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6. 13. 선고 2018가합547977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의류 등 'I' 브랜드 상품의 수입 및 판매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백화점이나 아울렛 등을 운영하는 회사들과 특약매입거래계약을 체결하고, 원고들과 같이 백화점이나 아울렛 내에서 피고의 매장을 운영하며 I 상품을 판매할 매장관리자들과 판매위탁계약을 체결하고 매장관리자들로 하여금 위 매장관리 및 상품판매 업무를 수행하게 하여 왔다.

나.

원고들은 별지 '원고별 재직기간 및 퇴직금 산정표' 중 '재직기간'란 기재 각 시작일 무렵 피고와 사이에, 백화점이나 아울렛 내 피고의 매장에서 원고들이 위 매장을 운영하여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고 피고로부터 매출실적에 대한 일정 비율의 위탁판매 수수료(이하 '수수료'라고만 한다)를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판매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위 각 시작일부터 위 각 매장 내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관리자로서 업무를 수행하다가, 같은 란 기재 각 종료일에 업무를 종료하였다.

다.

원고들이 피고와 판매위탁계약을 체결하며 작성한 각 판매위탁계약서 상호간에 다소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그 내용이 동일한바,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11호증(가지번호 모두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

원고들은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들로 피고 회사에서 퇴직하였음에도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피고에 대하여 별지 '원고별 재직기간 및 퇴직금 산정표' 중 '퇴직금 청구금액'란 기재 각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나.

피고

원고들은 피고와 판매위탁계약을 체결하여 스스로 판매사원들을 고용하고 피고의 상품을 판매한 독립된 사업자이고,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3.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2 내지 20호증, 을 제8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된다.

1)

피고의 백화점 내 매장 운영방식

가)

피고가 백화점, 아울렛 등 운영회사와 체결한 특약매입거래계약에 따르면 위 운영회사들은 피고로부터 판매되지 않은 상품을 반품할 수 있는 조건으로, 피고의 상품을 외상으로 매입하여 백화점, 아울렛 내 매장에서 판매한 후 그 판매수입에서 마진율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피고에게 지급하고, 피고는 매장 운영을 위하여 상품판매 및 재고관리를 담당할 위탁판매원을 모집하여 판매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위탁판매원들로 하여금 매장관리 및 상품판매 업무를 수행하게 하였다.

나)

피고는 1년 단위로 판매위탁계약을 갱신하는 방식으로 계약관계를 지속하였으며, 판매위탁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경우 그 매장을 운영할 위탁판매원을 다시 모집하여 판매위탁계약을 체결하였다.

2)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관계

가)

피고는 원고들에게 매출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하였는데, 판매위탁계약 체결 시 정하는 수수료율은 매장별로 서로 다르고, 원고들이 지급받은 수수료 액수는 원고들 상호 간은 물론 매출실적에 따라 매월 차이가 있었으며,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에 상한이나 하한이 존재하지는 않았다. 한편, 원고별로 차등은 있으나 피고는 원고들에게 월 200~500만 원의 최저 운영경비를 지급하였고, 전국 매출목표와 매장별 매출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등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 매장 해당매출액의 일정비율을 인센티브로 지급하기도 하였다.

나)

피고는 내부전산망, 휴대전화 메시지, 메신저 등을 이용하여 원고들에게 업무와 관련된 공지사항과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원고들로부터 보고를 받기도 하였다. 원고들은 피고에게 매장의 일별 마감보고를 하였고, 피고는 매장별로 월별 목표 매출액을 공지하였으며, 매출실적이 부진한 매장의 경우 매출 신장을 독려하기도 하였다.

다)

피고는 매월 1회 정도 전국 매장매니저 영업회의를 소집하여 상품 판매업무 등에 관한 지시사항을 전달하였고, 이와 별도로 비정기적으로 매출실적이 부진한 매장이 있는 경우 해당 매장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역신장매장회의를 소집하여 매출부진 사유 및 매출활성화 방안을 보고하도록 하였으며, 매출부진이 반복될 경우 판매위탁계약 연장이 불가능하다고 공지하기도 하였다.

라)

원고들은 피고가 지정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였고, 피고가 행사기간 및 할인율을 정하여 할인행사를 진행할 경우 이에 따라야 하였으며, 원고들이 임의로 상품을 할인하여 판매하거나 할인율을 정할 수는 없었다.

마)

원고들은 피고에게 판매위탁계약에 따라 발생하는 모든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보증금(또는 공탁금)을 제공하여야 한다.

바)

피고는 원고들이 매장에서 상품을 진열하는 방식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하였고, 매장 내 복장과 관련하여 I 제품을 착용할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사)

원고들은 통상적으로 백화점이나 아울렛 영업시간 동안 매장에서 근무하였는데 원고들의 근무시간은 백화점이나 아울렛의 운영시간에 따라 정해졌다.

아)

원고들에게는 피고의 정규직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복무규정이 적용되지 않았다.

3)

원고들의 판매사원 및 매장 관리방식

가)

원고들은 직접 자신의 명의로 판매사원을 채용하고 자신의 계산으로 판매사원들에 대한 급여를 지급하였으며, 피고는 매장별 판매사원 수가 적정하게 유지되고 있는지 파악하였고, 판매사원 결원 및 교체사항에 대한 보고를 요구하였을 뿐, 판매사원의 채용 여부, 채용조건, 휴가 사용, 출퇴근 등에는 관여하지 않았고, 이는 원고들이 독자적으로 결정하고 관리하였다.

