재되어 있어 그 내용만으로는 구체적인 징계사유를 알 수 없는바, 이 사건 해고는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보하도록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반하여 무효이다.

또한 이 사건 해고는 원고의 성희롱이나 성추행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없음에도 이루어졌고, 원고의 성희롱이나 성추행 사실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피고가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로 적시한 단체협약 제25조 제1항, 제2항은 성희롱을 금지하는내용의 규범이 아니어서 이 사건 해고의 정당한 근거가 될 수 없는바,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이루어져 무효이다.

설령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은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부당하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해고의 무효 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해고일 이후인 2017. 7. 1.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 원고가 받을 수 있었던 임금으로서 월 3,784,44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의 지급을 구한다.

3.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징계절차의 적법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하며 징계대상자가 위반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의 조문만 나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참조). 다만, 해고 대상자가 이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해고통지서에 징계사유를 축약해 기재하는 등 징계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위조항에 위반한 해고통지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2. 12. 24. 선고 2012다81609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5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2017. 5. 25. 원고에게 개최통보서를 보내 2017. 5. 31. 징계위원회가 열릴 예정임을 통지하였는데 위 개최통보서에는 원고의 '사규위반 행위'에 대하여 징계위원회가 개최될 것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던 사실, 피고는 2017. 5. 31. 징계위원회를 개최한 후 원고에게 징계통보서를 보냈는데 위 징계통보서에는 징계사유에 관하여 '성희롱에 의한 사규 위반'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던 사실, 원고가 위 징계 통지에 대하여 이의를 하자 피고는 원고에 대한 재심 징계위원회 개최 통지 후 2017. 6. 13. 재심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는데, 위 재심 징계위원회 개최통보서에도 2017. 5. 25.자 개최통보서와 마찬가지로 원고의 '사규위반 행위'에 대하여 징계위원회가 개최될 것이라는 내용만이 기재되어 있었고, 피고가 재심 징계위원회 개최 후 원고에게 보낸 징계통보서에도 징계사유에 관하여 '성희롱에 의한 사규 위반'이라고만 기재되어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한편,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4,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가 위 2017. 5. 25.자 징계위원회 개최통보서를 발송받기 전에 이미 피고 내부에서 원고의 D에 대한 성희롱 행위가 문제가 되어 원고가 2017. 5. 23. 이에 관한 진술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던 점, 원고는 2017. 5. 31. 열린 초심 징계위원회 및 2017. 6. 13. 열린 재심 징계위원회에 모두 출석하였는데, 2017. 5. 31. 초심 징계위원회에서 먼저 피고 측으로부터 구체적인 징계사유에 관한 설명을 들은 후 어떠한 사유로 징계위원회가 개최되었는지 알고 있다고 진술하였던 점, 원고는 위 각 징계위원회에서 징계사유에 관한 사실관계를 소명하고 자신의 의견을 표시할 기회를 충분히 부여받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해고 통지 당시에 이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 통지에 해고사유와 관련된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반한 해고통지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 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참조).

을 제3, 10호증의 각 기재, 증인 D, E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2017. 3. 27. 회사 동료인 E, 원고의 지인인 F, E의 지인으로 피고의 연회서비스부 일용직 근로자인 D과 술자리를 가지게 되어 1차로 신림동에 있는 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2차로 근처 노래방에서 술을 마시며 노래를 한 후 3차로 이태원의 바로 이동하여 술을 마신 사실, 원고는 위 바에서 왼쪽 옆자리에 앉아 있던 D의 허벅지를 왼손으로 꽉 쥐고 주무르면서 "야, 이 녀석, 다리가 참 튼실하네."라고 말한 사실, 잠시 후 원고는 D의 오른쪽 볼에 뽀뽀를 하였고, 이에 놀란 D이 원고를 쳐다보자 D의 입술에 입을 맞춘 사실, D은 당시 원고가 술에 많이 취한 상태여서 이성적인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여 곧바로 불쾌하다거나 하지 말라는 의사표시를 하지 못하였는데, 위와 같은 일이 있은 후 직장에서 원고와 마주칠 때마다 마음이 불편하고 힘들었으나, 물증이 없는 상태에서 원고의 행동을 문제 삼았다가 일용직인 자신만이 피해를 입게 될까봐 두려워 주변에 위 사건을 알리지 못했다고 진술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원고와 D은 위 술자리에서 처음 만난 사이었던 점, 원고는 D과 사이에 어떠한 감정의 교류나 의사의 합치가 없었음에도 일방적으로 D의 허벅지를 만졌을 뿐만 아니라 그에 그치지 않고 볼과 입술에 입을 맞추기까지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로서 이로 인하여 D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 할 것이므로 성희롱에 해당한다.

나아가 원고는 위와 같이 같은 직장에 근무하는 직원을 성희롱함으로써 회사의 질서를 문란하게 하였고, 원고의 성희롱 행위가 직원들 사이에 알려짐으로써 피고의 명예 또는 신용이 손상되었다고 할 것인바, 이는 단체협약 제25조 제1항, 제2항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징계 양정의 적정 여부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보아 어떠한 성희롱 행위가 고용환경을 악화시킬 정도로 매우 심하거나 또는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경우, 사업주가 사용자책임으로 피해 근로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성희롱 행위자가 징계해고되지 않고 같은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성희롱 피해 근로자들의 고용환경을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으므로,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아 내린 징계해고처분은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게 징계권을 남용하였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참조).

앞서 본 사실관계 및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의 성희롱 행위가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고, D은 원고의 성희롱 행위로 인하여 그동안 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아 온 것으로 보이는 점, D은 피고의 일용직 근로자로서 원고의 성희롱 행위를 공론화할 경우 그 이후에 겪게 될 주위의 불편한 시선이나 혹시 모를 인사상 불이익 등 여러 불리한 사정 등이 두려워 이를 숨겨 오다가 오랜 고심 끝에 이를 주변에 알리게 된 점, 원고로 하여금 D과 같은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게 할 경우 D에게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과 부담을 주는 것은 물론 D 뿐만 아니라 다른 여성근로자들의 고용환경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는 호텔 운영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고 이러한 업무의 특성상 여성 직원의 비율이 높은 편으로, 매년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실시하여 직장 내 성희롱을 방지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여 왔고, 회사 내에서 발생한 성희롱 사건에 대해 엄중히 대처하여 향후 재발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는 점, 단체협약 제30조는 징계위원회에서 전원의 합의로 징계 의결을 하는 경우를 해고사유로 정하고 있는바, 피고의 징계위원회, 특히 재심 징계위원회에서는 이 사건에서 징계 양정의 적정 여부 관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검토를 거친 후 징계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원고에 대한 해고를 재차 결의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4.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가 유효한 이상, 위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임금 지급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종섭(재판장) 임상은 송인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