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를 모두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B 사이의 고용계약 체결
피고 주식회사 B(이하 ‘피고 B은행’이라 한다)은 외국의 은행에서 오랫동안 근무해온 원고를 국제금융 특채인력으로 채용하기로 하고, 1997. 4.경 원고와 사이에, ‘고 용기간 3년(1년 단위 고용계약 체결), 고용기간 만료시 쌍방 합의 하에 기간 연장 또는 정식직원으로 채용 여부를 결정한다’는 조건으로 고용계약을 체결하기로 하였다.
원고는 1997. 4.경 피고 B은행과 사이에 고용기간을 1997. 7. 1.부터 1998. 6. 30.까지로 한 고용계약을 체결하여 피고 B은행에 국제금융부팀장으로 입사한 후 피고 B은행과 매년 고용계약 만료일을 전후하여 4차례(1998. 6. 30., 1999. 8. 21., 2000. 7. 1., 2001. 7.경)에 걸쳐 고용계약을 갱신하면서, 1999. 4. 6.경 심사부 론리뷰팀장, 2000. 4. 6.경 전략혁신부장, 2000. 10. 17.경 신용감리부장, 2001. 1. 20.경 리스크관리부장, 2001. 11. 1.경 신용감리팀장 등으로 각 발령받아 근무하여 왔다.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
원고는 신용감리팀장으로 근무하던 중 2001. 12. 19. E기관에서 금융기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신 자산건전성 분류기준(FLC) 여신분석과정에서 교육강사로 강의하면서 구 피고 B은행과 구 F은행 사이의 합병에 관하여 발언한 내용이 문제되어 2002. 1. 30. 피고 B은행으로부터 정직 6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이하 ‘이 사건 정직’이라 한다).
원고가 이 사건 정직이 부당정직이라고 주장하면서 피고 B은행을 피신청인으로 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자,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위 징계처분이 부당정직임을 인정하여 2002. 6. 7. ‘피고 B은행은 원고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구제명령을 하였고(이하 ‘이 사건 구제명령’이라 한다), 중앙노동위원회도 같은 취지로 판단하여 2002. 11. 12. 피고 B은행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을 하였다.
피고 B은행은 서울행정법원 2002구합41548호로 위 재심판정 취소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2003. 8. 29. 위 법원으로부터 징계사유는 있으나 정직 6개월의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 위법하다는 이유로 패소판결을 받았고, 이에 피고 B은행이 서울고등법원 2003누17049호로 항소하였으나 항소기각판결이 선고되었으며, 2004. 8. 6. 상고기간 경과로 확정되었다.
고용계약의 소멸통지
피고 B은행은 2002. 6. 3. 원고에게 계약기간 만료로 인하여 2002. 7. 1.자로 고용계약이 소멸됨을 통지하였고(이하 ‘이 사건 소멸통지’라 한다), 원고와 사이에 고용 계약이 소멸되었음을 전제로 위 부당정직 구제명령에서 명한 원고의 원직 복직 없이 2002. 7. 8. 원고에게 2002. 6. 30.까지의 임금을 지급하였다.
원고가 위 소멸통지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자,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02. 11. 1. ‘피고 B은행은 원고를 원직에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 근로에 종사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구제명령을 하였고, 피고 B은행은 위 구제명령에 따라 2002. 12. 20. 원고를 피고 B은행의 리스크관리본부 조사역으로 복직 발령하였다.
피고 B은행은 서울행정법원 2003구합16983호로 위 재심판정 취소의 소를 제기하여 2003. 9. 19. 위 법원으로부터 승소판결을 받았는데, 그 판결은 ‘원고가 피고 B은행과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기간이 만료되어 피고 B은행과의 근로계약 관계가 당연히 종료되었으니 원고가 부당 해고되었음을 전제로 한 위 재심판정은 위법하고 따라서 이를 취소한다’는 내용이었고, 위 판결은 서울고등법원 2004. 8. 19. 선고 2003누18226호 판결과 대법원 2004. 10. 29. 선고 2004두10012 판결을 거쳐 확정되었다.
피고 B은행은 위 1심 판결 후인 2003. 9. 30. 원고에 대한 복직명령을 취소하고, 원고에게 고용계약해지의 의사표시를 하였다.
