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 A에게 21,302,892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7. 15.부터, 원고 B에게 9,520,922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3. 15.부터, 원고 C에게 23,664,166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9. 15.부터, 원고 D에게 37,270,648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8. 15.부터, 원고 E에게 7,487,075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7. 15.부터, 원고 F에게 20,577,583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8. 9.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돈을 각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들은 피고와 각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별지 ‘퇴직금 산정표’의 ‘근무기간’란 기재 각 시기부터 종기까지 피고의 각 영업부 내지 지점에서 근무하면서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담당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2, 을5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은 위임계약의 형식으로 피고에 입사하였으나,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들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해당 여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3 내지 18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계약의 형식은 위임계약으로 되어 있으나, 그 실질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계약관계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는 원고들과 같이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추심할 채권을 배분하였고, 매일 채권추심업무 수행 상황을 피고의 전산시스템에 입력하게 하였다. 피고는 채권추심, 재산관계 파악, 채무액 조정 및 감면, 법적절차 진행 등 각 업무에 관한 수행방법을 정하여 놓고, 채권추심원들로 하여금 이에 따르도록 하였다. 이와 같은 채권추심업무는 피고의 사업에 있어서 핵심적이고 중요한 업무로, 피고는 목표 설정에서부터 업무 처리에 이르기까지 원고들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지휘하고 관리․감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피고의 사무실 내에 지정된 자리를 배정하였고 컴퓨터 등 일정한 비품을 제공하였으며, 외근이나 출장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출퇴근이 사실상 강제되는 등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근무시간이나 근무장소에 대하여 일정한 구속을 받았다.
피고는 목표달성률을 수시로 점검하면서 매월 채권추심실적을 평가하였고, 채권추심실적에 따라 수수료지급률에 차등을 두기도 하였으며, 채권추심실적이 저조한 채권추심원에게 경고를 하거나 채권을 적게 배분하거나 위임계약을 해지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채권추심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부당한 채권추심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교육을 실시하기도 하였다. 원고들과 같은 채권추심원들은 수시로 월간 목표달성을 독려받았다.
원고들에게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은 적용되지 아니하고 위임직 운용규정이 적용되었었는데, 위 운용규정은 사실상 징계해고 또는 정리해고에 해당하는 사유를 계약해지사유로 정하고 있다(다만 위 위임직 운용규정은 2012. 6. 폐지되었으나 새로 마련된 위임계약서에도 이와 유사한 내용이 규정되어 있다).
원고들은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성과급의 형태로만 매월 일정한 일자에 전월의 업무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았으나, 그렇다고 하여 위 수수료가 원고들이 제공한 근로의 양과 질에 대한 대가로서의 임금의 성격을 지니지 아니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들과 피고는 최초 3개월 내지 6개월 단위로 기간을 정하여 위임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실제로는 반복적으로 계약을 갱신하여 옴으로써 계속적 근로관계를 유지하여 왔다. 또한 원고들이 다른 채권추심회사의 채권추심원을 겸하였다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도 어려운 이상 원고들은 각 근무기간 동안 피고에 전속되어 피고로부터 배정받은 채권의 추심업무를 수행하여 왔다고 인정할 수 있다.
원고들과 같은 채권추심원들이 속한 지점별로 개별적인 업무지시의 강도 또는 그 지시에 따르지 않았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불이익의 정도가 다소 다를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이 피고의 각 지점별로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을 달리 판단할 만큼 본질적인 차이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퇴직금지급의무의 발생
이와 같이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 이상,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이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여 근무형태, 인사명령, 출퇴근 시간 등 노무 계약의 중대한 내용에 대하여는 위임계약에 따른 지위와 효과를 누리면서 보수에 대하여만 근로관계의 효력을 주장하는 이 사건 청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실제로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임을 내세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기한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거나 신의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퇴직금의 액수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 액수가 주문 기재 금액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주문 제1항 기재와 같은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정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