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 모집업무 수행에 대한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여 보험대리점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피고는 '금융센터'를 설치하여 피고 소속 보험설계사 중 투자권유대행인 자격을 갖춘 자들로 하여금 '금융센터'에서 보험설계사들을 상대로 금융상품 관련 문의에 대한 상담업무, 금융상품 관련 교육업무를 담당하게 하였다.
원고는 보험설계사 및 투자권유대행인 자격을 갖춘 자로 2011. 7. 12. 피고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만 설시한다)의 보험설계사 위촉계약(이하 '이 사건 위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또한 원고는 2011. 7. 12.경 피고와 사이에, 피고의 금융센터에서 센터장으로 근무하되, 원고가 피고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투자권유대행 업무를 하여 취득한 수수료 중 10%를 피고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이하 '이 사건 업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보험계약 체결의 중개 등 업무와 금융센터에서의 상담 및 교육업무 등을 수행하다가 2018. 8. 13. 해촉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형식적으로는 위탁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대등한 입장에서 위탁계약을 체결한 독립사업자로서 자신의 사업을 영위한 것일 뿐 근로자가 아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실질에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5, 6, 7, 11, 12, 16, 17, 23호증, 을 제8, 9, 10, 12, 17,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이 사건 위촉계약 및 업무협약 체결 이후 금융센터의 운영 및 관리를 총괄하면서 피고 소속 보험설계사에 대한 금융상품 관련 교육 및 상담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를 비롯한 금융센터 소속 보험설계사는 피고와 위촉계약을 체결하고 보험설계사로 활동하던 사람들 중 투자권유대행인의 자격을 갖춘 사람들로 구성되었다.
한편 원고는 C 주식회사(이하 'C'이라 한다)와 금융상품 투자권유업무에 관한 위탁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금융센터에서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피고 소속 보험설계사들로부터 소개받은 보험고객들을 대상으로 C과의 위탁계약에 따른 투자권유를 하였고, 그에 따라 투자유치에 성공할 경우 C으로부터 일정한 금액의 수수료를 지급받았다.
원고는 피고 고객들을 대상으로 투자유치에 성공함으로써 C으로부터 받은 수수료 중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이 사건 업무협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피고에게 지급하였다. 피고는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돈을 금융센터의 운영비용으로 사용하였다.
피고는 지문인식시스템을 통하여 원고의 출퇴근 시각을 확인하였고, 출근시간에 늦을 경우 원고에게 지급할 수수료에서 일정 금액을 지각비 명목으로 공제하기도 하였다. 또한 피고는 원고가 외근을 하거나 휴가를 가는 경우 피고에게 사전에 보고하도록 하였고, 피고가 주관하는 수요예배에 원고가 참석할 것을 요구하였다.
원고는 피고에게 피고 소속 보험설계사 중 투자권유대행인의 자격을 겸한 자들의 투자권유대행실적을 매월 정기적으로 보고하였다.
원고는 매월 이 사건 위촉계약에 따라 보험설계사로서 모집한 보험계약에 대한 수수료를 지급받았고, 금융센터에서의 업무 수행에 대하여는 별도의 수수료를 지급받지 않았다.
피고는 원고에게 사무실과 책상, 컴퓨터 등 사무기기와 교육에 필요한 장소를 제공하였다.
원고는 피고에서 근무한 기간 동안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피고를 사업자로 한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판단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원고가 이 사건 위촉계약에 따른 보험설계사의 업무를 수행함과 동시에 이 사건 업무협약에 따른 금융센터장의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피고가 업무성과를 보고받거나 출퇴근 및 휴가일정을 관리하는 등으로 원고의 업무를 일정 부분 관리한 측면이 있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본 기초사실 및 인정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들, 갑 제4, 8, 9, 19, 20호증, 을 제6, 11, 14,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의 위와 같은 사실상의 관리행위가 '금융센터'를 통해 보험설계사들에 대한 교육·상담과 보험 실적 증대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조치에 머물지 않고, 나아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인정의 근거, 즉 원고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를 위하여 금융센터장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는 징표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투자권유대행인의 자격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피고와 이 사건 위촉계약을 체결한 후 추가로 이 사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금융센터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였는바, 결국 원고는 이 사건 위촉계약을 매개로 피고와 기본적인 법률관계를 형성한 다음, 이에 부수하여 피고로부터 금융센터장으로서의 업무를 추가로 위촉받았다고 볼 수 있다.