나)

원고들은 판매위탁계약서 기재에 따라 제품 수선비, 통신비, 일용직 노무비, 운반비, 복리후생비, 소모품비, 매장집기비품 수리비용, 도난카드나 부도수표로 인해 발생되는 비용, 기타 매장운영비, 노트북, 또는 PC 구매비 등을 스스로 부담한 것으로 보인다.

다)

원고들은 모두 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여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피고를 사업장으로 하는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지 않았다.

다.

구체적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과 위 인정사실 및 각 그 인정근거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1)

원고들이 판매위탁계약 체결 전 피고의 정규직 영업직원으로 고용되어 동일한 업무를 하다가 피고에 의하여 매장관리자로 강제전환 되었다고 볼 자료는 없는바, 피고는 원고들과 같이 백화점에 입점한 피고의 매장을 운영하며 상품판매 및 재고관리를 담당할 매장관리자를 모집하여 판매위탁계약을 체결하고, 1년 단위로 판매위탁계약을 갱신하는 방식으로 계약관계를 지속한 것으로 보인다.

2)

피고는 원고들에게 고정급을 지급한 적이 없고,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최저 운영경비와 수수료로 매장 판매사원들에 대한 인건비를 지급하거나 매장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제반 비용을 지출하였는바, 매장별로 지급된 최저 운영경비를 근로기준법상 임금에 해당하는 기본급으로 보기는 어렵고, 원고들에게 지급된 수수료 역시 그 규모 및 사용처 등에 비추어 원고들이 피고에게 제공한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매출실적에 따라 원고들이 지급받는 수수료 액수가 증감변동하고 원고들의 매출실적이 피고의 수익과도 직접적으로 연관된 이상 피고가 원고들에게 매출실적을 높이라는 지시를 하였다고 해서 피고가 원고들에게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3)

피고는 원고들이 판매할 상품의 가격을 정하고 원고들이 임의로 할인판매를 하지 못하게 하였으며, 원고들에게 상품의 진열방식을 구체적으로 지시하기도 하였으나, 이러한 피고의 조치는 피고가 가진 브랜드의 통일성을 유지하고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는 모든 매장에서 동일한 상품이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되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즉, 위탁판매원들이 상품을 임의로 할인하여 판매하는 경우에는 피고의 상품에 대한 가격정책이 저해될 수 있고, 위탁판매원들 간에 과도한 경쟁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피고가 상품의 판매가격을 정한 것일 뿐 원고들의 업무 내용을 정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4)

원고들의 근무시간은 백화점과의 관계에서 준수되어야 하는 시간일 뿐 피고가 원고들의 구체적인 출퇴근 시각을 통제하거나 휴게시간을 정하지는 아니하였고, 피고의 본사 직원이 원고들의 출근 여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등 근태관리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가 원고들의 휴가 사용에 사전 동의 등의 방식으로 관리하였다고 볼 자료도 없다.

5)

피고의 본사 임직원이 간헐적으로 원고들이 운영하는 매장에 방문하여 매장 운영실태를 확인한 적도 있지만, 이는 위탁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매장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확인·점검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이 경우 미리 해당 매장에 그 사실을 알려주기도 하였으며, 원고들로서는 항상 직접 매장에 상주할 필요 없이 원고들 스스로 고용한 판매사원에게 매장 업무를 맡기고 매장을 이탈하여 개인적인 용무를 보는 것이 가능하였다.

6)

피고가 원고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월 1회 영업회의를 실시한 것은 원고들이 판매하는 상품이 피고가 제조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브랜드의 통일성을 확보하고 원고들의 상품에 대한 이해와 매출실적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그 목적 측면에서 부당하다고 보이지는 않고, 그 횟수가 과다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피고가 회의에 불참하였다는 것을 이유로 실제로 원고들과의 판매위탁계약을 해지하였거나 원고들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

7)

피고가 원고들이 I 의류를 착용하고 매장에서 근무하게 한 것은 의류상품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영업방침에 불과하고 이를 두고 피고가 원고들에게 근무상 지시를 하거나 통제를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8)

피고의 본사 직원이 원고들에게 판매사원 적정 인원(TO)을 충족할 것을 요구한 경우도 있지만, 이는 피고가 각 매장에서 근무할 판매사원의 적정 인원을 산정하고 위와 같이 산정한 판매사원의 인원수를 감안하여 수수료율을 정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판매사원의 채용 여부에 관하여 직접 관여한 바는 없다.

9)

피고는 원고들이 운영하는 매장의 특정 재고물품을 다른 매장으로 보내게 하는 등 이른바 '로테이션'이라는 조치를 취하기는 하였으나, 원고들의 매장에 공급되는 상품은 여전히 피고에게 그 소유권과 처분권이 있고, 피고는 각 매장에 공급한 상품들이 적시에 판매되어 재고로 남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이를 두고 피고가 원고들에게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10)

원고들을 비롯한 매장관리자들은 지역을 달리한 여러 개의 매장을 다른 형태로 병행하여 운영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11)

피고가 원고들에게 징계권을 행사한 적은 없었고, 원고들의 매출실적이 부진하다거나 원고들이 영업회의에 참석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이유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직접적으로 불이익한 조치를 하였다거나 계약기간 중 판매위탁계약을 해지하거나 담당 매장을 변경하는 등의 조치를 하였다고 볼 증거도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도영(재판장) 이효은 정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