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의류제품 제조·판매업 등을 하는 피고는 피고가 생산한 의류제품을 판매하기 위하여 D, E 등 대규모점포를 운영하는 회사들과 사이에 '매장임대차계약' 또는 '특약매매계약' 등의 백화점 입점계약을 체결하였다. 한편, 각 대규모점포 내에서 판매 업무를 수행할 인력은 피고가 파견하기로 약정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들은 피고와 백화점 내 피고의 매장에서 원고들이 위 매장을 운영하여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고 피고로부터 매출실적에 대한 일정 비율의 위탁판매 수수료를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한 뒤(이하 '이 사건 위탁판매계약'이라 한다), 원고 A은 2002. 3. 1.부터 2014. 9. 30.까지 광주 E 내 F 매장에서, 원고 B는 2007. 3. 1.부터 2017. 2. 13.까지 광주 E 내 G 매장에서 피고 제품의 판매 업무를 담당하였다(이하 원고들을 가리켜 '매장관리자'라고 칭한다).
원고들과 피고가 체결한 이 사건 위탁판매계약은 대체로 그 내용이 동일한바, 주요 부분은 별지 기재와 같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A에게 97,734,361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10.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고, 원고 B에게 136,547,296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2. 1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7가합562375
판결선고
2019. 5. 31.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2민사부
판결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3호증의 1, 4호증의 1, 을 제3호증의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들
원고들은 피고와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하여 그 계약의 형식이 위임계약처럼 되어 있기는 하나, 그 실질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 지금의무를 부담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청구취지 기재 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들은 피고와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하고 그 내용에 따라 독자적으로 판매영업을 하는 독립사업자이지,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다. 가사 원고들을 피고의 근로자라 하더라도, 원고가 구하는 퇴직금액 산정 시 원고들에게 지급된 수수료 중 인건비를 비롯한 매장 운영비용 등은 평균임금 산정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
판단기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판단
갑 제6호증(H의 사실확인서)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본사직원이 주 1~2회 가량 원고 A의 매장을 방문하여, 판매 제품 현황, 상품의 배치, 직원휴무·출퇴근 상황 등을 확인하고, 피고가 주관하는 서비스 교육에 원고들을 비롯한매장관리자들이 참여한 사실, 피고는 내부전산망을 통해 원고들에게 상품 판매 촉진을 위한 프로모션 실시 등 업무와 관련된 공지사항들을 전달하고, 보고를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거시한 증거,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앞서 인정한 사실들만으로는 원고들을 근로기준법상 피고의 근로자라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는 백화점에 입점한 피고의 매장을 운영하며 상품판매 및 재고관리를 담당할 원고들과 같은 매장관리자를 모집하여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하고, 6개월 단위로 위탁판매계약을 갱신하는 방법으로 계약관계를 지속하였다.
원고들에게는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지급되지 않았고, 원고들의 판매실적에 따라 수수료가 그에 비례하여 지급되었다(이에 따라 원고들이 지급받는 수수료는 월별로 큰 편차를 가진다).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수수료로 백화점 매장 운영에 필요한 제반 비용을 지출하고, 매장 운영에 필요한 판매사원들을 직접 자신의 명의로 채용하고, 자신의 계산으로 판매사원들에 대한 급여를 지급하였다. 이러한 점은 위 수수료가 원고들이 피고에게 제공한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게 한다.
원고들은 백화점 매장 운영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직접 자신의 명의로 판매사원들을 채용하고, 자신의 계산으로 판매사원들에 대한 급여를 지급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판매사원의 채용 여부, 채용조건 등에 피고가 관여한 사실은 없었다.
원고들은 피고의 취업규칙,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고, 자신의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여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피고를 사업장으로 하는 4대보험에 가입된 사실이 없다.
원고들의 근무시간은 백화점과의 관계에서 준수되어야 하는 시간일 뿐, 피고가 원고들의 구체적인 출퇴근 시간을 통제하거나 휴게시간을 정하지 않았다. 피고의 본사 직원이 원고들의 휴무 일정을 취합하여 정리하기도 하였으나, 이는 이 사건 위탁판매계약 이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로 보일 뿐이고, 피고가 별도로 원고들의 휴가를 통제하거나 이를 준수하지 않는 대상자를 상대로 불이익을 가하였다고 볼만한 자료는 드러나지 않았다.
