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7. 23. 선고 2018가단5001691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92,944,084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1. 1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서울 중구 A 빌딩(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의 관리단이고, 피고는 건물 관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다.

나.

원고는 2012. 11. 1. 피고와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미화 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

이 사건 계약 제5조 제1항의 계약금액(월 8,769만 원)은 별지 1 기재와 같이 근로자 1인당 직접비(기본급, 연장/휴일수당, 심야수당), 충당금(연차수당, 퇴직금), 간접비(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료 등), 일반관리비(피복장구비, 중식보조비, 공과잡비), 기업이윤(7%)을 합산한 후 이를 전체 근로자 54명(위 계약 제2조 제1항)분으로 계산하여 산정되었다. 한편, 이 사건 계약은 위 계약 제7조 제3항에 따라 2017년까지 매년 계약금액을 인상하는 내용으로 갱신되었다.

라.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계약 당시 근무자의 연령을 만 65세까지로 제한하였다(이 사건 계약 제4조 제1항). 한편, 국민연금 가입 대상은 60세 미만의 사람이고(국민연금법 제6조), 고용보험법의 적용 대상이 되는 근로자는 65세 이하의 사람인데(고용보험법 제10조 제1호), 원고와 피고는 미화업무의 특성상 근로자의 이동이 빈번하여 근로자의 변동이 있을 때마다 매번 계약금액을 산정하기 번거롭고 피고가 취득하는 이윤이 낮은 사정을 감안하여 국민연금 가입 대상자가 아닌 근로자를 채용하더라도 65세까지는 국민연금 납입료를 계약금액에 반영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2012. 11. 1.부터 2017. 10. 31.까지 만 65세를 초과한 근로자들을 다수 채용하였는바, 계약금액 중 위 기간 동안의 위 근로자들에 대한 국민연금 납입료와 고용보험료에 해당하는 금액은 별지 2 기재와 같이 합계 92,944,084원 상당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피고는 이 사건 계약 제4조 제1항에 따라 원고와의 사전 협의가 없는 한 65세를 초과하는 근로자를 채용하여 미화업무에 투입시키지 말아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2. 11. 1.부터 2017. 10. 31.까지 60개월 동안 매월 10여 명 이상의 65세 초과 근로자를 채용하였는바, 이러한 경우 국민연금 납입료와 고용보험료 상당액을 청구하지 말았어야 함에도 이를 청구하여 합계 92,944,084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었다. 또한 피고는 65세를 초과하는 근로자를 채용하여 업무에 투입한 경우 그러한 사실을 원고에게 고지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는바,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피고의 불법행위 사실을 알았다면 지급하지 않았을 위 국민연금 납입료와 고용보험료 상당액)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원고는 위와 같은 부당이득반환청구와 손해배상청구를 선택적으로 구한다).

나.

피고

일반적으로 청소업체가 1년 미만 근로자의 퇴직충당금이나 고령자의 국민연금 납입료와 고용보험료를 업체의 이윤으로 삼는 관행이 생긴 것은 업체가 의도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 업체의 신뢰도나 사업능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직 최저가를 제시한 업체를 사업자로 선정하도록 한 사업자 선정지침에 기인하는 바가 큰 점, 별지 1 '용역비 산출내역'은 이 사건 계약의 계약금액을 확정하기 위한 기초자료에 불과하고, 이 사건 계약금액은 계약서에 기재된 바와 같이 일괄적으로 월별 총액 8,769만 원으로 확정되어 있으며, 계약 갱신 시에도 일괄적으로 확정된 금액을 계약금액으로 설정한 점, 원고의 주장과 같이 미화업무의 특성상 근로자의 이동이 빈번하여 근로자의 변동이 있을 때마다 매번 계약금액을 산정하기 번거롭고 피고가 취득하는 이윤이 낮은 사정을 감안하여 이 사건 계약금액을 일괄적으로 확정하여 설정하게 된 점, 근로자의 숫자가 변경될 수 있음에도 이들에 대한 인건비가 변경되는 경우 용역의 대가를 정산하는 규정은 이 사건 계약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점, 피고는 이 사건 계약 당시 원고로부터 원고가 직접 고용·관리하던 근로자 47명을 승계받았는데, 그중에는 65세를 초과하는 근로자가 7명 존재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계약 제4조 제1항은 선언적인 규정에 불과하고, 피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확정된 계약금액 전액을 청구할 권리가 있으므로, 원고가 지급을 구하는 65세 초과 근로자의 국민연금 납입료와 고용보험료 상당액을 피고가 부당이득하였다고 볼 수 없고, 65세 초과 근로자의 채용사실을 원고에게 고지하지 않은 것이 불법행위에 해당하지도 아니한다.

