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9. 18. 선고 2017나39190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원고들에 대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이 법원에서 확장한 원고 B, C, D, E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4.

소송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주식회사 H(이하 ‘H’이라 한다)의 원어민강사 모집

1)

H은 1998년 설립되어 2002년 주식회사로 전환된 후 현재까지 학원운영업, 교육관련 서비스업, 출판사업, 인터넷 영어교육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다.

2)

H은 국내 동종 업계 최초로 해외에 있는 외국인 원어민강사를 모집하여 한국에서 영어강의를 하게 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그 시스템의 운영을 위하여 외국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한 외국인들을 원어민강사로 모집하였다. 그 모집 절차는 H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인터넷주소 1 생략)에 원어민강사 모집광고를 하고, 대한민국에서 원어민강사를 할 것을 희망하는 사람이 위 웹사이트를 통하여 취업의사를 밝히면, H에서 전화인 터뷰를 통하여 채용 여부를 결정한다. 원어민강사는 정해진 일정에 따라 항공편으로 국내로 들어온 후 H으로부터 1주일 정도 교육훈련을 받고, H 본사나 직영점 또는 H과 가맹계약을 체결한 가맹점과 사이에 원어민강사계약(Agreement for Teaching Services)을 체결한 다음 그 학원에서 근무를 하게 된다.

나.

원고들과 피고의 지위

1)

피고는 2007. 1. 4. 설립되어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교육 등의 학원 운영업을 주된 사업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 H과 사이에 가맹점계약을 체결한 H의 학원 가맹사업자이다. 피고는 H의 본사나 직영 학원이 아니라 독립된 사업자로서 독자적으로 영어 학원인 F을 운영하여 왔고, 피고 운영의 위 학원은 원어민 강사가 약 7명 정도이다.

2)

원고 B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으나, 원고 A(이하 ‘원고 A’이라 한다), C(이하 ‘원고 C’이라 한다), D(이하 ‘원고 D’라 한다), E(이하 ‘원고 E’이라 한다)은 외국국적을 가진 사람들이다.

3)

원고 C과 E은 앞서 본 H의 원어민강사 모집절차에 따라 H과 인터뷰를 거쳐 피고와 사이에 원어민강사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 B, D도 같은 절차를 거쳐 피고와 사이에 원어민강사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 A은 H 본사에 직접 지원하여 위와 같은 절차를 거쳐 H과 사이에 원어민강사계약서를 작성하고 H의 직영점인 K지점에서 근무하다 피고로 옮겨 피고와 원어민강사계약을 체결하였다.

4)

A은 피고 설립 당시부터 2014. 2. 28.까지, 나머지 원고들은 별지1 목록 각 ‘근무기간’란 기재 각 해당 기간 동안 피고 운영의 위 학원에서 주로 학교수업 후 학원에 온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을 상대로 강의하였다. 원고들은 보통 하루에 3시간이나 6시간, 1주일에 월, 화, 목, 금 4일간 영어수업을 진행하였다. 수업은 첫 타임이 오후 4시부터 7시, 두 번째 타임이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이며, 시간당 5분씩 휴식한다.

다.

원고 C, D, E의 원어민강사계약서 내용

①

피고와 원고 E 사이에 체결된 2013. 3. 20.자 원어민강사계약서와 2014. 4. 15.자 원어민강사계약서가 있는데, 그 중 2014. 4. 15.자 원어민강사계약서의 내용은 별지 3 계약서 기재와 같다(2013. 3. 20.자 원어민강사계약서는 “1.12.”로 비행기 티켓 보상에 관한 규정을 둔 것을 제외하고는 2014. 4. 15.자 원어민강사계약서와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와 원고 D 사이에 체결된 2013. 3. 12.자 원어민강사계약서와 피고와 원고 C 사이에 체결된 2012. 1. 6.자 원어민강사계약서의 내용 역시 위 2014. 4. 15.자 원어민강사계약서와 거의 동일하다. 한편 피고와 원고 A, B 사이에 체결된 계약서는 제출되지 않았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4, 18, 29호증, 을 제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원어민강사계약의 형식이나 명칭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로서 피고에게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기준법에 따른 퇴직금과 근무기간 동안의 주휴수당 및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피고의 주장

