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은 근로자들에게 근로자들의 주장보다 더 많은 휴게시간을 부여하였고, 매년 급여보조금 및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하였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실제로 미지급한 임금 및 퇴직금 액수는 원심 판시의 사실과 다르고, 특히 근로자 J, K에게는 최저임금을 상회하는 임금을 지급하였다.
양형부당
피고인에게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300만 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휴게시간이란 근로자가 근로시간의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명령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고 또한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시간을 의미한다(대법원 1992. 4. 14. 선고 91다20548 판결 등 참조). 또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이라 함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는바, 근로자가 작업시간의 도중에 현실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 등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휴게시간으로서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하에 놓여있는 시간이라면 이는 근로시간에 포함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1990 판결 등 참조).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그 판결문의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항목에서 설시한 바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 판시의 사정들에다가,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휴게시간 부여 주장에 관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은 피고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I은 출근 당일 06:30경부터 다음날 06:30경까지, J, K는 출근 당일 08:00경부터 다음날 08:00경까지 각 24시간 근무 후 24시간을 쉬는 2교대 격일제로 근무(이하 '격일제 근무'라고 한다)하면서 피고인 소유 건물의 주차장 관리 및 경비 업무 등을 수행하여 왔다. 한편, 근로자 I의 경우 2011. 10. 1.부터 2015. 11. 17.까지는 위와 같이 격일제 근무를 하다가, 2015. 11. 18.부터 2016. 3. 4.까지는 1주일에 6일을 출근하여 06:00부터 20:00까지 근무(이하 '매일 근무'라고 한다)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는바, 위 변경 전후로 I의 업무내용에는 변함이 없다.
피고인은 I에게 격일제 근무 당시에는 1일 13시간의 휴게시간(07:00부터 08:00까지 아침 식사시간, 10:30부터 10:45까지 오전 휴게시간, 12:00부터 13:00까지 점심 식사시간, 15:30부터 15:45분까지 오후 휴게시간, 17:30부터 18:30까지 저녁 식사시간, 21:00부터 다음날 06:30까지 휴게 및 취침시간)을, 매일 근무 당시에는 1일 3시간 30분의 휴게시간(08:00부터 09:00까지 아침 식사시간, 10:30부터 10:45까지 오전 휴게시간, 12:00부터 13:00까지 점심 식사시간, 15:30부터 15:45분까지 오후 휴게시간, 17:30부터 18:30까지 저녁 식사시간)을, J, K에게 1일 13시간 30분(10:00부터 10:30까지 오전 휴게시간, 12:00부터 13:00까지 점심 식사시간, 15:30부터 16:00분까지 오후 휴게시간, 17:30부터 18:30까지 저녁 식사시간, 21:00부터 다음날 07:30까지 휴게 및 취침시간)을 각 부여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반면, 이 사건 근로자들은 일치하여 피고인이 근무시간 중 고정된 휴게시간을 보장해 준 적이 없고, 다만 위 근로자들이 비교적 한산한 시간대에 알아서 식사 및 취침을 하는 등 휴게시간을 가진 것이며, 따라서 그 시간대를 정확히 특정하기는 어려우나 격일제 근무의 경우 1일 7시간, 매일 근무의 경우 1일 2시간 정도의 휴게시간을 부여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위 근로자들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
㉠ 피고인은 수사기관 조사 당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휴게시간이나 식사시간, 취침시간 등을 특정하여 알려준 적은 없고, 이는 위 근로자들이 알아서 하는 것이므로 피고인 자신도 언제인지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주차장 관리 및 경비 업무의 특성상 이 사건 근로자들의 휴게시간과 근무 중 대기시간이 명백히 구분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바, 이처럼 피고인으로부터 명시적으로 휴게시간을 지정받지 아니한 위 근로자들은 비록 현실적으로 작업에 종사하고 있지 않은 시간에도 근무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지 못한 채 경비실에 대기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 피고인이 아침 식사시간으로 부여하였다는 07:00경부터 09:00경까지의 시간은 위 건물에 입주한 업체들의 직원들이 출근할 무렵으로서, 위 건물 주차장에 드나드는 차량의 입·출차 업무를 주된 업무로 하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 이 시간대에 자유로운 식사시간이나 휴게시간을 가졌으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 위 건물에 오래 입주해 있던 업체의 경우 위 주차장에 설치된 기계식 주차기를 직접 작동시킬 수 있는 직원들도 더러 있었으나, 이 사건 근로자들은 고장을 우려하여 직원들이 이를 직접 작동시키지 못하도록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그 때문에 위 근로자들은 차량을 입·출차하려는 직원들의 요청이 있는 경우 식사 중이거나 휴식을 취하는 도중에도 내려와 주차기를 작동시켜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 피고인의 주장에는 이 사건 근로자들의 업무밀도가 높지 아니하여 틈틈이 휴식을 취할 수 있었으므로, 이러한 시간들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휴게시간을 부여받은 것으로 볼 있다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위 근로자들은 별다른 업무를 하고 있지 아니한 시간에도 계속 경비실 등 지정된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하였던 점, 근로자들이 경비실에 대기하고 있는 일 자체가 위 건물에 대한 감시·단속 근로를 제공받고자 한 피고인의 필요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는 점, 달리 위 근로자들이 휴식을 취하는 동안 업무를 대신할 만한 대체인력도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현실적인 작업에 종사하지 아니한 채 경비실에 대기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위 근로자들이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는 없다.
