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1. 8. 선고 2018가단524436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주식회사 C(이하 'C'이라고만 한다)은 2013. 7. 18. D공제조합과 피공제자 C, 공제기간 2013. 7. 20.부터 2014. 7. 20.까지, 보상한도 1인당 200,000,000원, 1사고당 300,000,000원(현장직 및 내근직 모두 동일)으로 정한 근로자재해공제계약(이하 '이 사건 공제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위 공제계약의 약관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나.

피고는 D공제조합과 보험업무 및 보상 등에 관한 보험계약 및 포괄적인 제휴협약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다.

C은 2013. 8. 30. E복지관으로부터 위 복지관 방수 보수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를 공사대금 46,318,940원, 공사기간 2013. 9. 2.부터 같은 달 30.까지로 정하여 도급받았다.

라.

C은 F 주식회사(이하 'F'라고만 한다)로부터 2013. 9. 8.부터 같은 달 15.까지 페인트와 도장공을 공급받아 현장소장 G의 관리·감독 하에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였고, 2013. 9. 17. F에게 페인트 대금 및 도장공 노임 합계 4,348,300원을 지급하였다.

마.

원고는 F를 통해 2013. 9. 8.부터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작업을 한 도장공으로, 2013. 9. 13. 건물 옥상에 연결된 로프를 타고 복지관 3층 창문 보양작업을 하던 중 로프가 미끌려 3층 외벽에 부딪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를 당하였고, 위 사고로 인해 우측 대퇴경부 골절, 좌측 견관절 외상성 회전근개 부분파열 등의 상해를 입었다.

바.

C은 근로복지공단에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보험급여 지급을 요청하였고, 근로복지공단은 원고에게 휴업급여 55,476,940원, 요양급여 19,816,080원,19,816,080원, 장해급여 22,261,180원 합계 97,554,200원을 지급하였다.

사.

원고는 C을 상대로, C이 원고의 사용자로서 공사현장의 안전을 확보하여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원고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하게 되었으므로,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15가단72990). 위 법원은 2017. 11. 30.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보험급여를 공제하고도 여전히 손해가 존재하여 '피고(이 사건의 C)는 원고(이 사건의 원고)에게 88,840,678원과 이에 대하여 2013. 9. 13.부터 2017. 11. 30.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하 '이 사건 판결'이라고 한다)을 선고하였다. 위 판결은 2017. 12. 19.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 7호증, 을 제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D공제조합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1)

원고는, C이 공사현장의 안전을 확보하여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과실로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고 C의 근로자이므로 C이 원고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피고는 이 사건 공제계약의 보험자로서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보험급여를 초과한 부분에 대한 손해배상금 상당의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F가 C의 하도급업체이거나 외주업체에 불과한데, 원고는 C의 근로자가 아니라 F 소속 근로자이며 이 사건 공제계약의 약관에 의하면 하도급인의 근로자에게 생긴 손해는 배상하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2)

