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2009. 9. 23.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법원공무원노동조합, 구 전국공무원노동조합(2007. 7. 10.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신고를 마친 설립한 조합)이 합병 · 통합된 노동조합으로 전국의 6급 이하 공무원을 그 조합원 자격으로 한다(이하 '피고 조합'이라 한다).
원고들은 피고 조합의 조합원이었다가 피고 조합의 중앙위원회 의결에 따라 제명된 사람들이다.
원고들에 대한 희생자 구제금 지급
원고들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이 각 소속기관에 임용되었다가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해임, 파면되거나 당연 퇴직하였다.
피고 조합은 원고들을 피고 조합의 희생자로 인정하고 희생자구제심사위원회의 결정을 거쳐 원고들에게 매월 일정액을 희생자구제비로 지급하였다.
원고들에 대한 제명처분
피고 조합은 원고들이 피고 조합에서 탈퇴하고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을 설립하여 활동하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2015. 11. 24. 개최된 제22차 임시중앙위원회에서 원고 A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을 제명하고, 2016. 2. 25. 개최된 제23차 임시중앙위원회에서 원고 A을 제명하였다.
관련 규정
별지 관련 법령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2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증거는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은 피고 조합의 희생자로 인정되어 피고 조합의 복무규정에 따라 피고 조합에게 근로를 제공하였고, 이러한 근로의 대가로 피고 조합으로부터 희생자구제비를 지급받았다. 피고 조합이 희생자들의 복무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는 점, 피고 조합이 원고들에 대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징계권한을 가지는 점 등 원고들이 피고 조합에서 실제로 근무한 형태를 보면, 원고들은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 조합에게 근로를 제공한 피고 조합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 조합은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요지
피고 조합이 지급하는 희생자구제비는 피고 조합의 규약 및 희생자 구제 규정에 따라 노동조합 활동 도중 해고, 구속되거나 재해 등을 당한 조합원들의 생계보장 등을 위하여 지급되는 상호부조적 성격의 금원이지 원고들의 근로에 대한 대가가 아니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 조합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 조합은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에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가 업무 내용을 정하고 업무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 감독을 하는지, 근로제공자가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의 적용을 받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자가 근로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근로 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와 갑 제15 내지 2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과 사정을 알 수 있다.
희생자 구제비의 성격
피고 조합은 조합원들에게 조합 활동에 참여할 권리를 보장하는 한편, 조합원들로 하여금 조합의 각종 규약, 규정과 결의사항을 준수하고 조합의 사업과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규약 제9조 제2, 3항). 또한 조합원이 조합 결의사항의 이행, 조합 공식기구의 지침에 따른 활동으로 인하여 재산상 또는 신분상의 불이익을 받고 피고 조합이 이를 '희생'으로 인정하는 경우 피고 조합은 희생자 구제 규정에 따라 조합원에게 희생자 구제비를 지급하고, 조합원 신분을 보장한다(규약 제11조, 희생자 구제 규정 제3조). 희생자 구제비는 소송비용, 기타 복직에 필요한 비용, 생계비 지원, 경제적 불이익을 받는 비용 등을 포함한다(희생자 구제 규정 제4조 제1항). 희생자구제비는 조합원이 납부하는 조합비, 기부금, 특별부과금과 기타 수익금 등으로 충당된다(규약 제59조).
위 각 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희생자구제비는 피고 조합의 결의와 결정에 따른 조합 활동으로 인하여 신분상 또는 재산상 불이익을 당한 조합원에게 생계비 등을 지급함으로써 조합원 및 그 가족의 정신적,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신분상 또는 재산상 불이익은 피고 조합 소속 조합원이라면 조합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기 때문에 모든 조합원들로 하여금 위험을 분담할 수 있도록 조합원이 납부하는 조합비 등을 재원으로 하여 희생자구제비를 지급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희생자구제비는 조합의 결정을 수행한 조합원에게 발생한 특별한 희생에 대한 피고 조합의 보상적 성격과 이를 조합원 전체가 분담하는 상호부조적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희생자구제비의 지급 및 반환 절차
피고 조합은 조합원으로부터 희생자구제비 지급 신청을 받으면 관련 자료를 검토 및 조사하여 조합원이 주장하는 사유가 피고 조합이 인정하는 희생자 구제 규정 제3조의 '희생'에 해당하는지를 심사한다(희생자 구제 규정 제3조). 관련 절차에 따라 희생자로 인정되는 경우 희생자구제심사위원회는 희생자가 연금공단으로부터 받게 되는 연금수급액을 참작하여 소송비용, 기타 복직에 필요한 비용, 생계비 지원, 경제적 불이익을 받는 비용 등을 지급한다(희생자 구제 규정 제4조). 결국 희생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고 조합이 사전에 마련한 규정과 절차에 따라 결정되고, 그 지급되는 금액 또한 희생자로 판정된 조합원이 피고 조합에서 수행한 업무나 피고 조합에 대한 개별적인 기여도 등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 개인의 손해를 기준으로 희생자가 연금공단으로부터 받게 되는 연금수급액을 참작하여 결정된다.