한편, 21:00경 이후의 근무상황에 관하여, I과 L은 오후 9시경부터 건물 내에 있는 숙소에 가서 휴식을 취하였다는 것이어서 피고인의 주장과 일부 부합하는 진술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사건 근로자들은 업무내용이 명확히 기재된 근로계약서 등이 없어 주로 전임자나 동료 근로자들로부터 전해들은 대로 업무를 수행해 온 것으로 보이는바, L은 '오후 9시경 숙소로 올라간 이후에도 입주업체 직원들의 요청이 있으면 출차를 해주어야 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I에게 별도의 언급을 한 적은 없다'고 진술하였으므로, I은 오후 9시경 숙소로 올라간 이후에도 입주업체 직원들의 요청이 있으면 내려가서 입·출차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 사건 근로자들의 진술에 의하면 위 숙소에는 전화나 인터폰이 설치되어 있어, 숙소에 들어간 이후에도 입주업체 직원들의 연락이 올 때마다 수시로 내려가 주차기를 작동시켜 주었다는 것이고, 피고인 역시 새벽 1시라도 직원들의 요청이 있으면 이 사건 근로자들이 차를 빼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처럼 일반적인 퇴근 시간 이후에도 업체 직원들의 야근 등으로 인해 밤늦게 주차기를 작동시켜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에,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과 출근한 당일 저녁이 아닌 다음 날 오전에 퇴근하는 2교대 격일제 근무 형식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사건 근로자들은 오후 9시경 숙소에 들어간 이후에도 자체적으로 정한 시각에 취침에 들기까지 위 건물을 이탈할 수도, 업무수행을 거부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봄이 상당한바, 이러한 시간까지 모두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한 휴게시간으로 보아야 한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수긍할 수 없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주장하는 휴게시간 중 이 사건 근로자들이 휴게시간이라고 인정하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들은 실질적으로 근무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지 아니한 채 피고인의 지휘·감독 하에 놓여있는 시간으로서, 위 근로자들의 최저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근로시간에 포함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급여보조금 및 퇴직금 명목의 금원 지급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은 매년 추석과 설날에 인접한 시점에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월 급여의 약 100%정도에 해당하는 돈(이하 '이 사건 각 금원'이라 한다)을 지급하였다.
이 사건 근로자들 및 L은 일관되게 피고인으로부터 급여보조금 또는 퇴직금 명목의 돈을 받은 사실이 없고, 이 사건 각 금원은 명절 상여금 내지 보너스로 인식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도 위 근로자들에게 위 각 금원에 대하여 급여보조금 또는 퇴직금 명목이라고 말한 사실이 없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J 명의의 국민은행 계좌거래내역에 의하면, 피고인은 위 2012. 9. 27.경 J에게 '추석상여' 명목으로 금원을 이체하여 준 사실이 인정되는바, 피고인 역시 이 사건 각 금원을 명절 상여금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단할 수 있고, 달리 위 시점 이후에 위 금원의 성격이 급여보조금 또는 퇴직금 명목으로 바뀌었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J는 일을 그만둘 무렵 피고인에게 퇴직금을 정산하여 달라고 하자, 피고인이 '여기는 퇴직금이 없습니다. 그런 이야기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 역시 J, K와의 대질 조사 당시, '부동산 임대업을 운영하는 개인이 무슨 퇴직금을 지급하느냐'고 진술한 바 있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매년 설날과 추석에 지급된 돈은 명절 상여금에 불과한 것으로서 피고인이 이를 급여보조금 또는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동종 범죄로 처벌받거나 벌금형을 초과하여 받은 형사처벌 전력은 없다. 그러나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미지급한 임금 및 퇴직금 합계액이 약 7,000만 원에 이르고 있음에도 현재까지 미지급한 임금 등의 대부분이 변제되지 아니한 상태이다. 피고인은 원심에서 피해자들을 위하여 미지급 임금 등의 일부를 공탁하기는 하였으나, 그 금액이 실제 미지급 임금 등의 액수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러한 사정들에다가, 항소심에서 새롭게 양형에 참작할 만한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변경이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성행, 환경, 건강상태,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수단,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지나치게 무거워서 합리적인 양형재량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일혁(재판장) 김은교 황성욱
각주1) 피고인은 I이 매일 근무로 변경된 이후에는 7:30경부터 출근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I은 L이 H빌딩으로 옮겨가게 되어 I혼자 F빌딩에 단독으로 근무하게 된 이후에는 빌딩 경비 및 주차관리를 위해 20시경에도 퇴근하지 못하고 빌딩 옥상에 있는숙소에서 숙식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고, I의 지하철 교통카드사용내역(수사기록 138쪽 이하)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으므로, 매일 근무 당시의 근무 시간에 대한 I의 진술은신빙성이 있다.
각주2) 1일 13시간 15분의 오기로 보인다.
각주3) 다만, L 자신은 오후 9시경 이후의 출차 요청은 들어주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L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오후 9시경이후에 출차 요청을 하는 직원들이 종종 있었다는 사실 자체는 분명한 것으로 보이고, 특히 L은 출차 외의 건물 관리 업무,예컨대 화장실에 이상이 있다는 등의 전화가 오면 오후 10시경 이후에 잠을 자다가도 나가야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어,숙소에 들어간 이후라도 연락이 오면 내려가서 업무를 처리하였다는 I의 진술 취지에 부합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