원어민강사계약의 형식이나 원고들의 실제 업무내용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위임을 받아 강의업무를 수행하고 그 성과(강의시간 수)에 따라 강의료를 지급받는 개인사업자에 불과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 주휴수당 및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설사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원어민강사계약은 포괄임금계약에 해당하므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퇴직금, 주휴수당 및 연차휴가수당을 별도로 지급할 의무가 없다. 나아가 피고는 퇴직금, 주휴수당 및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게 됨으로써 원어민강사계약 당시 전혀 예정하지 못하였던 추가적인 손실을 부담하는 반면, 원고들은 계약기간 동안 위임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높은 강의료를 지급받는 등 자신들이 의도하지 않은 추가적인 이득을 누리게 되는바, 이는 정의와 형평의 관념에 비추어 신의칙에 반한다.

3.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다6998 판결,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3다40612(본소), 2013다40629(반소) 판결 참조].

나.

판단

1)

앞서 본 인정사실과 갑 제4, 5, 6, 8, 13, 15, 18, 26, 32호증의 각 기재를 종합하면, 다음의 사실은 인정된다.

가)

원어민강사계약서의 주된 내용

①

계약기간 및 보수

시간급으로 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다. 강사는 회사가 지정한 일정에 따라 요구하는 경우 주말(토요일 또는 일요일)에도 수업을 가르치도록 요구 받을 수 있다. 회사는 강사에 대해 주당 평균 24시간의 강의시간을 보장한다.

②

준수사항 내지 계약사항

강사는 회사의 요구조건 및 프로그램에 따라 최상의 교육을 제공하고, 요구되는 학생관리절차 규정 및 첨부의 부록 A에 명시된 회사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근신 - 본 계약서에 명시된 지침을 준수하지 않는 강사에게는 위반의 내용과 정도에 따라 30일부터 180일까지의 근신기간이 부여된다. 근신에 따른 불이익은 수업시간을 감소시켜 급여가 줄어들게 되고, 추가 훈련활동에 참여하여야 하며, 근신기간 동안 기술개발휴가를 신청할 수 없고,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즉각 계약을 종료시킬 수 있다[원고 C과 D의 원어민강사계약서 2.2., 원고 E의 원어민강사계약서 2.2.에서는 근신(probation) 대신 저성과(substandard performance) 규정으로 위와 같은 내용이 규정되어 있다]. 계약기간 중 강사가 제작한 모든 원본자료는 회사 단독 재산으로 한다.

③

해지 내지 계약종료 규정

근신처분을 받은 강사가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개선을 하지 않은 경우 본 계약이 즉시 종료된다(원고 C과 D의 원어민강사계약서 2.2., 원고 E의 원어민강사계약서에는 ‘본 계약에 기술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은 강사는 저성과에 관한 공식적인 통지를 받고도,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향상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본 계약을 즉각 해지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부록 A에 명시된 회사 지침의 추가 위반시 본 계약이 즉각 종료된다(원고 C과 D의 원어민강사계약서 계약서 2.2., 원고 E의 원어민강사계약서에서 저성과라는 제목으로 위와 동일한 내용이 규정되어 있다).

회사는 강사에 대한 사전통지 없이 본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한다. 강사가 교육일정을 거부하는 경우, 회사는 사전 통지 없이 본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④

부록 A

○

시간엄수 규정(수업시간 20분전 출근 요구) – 회사는 모든 강사가 수업에 정시에 도착할 수 있도록 모든 강사의 도착시간을 모니터 및 추적할 수 있다. 3개월 1학기 중 20분 규정의 위반 결과. 3개월 1학기 중 시간엄수 규정의 위반 결과. 감급: 강사가 제공한 강의에 대한 임금은 결강한 수업시간에 의해 감급되며, 이에 대한 계산은 강사가 당해 수업에 참석하지 않은 수업 시간을 분단위로 반올림하여 산정한다(예를 들어, 1분 지각할 경우 1시간에 대한 임금을 공제하며 61분을 지각한 경우, 2시간에 대한 임금을 공제한다).

○

CCTV규정 – CCTV의 목적은 (1) 해당 강사를 포함한 회사의 모든 강사를 위한 자원으로 사용되며, (2) 모니터링 장치로서 사용된다.

