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3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9. 4.부터 2018. 8. 8.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9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및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 부속합의
피고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이라 한다)상 투자매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09. 8. 경 피고에 입사하여 파생운용팀을 거쳐 2012. 4. 4. 부터 파생운용본부장(상무보)으로, 2015. 1. 1. 부터 운용총괄(전무)로 근무하면서 선물, 옵션 트레이딩의 업무를 담당한 사람이다.
원고는 기본급여에 운용성과에 따른 성과급을 추가하여 지급받는 방식으로 피고와 근로계약 부속합의를 하여 왔는데,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4. 12. 31. 체결된 근로계약 부속합의(이하 '이 사건 부속합의'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 부속합의는 원고와 피고가 기존에 체결하였던 부속합의와는 달리 중도 퇴직 시 지급시기가 도래하지 아니한 성과급 및 유보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조항(제2-6항, 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을 포함하고 있다.
원고의 사직서 제출 및 성과급 수령
원고는 피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고 2015. 4. 3.자로 퇴사하였다.
원고는 2015. 4. 24. 피고로부터 2015. 1.부터 2015. 4.까지의 기간에 대한 성과급으로 198,626,081원을 수령하였는바, 위 198,626,081원은 2015. 1.부터 2015. 4.까지의 성과급 697,252,162원에서 익년 1월에 지급할 유보금 348,626,081원(이하 '이 사건 유보금'이라 한다)을 제외한 정산성과급 348,626,081원에서 비용부담금 150,000,000원(이하 '이 사건 비용부담금'이라 한다)을 공제하는 방식으로 산정되었다.
원·피고에 대한 조사 및 조치사전통지
한편, 금융감독원은 원고가 2013. 7.경부터 2015. 3. 31.경까지 사이에 코스피200 옵션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시세조종행위를 함으로써 자본시장법 제176조 제2항 제1호를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2015. 4. 10.부터 2015. 7. 8.경까지 원·피고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위와 같은 조사 결과, 금융위원회는 2015. 8. 21. 원·피고에게 검찰 고발 조치를 하겠다는 사전통지를 하였고, 금융감독원은 2015. 8. 26. 피고에게 기관경고를, 원고에게 퇴직자 위법·부당사항(정직 6월 상당) 조치를 하겠다는 사전통지를 각 하였다.
피고의 자문계약 체결
피고는 2015. 8. 2. 법무법인(유한) C(이하 'C'이라 한다)과 사이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위 각 조치(이하 '이 사건 각 조치'라 한다)와 관련한 법률자문을 받는 내용의 자문계약(이하 '이 사건 자문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위 자문계약에서 정한 착수금은 70,000,000원이고, 성공보수는 원·피고에 대한 이 사건 각 조치가 모두 면제되는 경우 150,000,000원, 원·피고에 대한 이 사건 각 조치가 모두 1단계 이상 감경되는 경우 70,000,000원,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조치가 면제되는 경우 30,000,000원,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조치가 1단계 이상 감경되는 경우 20,000,000원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호증, 을 제2, 4, 6 내지 9, 15,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유보금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이 사건 부속합의는 2015. 4. 중순경 체결되었는데, 원고는 이 사건 부속합의 당시 중도 퇴직 시 지급시기가 도래하지 아니한 유보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이 사건 조항을 인지하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조항에 관한 의사표시의 합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조항은 근로자인 원고의 퇴사의 자유 또는 수임인인 원고의 위임계약 해지의 자유를 중대하게 침해하는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또는 민법 제103조, 제104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설령 이 사건 조항에 관한 의사표시의 합치가 있고 이 사건 조항이 유효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조항은 원고가 타 증권회사로 이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이를 조건으로 피고가 유보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취지인데 원고가 타 증권회사로 이직하지 않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유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먼저 이 사건 조항에 관한 의사표시의 합치가 존재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부속합의에 이 사건 조항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조항에 관한 의사표시의 합치가 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조항을 인지하지 못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조항이 근로자의 퇴사의 자유를 중대하게 침해하여 근로기준법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2012. 4. 4.부터 2015. 4. 3.