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논산시 C에 본점을 두고 타포린(천막지), 플라스틱 물질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피고는 베트남 현지 법령 등에 따라 자금 100%를 출자하여 2006.5.4.경 베트남 현지 법인인 D(D, 이하 ‘D’이라 한다)을, 2009.6.11. E(E, 이하 ‘E’이라 한다)을 각 설립하였다.
원고는 2007.5.2.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피고의 인사명령에 따라 2011.9.9. 피고에게 사직서(퇴사일 2011.9.12.)를 제출하고, 2011.9.13.부터 D에서 근무하였고, 2013.12.31. 퇴사하였다.
원고는 퇴직금 중간 정산 이후인 2011.10.20.부터 2013.12.31.까지의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 11,851,490원 및 2010.5.1.부터 2013.4.30.까지의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9,961,837원(2010.5.1. ~ 2011.4.30. : 3,172,249원, 2011.5.1. ~ 2012.4.30. : 3,394,794원, 2012.5.1. ~ 2013.4.30. : 3,394,794원) 등 합계 21,813,327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피고의 대표이사 F은 원고에게 위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과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기소되어(서울중앙지방법원 2015고정367), 2016.10.26. 벌금 300만을 선고받았다. 위 판결은 항소기각(서울중앙지방법원 2016노4587) 및 상고기각(대법원 2017도4840)으로 2017.8.29.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는 2013.12.31. 퇴사일까지 피고와의 고용관계가 계속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11,851,490원 및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9,961,837원 등 합계 21,813,327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2011.9.경 피고와의 근로관계를 단절하고 D으로 유효하게 전적하였고, 가사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관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준거법은 베트남 법이므로 원고의 퇴직금청구권 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판단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전적은 종전 기업과의 근로관계를 합의해지하고 이적하게 될 기업과 사이에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서, 업무지휘권의 주체가 변경됨으로 인하여 근로자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 그 효력이 생긴다. 그런데 근로자가 전적을 함에 있어 종전 기업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수령한 다음 이적하게 될 기업에 입사하여 근무를 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전적에 대한 동의를 전제로 한 행동이라고 보아야 하고, 유효한 전적이 이루어진 경우에 있어서는 당사자 사이에 종전 기업과의 근로관계를 승계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거나 이적하게 될 기업의 취업규칙 등에 종전 기업에서의 근속기간을 통산하기로 하는 규정이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근로자의 종전기업과의 근로관계는 단절된다. 다만, 그것이 근로자의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기업 그룹이나 계열 기업의 경영방침에 의한 일방적인 결정에 따라 퇴직과 재입사의 형식을 거친 것에 불과한 것이고, 그 실질이 동일 기업 내의 전출·입 내지 배치전환과 유사하거나 계열 기업 사이의 소속 변경에 불과한 경우에는 이러한 형식을 거쳐서 퇴직금을 지급받았더라도 근로자가 자의로 계속근로의 단절에 동의하였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계속근로관계도 단절되지 않는다(대법원 2004.12.10. 선고 2004다2123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고 D에서 근무하게 된 것은 회사 방침에 의한 피고의 결정에 따른 것이지 자의로 피고와의 계속근로관계 단절에 동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D에서 위와 같이 근무하였다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계속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고 할 수 없다.
원고는 2007.5.2. 피고에 입사하여 영업관리부 차장으로 근무하다가 2011.9.경 D으로 소속을 변경하였는데, 당시 원고에 대한 피고의 인사발령문에는 ‘피고 서울사무소 영업관리부 A(원고) 차장을 2011.9.13.자로 D 기획실 부장으로 승진인사발령함을 통지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피고의 대표이사와 피고의 관계자들이 2011.9.경 주고받은 이메일에도 ‘원고는 D의 기획업무 책임자 및 E의 관리부문 책임자로서 대표이사 및 D 법인장을 보좌하게 될 것’이며 ‘원고를 추석 이후에 D으로 파견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원고가 D으로 전출 후 1개월분 급여를 받지 못하였을 때, 피고는 원고에 대한 퇴사 및 ‘재입사’ 조치가 늦어져 원고에 대한 급여 지급이 지연되고 있다는 취지로 해명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당시 피고는 원고가 피고에서 퇴사하는 것이 아니라, 승진발령의 개념으로 D으로 전출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다고 판단된다.
원고가 D에서 담당한 업무는 D에의 업무 전수, 본사 업무지침의 전달, 본사에 대한 현지 상황의 보고 등이었다. 원고는 D 소속으로 근무하면서 E의 업무도 함께 처리하였다. 원고는 베트남 현지 법인의 직원 채용이나 급여 인상, 업무분장 등 여러 분야에 관하여 피고에게 보고하고, 피고의 대표이사가 최종적인 결정권을 행사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의 업무는 베트남 현지 법인들을 관리, 감독하여 위 현지 법인들이 피고의 방침에 따라 적절하게 운영되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일로서 피고의 업무와 연속성이 있다.
원고는 D에서 근무하는 중에도 급여의 40%를 피고로부터 지급받았고, 피고의 근로자로서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의 직원들이 주고받은 내부 이메일에는 ‘원고의 연봉을 해외 현지법인과 내국법인의 업무 기여도에 따라 현지 및 국내 급여로 구분하여 지급하고 그 지급비율은 종전의 각 50%에서 현지지급 60%, 국내지급 40%의 비율로 변경하여 지급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이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는 원고가 내국법인인 피고에 대한 업무기여도를 계속하여 가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다고 판단된다.