이 사건 공제계약 약관 제10조 제1항에 의하면, 조합은 보험계약을 맺은 보험회사를 통하여 피공제자의 근로자에게 생긴 업무상의 재해로 인하여 피공제자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보상되는 재해보상 금액을 초과하는 법률상의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보상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공제계약의 피공제자인 C의 근로자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를 말하는데, 근로기준법에 의하면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의미한다.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위 기초 사실,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10호증, 을 제4,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F의 대표이사는 F에 소속된 도장공은 존재하지 않고 원고도 F에 소속된 근로자가 아니며 일이 있는 경우 그때마다 불러서 쓴 사람이라고 진술한 점, ② C은 F와 이 사건 공사 중 도장공사에 관한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바는 없고, C이 F에 도장공사가 필요하니 필요한 재료와 인부 몇 명 와서 공사를 해달라고 부탁하여 F에서 C에 필요한 재료와 도장공을 제공하여 위 공사를 하도록 한 점, ③ 도장공사에 관하여 원고를 비롯한 도장공들은 C의 현장소장 G의 지시와 관리·감독하에 위 공사를 진행한 점, ④ 원고는 C으로부터 직접 임금을 지급받지는 아니하였고 F로부터 노임을 지급받았으나, 위 돈은 F가 C에 재료비와 노임 등을 청구하여 받은 돈으로서 F가 원고에게 노임을 지급할 때 비용 등을 공제하지 아니하고 C으로부터 원고 몫의 노임으로 지급받은 돈을 그대로 원고에게 지급한 것인 점, ⑤ C은 원고에게 직접 노임을 지급할 수도 있었는데 세금계산서 발행을 위하여 F에게 이를 지급하여 F로 하여금 원고에게 노임을 지급하도록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⑥ C은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요양급여 등을 신청할 당시 원고를 자신의 일용직 노동자라고 기재한 점 등을 종합하면, 비록 원고가 C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바는 없다고 하더라도 C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3)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보험급여를 초과하는 손해에 관하여 C은 이 사건 판결과 같은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C의 보험자인 피고는 원고에게 위 손해배상금 상당의 보험금 88,840,678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의 피고에 대한 직접청구권은 보험금청구권으로서 상법 또는 이 사건 공제계약의 약관에 따라 2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는데, 원고는 2013. 9. 13. 이 사건 사고를 당하여 보험금 청구사유가 발생하였음에도 2018. 11. 19.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위 보험금청구권은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거나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권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으로서 이미 3년의 시효기간이 도과하였다고 주장한다.

2)

판단

피해자가 보험자에 대하여 가지는 직접청구권의 법적 성질은 보험자가 피보험자의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함으로써 피해자가 보험자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이고, 피보험자의 보험자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의 변형 내지는 이에 준하는 권리가 아니므로(대법원 1999. 2. 12. 선고 98다44956 판결 참조), 원고의 직접청구권에 대하여는 민법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는 것이지 구 상법(2014. 3. 11. 법률 제123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62조나 이 사건 공제계약의 약관 제28조에 의한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1999. 12. 28. 선고 99다47235 판결 참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에 있어 손해 및 가해자를 안다는 것은 손해의 발생사실과 손해가 가해자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알면 되고 손해의 정도나 액수를 구체적으로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2. 12. 8. 선고 92다42583 판결 참조),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동안에는 진행하지 아니한다. 여기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라고 함은 그 권리행사에 법률상의 장애사유, 예컨대 기간의 미도래나 조건불성취 등이 있는 경우를 말하고, 사실상 그 권리의 존부나 권리행사의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거나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고 하이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다15865 판결 참조).

위 기초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사고일인 2013. 9. 13. C의 공사현장의 안전을 확보하여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과실로 이 사건 사고를 당하여 손해가 발생한 사실을 알았음이 분명하고, 그 때부터 C의 보험자인 피고에 대하여 상법 또는 이 사건 공제계약의 약관에 의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3년이 지났음이 역수상 명백한 2018. 11. 19.에야 비로소 제기되었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고 결국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판결에서 C이 제출한 소송고지신청서를 2017. 11. 10. 송달받고서야 피고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이 사건 판결 확정일까지 C의 원고에 대한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의 존재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보상되는 재해보상금액을 초과하는 손해의 범위가 확정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소송고지신청서를 송달받은 2017. 11. 10. 또는 이 사건 판결 확정일인 2017. 12. 19.부터 진행하여 위 손해배상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소송고지신청서를 송달받고서야 피고에 대한 청구권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는 사정은 사실상 권리의 존부나 권리행사의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다는 내용에 불과하여 권리 행사에 대한 법률상 장애사유로 볼 수 없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의 발생사실과 손해가 가해자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알면 되고 손해의 정도나 액수를 구체적으로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원고의 주장과 같이 C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의 판결이 확정될 무렵에야 소멸시효 기간이 진행한다고 볼 수는 없어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박창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