까지 상무보 또는 전무의 직책으로 근무하였던 점, ② 원고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 여부를 독립적으로 판단하여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업무의 내용이 피고에 의하여 정해진다거나 업무수행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구체적, 개별적 지휘·감독을 받았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 점, ③ 원고는 피고의 직원 D의 채용 과정에 있어서도 의사결정에 어느 정도 관여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원고를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평가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조항의 근로기준법 위배 여부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이 사건 조항이 원고의 위임계약 해지의 자유를 중대하게 침해하여 민법 제103조, 제104조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성과급을 포기하고 사직할지 여부와 그 시기가 원고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겨져 있는 점, 원고의 급여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원고의 운용성과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어서 이 사건 부속합의 당시 성과급의 발생 여부나 규모가 정해져 있었던 것은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조항이 원고에게 현저히 불공정하거나 사회상규에 반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민법 제103조, 제104조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조항이 원고가 타 증권회사로 이직하는 것을 조건으로 피고가 유보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내용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조항은 원고의 중도퇴직 시 지급시기가 도래하지 아니한 유보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규정되어 있을 뿐 유보금 부지급에 관하여 추가적인 조건을 부가하고 있지 아니하고 이 사건 조항에 위와 같은 조건이 부가되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비용부담금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이 사건 비용부담금은 원고가 성과가 부실한 직원들의 손실을 부담할 의사로 공제하기로 한 것으로서, 피고가 이 사건 비용부담금을 공제하기 위해서는 위 직원들이 피고에 재직하여야 하고, 그 직원들의 매매로 인하여 피고에게 손실이 발생하여야 하는바, 원고 퇴사 이후 위 직원들이 모두 피고에서 퇴사함으로써 피고에게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비용부담금을 공제할 근거가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비용부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상품운용본부 소속 직원들인 E, F, G, H, I, J, K이 운용손실을 낼 경우 원고의 2015년도 성과급에서 이 사건 비용부담금을 공제하기로 약정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을 제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는 퇴사 이후인 2015. 4. 14.경 피고가 보낸 성과급 산정자료에 원고의 성과급에서 이 사건 비용부담금을 공제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음을 확인하고도 위 성과급 산정자료에 서명한 점에 비추어 보면, 위 공제 약정이 위 직원들이 피고에 재직할 것과 그 직원들의 매매로 인하여 피고에게 실제로 손실이 발생할 것을 조건으로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성과급에서 이 사건 비용부담금을 공제한 것은 위 공제 약정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부당이득반환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금융감독원의 조사 당시 원고는 C이 원고만을 위한 법률자문을 하는 것으로 알고 C에 착수금 70,000,000원을 지급하였는데 실제로는 피고에 대한 법률자문도 수행하였고, C과 이 사건 자문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도 피고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지출한 착수금 중 절반에 해당하는 35,000,000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C이 원고와 피고 모두를 위하여 법률자문을 하는 사실을 알고도 원고의 행위로 인하여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게 되었으니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의사로 자발적으로 C에 착수금을 지급한 것이므로, 피고가 착수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부당이득하였다고 할 수 없다.
판단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6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피고와 C 사이에 이 사건 자문계약이 체결된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자신이 자문계약의 당사자라고 오인하여 C에게 착수금 70,000,000원을 지급한 사실, C이 이 사건 자문계약에 따라 원·피고 모두를 위하여 자문업무를 수행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자문계약의 당사자가 아니어서 C에 대하여 착수금 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함에도 C에게 착수금을 지급한 것인바, 이는 채무자 아닌 사람이 타인의 채무를 이행하려는 의사 없이 자기 채무로 오인하여 변제한 경우로서, 원고도 이 사건 자문계약에 따라 자문용역을 제공받은 이상 원고의 변제는 민법 제744조의 도의관념에 적합한 비채변제에 해당하여 C은 원고에 대하여 착수금을 반환할 의무가 없고, 그에 따라 C의 피고에 대한 착수금청구권이 소멸함으로써 피고는 자신의 출연 없이 착수금지급채무를 면하게 되었으므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피고의 C에 대한 착수금지급채무의 범위 내에서 원고가 변제한 금액에 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피고는 원고가 자발적으로 자문비용 전체를 지급하기로 하였다고 주장하나 을 제8호증의 기재만으로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갑 제5호증, 을 제8, 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기안단계에서는 원고에 대한 조치가 1단계 이상 감경되는 경우 20,000,000원을 C에 성공보수로 지급하기로 하였으나 실제 자문계약체결 시에는 피고에 대한 조치가 1단계 이상 감경되는 경우 성공보수 20,000,000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된 사실 및 피고가 C에 성공보수 및 착수금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C에 대한 착수금으로서 원고가 변제한 70,000,000원 중 피고가 부담하여야 할 것으로 인정되는 3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변제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15. 9. 4. 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18. 8. 8. 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도영(재판장) 이효은 정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