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서초구 D빌딩에서 '(주)E(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고 한다)'라는 상호로 생활용품 도소매업을 영위하던 사용자로서, 2015. 1. 12.부터 2016. 9. 30.까지 위 사업장에서 일을 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F의 임금 및 퇴직금 합계 8,281,044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17명(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고 한다)의 임금 및 퇴직금 합계 102,819,912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가 발생한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판단
피고인 및 변호인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이 사건 사업장의 명의상 대표이사일 뿐 실제로 운영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이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이 사건 사업장의 실질적인 운영자는 G, H이다.
관련 법리
관계 법령
근로기준법
제2조(정의) ①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
판례
근로기준법 소정의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 기타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에서 사업경영담당자라 함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는바, 구 근로기준법이 같은 법 각 조항에 대한 준수의무자로서의 사용자를 사업주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사업경영담당자 등으로 확대한 이유가 노동현장에 있어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에 대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에 있는 만큼, 사업경영담당자란 원칙적으로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권한을 가지고 책임을 부담하는 자다(대법원 1997. 11. 11. 선고 97도813 판결 등 참조).
판단
피고인이 이 사건 사업장의 사업주, 사업경영담당자 내지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피고인에 대한 각 경찰피의자신문조서, 경찰진술조서, 및 경찰수사단계에서 작성한 피고인의 진술서는 각 피고인이 그 내용을 부인하므로 증거로 삼을 수 없다.
한편 근로자 I, J가 각 이 법정에서 한 증언 내용과 피고인이 제출한 서증들(근로계약서, 용역계약서, 책임준공확약서, 법률고문계약서)의 각 기재를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관계에다가 G은 이 사건 사업장의 실질적 운영자라고 지목되는 사람으로서 피고인에 대한 유무죄의 판단에 직접적으로 이해관계를 갖는 자인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사업장을 실제 운영하면서 근로자들에 대하여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자는 G이고, 피고인은 G에 의해 고용된 근로자 중 한 사람으로서 단지 G의 요청에 따라 등기부상 대표자의 지위에 있었을 뿐, 이 사건 사업장의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권한을 가지고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였거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증인 G의 증언은 그대로 믿기 어렵고, 달리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실질적인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설령 피고인이 2016. 6. 1. 이전까지 이 사건 사업장의 사업주 내지 사업경영담당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2016. 6. 1.자 공고를 통해 그 때까지 발생한 이 사건 사업장의 채무는 G, H이 모두 인수하고, 피고인은 이 사건 사업장에서 퇴사한다는 내용을 전직원에게 모두 고지하였으므로, 그 이후에 발생한 이 사건 근로자들의 체불임금 및 퇴직금에 대하여 피고인은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J는 이 사건 사업장에 채용될 당시 G에게 면접을 보았고 연봉협상도 G과 하였으며, G의 최종 결정에 따라 직원으로 채용되었다. 채용된 이후에는 G으로부터 급여를 받았기 때문에 피고인이 아니라 G이 이 사건 사업장의 실질적인 오너로 알고 있었는데, J 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들이 그렇게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증언하였다.
G은 이 사건 사업장에 매일 출근하여 가장 좋은 CEO 방에서 근무하였다.
피고인은 G으로부터 지시를 받아 직원들의 근태관리, 경영관리팀 및 디자인 관련 업무를 하기는 하였으나, 독자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회사를 전체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아니었다.
피고인은 2016. 6. 1.자로 퇴사를 하면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다는 공고를 이 사건 사업장 현관에 게시하였기 때문에 그 내용을 모든 직원이 보고 알았다.
이 사건 사업장의 등기부상 대표이사는 피고인이 입사할 무렵까지는 K라는 사람이었는데, 피고인이 G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사업장에서 일하기 시작한 직후 대표이사가 피고인으로 변경되었다.
G은 J와 사적으로 만난 자리에서 피고인에 대해, "A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메신저다. 대리인이고 명의만 빌린 것이다. 자기는 사업을 할 수 없는 형편이기 때문에 A를 대리인으로 내세운 것이다. "라고 이야기 한 적이 있다.
H은 이 사건 사업장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아니라 G에게 투자한 것이라고 증언하였다.
당초 피고인을 상대로 진정을 제기한 L은 피고인이 형식상 대표이사직에 있었을 뿐이라면서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사를 표시하였다.
피고인이 입사한 이후에 이 사건 사업장 명의로 제3자와 체결된 각종 계약의 계약서에는 피고인이 아니라 G이 대표자로 기재되어 있고, 각 계약의 상대방들도 G
계약당사자 내지 대표로 인식하였다.
I은 이 사건 사업장에 채용될 당시 피고인 및 G 모두로부터 면접을 보았고, 연봉협상은 피고인과 하였으나, 입사해서 근무하다보니 이 사건 사업장 내 최종결재는 모두 G이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증언하였다.
I이 노동청에 G이 아니라 피고인을 진정한 이유는, 그러한 경우명의상 대표자를 상대로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노동청에서 진정인으로서 조사를 받을 당시에는 G이 실질적인 운영자라고 진술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이성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