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법인카드 휴일사용 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법인카드를 휴일에 이용한 것이 노조위원장으로서의 업무와 무관한 것임을 전제로 한 것이나, 노조위원장인 피고인은 평일은 물론 주말과 휴일에도 전국 지부를 다니면서 노조원들의 애로사항과 현안을 파악하고, 경조사를 챙기는 업무를 수행하느라 노조 차량을 이용하고 법인카드로 주유비 등을 결제하게 된 것이므로 이 부분 법인카드 사용행위를 업무 이외의 사적용도로 사용한 것이라 볼 수 없다.
사택물품 구입관련 법인카드 사용부분
이 부분 물품들은 사택 유지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물품이거나 위 물품 구입을 위해 법인카드를 사용한 사람은 피고인이 아니라 총무부 직원 등 제3자이므로 피고인에게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판단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C 노동조합 공동 노조위원장이다.
피고인은 2016. 3. 5.(토) 07:11경 충북 음성군 D에 있는 E주유소에서 휘발유(단가 1,259원) 57,188리터를 주유한 뒤 그 비용 72,000원을 노조 소유 법인카드(F)로 결제하는 등 2012. 1. 24.부터 2016. 3. 5.까지 C 법인카드 3매를 이용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108회에 걸쳐 8,427,063원을 업무 이외의 사적용도로 사용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C 노동조합 법인카드를 집행함에 있어 그 임무에 위배하여 위와 같이 업무 이외의 사적용도로 사용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하고, 그 대금을 C 노동조합 노조 사업비에서 지급하도록 하여 C 노동조합에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증인 G, H의 각 원심 법정진술, 각 감사보고서 등을 증거로 하여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든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대법원 2010. 7. 22. 선고 2009도1151 판결).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노조 법인카드를 업무 이외의 사적용도로 사용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법인카드 휴일사용 부분
피고인은 C 노동조합 노조위원장으로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제24조에서 정한 노조전임자에 해당하는데, 노조전임자는 사용자로부터 어떠한 급여도 지급받지 않는 대신 근로계약 소정의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하고 C 소속 다른 임직원들과는 달리 자주적으로 노동조합을 위한 활동을 수행한다.
그런데, C 노동조합은 조합원수가 약 1,800명에 이르고 전국적으로 10개의 지부를 갖춘 조직으로, 피고인이 제출한 증 제7호증 내지 58호증의 2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범죄일람표 중 다수의 날짜에 지방의 조합원들을 방문해 그 노고를 격려하거나 안전사고 방지를 당부하고, 인사이동에 관한 고충이나 애로사항 등을 듣기도 하였으며, 조합원들과의 간담회, 단합대회나 체육대회, 간부 수련회 등 행사에 참석함은 물론 조합원들의 경조사를 챙기는 일을 하여 왔음을 확인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은 각 해당 목적지를 왕복하며 해당 주유소에서 주유 등을 하기 위해 노조 법인카드를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한편, 피고인이 휴일에 위와 같이 빈번하게 노조 업무를 수행한 내역을 제출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업무활동 내역이 제출되지 아니한 나머지 해당일자의 법인카드 사용 역시 조합업무가 아닌 사적 용도를 위한 사용이라는 점을 검사가 입증하여야 하는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조합업무가 아닌 사적 용도를 위하여 이 부분 법인카드를 사용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다.
한편, 매년 2회 이루어지는 회계감사에서는, 출장명령서 등 구비서류 미비 등에 대한 지적은 있었으나 휴일에 차량 주유비 등 결제를 위해 법인카드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지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피고인이 휴일에 조합업무를 위해 노조 법인차량을 이용하면서 출장신청서나 출장명령서 또는 배차신청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 또한, 노조위원장 업무의 특성상 잦은 외출이나 출장을 해야 하는 사정과 출장 업무를 수행하더라고 그 여비가 지급되지 않는 사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인이 휴일에 출장신청서 등을 작성하지 않고 노조 법인차량을 이용하였다고 하여 노조 업무 이외의 사적인 용도로 법인차량을 사용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인이 휴일에 법인카드를 사용한 곳의 대부분이 피고인의 가족이 거주하고 있던 광주광역시 근처 또는 서울에서 광주를 오고갈 때 이용하는 고속도로에 위치한 곳이었으나, 한편 피고인이 이 사건 범죄일람표 상 휴일에 조합업무의 일환으로 방문하였던 지역이 주로 전라권과 충청권이어서 피고인이 조합업무 수행을 위해 위 지역의 조합원들을 방문하는 기회에 가족들의 주거지를 들렀을 가능성도 있는 이상, 이와 같이 법인차량 이용의 목적이 조합업무를 위한 것과 사적 용무를 위한 것이 혼재된 경우에는 그 주유를 위한 법인카드 사용을 오직 사적 용도를 위한 사용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업무상배임 행위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순번 20의 "2012. 10. 30. 일요일 70,000원 (T주유소)"와 순번 42의 "2013. 10. 28. 토요일 100,000원 (U주유소)" 각 법인카드 사용부분은, 2012. 10. 30.이 화요일이고 2013. 10. 28.이 월요일임이 명백하므로, 공휴일이 아닌 평일에 이루어진 위 각 법인카드 사용부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업무 이외의 사적용도를 위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사택물품 구입 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사택물품 구입을 위해 노조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임을 전제하고 있으나, 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순번 제41, 44, 46, 51, 54, 57, 64,69번의 경우 그 비용집행내역의 집행자로 피고인이 아닌 V(총무국장), W, X, Y 등이 기재되어 있는 점, 여기에 노조 총무부 위원장으로 노조업무를 수행한 원심 증인 S은 "법인카드가 3-4개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고, 왕왕 출장 나가는 경우도 있어서 증인이 다른 국장한테 준다거나 그런 경우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 아닌 다른 사람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사택물품 구입을 위해 노조 법인카드를 사용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피고인이 사용하는 노조 법인카드로 결제된 물품 중에는 비누, 휴지, 침구류 등 사택에 기본적으로 비치되어야 할 성질의 물건들이 포함되어 있는 점, 피고인이 제출한 증 제5호증(C 노동조합 처무규정)의 기재에 의하면 고정자산 관리 및 비품, 물품과 재산의 수급관리에 관한 사항, 사택관리에 관한 사항은 노동조합 사무처의총무실에서 담당하도록 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사택물품 구입행위는 업무와 관련된 행위로 봄이 타당하므로(따라서, 그 지출이 휴일에 이루어졌는지 여부도 문제되지 않는다), 사택 물품 등을 구입하기 위해 노조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이 업무상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은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은바, 제2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는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수영(재판장) 최복규 김은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