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1>는 I대학교(이하 '피고 대학'이라 한다)를 설립·운영하는 학교법인이다.
원고들은 피고 대학에 비정년트랙 강의전담 교원으로 임용된 자들이다.
원고들의 신규임용 및 임용계약의 체결
피고 대학은 2012년도 1학기 강의전담 교원 초빙을 위해 'I대학교 2012학년도 1학기 비정년트랙 전임교원(강의전담) 초빙 공고'를 내 비정년트랙 강의전담 교원을 임용하기로 계획하였다.
이에 원고 A은 CCM 전공에, 원고 B는 미술콘텐츠 전공에, 원고 C은 서양화 전공에, 원고 D, F은 실용음악 전공에, 원고 E은 사진영상 전공에, 원고 G는 피아노 전 공에 각 지원하여 피고 대학의 심사를 거쳐 2012. 2. 29. 피고 대학과 임용계약 및 연봉계약을 각 체결하여(이하 이를 통칭하여 이 사건 임용계약'이라 한다) 피고 대학에 임용되었다.
원고 A이 2012. 2. 29.경 피고와 체결한 임용계약 및 연봉계약의 주요 계약 조건은 아래와 같고(다른 원고들이 피고와 체결한 임용계약 및 연봉계약 또한 이와 같다), 이후 매년 갱신되어 왔다.
관련 규정 등
사립학교법의 관련 규정, 원고들이 피고 대학에 처음 임용될 당시 피고의 정관 및 교원 임용과 보수에 관련된 사항은 아래와 같다.
청구취지
주위적 청구: 피고는 원고 A에게 72,504,500원, 원고 B에게 89,270,650원, 원고 C에게 85,622,300원, 원고 D에게 81,535,800원, 원고 E에게 81,140,300원, 원고 F에게 65,329,050원, 원고 G에게 73,613,5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예비적 청구: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26,4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7가합567776
판결선고
2019. 9. 27.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8, 9,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 주장 요지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3항은 학교법인은 교원을 임용함에 있어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급여 등을 계약의 조건으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들은 피고 대학에 비정년트랙 강의전담 교원으로 임용되었는데, 피고 대학의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임용규정 제8조 제1항은 "본교 예산 범위 안에서 임용자와 피임용자간의 계약의 의하여 (급여를)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피고는 대학교원의 보수기준을 규정화하지 않은 채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연봉액을 제시한 후 이에 따라 원고들과 피고는 각 이 사건 임용계약을 체결하였다.
한편 피고 대학의 교직원보수규정에서는 교원의 보수에 대해서는 호봉제를 채택하고 있는바, 피고가 교직원보수규정에 정한 바와 달리 임의로 연봉액을 책정하여 원고들과 이 사건 임용계약을 체결한 것은 위 사립학교법 및 근로기준법에 반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교직원보수규정상 호봉제 적용에 따라 지급받아야 할 임금액에서 원고들이 실제 지급받은 임금액의 차액분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3항 위반 여부
판단기준
헌법 제31조 제4항은 헌법상의 기본권으로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고, 여기서 대학의 자율은 대학시설의 관리·운영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것이어야 하므로 연구와 교육의 내용, 방법과 대상, 교과과정의 편성, 학생의 선발과 전형 및 교원의 임면에 관한 사항도 자율의 범위에 속하며[헌법재판소 1998. 7. 16. 선고 96헌바33, 66, 68, 97헌바2, 34, 80, 98헌바39(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이는 교원의 보수에 관한 사항도 마찬가지이다.
학교법인은 대학교육기관의 교원을 임용함에 있어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근무기간, 급여, 근무조건, 업적 및 성과약정 등을 계약의 조건으로 정할 수 있으므로(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3항 전문), 학교법인이 정관 또는 정관의 위임을 받은 교원보수규정 등을 통해 교원의 교육·연구·봉사 등의 업적을 일정 주기로 평가하여 연간 보수총액을 결정하는 제도인 성과급적 연봉제를 시행하는 것도 가능하다[헌법재판소 2013. 11. 28. 선고 2011헌마282, 763(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그리고 사립학교 교원의 임용계약은 사립학교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법적 성질은 사법상의 고용계약에 불과하므로 누구를 교원으로 임용할 것인지, 어떠한 기준과 방법으로 보수를 지급할 것인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학교법인의 자유의사 내지 판단에 달려 있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다4299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학교법인이 교원에 대하여 연봉제를 시행하기 위하여 정관이나 교원보수규정 등에서 마련한 교원실적에 대한 평가항목과 기준이 사립학교법 등 교원의 인사나 보수에 관한 법령 또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강행규정을 위반하거나 객관성과 합리성을 결여하여 재량권의 남용·일탈로 평가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평가항목과 기준은 가급적 존중되어야 하고, 이를 함부로 무효라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8다207854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을 종합해볼 때, 피고 대학은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의 보수에 대해서 연봉제를 시행하고 있고, 연봉제 시행과 관련한 평가항목 내지 기준을 두고 있는 피고의 정관, 교직원보수규정은 사립학교법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학교법인은 교원을 임용함에 있어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급여 등을 계약의 조건으로 정할 수 있고(사립학교법 제53조의 2 제3항 전문), 피고 정관 제46조는 '교원의 보수는 자격과 경력 및 직무의 곤란성과 책임의 정도에 따라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따로 규칙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관의 위임에 따라 마련된 피고 교직원보수 규정에서는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에 대해 예산의 범위 안에서 상호간에 연봉계약을 체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교직원보수규정 제13조의 2).