나)

가맹계약서의 내용(가맹계약서 제2조 제5호 및 제10조 제5호, 제14조, 제18조) 피고는 본사(H)의 가맹사업자용 전산프로그램(L프로그램), 운영매뉴얼, 제반양식을 공급받을 수 있다. 피고는 최적화된 학습/교육 효과의 달성 및 본사의 상호 상표 등 지적재산권의 경제적 가치의 유지를 위하여 본사가 선정하여 공급하는 교육자료를 이용하여야 한다. 피고는 원생에게 본사의 교육자료를 공급하고, 그 영업장소에서 교육시간에 이를 반드시 사용한다. 피고가 본사의 교육자료 이외의 교재를 추가로 사용하는 경우, 본사는 그 교재의 품질을 검사할 수 있고, 그 결과가 프로그램의 통일성을 해한다고 판단하는 경우, 피고에게 동 교재 사용의 중지를 요청할 수 있으며, 피고는 이러한 본사의 요청을 거부할 수 없다. 피고는 I어학원 가맹사업의 통일성 및 본사의 명성을 유지하며, 본사가 제공한 프로그램을 준수하여야 하고, 본사의 사전 서면 허락 없이 별도의 강좌를 개설하거나, 다른 교재를 도입할 수 없다(한편 가맹계약상 H이 공급하는 교육자료에는 교재뿐만 아니라 ”Teacher’s Guide“ 등 강사용 자료도 포함되어 있다).

다)

H 행동강령 등(H Institute Code of Conduct, BRANCH FACULTY GUIDELINE MANUAL, 이하 ‘원어민강사 행동강령 등’이라 한다)

H은 과거 원어민강사들이 H에서 처음 1주일간 교육훈련을 받을 때 원어민강사 행동강령 등을 교부하였던 적이 있다. 위 문서들은 H 본사, 직영점, 가맹점의 강사들이 이용하는 H 포털 사이트에 업로드 되어있기도 하다. 원어민강사 행동강령에는 “시간엄수, 복장규정, 행실, 윤리, 학생관리, 시험감독, 수업 중 음식 섭취 금지, 학생관심유도”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지점 강사 지침서에는 “강사 행동규범, 강사평가 제도, HI 제도, 수업시 요구사항(스케줄, 수업시간, 지각, 무단결근, 복장, 기물파손, 근신 등), 학급운영(L 시스템: 성적과 학생운영, F학점 특별반, 학생의 레벨 향상과 하락, 학생 훈육, 시험감독 등), 교육방법, 기타(휴가 연장, 병가, CCTV 등)”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라)

Head Instructor(이하 &aposHI‘라 한다) 제도

H은 원어민강사 중 한명을 HI로 임명하여 HI수당을 별도로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H이 제시하는 HI 가이드라인에는 “HI는 강사들과 프로그램 및 정책의 이행을 관리·감독하는 자로, 강사들에게 프로그램과 정책들에 관한 정보를 알려주어 강사들을 지원하고(Support instructors by providing information regarding programs and policies), 프로그램 설명과 공지 및 강의의 질을 높이기 위한 피드백 등과 관련하여 강사들과 함께하는 워크샵을 계획하고 시행하며(plan and conduct meetings/workshops with instructors for program briefings, general announcements, and feedback for improving class quality management), 모든 강사의 CCTV를 분석하고 결과보고서를 작성(review and analyze CCTV of all instructors; write a CCTV observation report)”하는 임무가 포함되어 있다. 원고 A은 피고 운영의 위 학원에서 원어민 강사로 영어 강의를 한 기간 내내 HI였으며, 피고로부터 별도의 HI 수당 월 500,000원을 지급받았다.

마)