원고가 피고 B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 등
원고는 피고 B은행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04가합67863호로 ‘피고 B은행이 고용합의 당시 원고의 신분보장 요구를 받아들여 우선 3년간의 고용기간을 보장하고 고용계약에 정한 중도해지 사유나 당연면직 사유가 없는 한 그 기간 만료시 계약기간을 계속 연장하거나 정식직원으로 채용하여 주기로 약정하였는데 이에 위반하여 기간만료를 이유로 고용계약을 해지하였다’는 이유로 위 2002. 6. 3.자 고용계약해지(소멸통지)가 무효임을 확인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원고 패소판결이 선고되었고, 이에 원고가 서울고등법원 2005나31486호로 항소하였으나 ‘피고 B은행이 보장한 3년의 고용기간이 경과한 이후 체결된 고용계약에 대하여는 원고와 합의 없이 그 고용기간의 만료를 사유로 이를 소멸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항소기각 판결이 선고되었으며, 다시 원고가 대법원 2006다975호로 상고하였으나 상고기각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
원고는 피고 B은행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04가합88129호로 위 2003. 9. 30.자 고용계약해지 의사표시가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원고 패소판결이 선고되었고, 이에 원고가 서울고등법원 2005나40053호로 항소하였으나 ‘원고와 피고 B은행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계약 문언대로 기간제 근로계약관계여서 2002. 7. 1. 그 기간의 만료로 당연히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위 소멸통지와 위 고용계약해지가 모두 위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재확인하는 의미이다’는 이유로 항소기각판결이 선고되었으며, 다시 원고가 대법원 2005다65548호로 상고하였으나 상고기각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
다시 원고는 피고 B은행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가합29110호로 위와 같은 이유 등을 들어 2002. 5. 31.자 고용계약소멸통지가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청구 및 원고에 대한 피고 B은행의 정직처분을 취소하고, 원직에 복직시키며, 정직기간 동안의 미지급 임금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원고 패소판결이 선고되었고, 이에 원고가 서울고등법원 2005나59804호로 항소하였는데 위 법원은 원고의 ‘2002. 5. 31.자 고용계약소멸통지 무효확인청구’에 대하여는 ‘원고와 피고 B은행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원고에게 재고용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2002. 7. 1. 그 기간의 만료로 당연히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고, 위 소멸통지는 원고를 해고한다거나 원고와 피고 B은행 사이의 근로관계를 해지하는 의미라고 볼 수는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원고는 피고 B은행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06가합74407호로 2002. 5. 31.자 고용계약갱신거절의 의사결정이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청구 등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원고 패소판결이 선고되었고, 이에 원고가 서울고등법원 2007나45229호로 항소하였으나 항소기각판결이 선고되었으며, 다시 원고가 대법원 2009다27629호로 상고하였으나 상고기각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
원고는 2007. 6. 29. 피고 B은행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가단245339호로 이 사건 소멸통지가 노동조합 및 노동조합관계조정법 제84조 제3항 등을 위반하고 근로자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위법행위에 해당함을 전제로 해고예고수당, 확정된 부당정직구제명령 불이행기간 동안의 임금, 위자료 등의 지급을 구하는 내용의 손해배상금 지급 청구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08. 10. 22. 원고 패소판결을 선고하였다. 위 판결에 대하여 원고가 항소를 제기한 후 항소심에서 피고 B은행의 2002. 7. 1.자 면직처분 무효확인 청구를 추가하였으나,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09. 11. 3. 2008나39303호로 원고의 항소 및 추가된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위 판결에 대하여 원고가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대법원은 2010. 3. 11. 2009다101909호로 상고를 기각하였다.