한편 희생자구제비를 지급받은 조합원이 원상회복되어 해고기간 동안의 급여, 재판비용, 경제적 불이익을 받은 비용을 사용자로부터 보상받을 경우에 대상자는 희생자 구제비와 중복되는 금액을 조합에 반납하여야 한다(희생자 구제 규정 제4조 제2항, 희생자 구제규칙 제5조). 위 지급비용 환수규정은 희생자구제비를 지급받은 사람이 이중으로 이득을 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만약 원고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희생자구제비의 성격이 피고 조합에서 근무한 대가로 지급되는 것이라면, 조합원들이 복직하여 사용자로부터 보상을 받더라도 희생자 구제비 상당의 돈을 피고 조합에게 반환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원고들에 대한 희생자 구제비 지급 현황
피고 조합은 원고들에 대하여 2015년 중반 이후부터 원고들이 피고 조합에서 탈퇴하고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희생자구제비 지급을 중단하였다. 이에 원고 A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위 원고들이 피고 조합으로부터 제명처분을 받기 전까지는 여전히 피고 조합의 조합원이므로 위 원고들이 제명되기 전까지는 희생자구제비를 계속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 조합을 상대로 희생자구제비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법원(서울중앙지방법원 2015가단5344168)은 2016. 10. 9. 피고 조합이 위 원고들을 적법하게 제명하기 전까지 기간에 대한 희생자구제비를 위 원고들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여, 위 원고들 전부 승소판결을 선고하였다. 위 판결은 항소심 법원의 항소기각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6나67716)을 거쳐 확정되었다.
이러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에 대한 희생자구제비는 원고들이 피고 조합에서 실제로 복무한 기간에 비례하여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원고들이 피고 조합의 희생자로 인정됨에 따라 피고 조합의 조합원 지위에 있는 동안은 계속 지급되는 돈으로 보이므로, 희생자구제비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라고 보기 어렵다.
피고 조합이 희생자들에게 성실하게 조합 활동에 복무하여야 하는 복무의무를 부여하고, 그에 관한 복무 규칙을 마련하였으며, 희생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복무의무를 기피하였을 경우 이를 징계할 수 있는 여지를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희생자구제비는 피고 조합이 희생자 구제를 결정한 결과에 따라 지급되는 돈일뿐 원고들의 복무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돈이 아닌 점, 희생자들은 희생자 지위에 있기 전에 피고 조합의 조합원 지위에 있고, 조합원으로서 기본적으로 피고 조합의 규약, 규정 등을 준수할 의무를 부담하는 점, 위와 같은 복무규정은 피고 조합이 원고들에게 조합기금으로 마련된 희생자구제비를 지급하면서 조합의 일원인 원고들에게 공동체의 유지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일정한 의무를 부여한 것으로 보이고, 이를 들어 사용자가 업무 내용을 정하고 업무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 감독을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조합이 희생자들에 대한 복무규정을 마련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들이 피고 조합에게 희생자구제비를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와 같은 희생자구제비의 성격, 희생자 선정 및 희생자구제비 지급 절차, 희생자구제비 환수 규정, 희생자구제비가 지급되는 기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은 피고 조합의 희생자로 인정되었던 사람들이지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 조합에게 근로를 제공한 사람들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이 피고 조합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퇴직금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상용(재판장) 이고은 김현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