구체적인 업무환경

①

피고는 원고들에게 수업시간 30분 전에 출근하도록 요청하였다. ② 원고들은 출근하여 H 본사에서 제공한 L시스템에 로그인하였고, 피고의 개별강의실에서 강의를 진행하였다. ③ 학원 내의 일체의 장비는 피고 소유였고, 강의교재가 준비되어 있었다. ④ 피고는 I어학원의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원고들에게 제공하기도 하였다. ⑤ 피고는 2010. 12. 13. 원고 A에게 “이번 주까지 가능한 자세하게 학생평가서를 작성하여 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⑥ 피고의 학원원장이 2011. 1. 7. 원고 A에게 “E 강사님, 일부 강의에서 학생들의 행동 때문에 힘들다는거 알고 있습니다. 제가 한번 참관수업을 통하여 학생들의 태도가 개선되도록 도와드려도 될까요”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⑦ 피고는 2011. 6. 20. 원고 A에게 “강사 미팅”이라는 제목으로 “CTP 스킬 개선과 여름 워크샵 프로그램 등”에 관한 내용이 기재된 이메일을 보냈다. ⑧ 피고는 2012. 2. 16. 원고 A에게 원어민강사 M에 관하여 “(학생의 부모가) 학생이 담당 강사님에 대해 불만이 많다고 아이들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컴플레인 들어온 거 없냐고 하시며, 강사가 열의가 없는거 같고 쉬는 시간을 주고는 강사가 연장해서 쉬고 들어오는 경우가 더 많다고 수업 중에도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많이 한다고 비싼 수업료 내고 멀리서 다니고 있는데 이렇게 공부하는건 의미가 없는거 같다고 하심.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안그래도 강사님께 경고조치가 나간 상태라고 말씀드림.”이라는 메일을 보내기도 하였다.

2)

그러나,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의 3, 을 제3, 4, 5, 7, 9 내지 13, 22, 24, 25, 2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 및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 제1심 법원의 원고 A에 대한 당사자본인신문결과만으로는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지휘·감독을 받고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 종속되어 근무한 근로자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원고들은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받지 않았고, 근로소득세가 아니라 사업소득세가 원천징수된 것으로 보이며,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제도와 관련하여 근로자로 신고되지 아니하였다.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들이 자신들의 의사에 의하여 시간제 계약을 선택하여 피고와 원어민강사계약을 체결한 점 등을 감안하면, 원고들의 위와 같은 보수 형태, 사업소득세 납부 및 고용보험 등의 미가입 등이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적 지위에서 임의로 결정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나)

피고는 가맹계약을 통하여 H이 배정해준 강사와 원어민강사계약을 체결하였을 뿐, 피고가 원고들을 직접 모집, 채용하지 않았다. 피고가 원고들과 원어민강사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사용한 원어민강사계약서 역시 본사인 H이 제공하는 양식을 그대로 사용하였을 뿐이고, 피고가 계약서에 기재된 내용을 원고들에게 엄격하게 적용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①

피고가 일부 원고들과 사이에 작성한 원어민강사계약서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회사의 프로그램과 지침 등을 준수해야 하며 미준수시 근신·해고 규정이 적용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으나,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와 제1심 법원의 원고 A에 대한 당사자본인신문결과만으로는 피고가 실제로 위 계약서의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여 원고들을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하면서 근신, 저성과 등의 제재를 가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앞서 본 M에 관하여 학부모의 항의에 따라 경고조치하였다는 메일만으로는, 실제 피고가 M에 대하여 경고조치를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할 뿐 아니라, 설사 경고조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경고 절차 및 내용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전혀 없고, 경고조치를 하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보아도, 이를 통하여 피고가 소속된 원어민강사들 전부를 일반적으로 지휘·감독하여 왔다고 인정할 수도 없다). ② 또한, 원어민강사계약서에 피고들은 출근하여 L에 로그인하여야 하고, 강의시간을 지키지 못할 경우 일정한 기준에 따라 감급하는 조항을 두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갑 제76, 77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위 L시스템을 통하여 원고들의 출근시간을 실제로 체크한 다음 원고들이 지각 등으로 강의시간을 지키지 못한 경우에 위 계약상의 조항을 적용하여 시간제 보수를 감액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다)

한편, H이 피고와 같은 가맹점에 제공하는 원어민강사계약서는 월급제와 시간제 계약서로 나뉜다. 원어민강사들은 지원 당시 H으로부터 시간제와 월급제 및 보수체계표에 관한 설명을 들은 다음 보수형태를 선택하며, 피고는 시간제 보수를 선택한 원고들에게 그에 따른 구체적인 보수액을 제시하고, 원고들이 이를 수락함으로써 계약이 체결되었다. 즉, 원고들은 H의 모집절차나 1주간의 교육훈련 과정 등을 통하여 피고와 원어민강사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이미 월급제와 시간제 계약의 존재 및 그 각각의 구체적인 보수액에 대하여 이미 알고 있는 상태에서, 피고와 원어민강사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H의 기본적인 보수체계표 등에 비추어 보면, 원어민강사가 시간제 계약을 체결할 경우 매주 최소 24시간의 강의를 보장받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한 달에 120시간을 강의하여야 하는 월급제보다 매달 받는 돈이 더 많고, 한 달에 120시간 이상을 강의하여야 하는 월급제 계약과 비교하면, 강의시간은 오히려 시간제 계약이 더 적다.