원고는 2013.10. 피고의 대표이사에게 메일로 피고 본사 복귀 근무 검토를 부탁하였고, 이를 피고의 대표이사가 거절하자 퇴사를 결정하였다. 이에 비추어 원고는 피고로의 복귀를 염두에 두고 피고의 방침에 따라 전적 형식으로 D으로 전출한 것으로 보이고, 그 이전에 원고가 피고로부터 ‘나중에 피고 본사에 복귀하지 못한다’는 취지의 고지를 받았다고 볼만한 사정도 없다.
준거법에 관한 판단
원고가 2013.9.13.경부터 베트남에서 노무를 제공한 후 피고에 대하여 그 기간 동안의 퇴직금 등을 청구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은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에 관한 분쟁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에 적용될 준거법을 정해야 하는바, 국제사법 제25조제1항, 제28조제2항은, 계약에 관하여는 당사자가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선택한 법을 준거법으로 하되, 근로계약에 있어서 준거법을 선택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근로자가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국가의 법에 의하며, 근로자가 일상적으로 어느 한 국가 안에서 노무를 제공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고용한 영업소가 있는 국가의 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근로계약의 당사자 사이에 준거법 선택에 관한 명시적인 합의가 없는 경우에 있어서는 근로계약에 포함된 준거법 이외의 다른 의사표시의 내용이나 소송행위를 통하여 나타난 당사자의 태도 등을 기초로 당사자의 묵시적 의사를 추정하여야 하고 그러한 묵시적 의사를 추정할 수 없는 경우에도 당사자의 국적, 주소 등 생활본거지, 사용자인 법인의 설립 준거법, 노무 급부지, 직무 내용 등 근로계약에 관한 여러 가지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시 당사자가 준거법을 지정하였더라면 선택하였을 것으로 판단되는 가정적 의사를 추정하여 준거법을 결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4.6.25. 선고 2002다56130, 5614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에서 준거법을 명시하고 있지 아니하나(을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와 D 사이의 근로계약서에도 노동법이 적용된다는 취지만 규정되어 있을 뿐 어느 나라 노동법인지는 특정되어 있지 않다), 원고와 피고가 최초로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에 우리나라 근로기준법 등이 적용되었고 그 이후에도 원고의 D 전출 무렵까지 계속 원고와 피고의 근로관계에 우리나라 근로기준법 등을 적용한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베트남에서 근무하는 기간 동안에도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단절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원고와 D 사이의 근로계약서(을 제1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원고와 피고가 근로계약에 관한 준거법을 변경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원고의 노무제공지가 베트남이긴 하나 원고의 업무는 D에의 업무 전수, 피고 본사 업무지침의 전달, 피고 본사에 대한 현지 상황의 보고 등 베트남 현지 법인들을 관리, 감독하여 베트남 현지 법인들이 피고 본사의 방침에 따라 적절하게 운영되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서 사실상 피고 본사의 업무와 연속성이 있는 점, 원고가 베트남 현지 법인에서 근무하게 된 경위 및 그 업무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베트남 현지 법인에서 근무함에 있어 원고의 급여 등과 관련한 피고와 베트남 현지법인 등의 회계처리 문제 등으로 형식상 전적 형식을 취하였지만 실제로는 피고 본사로 복귀할 것을 전제로 베트남 현지 법인에 파견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적어도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에 관한 준거법을 종전과 같이 우리나라 법률로 유지하기로 하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와 피고가 준거법 선택을 하였더라도 국제사법 제28조제1항에 따라 원고가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국가인 베트남 법이 객관적 준거법으로서 이 사건에 적용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국제사법 제28조제1항은 “근로계약의 경우에 당사자가 준거법을 선택하더라도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지정되는 준거법 소속 국가의 강행규정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부여되는 보호를 박탈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의 취지는 근로계약이 당사자가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국가 등에서 근로자 보호를 위해 마련한 강행규정에 위반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것이라 할 것인데,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에 우리나라 근로기준법 등을 적용하는 경우, 위 근로계약이 근로자 보호를 위해 마련한 베트남의 강행규정에 위반된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이상,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상의 퇴직금 및 근로기준법상의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가 지급할 퇴직금 및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의 범위
원고가 퇴직금 중간 정산 이후인 2011.10.20.부터 2013.12.31.까지의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 11,851,490원 및 2010.5.1.부터 2013.4.30.까지의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9,961,837원 등 합계 21,813,327원을 지급받지 못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국내에서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임금만을 기준으로 원고의 퇴직금 및 연차유급휴가 수당이 재산정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계속된다고 보는 이상, 원고가 D으로부터 지급받은 급여가 원고가 제공한 근로의 대가가 아니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그 지급방법을 불문하고 원고가 실제 지급받은 총 급여를 바탕으로 퇴직금 및 미지급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을 산정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또한, 원고가 베트남에서 근무하는 동안 매달 1일씩 연차휴가 및 26일간의 휴가를 사용하였으므로, 이에 상응하는 연차유급휴가 수당은 공제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을 제24 내지 29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위와 같은 일수 상당의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나머지 점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및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등 합계 21,813,327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의 퇴직 이후 14일이 경과한 날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6.12.3.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재판장 판사 김행순
판사 부동식
판사 김영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