나아가 원고들의 매출실적이 부진하다거나 원고들이 피고가 실시하는 교육에 참석하지 아니하는 등의 이유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직접적인 불이익을 가하였다거나 계약기간 중 위탁판매계약을 해지하거나 담당 매장을 변경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원고들은, 피고가 지정한 근무장소에서 그 영업시간 동안 지정된 물품만을 지정된 가격으로 판매하여 왔으며, 피고의 매장관리 지침을 준수하도록 요구받았으며, 피고는 전산 시스템을 통하여 각 매장의 재고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왔고, 피고 직원이 수시로 매장을 방문하여 판매 현황 등을 확인한 점, 매장의 재고 제품을 다른 매장으로 보내는 등의 로테이션 조치 등을 근거로 원고들을 피고의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는 피고의 구체적인 업무지시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위탁판매계약에 따르면 원고들 매장에 공급되는 상품은 여전히 피고에게 그 소유권과 처분권이 있고(이 사건 위탁계약 제15조), 유행에 민감한 의류와 같은 상품의 특성상 피고가 각 매장에 공급한 상품들이 적시에 판매되어 재고로 남지 않도록 할 관리의 필요성, 피고 제품의 브랜드 통일성 유지 등의 측면에서 피고가 지 정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도록 하게 한다거나(이 사건 위탁판매계약 제8조), 각 매장의 재고 현황을 파악하고, 피고 직원이 직접 매장을 방문하여 운영 상황을 점검하거나(제15조 제3항, 4항) 다른 매장으로 재고 물품을 로테이션 하는 등의 조치(제16조), 피고의 판촉활동 지원 내지 원고들에 대한 교육 실시(제14조, 제21조) 등은 모두 이 사건 위탁판매계약에 예정되어 있는 사항들로서, 이를 가리켜 피고가 원고들에게 상당한 지휘·감독을 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근로자성 판단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상당한 지휘·감독이 있는지 여부는 이를 뒷받침하는 개벌적 사실이 증거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 사건 원고들은 이 사건 피고가 아닌 다른 회사의 백화점위탁판매원에 대해 근로자성을 인정한 사안(대법원 2015다59146 판결, 이른바 발렌타인 사건)의 선례만을 들어 막연히 이 사건 원고들에게도 근로자성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주장만 하고 있을 뿐, 이 사건에서 구체적인 증거들은 앞서 본 것 외에는 제출하지 않았다.
원고들과 같은 매장관리자 중에서 피고를 상대로 동등한 사업자의 지위에서 공정거래분쟁조정협의회에 공정거래분쟁조정을 신청한 경우도 있었다.
결론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인(재판장) 이종훈 정승호
별지
각주1) 의류제품 납품업체가 백화점 운영회사로부터 백화점의 일정 공간을 임차하고 백화점이 판매대금을 수령 및 집계한 후에 임대료를 공제한 나머지 판매대금을 의류제품 납품업체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각주2) 백화점 운영회사가 의류제품 납품업체로부터 외상으로 의류제품을 매입하여 백화점에서 판매한 후 그 판매수익에서 수수료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의류제품 납품업체에 지급하는 판매운영방식이다.
각주3) 서증은 법원 외에서 조사하는 경우(민사소송법 제269) 이외에는 당사자가 변론기일 또는 준비절차기일에 출석하여 현실적으로 제출하여야 하고, 서증이 첨부된 소장 또는 준비서면 등이 진술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1. 11. 8. 선고 91다15775 판결 참조). 원고들 및 그 소송대리인은 제4, 5회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들이 위 변론기일에 앞서 제출한 준비서면은 진술간주된다 하더라도, 원고들이 위 준비서면에 첨부한 서증인 갑 제7 내지 19호증은 원고들 및 소송대리인이 출석하지 않은 이상 접수만 되었을 뿐 증거로 제출되었다고 할 수 없다. 다만, 위 서증에 기재된 내용은 변론 전체의 취지 측면에서 참작하기로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