나아가 시간제 계약서 양식에는 월급제 계약서 양식과 달리 “1.11. 강사는 자신이 정규직 근로자가 아니며, 한정된 시간, 직무 그리고 책임만을 지니고 시급만을 지급받게 되며 퇴직금, 건강보험 및 연금을 포함하여 정규직 근로자에게 제공되는 여타의 혜택은 받을 수 없고 이들 사항은 강사의 단독 책임임에 동의하고 이해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이에 비해 월급제 계약서 양식에는 시간제 계약서 양식과 달리 “1.6. 회사가 계약기간 동안 건강보험료 및 펜션비용을 지원한다. 1.7. 회사가 계약기간 동안 주거를 제공한다. 1.10. 회사는 재량에 따라 추가 봉급을 지급할 수도 있다. 1.11. 강사는 매년 시험기간 동안 연속 7일간의 직업능력개발휴가가 제공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피고는 일부 한국인 강사들과 사이에는 월급제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원고들을 포함한 원어민강사들과는 그들이 모두 시간제 계약을 선택함에 따라 시간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이 되도록 적은 시간을 강의하여 자신들의 자유 활용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으면서도 더 많은 강의 보수를 받을 목적으로 피고와 시간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학원 강의가 반드시 근로계약에 의해서만 가능한 것이 아닌 점 등을 감안하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원어민강사계약이 근로계약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라)

원어민강사 행동강령 등의 문서들은 과거 본사인 H이 원어민강사들을 최초 모집하여 교육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한시적으로 강사들에게 직접 교부하였던 것에 불과하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와 제1심 법원의 원고 A에 대한 당사자본인신문결과만으로는 현재까지 H이 이를 여전히 원어민강사들에게 교부하여 그 내용을 준수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가맹점에 불과한 피고가 위 문서들에 근거하여 구체적으로 원어민강사들을 교육하거나 그 행동에 제약을 가하여 왔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마)

가맹계약에 따라 피고는 본사인 H이 제공하는 전산 및 강의프로그램과 교재를 원고들을 비롯한 강사들에게 사용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이는 H의 가맹점으로서 학원을 운영하는 피고의 입장과 피고의 위 학원에 원어민강사로서 강의를 하는 원고들의 입장을 반영하여, 원고들과 피고가 합의하에 체결한 원어민계약의 전제조건 내지 주된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원고들의 입장에서는 이미 마련된 프로그램과 교재를 사용함으로써 강의준비에 소요되는 시간적, 정신적 부담을 덜 수 있어 이를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들은 피고의 위 학원에서 강의를 하는 과정에서 H의 교재 등에 전적으로 의존한 것은 아니었고, 특히 교재와 관련하여 원고 C은 뮤지컬 관련 교재를, 원고 D는 에세이, 스피치 교재 등 독자적인 교재를 사용하여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과 제1심 법원의 원고 A에 대한 당사자본인신문결과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들을 비롯한 원어민강사들에게 H의 교재와 프로그램 사용을 철저하게 준수할 것을 요구하였다거나 다른 교재나 프로그램 사용에 대하여 제재를 가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바)

H이 가맹점에 HI를 두고 가이드라인도 마련하여 놓고 있었으며, 피고도 이에 따라 원고 A을 HI로 임명하고 별도의 수당을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 A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수년간 H 본사의 Q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H에 직접 피고 원어민강사들의 강의실태에 관하여 보고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보고는 간략한 코멘트 형식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비정기적으로 이루어져 실제로 H이 원고 A에 대하여 그 보고의무를 부과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와 제1심 법원의 원고 A에 대한 당사자본인신문결과만으로는 피고가 원고 A을 관리·감독하는 등으로 원고들의 강의 실태에 관한 본사 보고에 관여하였다거나, 또는 원고 A에게 CCTV 등을 이용하여 피고의 원어민강사들을 관리·감독하도록 직접 지시하였다거나, 원고 A이 본사가 아닌 피고에게 직접 원고들의 강의실태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보고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H은 “HI는 처음 한국에 온 원어민강사의 적응을 돕는 멘토 역할을 주로 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H이 위와 같은 보고를 받고 이를 토대로 가맹점인 피고에게 원어민강사의 강의에 관한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 피고는 피고의 위 학원 운영과 관련하여 원어민강사들에게 업무협조 요청이나 원어민강사와의 원만한 관계 유지를 위한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 HI인 원고 A의 조력을 받은 것으로 보일 뿐이다.