3.

판단

가.

이 사건 계약의 성질

이 사건 계약의 법적 성질은 당사자가 붙인 계약서의 명칭이나 형식, 용어 등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그 계약 내용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계약의 내용(이 사건 계약 앞부분에는 "원고는 이 사건 건물 미화관리에 대한 업무를 피고에게 '위임'하며"라고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계약 제2조에 규정되어 있는 피고의 업무 내용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계약은 '일의 완성'이라는 도급적 요소보다는 '일정한 사무 처리의 위탁'이라는 위임적 요소가 더 강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민법 제681조는 '수임인은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위임사무를 처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682조 제1항은 '수임인은 위임인의 승낙이나 부득이한 사유 없이 제3자로 하여금 자기에 갈음하여 위임사무를 처리하게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민법 제683조는 '수임인은 위임인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위임사무의 처리상황을 보고하고 위임이 종료한 때에는 지체 없이 그 전말을 보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계약 제8조 제2항, 제12조 및 제18조에는 위 민법 규정과 같은 취지의 내용이 존재하는 점, ③ 이 사건 계약 제5조 제1항에 의하면 계약금액은 정액(8,769만 원)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위 금액은 별지 1 기재와 같이 근로자 1인당 직접비, 충당금, 간접비, 일반관리비 및 기업이윤을 합산한 후, 피고가 이 사건 계약 제2조 제1항에 따라 고용하여야 하는 전체 근로자 54명의 숫자를 곱하여 산정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계약은 위임계약의 성질을 가진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65세 초과 근로자들에 대한 국민연금 납입료 등이 부당이득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계약금액 중 65세 초과 근로자들에 대한 국민연금 납입료 및 고용보험료에 해당하는 금액은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부당이득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이 사건 계약 제4조 제1항은 피고가 고용하는 근로자의 연령이 만 65세까지로 제한됨을 명시하고 있다.

②

이 사건 계약에 의하면 피고는 위탁받은 미화관리 업무를 수행한 다음 달 5일까지 그 내역서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제출하여야 하고(제5조 제2항), 계약기간 내 원고의 사정으로 인하여 일방적으로 계약이 해지될 경우 원고는 별지 1 기재 비용 항목 중 직접비와 간접비, 공과잡비 및 기업이윤을 기준으로 계산한 금액을 피고에게 보상하여야 하는바(제5조 제5항), 이에 비추어 보면 별지 1 '용역비 산출내역'은 이 사건 계약금액의 산정방법을 정한 것으로서 이 사건 계약의 내용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고, 단순히 이 사건 계약금액을 확정하기 위한 기초자료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

③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계약은 민법상 위임계약에 해당하는바,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계약 당시 별지 1 기재 비용 항목 중 '기업이윤'을 위 계약에 따른 피고의 보수로, 이를 제외한 나머지 비용 항목은 위임사무 처리에 필요한 비용으로 약정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수임인인 피고로서는 위임인인 원고에게 위임사무 처리에 필요하기나 위임사무 처리에 관하여 지출된 비용의 지급을 구할 수 있을 뿐이고(민법 제687조, 제688조), 이 사건 계약 제5조 제1항에서 정한 계약금액 중 65세 초과 근로자들에 대한 국민연금 납입료 및 고용보험료 상당액이 당연히 피고에게 귀속된다고 할 수 없으며, 근로자 수의 변동으로 인한 인건비 변경의 경우 이를 정산하는 규정이 이 사건 계약에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피고가 이 사건 계약 당시 원고로부터 고용관계를 승계받은 근로자 중 일부가 65세를 초과하였다는 등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계약 제5조 제1항에서 정한 계약금액 전액을 피고에게 귀속시키기로 약정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금 합계 92,944,084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18. 1. 1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한다.

판사 조국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