원고는 2009. 8. 4. 피고 B은행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09가합88797호로 서울중앙지방노동위원회가 피고 B은행에 대하여 이 사건 정직을 취소하고 원고를 원직복직시키라는 구제명령을 발하여 위 명령이 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최종적으로 확정된 이상 원고와 피고 B은행 사이의 고용계약은 종료되지 아니하여 여전히 유효하므로 피고 B은행은 원고를 징계 이전의 원직에 복직시키고, 또한 복직시까지 원고가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중 일부인 20,000,100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위 법원은 2010. 4. 29. 원고 패소판결을 선고하였다. 위 판결에 대하여 원고가 항소를 제기하지 아니함으로써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2호증, 을 제1 내지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정직이 부당정직임을 인정하여 2002. 6. 7. ‘피고 B은행은 원고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구제명령을 내렸음에도, 피고 B은행은 그에 따른 후속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 B은행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5조에 따라 원고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원고가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더라면 받았을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들은 서울고등법원 2005나59804호 사건, 수원지방법원 2012가단39314호 사건,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07가합11596호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8나102822호 사건, 수원지방법원 용인시법원 2008가소5368호 등 사건에서 소송사기의 거짓진술을 하여 원고가 패소하게 함으로써 원고의 근로의 권리 및 손해배상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원고에게 손해를 입혔으므로, 각자 또는 연대하여 원고의 위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피고들
원고는 피고 B은행 및 피고 B은행의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사실상 이 사건과 동일한 사실관계를 기초로 약 40여 건의 소를 제기하였고, 위 각 소에서 동일한 이유로 패소판결을 선고받았음에도, 위 각 소송에서 발견된 준비서면의 문구와 관련하여 불필요 한 증거신청을 하거나 다시 문구만 바꾸어 동일한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원고는 그동안 많은 소송을 통해 원고의 청구가 이유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고 있음에도 피고들을 괴롭하기 위하여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소 제기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 소권 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될 수 없다.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재판청구권의 행사도 상대방의 보호 및 사법기능의 확보를 위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에 의하여 규제된다고 볼 것이므로, 소송을 제기하였다가 법원에서 수회에 걸쳐 패소당하여 그 판결이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배척되어 법률상 받아들여질 수 없음이 명백한 이유를 들어 같은 내용의 소제기를 거듭하는 것은 상대방을 괴롭히는 결과가 되고, 나아가 사법인력을 불필요하게 소모시키는 결과로도 되기에 그러한 제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하여 소권을 남용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1999. 5. 28. 선고 98재다27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소는 모두 피고 B은행을 비롯한 소송 상대방을 괴롭히고, 나아가 사법인력을 불필요하게 소모시키는 것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하여 소권을 남용하는 것으로 부적법하다 할 것이다.
원고는 2003. 7.경 피고 B은행을 상대로 이 사건 소멸통지가 부당해고임을 전제로 한 소송을 제기한 이래 이 사건 소 제기에 이르기까지 피고 B은행을 상대로 수회에 걸쳐 이 사건 정직, 이 사건 구제명령, 이 사건 소멸통지와 관련된 소송을 제기하였고, 위 소송들에서 이 사건 정직은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 위법한 것이기는 하지만 피고 B은행의 복무규정 및 상벌지침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이상 별도의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않고, 이 사건 구제명령과 관련한 피고 B은행의 조치에 어떠한 위법이 없으며, 이 사건 소멸통지는 고용기간의 만료를 알리는 통지에 불과한 것으로 거기에 아무런 잘못도 없다는 이유로 원고가 모두 패소하였는데, 위 소송들 대다수가 원고의 거듭된 항소, 상고로 대법원까지 가서야 확정되었다.
위 1.라.항 기재와 같이 원고는 피고 B은행을 상대로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라 원고를 징계 이전의 원직에 복직시키고, 또한 복직시까지 원고가 정상적으로 근무하였 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소를 수차례 제기하였으나, 모두 패소판결을 선고받아 위 판결들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따라서 원고의 2.가.1)항 기재 청구는 결국 위 소들과 당사자, 소송물이 동일하여 기판력의 적용을 받으므로, 이 법원은 이와 다른 판단을 할 수 없다.
원고는 위와 같이 피고 B은행을 상대로 하여 집중적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 외에도, 이 사건 정직과 이 사건 소멸통지 당시의 임직원 개인(은행장부터 과장까지), 위 소송을 대리한 상대방 측 변호사 등을 상대로 수회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원고 패소판결을 받아 확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원고는 수차례에 걸쳐 관련 임직원들을 근로기준법위반, 사문서위조, 공무집행방해, 위증 등의 혐의로 형사고소하였으나, 모두 무혐의 또는 공소권 없음 처분이 내려졌다.
원고가 피고 B은행 및 그 임직원 등을 상대로 위와 같이 제기한 수십 건에 이르는 소송은 상대방 또는 청구취지를 조금씩 달리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 실질은 원고와 피고 B은행 사이의 고용관계를 종료시키는 이 사건 소멸통지가 위법하다거나 원고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그동안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것으로 사실상 같은 것이라 할 수 있고, 이 사건 주장 역시 피고 B은행이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른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한 것이 위법하다는 것이나, 피고의 임직원인 피고 C, D이 원고가 제기한 소송에서 거짓진술 등을 하였으므로 그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것 등으로서, 이는 원고가 피고 B은행 등을 상대로 한 종전 소송에서의 원고 주장들을 되풀이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위 각 소송 및 이 사건에서 실질적으로 내용이 동일한 석명명령신청이나 문서제출명령신청 등을 반복하였는데, 그 내용은 대부분 위 각 소송 상대방에게 실질적으로 자백을 요구하는 내용이거나 그 결과에 비추어 추후 다른 증거신청을 할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것들로서 상대방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러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형표(재판장) 김근홍 송현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