금융센터장으로 선임되면 보험모집 영업을 하고 그 성과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동시에 센터장업무를 하면서 소개받은 보험고객들을 상대로 투자권유를 하고 C으로부터 수수료를 받을 수 있어 원고로서도 더 많은 경제적 이익을 얻을 기회가 있는 금융센터장으로 위촉되는 것을 선호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원고는 피고의 보험고객들을 상대로 한 투자권유를 통하여 C으로부터 상당한 금액의 수수료를 지급받았고, 보험설계사로서의 보험모집 실적은 미비하여 그에 따른 수수료는 거의 지급받지 못하였다.
피고의 보험설계사와 피고 사이에는 이 사건 위촉계약에 따른 위임계약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이고, 달리 피고의 보험설계사가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라고 볼 만한 사정은 특별히 발견되지 않는다.
원고의 금융센터장으로서의 주된 업무는 보험설계사에 대한 교육 및 상담인바, 그 내용은 투자권유대행인으로서 금융상품에 대한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어서 원고가 자율적으로 다양한 방식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업무수행과정과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지시하거나 교육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다.
피고가 원고의 출퇴근 시각을 확인하고 지각비를 부과하였으며 외근이나 휴가를 갈 경우 사전에 보고하도록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피고가 2017. 1.경부터 원고가 해촉된 2018. 8.경까지는 원고에게 지각비를 부과하지 않았던 점, 피고가 원고의 외근, 휴가 사용 등 규율을 위반할 경우 징계 등의 불이익을 가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금융센터 업무의 특성상 피교육자 또는 피상담자인 피고 소속 보험설계사의 의견과 일정을 반영하여 정해진 교육 또는 상담 일정에 따라 원고의 일정이 제한되었을 것임을 추단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사용자로서 원고에 대한 구속력 있는 근태관리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가 원고로 하여금 피고 주관의 수요예배에 참석할 것을 요구하기는 하였으나, 원고가 참석하지 아니할 경우 이를 반영한 징계 또는 수수료 차감 등의 불이익을 주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피고가 원고로부터 피고 소속 보험설계사 중 투자권유대행인의 투자권유대행실적을 보고받기는 하였으나, 이는 피고가 위 보험설계사들이 증권사로부터 받는 수수료 중 10%를 지급받기 위해 필요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다는 증거로 금융센터 업무분장, 업무일지, 인사평가 보고서를 제출하였으나, 위 문서들은 모두 원고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고, 위 문서들이 피고의 지시에 의하여 작성되었다거나 위 문서들에 피고가 결재를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원고가 2018. 1.경부터 해촉시까지 7개월간 피고로부터 매월 1,500,000원을 지급받기는 하였으나, 한시적으로 위 돈이 지급된 점, 원고는 이 사건 위촉계약에 따라 모집한 보험계약에 대한 수수료를 지급받기로 약정하였을 뿐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돈이 근로의 대가로서 지급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2018. 11. 22.경 피고 대표이사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에 퇴직금 미지급을 이유로 진정하였는데, 노동청은 원고가 피고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위 진정사건을 종결하였다.
앞서 본 것과 같이 원고가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피고에의 종속성 여부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는 이상 원고가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한 점,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아니한 점 등은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이 사건 위촉계약이나 금융센터장 업무의 본질과 무관하게 임의로 정한 것이 아니라 원고의 노무제공 실질을 제대로 반영한 것일 여지가 크다.
소결론
결국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위 주장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구
각주1)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자격을 갖춘 자로서 증권회사와 위탁계약을 체결한 후 고객에게 해당 증권회사의 금융상품을 소개하고 가입을 권유하는 업무를 하는 자를 말한다.
각주2) 대법원 2000. 1. 28. 선고 98누9219 판결은 보험회사와 보험설계사 사이에 체결된 위촉계약이 근로계약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