사)

구체적인 업무환경에 관하여 본다. ① 피고가 원고들에게 수업시간 30분 전에 출근하도록 요청한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이는 학원운영자로서 학생들의 강의를 위하여 최소한의 준비시간이 필요하여 이를 강사들에게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와 제1심 법원의 원고 A에 대한 당사자본인신문결과만으로는 원고들이 위 요청에 따르지 않은 경우 피고가 원고들에게 시간급 감액 등의 제재를 실제로 가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② 원고들이 강의실에서 학원의 교재와 장비를 이용하여 강의를 진행한 것은 피고의 일방적 지시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H의 가맹점으로서 학원을 운영하는 피고의 입장과 피고의 위 학원에 원어민강사로 강의를 하는 원고들의 입장을 반영하여, 원고들과 피고가 합의하에 체결한 원어민계약의 전제 조건 내지 주된 내용이라 할 수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③ 피고가 원고 A에게 보낸 원고 E의 강의 참관 메일, 원고 A에게 한차례 보낸 학생평가서 작성 요청 메일, 피고가 원어민강사들에게 I어학원의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제공한 것, HI인 원고 A을 중심으로 한 워크샵 등에 관한 강사 미팅은 피고가 원어민강사에 대하여 학원 운영에 필요한 업무협조를 구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이와 같은 정황에 의하여 피고가 원고들을 비롯한 원어민강사들에 대하여 업무협조 차원을 넘어 지휘·감독권을 행사하여 원고들을 비롯한 원어민강사들의 근태관리를 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아)

원고들은 통상 수요일에는 근무하지 않았고, 강의가 있는 월, 화, 목, 금의 경우에도 수업이 시작되는 4시로부터 적어도 1시간 전인 3시까지는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하였으며, 피고는 위 자유 시간의 활용에 관하여 별다른 관여를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원고들이 피고의 위 학원에서 강의를 하는 과정에서, 원고 C은 2012. 9. 11. 온라인을 통한 영어 교육활동을 하기로 하고 주식회사 R과 사이에 시간당 44,000원의 보수를 받는 별도의 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 A도 인터넷에 별도의 영어 과외교육 관련 구직광고를 내어 영어 과외를 하였으며, 원고 D는 이태원에서 디제이 활동을 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피고의 위 학원에서 강의를 하는 기간에 피고에 전속되어 강의 업무에 전념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자)

원고들이 피고의 위 학원에서 강의하는 기간에 피고가 제공하는 장소와 교재, 교구 등을 이용하여 강의를 하였고, 다른 강사를 대체할 수 없었다 하더라도, 이는 피고가 하는 학원 운영 특성과 대체 인력이 사실상 어려운 강의 성격 내지 본질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비록 피고가 가맹계약에 따라 본사로부터 통일적인 프로그램과 교재를 적용하여 강의를 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이는 H 어학원 전체의 평균적인 교육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들을 비롯한 원어민강사들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 아니었으며, 더 나아가 H 본사가 가맹점의 운영방식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하는 등으로 관여하였다고 볼 별다른 자료가 없는 이상 각 가맹점마다 그 운영형태가 동일하였다고 볼 수 없어, 피고와 원어민강사의 관계가 H의 본사나 직영점 또는 다른 가맹점과 그 소속 원어민강사의 관계와 동일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들이 피고에 종속되어 지휘·감독을 받은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여 원고들의 주휴수당, 연차휴가사용수당, 퇴직금을 구하는 이 사건 청구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이와 결론을 달리한 피고 패소 부분은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 및 이 법원에서 확장한 원고 B, C, D, E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원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행순(재판장) 서경원 주진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