이러한 피고의 정관 및 그 위임에 따라 마련된 교직원보수규정의 관련 조항을 종합하면, 피고는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에 대해 자격과 경력, 직무 곤란성, 책임, 예산의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연봉제를 시행할 수 있는 근거를 갖추고 있다고 판단된다.
피고 대학이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에 대해 연봉제를 도입하면서, 그 평가항목으로 제시한 항목들(자격, 경력, 직무 곤란성, 책임, 예산의 범위 등)은 일응 합리적인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평가항목에 따른 연봉제 도입이 교원의 인사나 보수에 관한 법령 또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강행규정에 위반된다거나 객관성과 합리성을 결여하여 재량권의 남용·일탈이라고 볼 수 있을만한 특별한 사정은 드러나지 않는다.
근로기준법 제97조 위반 여부
2012. 2. 9.자로 개정된 피고 교직원보수규정에서는 제13조의2를 신설하여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에 대한 연봉제 근거 규정을 두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교원 보수에 대한 호봉제만 있었던 상태에서, 위 개정으로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에 대해서는 연봉제가 적용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다.
원고들은 2012. 3.경 피고 대학에 임용된 자들로서, 위 2012. 2. 9.자 개정된 피고 교직원보수규정의 적용을 받게 되므로, 달리 원고의 위 2012. 2. 9.자 개정 피고 교직원보수규정이 무효라는 점에 대한 아무런 주장·입증이 없는 이상<2> 피고가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인 원고들에 대해서 피고 교직원보수규정에 근거하여 연봉제로 임용계약을 한 것을 가리켜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이라고 볼 수 없다.
소결
피고 대학은 정관 내지 교직원보수규정에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의 보수에 대한 연봉제 근거 규정을 두고 있으며, 피고가 이에 기초하여 원고들과 연봉제로 이 사건 각 임용계약을 체결한 것은 사립학교법 내지 근로기준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 주장 요지
근로기준법 제6조 또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8조는 동일노동 동일가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원고들은 피고 대학에서 근무하고 있는 '비정년트랙 일반교원'과 동일한 직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이들에 비해 낮은 임금을 지급받고 있는바, 이는 위 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 이는 불법행위를 구성하므로, 피고는 그러한 차별이 없었더라면 받았을 적정한 임금과 실제 원고들이 지급받은 차액 상당의 손해배상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위반 여부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 따르면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한 차별 임금 지급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남녀고용평등법은 헌법의 평등이념에 따라 고용에서 "남녀"의 평등한 기회와 대우를 보장함으로써 "남녀고용평등"을 실현하려는 데 그 입법 목적이 있는바, 위 법 제8조에서 말하는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한 차별 금지 원칙은 사업주가 동일한 사업 내에서 근무하는 "남·녀 근로자"가 제공하는 노동이 동일한 가치임에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한쪽의 성(性) 근로자에 대하여 다른 성(性) 근로자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사건에서 비정년트랙 강의전담 교원으로 임용된 원고들이 비교대상집단으로 지목한 "정년트랙 전임교원" 내지 "비정년트랙 일반 교원"들 사이에서 발생한 임금 차별은 임용 경로에 따른 차이일 뿐 그 차이가 남녀간 차이라고 할 수 없음은 분명하다. 따라서 그릇된 전제를 기초로 한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근로기준법 제6조 위반 여부
근로기준법 제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헌법 제11조 제1항<3>의 '사회적 신분'에 대하여 '사회에서 장기간 점하는 지위로서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헌법재판소 1995. 2. 23. 선고 93헌바43 결정 참조).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은 헌법재판소의 정의와 동일하게 '사회에서 장기간 점하는 지위로서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비정년트랙 강의전담 교원으로 임용되더라도 향후 연구성과 내지 업적에 따라 정년트랙으로 재계약 될 여지가 있어(을 제9호증의 2 임용규정 제11조 등 참조) 비정년트랙 강의전담 교원의 지위가 '사회에서장기간 점하는 지위'에 해당하는지도 의문이고, 나아가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대학교 내 교원 지위와 관련하여 해당 대학교 또는 사회 전체적으로 비정년트랙 '강의전담' 교원이 다른 교원들인 정년트랙 일반교원 내지 비정년트랙 일반 교원들에 비교하여 다른 '사회적 평가'가 존재한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국 원고들이 속한 집단인 "비정년트랙 강의전담 교원" 지위는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말하는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원고들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인(재판장) 이종훈 정승호
각주1) 피고는 종전 학교법인 J에서 현재의 이름으로 변경되었는데, 이를 모두 통칭하여 피고라고 한다.
각주2) 원고들은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합517986 판결을 이 사건에 원용하고 있으나, 위 판결의 사실관계에 따르면, 종래 교원의 보수체계를 호봉제만 두고 있다가 대학 내규를 개정하여 신규 채용된 정년트랙 전임교원에 대해 연봉제를 적용하게 한 사안에서, 위와 같이 개정된 내규의 절차상, 실체상 하자가 중대하여 위 내규가 무효라고 인정된 사안이다. 이 사건에서 원고들은 2012. 2. 9.자 개정 피고 교직원보수규정에 절차상, 실체상 하자가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중대한 하자로서 무효인지 등에관하여는 아무런 주장·입증 없이 위 판결의 결론만을 원용하고 있을 뿐이다.
각주3) 헌법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